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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소설에 나타난 동경(東京)의 공간적 특성과 재현 양상 연구 ─동경의 도시구역 분화와 서사적 형식 간의 관련 양상을 중심으로─
The geocritical study of korean modern novels and the metropolis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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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 #40;인문사회& #41;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6S1A5A8019281
선정년도 2016 년
연구기간 2 년 (2016년 05월 01일 ~ 2018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권은
연구수행기관 한국교통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식민지 시기 일본 본토와 식민지 조선이 하나의 ‘제국’(帝國)으로 통합되면서 발생하게 된 특수한 역사적 상황이 한국 근대소설의 서사적 차원에 미친 영향을 제국의 수도 ‘동경’(東京)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 시기 한국 근대문학에서 ‘동경’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제국의 중심인 동경과 식민지의 수도 경성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지만, 정치ㆍ문화ㆍ사회ㆍ경제적 ‘격차’가 엄연히 존재했으며, 이는 곧 한국 근대소설의 서사를 추동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동했다.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 등 근대 초기 대부분의 작가들은 동경유학생들이었으며, 동경은 이들이 서구문명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서구 근대문학의 출장소”였다. 소설의 중심인물들도 대부분 동경유학생들이었고, 동경을 지향하며, 그곳에서 신문물을 접하고 성장하여 고국으로 되돌아왔다. 유학생들과 함께 고려해야 할 또 다른 부류로는 경제적 목적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던 다수의 조선인 노동자들이다. 조명희나 송영 등 카프 작가들은 당시 일본에 거주하는 절대 다수의 조선인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려 노력하였다. 유학생과 노동인구의 동경 유입은 조선사회가 식민지적 근대화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중심’(內地)과 ‘주변’(外地)이라는 제국적 문화구조가 만들어낸 사회문화적ㆍ역사적 현상이었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동경에 체류했던 조선인들이 그곳에서 어떠한 체험을 했으며,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동일한 공간이라도 그곳을 체험하는 사람의 민족ㆍ계층ㆍ젠더ㆍ세대적 정체성에 따라 그 반응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시 조선인들이 동경에서 접한 체험과 정서적 반응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동시대 동경의 도시환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1) 동경을 서부(긴자 중심)와 동부(아사쿠사 중심)로 양분하여 파악한 후, (2) 35개(도심 15구, 교외 20구)의 세부 구역의 지역적 특성과 한국 근대소설이 펼쳐지는 공간적 분포와 서사적 특성 등을 세밀하게 검토하고자 한다. 에도 시대까지는 스미다 강을 중심으로 한 아사쿠사가 동경의 중심을 차지했었다. 그렇지만 1923년 관동대진재가 발생한 후, 동경의 중심은 ‘긴자’로 빠르게 이동해 갔다. 그리고 근대적 신시가지인 서부와 에도 시대의 분위기가 남은 구시가지인 동부로 양분 발전하게 되었다. 각 구역에는 서로 다른 계층이 거주하며 저마다의 문화를 형성해갔으며, 그 구역을 주로 다루는 문학텍스트의 성격이나 분위기에서도 일정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정 문학 하위 장르는 특정 도시구역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각 구역은 자신과 적합한 장르를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작가들은 모두 1923년 관동대진재 이후에 유학이나 체류를 통해서 ‘동경’을 체험한 작가들로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1) 1년차 연구─동경 유학생과 동경의 서부지역(신시가): 박태원의 󰡔반년간󰡕(1933), 이태준의 󰡔별은 창마다󰡕(1942), 󰡔청춘무성󰡕(1940), 󰡔제2의 운명󰡕(1933), 󰡔불멸의 함성󰡕(1934), 염상섭의 󰡔무화과󰡕(1931), 󰡔불연속선󰡕(1936), 󰡔광분󰡕(1930), 이광수의 󰡔그 여자의 일생󰡕(1934), 유진오의 󰡔화상보󰡕(1940) 등(긴자, 신주쿠, 간다, 혼고 등) (2) 2년차 연구─조선인 노동자와 동경의 동부와 외곽지역(구시가): 조명희의 「아들의 마음」(1928), 송영의 「용광로」(1926), 박태원의 「사흘 굶은 봄달」(1933), 「딱한 사람들」(1934), 염상섭의 「유서」(1926), 「숙박기(1928)」 유진오의 「귀향」(1930) 등(아사쿠사, 혼조, 후카가와, 닛포리 등) (3) 2년차 연구─‘이중어 글쓰기’의 작가들과 혼종적 구역: 김사량의 「빛 속으로」(1939), 장혁주의 󰡔무지개󰡕(1933), 정인택의 「촉루」(1935), 「미로」(1939), 「여수」(1941), 「부상관의 봄」(1941) 등(두 지역이 교차해서 나타난다) 첫째는 동경유학생들의 삶을 다룬 작가들로 이광수, 이태준, 박태원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의 작품은 신시가지인 동경의 서부 일대를 주요 배경으로 한다. 