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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앞에 선 공동체의 반응: 요세푸스의 『유대전쟁사』에 나타난 네 전쟁 연설 연구
Making Sense of Catastrophe: A Study of the Four War-time Speeches in Josephus’s Jewish War.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6S1A5A2A01027333
선정년도 2016 년
연구기간 2 년 (2016년 07월 01일 ~ 2018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조재천
연구수행기관 전주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민족의 멸망이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지도자들은 어떻게 공동체를 일깨우는가? 이 연구는 고대 유대역사가 요세푸스(Flavius Josephus)가 기록한 『유대전쟁사』(Bellum Judaicum, BJ)에서 그레코-로마 시대의 유대인들이 공동체에 닥친 재난을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였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그 중에서도 네 명의 지도자들--아그립바 왕[BJ 2.345-401], 아나누스 대제사장[BJ 4.163-92], 투항한 전 반군지도자 요세푸스[BJ 5.362-419], 그리고 반군지도자 엘르아잘[BJ 7.323-88]--이 동족을 향해 행했던 네 편의 연설이 연구의 소재가 된다. 문헌학적, 그리고 해석학적 연구로서 이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는 헬레니즘이라는 통합적 문화현상의 유형과 본질을 다룬다. 『유대전쟁사』에 기록된 네 연설은 전쟁으로 인한 민족멸망이라는 극단적인 고통과 절망의 상황을 헬레니즘과 유다이즘의 언어, 철학, 종교의 틀로 표현해 내고 있다. 헬레니즘의 기원과 성격 전반에 대해서는 그루언, 월방크 등의 조직적, 이론적 연구가 있어왔으며, 유다이즘의 헬레니즘적 성격에 대한 규명 또한 상당 부분 이루어졌다(헹엘, 체리코버, 사프라이와 스턴 등). 이러한 선행연구의 토대 위에서 본 연구는 헬레니즘의 문화적 복합성(hybridity)이 유대전쟁이라는 특정한 역사적 정황 안에서 구체적으로 발현되는 양상을 포착하고자 한다. 유대 지도자들이 행한 네 연설에는 영혼 선재 사상과 운명론, 명예와 수치, 덕의 윤리 등 그레코-로마 세계의 철학적, 사회적 가치체계가 유대인들의 언약공동체 의식과 결합되어 나타나며 당시 널리 알려진 여러 수사적 기법들도 포착된다. 네 연설 중 아그립바와 엘르아잘의 연설은 가바와 바우어파인트-미헬이 각각 개별적으로 분석한 바 있지만 나머지 두 연설들과 비교, 대조의 관점에서 연구된 적은 없다. 따라서 네 연설이 지닌 수사적 성격을 염두에 두면서 연설자와 청중, 그리고 연설이 행해진 정황의 사회적, 종교적 성격을 분석하고 이를 서로 비교, 대조하는 본 연구의 시도는 창의적이며 새롭다. 이 연구는 국내의 열악한 요세푸스 연구는 물론 제2성전기 유대교 일반을 포함한 고대 문화사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유대전쟁의 역사적 함의를 초기 기독교 형성 과정이라는 정황 속에서 밝힌다. 유대전쟁은 이후 로마제국의 정치적 발전과 유대인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성격 변화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기독교의 배태 과정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기독교 기원이나 초기 유대교에 대한 연구는 신구약 성서와 랍비문헌 해석에 기초한 교리적, 신학적 연구에 치중되었으며, 역사적 현상으로서의 통시적이며 역동적인 요소가 충분히 규명되지 못했다. 네 편의 연설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신학적 개념들, 예를 들어 아그립바와 요세푸스가 말하는 하나님의 섭리와 심판사상, 엘르아잘이 언급하는 내세의 약속, 아나누스 연설에서 발견되는 성전 중심 사상 등은 초기 기독교인들에 의해 계승, 변형, 발전되었다. 유대전쟁과 그에 대한 유대인들의 극적 반응을 그려내고 있는 네 편의 연설 연구를 통해서 본 저술은 초기 기독교의 정체성에 대한 보다 통전적인 이해에 기여할 것이다.