둘째는 동경의 조선인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작가들로 조명희, 송영, 염상섭 등이다. 이들의 작품은 구시가지인 동경의 동부, 그리고 스미다강 너머의 동경 외곽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박태원, 염상섭, 유진오 등은 신시가와 구시가를 각각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남긴 작가들이다. 마지막으로는 조선어와 일본어로 ‘이중어 글쓰기’를 했던 김사량, 장혁주, 정인택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여타 다른 조선인 작가들과는 다른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며, 공간적으로도 양 구역을 가로지르는 혼종적 특성이 나타난다.
  • 기대효과
  • (1) 학문적 기여도 1)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영역 확대와 동아시아적 시각 확보: 한국, 일본, 중국을 아우르는 동아시아는 비슷하면서도 차별화되는 ‘동아시아적 근대’를 경험하며 자신들만의 근대 문학을 형성해 왔다. 각국의 근대 작가들은 ‘동경’(東京)이라는 제국의 중심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교류했다. 본 연구를 통해, 식민지 조선의 역사적 맥락과 한국 근대소설의 서사적 특성을 동아시아적인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살피고, 주변의 여러 국가들과의 관련 속에서 살필 수 있을 것이다. 2) 근대 일본 문학 및 도시연구와의 비교문학적ㆍ학제적 연구 활성화: 본 연구에서 다룬 한국 작가들의 동경 재현 양상을 일본문학과의 비교문학적 맥락에서 고찰할 수 있다. 가와바타의 󰡔아사쿠사홍단󰡕, 나가이의 「스미다가와」 등 다양한 작품들이 동경의 주요 구역을 형상화하고 특정 장소의 공간적 성격을 잘 포착해내고 있다. 이러한 일본문학과의 연계를 통해 보다 넓은 시각에서 한국 근대문학의 특성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필 수 있을 것이다. 3) 중국ㆍ대만의 ‘동경 텍스트’와의 비교문학적 고찰: 본 연구는 중국과 대만의 근대소설 텍스트와의 비교문학적 연구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대만과 중국 작가들도 ‘동경유학의 서사’를 다룬 일군의 작품들을 발표했으며,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서로의 언어를 잘 알지 못했던 조선ㆍ중국ㆍ대만의 작가들은 ‘일본어’를 통해서 서로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다. 4) 지오-크리티시즘의 도입 및 체계화: 지리학적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오-크리티시즘’(geocriticism)의 문학연구 방법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한국 문학연구의 새로운 연구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기존의 심상지리적 분석 방식을 넘어 신주쿠, 긴자, 아사쿠사, 혼조, 후카가와 등 다양한 동경의 도시구역이 가진 고유한 특성과 상호관련성을 좀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방법론을 체계화하면 경성과 평양 등 한국 근대문학의 다른 주요 공간들도 새로운 시각에서 좀더 정밀하게 살필 수 있게 될 것이며, 경성을 배경으로 한 일본인 작가들의 작품에 나타나는 공간적 특성들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 사회적 기여도 1) 재일조선인 사회와 재일조선인 문학에 대한 인식 재고: 본 연구에서 다루는 동경의 조선인 사회는 해방 이후 재일조선인 사회로 발전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재일조선인 사회는 한국과 일본의 양국으로부터 오랫동안 타자화되어 왔다. ‘재일조선인 작가’들의 문학세계의 근원을 추적하고, 식민지 시기부터 해방 이후까지를 통시적인 시각에서 ‘한민족문학’을 살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2) 도일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역사적 이해 확대: 동경과 관련한 기존의 문학연구가 지나치게 동경유학생들에 초점이 모아져 있었다면, 본 연구는 절대 다수를 차지했지만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질 수 없었던 ‘조선인 노동자들’을 다룬 작품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룰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시의 