    셋째, 이 연구는 공동체가 재난을 해석하고 그것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하는 서사와 수사의 한 예를 제시할 것이다. 『유대전쟁사』는 그 자체로 일종의 재난 서사로 읽을 수 있으며 특히 아그립바, 아나누스, 요세푸스, 그리고 엘르아잘의 연설은 제 각기 절박하면서도 다양한 재난의 여러 국면에서 공동체를 설득하며 교육하는 방식들을 보여준다. 로마의 절대 패권에 대한 인정(아그립바, 요세푸스의 연설), 인생와 역사에 작용하는 일정한 주기와 질서에 대한 인식(아그립바의 연설), 조상들이 유사한 재난에 대처했던 방식에 대한 회고(아나누스의 연설), 명예로운 죽음과 내세의 약속에 대한 확신(엘르아잘의 연설) 등이 바로 그런 예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세월호 사건, 일본 원전 사고, 북한으로부터의 끊임없는 위협 등 여러 자연적, 혹은 인위적 재난을 겪었으며, 일제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의 공동체적 트라우마가 아직도 집단적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재난 의식에 대한 반응으로 소설이나 영화 등 예술작품의 형태로 재난 서사를 구성하여 공동체를 향한 경고, 교육, 치유 등을 시도하는 노력이 나타났다. 본 연구는 요세푸스의 재난 서사를 분석함으로써, 공동체가 재난을 수용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건강한 희망의 출구를 모색하는 데 필요한 하나의 모델 혹은 통찰을 제시하고자 한다.
  • 기대효과
  • 첫째, 국내 학계에 아직 희소한 요세푸스 문헌 연구의 한 부분을 연구함으로써 요세푸스 연구에 대한 관심과 주의를 환기하는 발판으로 삼는다. 무엇보다 연구자 자신이 향후 요세푸스 문헌의 다른 주제와 부분으로 연구 범위를 계속 확장해 가는 데 있어서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과제에서 다루는 소재는 신약성서 연구의 배경사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과 관심있는 일반인들의 신약성서의 이해를 돕는 요세푸스 입문서를 저술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과제의 결과를 활용하여 대학과 대학원 수준에서 요세푸스를 주제로 한 세미나와 수업을 개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세미나와 수업은 학생들과 초급 연구자들의 신약성서와 제2성전기 유대교 이해를 돕는 유익한 접근을 제공할 것이다.
    넷째, 본 연구의 결론에는 유대전쟁이라는 대 재난에 맞서 그 재난을 해석하고 대응하기 위해 각 연설자들이 제시하는 여러 개념들이 담길 것이다. 현세와 내세를 조망하는 존재로서 인간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 한 공동체의 지난 역사를 긍정하고 평가하는 역사적 회고, 국가간 불평등하고 때로는 억압적인 힘의 관계를 설명하여 현재의 상황에 적용하는 정치적 분석 등의 주제들은 오늘 한국 사회에도 일정한 적실성을 갖는다. 개인적, 공동체적 재난에 대응하는 하나의 담론으로서 본 연구결과를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재난적 현실에 적용하며, 그러한 적용의 관점을 대중적인 수요에 대응하는 매체(기독교 잡지, 신문 등)에 기고하거나 강연의 형태로 전파, 공유할 것이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특정한 고대 문헌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요세푸스의 『유대전쟁사』 2.345-401; 4.163-92; 5.362-419; 7.323-88) 문헌학적 분석이 일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요세푸스의 다른 저작들, 그리고 그레코-로마 시대의 유사장르, 즉 역사기술에 해당하는 문헌들을 함께 고려하는 역사적 연구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작업은 네 연설 본문에 대한 우리말 번역과 해제이다. 기존의 우리말 번역(박정수, 박찬웅 역)이 있지만 좀 더 충실한 원문으로부터의 번역과 해제가 필요하다. 네 명의 화자는 각기 다른 사회적, 종교적 배경을 지니고 있고, 주어진 정황속에서 제 나름의 독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들 연설이 향하고 있는 서사적 청중 은 7년여에 걸친 전쟁기간 동한 민족의 멸망이라는 위기와 아울러 청중이 속한 특정한 공동체의 파멸이라는 재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들을 향해 네 연설자는 재난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고 그것으로부터 구출과 구원의 방도를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 네 연설의 정황과 주제가 다른 만큼 그 이면의 사상적, 종교적, 사회적 배경도 다양하다. 헬레니즘 철학, 구약성경의 신학, 제2성전기 유대교의 독특한 묵시적 관점, 로마의 패권이라는 틀 안에서 작동하는 현실주의 정치이론 등 다양한 사상적 흐름 또는 궤적을 네 연설을 통해 추적하고 규명할 필요가 있다. 특정한 사상적 성격이 구체적인 역사 기술, 특히 그 안에서 연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표현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 동시대의 유사한 성격의 문헌을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두 로마 역사가, 폴리비우스와 아피아누스를 중심으로 전쟁과 재난을 소재로 한 역사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요세푸스의 서술와 비교하면서 재난 서사의 문학적, 사상적 성격을 규명해 볼 것이다.
    헬레니즘 역사기술은 특정한 역사적 정황 속에서 발전된 문학양식이다. 스털링(Gregory E. Sterling)에 의해 주창되었듯 헬레니즘 시대의 역사기술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심지어 형성시키는 데까지도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더욱이 로마 역사가 투키디데스(Thucydides, Peloponnesian War 1.22)가 역사기술에서 연설의 정당성을 논한 이래로 헬레니즘 역사가들에게 연설은 매우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는 부분이었다. 이 주제에 대해 확립된 연구들을 기준으로 헬레니즘 역사기술의 특징을 정리하고 그것에 비추어 요세푸스 저술의 성격을 분석, 평가할 것이다.
    연구자들은 종종 요세푸스의 역사저술이 가지는 당파성에 주목해 왔다. 하지만, 『유대전쟁사』의 모티프 전개에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 네 편의 연설에서 그의 당파성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역사기술에 있어서 주관성과 의도성의 영향이라는 주제는 그레코-로마 역사연구에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이슈였고 최근 초기 유다이즘이나 초기 기독교 역사 연구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본 저술은 초기 유대교 역사연구 분야에서 이 주제에 관한 최근의 논의들(슈워츠, 메이슨)과 대화하면서 역사가와 역사기술의 관계를 보다 일반적이고 이론적인 수준에서 정리할 것이다. 더 나아가 네 연설 각각의 문학적 구조, 주제, 자료사용의 문제 등을 문헌학적 방법으로 검토하고 분석할 것이다(빌커, 바우어른파인트와 미셸 러널스, 라작, 케이든 참조). 그렇게 함으로써 기존에 신약성서를 비롯한 고대 문헌들에 대한 해석방법의 정당성을 재평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이후에 그레코-로마 문헌 일반에 해석학적 논의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연구의 마지막 단계는 『유대전쟁사』의 네 연설에 드러난 고대 유대인들의 사상과 삶의 방식을 공동체의 역경과 재난을 경험하는 한국 사회의 정황에 대입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그 동안 진행된 문헌학적, 우선 역사적 연구를 좀 더 구조와 단순화해서 일정한 유형 또는 모델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최근 다양한 예술과 인문학 영역에서 제시되고 있는 재난 서사 혹은 재난 문학의 연구를 참조할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요세푸스의 『유대전쟁사』에 수록된 네 편의 연설은 전쟁, 그리고 민족의 멸절이라는 재난에 직면해서 그 재난의 뜻을 음미하고 원인을 따져보고 앞으로의 행동 방침을 결정하는 숙의(熟議)의 과정을 보여준다. 각 연설을 행한 연사들--아그립바 왕(BJ 2.345-401), 아나누스 대제사장(BJ 4.163-92), 로마에 투항한 전 반군지도자 요세푸스(BJ 5.362-419), 그리고 반군지도자 엘르아잘(BJ 7.323-88)--은 서로 다른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입장에서 자기들이 속한 공동체의 이상과 정체성을 확인하고 당면한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공동의 행동을 설정해서 촉구한다. 재난에 대한 대응방안들은 다음과 같다. 아그립바의 연설은 대 재난 전야에 예루살렘 시민을 향한 경고로의 성격을 띠고 치명적 재난을 미리 살펴서 피하도록 권면한다. 아나누스는 주저하는 대중의 힘을 조직화하기 위한 설득을 시도한다. 그가 지난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즉시 행동으로 재난에 대응할 것은 주문한다. 요세푸스는 유대인의 관점에서 투항을 촉구하는데, 결국 최악의 재난을 피하기 위해서 차악을 선택하자는 제안이다. 마지막으로 엘르아잘은 패배할지언정 자유를 지키자는 호소를 통해서 죽음은 현실의 극심한 재난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고 역설한다.