동경에 체류했던 조선인들의 잊혀진 삶을 보다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3) 근대 한국 작가들의 ‘동경 문학지도’ 그리기와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 확대: 근대의 많은 식민지 조선 작가들이 동경유학을 다녀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들이 동경에서 어떠한 체험을 하고 그것을 어떻게 작품으로 형상화해 왔는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를 통해 근대 한국 작가들의 ‘동경 문학지도’를 만들 수 있으며, 그들의 흔적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는 답사 코스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일본 속의 한국’과 ‘한국 속의 일본’의 흔적을 찾음으로써 기존의 대립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상호 간의 이해를 넓히고 교류ㆍ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3) 인력양성 방안 및 교육과의 연계 활용: 이 연구를 통해 한국 문학연구의 지평을 확장하고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으며, 한국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통해 동아시아 각국의 문학적 상호 교류 양상을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일본과 중국 유학생들과의 협력을 통해, 식민지 시기 상해 및 만주 일대로 집단적으로 이주한 한인들의 모습을 문학연구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아시아의 근대문학을 연구하는 후속연구자를 양성하여 동아시아 비교문학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수 있을 뿐더러, 학부 및 대학원의 교과 과정의 과목 개설도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문화횡단적ㆍ학제적 연구를 통해 인문학 연구의 균형잡힌 발전을 도모하게 될 것이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1920~40년대의 한국 근대소설 텍스트 중 ‘동경’과 관련될 수 있는 텍스트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멀리서 읽기’(distant reading)를 시도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동경을 대상으로 한 동시대 소설, 수필, 기행문, 신문기사 등의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도시구역적 특성들을 살피고 해당 작가들의 작품들의 주요 공간지표를 추출하여 지도그리기를 시도하고, 이를 통해 서사적 의미를 파악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1) 첫째, 일본의 여러 도시들과의 비교 속에서 동경이 갖는 특징을 살펴볼 것이다. 한국 근대소설에서는 도쿄뿐 아니라 오사카, 교토, 시모노세키 등도 등장한다. 일본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여, 당시 동경이 가지고 있었던 도시적 특수성을 살필 수 있다. (2) 둘째, 소설 속에서 동경의 재현되는 양상은 좀더 세밀하게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텍스트의 공간지표를 추출하여 분석하여야 한다. 동경이 근대도시로 변모하게 된 것은 1923년의 관동대진재 이후였다. 이후 1932년에는 인구 550만 명의 ‘대동경’으로 확장되었다. 한국 근대소설에 재현되는 동경은 주로 도심에 집중되어 있었다. 본 연구는 특정 도시구역과 관련되는 작품들을 공간적으로 배열하여 기존에 파악하기 어려웠던 동경의 공간적 의미와 맥락을 살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긴자ㆍ신주쿠 중심의 신시가와 아사쿠사 중심의 구시가의 구역적 특성이 서사 및 장르적 특성에 미친 영향에 주목하고자 한다. (1) 1년차─동경 유학생과 동경의 서부지역(신시가): 신시가는 긴자, 간다, 신주쿠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화려한 상업지구인 긴자는 1923년 관동대진재 이후 동경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른 지역이었다. 당시 긴자 거리를 거닐며 시간을 보내거나 특별한 일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자들을 일컬어 ‘긴부라’라고 표현했다. 긴자의 화려한 네온사인은 식민지 조선의 유학생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간다 구는 동경 북동부에 위치한 곳으로 고서점이 밀집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이곳은 헌책방 거리일 뿐 아니라 조선인과 중국인 유학생들이 모이는 “유학생 거리”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조선인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이곳이 종종 회상되거나 재현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요쓰야 구에는 서부 지역의 거점인 신주쿠가 위치해 있었다. 관동대진재 이후 1920년대 말부터 철도망이 동경의 서부 교외지역으로 확장되면서 이 일대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 일대에는 신주쿠 이외에도 가쿠라자카와 오쿠보 지역이 있다. 한국 근대소설에 이 일대가 주요 장소로 등장한 또 다른 이유로는 당시 많은 조선인 작가들이 와세다 대학교를 다녔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유학을 한 작가로는 김우진, 이광수, 이태준, 진학문, 황석우, 정인섭 등이 있다. 혼고 구 일대에는 동경제대와 스이도바시, 오차노미즈 등이 있다. 와세다 대학 일대가 한국 근대소설의 주요 장소로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동경제대 일대는 작품의 주요 무대가 되지 못했다. 김사량 정도를 제외하면 근대 작가 중에서 동경제대에 진학한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도시구역의 특성이 소설 텍스트의 서사적ㆍ재현적 특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할 것이다. (2) 2년차─조선인 노동자와 동경의 동부와 외곽지역(구시가): 구시가는 아사쿠사, 혼조, 후카가와 등으로 구성된다. 동북부의 아사쿠사 구는 관동대진재 이전까지만 해도 동경을 대표하는 구역이었다. 이 일대를 배경으로 한 한국 소설에는 유학생보다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주로 그려진다. 박태원과 김동인의 작품 등이 이 일대를 다루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당시 동경에 형성되어 있었던 ‘조선인 거리’ 혹은 조선인촌에 대한 논의이다. 1920년대에 동경에서 조선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살던 곳은 혼조, 후카가와, 미카와시마 등 동부지역이었다. 스미다강 너머의 혼조 구와 후카가와 구 일대에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다. 긴자에서 고현학을 창시했던 곤 와지로는 이 일대의 노동계급의 생활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혼조ㆍ후카가와 빈민굴 부근 풍속 채집󰡕에서 동경의 빈민굴 지역이 스마다 강 동쪽 전 지역에 미칠 만큼 커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그는 재동경 조선인 노동자들에게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 일대의 조선인들의 삶을 다룬 한국 근대소설들은 ‘동경 속의 조선’의 역사적 흔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송영, 조명희, 이태준, 유진오 등이 이 일대를 다루고 있다. 혼조 구에 속하는 오시아게는 김사량의 「빛 속으로」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동경의 주요 ‘랜드마크’가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도 살펴보고자 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식민지 시기 일본 본토와 식민지 조선이 하나의 ‘제국’(帝國)으로 통합되면서 발생하게 된 특수한 역사적 상황이 한국 근대소설의 서사적 차원에 미친 영향을 제국의 수도 ‘동경’(東京)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 등 근대 초기 대부분의 작가들은 동경유학생들이었으며, 동경은 이들이 서구문명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출구였다. 소설의 중심인물들도 대부분 동경유학생들이었고, 동경을 지향하며, 그곳에서 신문물을 접하고 성장하여 고국으로 되돌아왔다. 유학생들과 함께 고려해야 할 또 다른 부류로는 경제적 목적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던 다수의 조선인 노동자들이다. 조명희나 송영 등 카프 작가들은 당시 일본에 거주하는 절대 다수의 조선인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려 노력하였다. 유학생과 노동인구의 동경 유입은 조선사회가 식민지적 근대화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중심’(內地)과 ‘주변’(外地)이라는 제국적 문화구조가 만들어낸 사회문화적ㆍ역사적 현상이었다. 또한 일본에서 일본어로 창작활동을 했던 이중어 작가들의 작품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동경에 체류했던 조선인들이 그곳에서 어떠한 체험을 했으며,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동일한 공간이라도 그곳을 체험하는 사람의 민족ㆍ계층ㆍ젠더ㆍ세대적 정체성에 따라 그 반응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시 조선인들이 동경에서 접한 체험과 정서적 반응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동시대 동경의 도시환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1) 동경을 서부(긴자 중심)와 동부(아사쿠사 중심)로 양분하여 파악한 후, (2) 35개(도심 15구, 교외 20구)의 세부 구역의 지역적 특성과 한국 근대소설이 펼쳐지는 공간적 분포와 서사적 특성 등을 세밀하게 검토하고자 하였다.
    에도 시대까지는 스미다 강을 중심으로 한 아사쿠사가 동경의 중심을 차지했었다. 그렇지만 1923년 관동대진재가 발생한 후, 동경의 중심은 ‘긴자’로 빠르게 이동해 갔다. 그리고 근대적 신시가지인 서부와 에도 시대의 분위기가 남은 구시가지인 동부로 양분 발전하게 되었다. 각 구역에는 서로 다른 계층이 거주하며 저마다의 문화를 형성해갔으며, 그 구역을 주로 다루는 문학텍스트의 성격이나 분위기에서도 일정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정 문학 하위 장르는 특정 도시구역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각 구역은 자신과 적합한 장르를 가지고 있다.
  • 영문
  • This thesis analyzes the characteristics of urban space and representation in the modern korean novels which describe the lives of korean laborers of Tokyo in the 1920s and 1930s. A s the c olonial city Seoul was s eparated Japanese southern part from the Korean northern part, metropolis Tokyo is also divided into modern western part and older eastern one. Shinjuku and ginza represent the civilized image of Tokyo, honjo and fukagawa was unfamiliar and another dark image.
    Korean proletarian novelists or sympathizers such as Song Young, Cho Myunghee, Yoo Jinho and Lee Myungsik have written about the miserable lives of korean factory workers in eastern Tokyo. Shinjuku and ginza are suitable for strolling and shopping, but honjo and fukagawa were like the closed and organized space. The body image of korean workers was like animals or machines. The international solidarity between korean and japanese laborers was unfamiliar and unrealistic.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식민지 시기 일본 본토와 식민지 조선이 하나의 ‘제국’(帝國)으로 통합되면서 발생하게 된 특수한 역사적 상황이 한국 근대소설의 서사적 차원에 미친 영향을 제국의 수도 ‘동경’(東京)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 등 근대 초기 대부분의 작가들은 동경유학생들이었으며, 동경은 이들이 서구문명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서구 근대문학의 출장소”였다. 소설의 중심인물들도 대부분 동경유학생들이었고, 동경을 지향하며, 그곳에서 신문물을 접하고 성장하여 고국으로 되돌아왔다. 유학생들과 함께 고려해야 할 또 다른 부류로는 경제적 목적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던 다수의 조선인 노동자들이다. 조명희나 송영 등 카프 작가들은 당시 일본에 거주하는 절대 다수의 조선인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려 노력하였다. 유학생과 노동인구의 동경 유입은 조선사회가 식민지적 근대화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중심’(內地)과 ‘주변’(外地)이라는 제국적 문화구조가 만들어낸 사회문화적ㆍ역사적 현상이었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동경에 체류했던 조선인들이 그곳에서 어떠한 체험을 했으며,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동일한 공간이라도 그곳을 체험하는 사람의 민족ㆍ계층ㆍ젠더ㆍ세대적 정체성에 따라 그 반응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시 조선인들이 동경에서 접한 체험과 정서적 반응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동시대 동경의 도시환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1) 동경을 서부(긴자 중심)와 동부(아사쿠사 중심)로 양분하여 파악한 후, (2) 35개(도심 15구, 교외 20구)의 세부 구역의 지역적 특성과 한국 근대소설이 펼쳐지는 공간적 분포와 서사적 특성 등을 세밀하게 검토하고자 하였다.
    에도 시대까지는 스미다 강을 중심으로 한 아사쿠사가 동경의 중심을 차지했었다. 그렇지만 1923년 관동대진재가 발생한 후, 동경의 중심은 ‘긴자’로 빠르게 이동해 갔다. 그리고 근대적 신시가지인 서부와 에도 시대의 분위기가 남은 구시가지인 동부로 양분 발전하게 되었다. 각 구역에는 서로 다른 계층이 거주하며 저마다의 문화를 형성해갔으며, 그 구역을 주로 다루는 문학텍스트의 성격이나 분위기에서도 일정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정 문학 하위 장르는 특정 도시구역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각 구역은 자신과 적합한 장르를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작가들은 모두 1923년 관동대진재 이후에 유학이나 체류를 통해서 ‘동경’을 체험한 작가들로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1) 1년차 연구─조선인 노동자와 동경의 동부와 외곽지역(구시가): 송영의 「늘어가는 무리」(1925), 「용광로」(1926), 「석탄 속의 부부들」(1928), 「우리들의 사랑」(1929), 「정의의 칸바스」(1929), 조명희의 「아들의 마음」(1928), 이명식의 「소년직공」(1929), 유진오의 「귀향」(1930) 등(아사쿠사, 혼조, 후카가와, 닛포리 등)
    (2) 2년차 연구─동경 유학생과 동경의 서부지역(신시가): 박태원의 󰡔반년간󰡕(1933), 이태준의 󰡔별은 창마다󰡕(1942), 󰡔청춘무성󰡕(1940), 󰡔제2의 운명󰡕(1933), 󰡔불멸의 함성󰡕(1934), 염상섭의 󰡔무화과󰡕(1931), 󰡔불연속선󰡕(1936), 󰡔광분󰡕(1930), 이광수의 󰡔그 여자의 일생󰡕(1934), 유진오의 󰡔화상보󰡕(1940) 등(긴자, 신주쿠, 간다, 혼고 등)
    (3) 2년차 연구─‘이중어 글쓰기’의 작가들과 혼종적 구역: 김사량의 「빛 속으로」(1939), 장혁주의 󰡔무지개󰡕(1933), 정인택의 「촉루」(1935), 「미로」(1939), 「여수」(1941), 「부상관의 봄」(1941) 등

    첫째는 동경의 조선인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작가들로 송영, 조명희, 유진오, 이명식 등이다. 이들의 작품은 구시가지인 동경의 동부, 그리고 스미다강 너머의 동경 외곽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동경유학생들의 삶을 다룬 작가들로 이광수, 이태준, 박태원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의 작품은 신시가지인 동경의 서부 일대를 주요 배경으로 한다. 박태원, 염상섭, 유진오 등은 신시가와 구시가를 각각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남긴 작가들이다. 마지막으로는 조선어와 일본어로 ‘이중어 글쓰기’를 했던 김사량, 장혁주, 정인택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여타 다른 조선인 작가들과는 다른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며, 공간적으로도 양 구역을 가로지르는 혼종적 특성이 나타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학문적 기여도
    1)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영역 확대와 동아시아적 시각 확보:
    한국, 일본, 중국을 아우르는 동아시아는 비슷하면서도 차별화되는 ‘동아시아적 근대’를 경험하며 자신들만의 근대 문학을 형성해 왔다. 각국의 근대 작가들은 ‘동경’(東京)이라는 제국의 중심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교류했다. 본 연구를 통해, 식민지 조선의 역사적 맥락과 한국 근대소설의 서사적 특성을 동아시아적인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살피고, 주변의 여러 국가들과의 관련 속에서 살필 수 있을 것이다.

    2) 근대 일본 문학 및 도시연구와의 비교문학적ㆍ학제적 연구 활성화:
    본 연구에서 다룬 한국 작가들의 동경 재현 양상을 일본문학과의 비교문학적 맥락에서 고찰할 수 있다. 가와바타의 󰡔아사쿠사홍단󰡕, 나가이의 「스미다가와」 등 다양한 작품들이 동경의 주요 구역을 형상화하고 특정 장소의 공간적 성격을 잘 포착해내고 있다. 이러한 일본문학과의 연계를 통해 보다 넓은 시각에서 한국 근대문학의 특성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필 수 있을 것이다.

    3) 중국ㆍ대만의 ‘동경 텍스트’와의 비교문학적 고찰:
    본 연구는 중국과 대만의 근대소설 텍스트와의 비교문학적 연구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대만과 중국 작가들도 ‘동경유학의 서사’를 다룬 일군의 작품들을 발표했으며,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서로의 언어를 잘 알지 못했던 조선ㆍ중국ㆍ대만의 작가들은 ‘일본어’를 통해서 서로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다.

    4) 지오-크리티시즘의 도입 및 체계화:
    지리학적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오-크리티시즘’(geocriticism)의 문학연구 방법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한국 문학연구의 새로운 연구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기존의 심상지리적 분석 방식을 넘어 신주쿠, 긴자, 아사쿠사, 혼조, 후카가와 등 다양한 동경의 도시구역이 가진 고유한 특성과 상호관련성을 좀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방법론을 체계화하면 경성과 평양 등 한국 근대문학의 다른 주요 공간들도 새로운 시각에서 좀더 정밀하게 살필 수 있게 될 것이며, 경성을 배경으로 한 일본인 작가들의 작품에 나타나는 공간적 특성들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 사회적 기여도
    1) 재일조선인 사회와 재일조선인 문학에 대한 인식 재고:
    본 연구에서 다루는 동경의 조선인 사회는 해방 이후 재일조선인 사회로 발전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재일조선인 사회는 한국과 일본의 양국으로부터 오랫동안 타자화되어 왔다. ‘재일조선인 작가’들의 문학세계의 근원을 추적하고, 식민지 시기부터 해방 이후까지를 통시적인 시각에서 ‘한민족문학’을 살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2) 도일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역사적 이해 확대:
    동경과 관련한 기존의 문학연구가 지나치게 동경유학생들에 초점이 모아져 있었다면, 본 연구는 절대 다수를 차지했지만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질 수 없었던 ‘조선인 노동자들’을 다룬 작품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룰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시의 동경에 체류했던 조선인들의 잊혀진 삶을 보다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3) 근대 한국 작가들의 ‘동경 문학지도’ 그리기와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 확대:
    근대의 많은 식민지 조선 작가들이 동경유학을 다녀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들이 동경에서 어떠한 체험을 하고 그것을 어떻게 작품으로 형상화해 왔는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를 통해 근대 한국 작가들의 ‘동경 문학지도’를 만들 수 있으며, 그들의 흔적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는 답사 코스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일본 속의 한국’과 ‘한국 속의 일본’의 흔적을 찾음으로써 기존의 대립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상호 간의 이해를 넓히고 교류ㆍ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3) 인력양성 방안 및 교육과의 연계 활용:
    이 연구를 통해 한국 문학연구의 지평을 확장하고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으며, 한국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통해 동아시아 각국의 문학적 상호 교류 양상을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일본과 중국 유학생들과의 협력을 통해, 식민지 시기 상해 및 만주 일대로 집단적으로 이주한 한인들의 모습을 문학연구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아시아의 근대문학을 연구하는 후속연구자를 양성하여 동아시아 비교문학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수 있을 뿐더러, 학부 및 대학원의 교과 과정의 과목 개설도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문화횡단적ㆍ학제적 연구를 통해 인문학 연구의 균형잡힌 발전을 도모하게 될 것이다.
  • 색인어
  • 지오-크리티시즘, 지도그리기, 동경, 공간재현, 동경유학생, 재동경 조선인 노동자, 도시소설, 이중어글쓰기, 문학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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