  • 영문
  • The four speeches recorded in Josephus's Jewish War illustrate how communities deliberated on the meaning of the calamities which fell upon them caused by the war against Rome. They also explored courses of action to overcome misfortune and to survive violence and outrage. The four speakers—King Agrippa II, Josephus, Ananus the high priest, and Eleazar the zealot—have different agenda in their respective contexts. The social, political and religious identity of the community they belonged to regulates the direction of the communal action in the near future as they tried to maneuver through critical dangers. In all four speeches, narratives and rhetoric are delicately woven so as to create powerful persuasion, which are rooted in the Bible, various streams of thoughts in the second temple Judaism, and Greco-Roman culture. One virtue acknowledged in all four speeches is freedom, yet the way in which freedom is materialized differs significantly in each context.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요세푸스의 『유대전쟁사』에 수록된 네 편의 연설은 전쟁, 그리고 민족의 멸절이라는 재난에 직면해서 그 재난의 뜻을 음미하고 원인을 따져보고 앞으로의 행동 방침을 결정하는 숙의(熟議)의 과정을 보여준다. 각 연설을 행한 연사들--아그립바 왕(BJ 2.345-401), 아나누스 대제사장(BJ 4.163-92), 로마에 투항한 전 반군지도자 요세푸스(BJ 5.362-419), 그리고 반군지도자 엘르아잘(BJ 7.323-88)--은 서로 다른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입장에서 자기들이 속한 공동체의 이상과 정체성을 확인하고 당면한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공동의 행동을 설정해서 촉구한다. 네 연설에는 서사와 수사가 어우러져서 강력한 설득 효과를 만들어 내며 1세기 유대인들의 세계관을 구성했던 여러 사상적 자원들(구약성서, 제2성전기 유다이즘의 다양한 사상적 흐름, 그리스-로마의 문화와 철학)이 동원된다. 자유의 가치는 네 연설 모두에서 공히 인정되지만 주어진 각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자유를 성취할 수 있는가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각 연설에서 위기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틀, 그리고 그 위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의 명분은 구약성서와 제2성전기 유다이즘, 그리고 그리스-로마세계의 철학과 세계관으로부터 구성된다. 연설자들은 세속 권력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절대자 하나님의 섭리, 인간행위의 보응으로서의 심판, 영혼불멸, 자유, 용기나 명예와 같은 미덕, 지상에서 신적 임재의 장소로서 성전과 같은 사상들을 동원해서 청증을 설득하기 위한 근거와 주장을 만든다. 신학적, 윤리적 개념들은 역사적 진공상태에 보편적 원리로서 주어지기보다는 전쟁이라는 극도의 고통과 부조리 상황의 의미,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 방편을 위해서 재해석되고 조직된다. 헬레니즘의 문화적 복합성(hybridity)이 유대전쟁이라는 특정한 역사적 정황 안에서 구체적으로 발현되는 양상도 포착된다. 유대 지도자들이 행한 네 연설에는 영혼 선재 사상과 운명론, 명예와 수치, 덕의 윤리 등 그레코-로마 세계의 철학적, 사회적 가치체계가 유대인들의 언약공동체 의식과 결합되어 나타나며 당시 널리 알려진 여러 수사적 기법들도 포착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요세푸스의 <유대전쟁사>에서 자유를 위한 저항, 전쟁, 파국에 직면해서 행한 네 편의 연설 속 네 명의 화자는 각기 다른 사회적, 종교적 배경을 지니고 있고, 주어진 정황 속에서 제 나름의 독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아그립바 2세는 대대로 유대의 왕족이었던 헤롯 가문의 일원이자 로마의 가신왕(client king)으로서 로마 총독들의 학정에 못이겨 군사적 저항을 도모하려는 유대인들에게 마지막 호소를 하고 있었다. 아나누스는 예루살렘 내에서의 반란이 성공하고 이제 반란세력 내의 세력 다툼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제사장들과 성전에 복무하던 유대인들 그리고 예루살렘 시민들을 규합하여 예루살렘 밖으로부터 돌진해오는 젤롯당에 맞서도록 독려하는 연설을 한다. 한편, 이 저술의 저자이기도 한 요세푸스는 본래 유대반군의 지도자였다가 로마군으로 투항하고 전쟁의 최종 단계에서 결사 항전하는 동족을 회유하기 위해 예루살렘 성벽을 향해 연설을 한다. 엘르아잘은 젤롯당이 중심이 된 반란군의 지도자로서 로마군에 의해 예루살렘이 이미 파괴되었고 마사다 요새에 남아 항전하는 반란세력의 마지막 생존자들에게 장렬한 집단 자결을 유도하는 연설을 한다.
    아그립바, 아나누스, 요세푸스, 그리고 엘르아잘의 연설은 제 각기 절박하면서도 다양한 재난의 여러 국면에서 공동체를 설득하며 교육하는 방식들을 보여준다. 로마의 절대 패권에 대한 인정(아그립바, 요세푸스의 연설), 인생와 역사에 작용하는 일정한 주기와 질서에 대한 인식(아그립바의 연설), 조상들이 유사한 재난에 대처했던 방식에 대한 회고(아나누스의 연설), 명예로운 죽음과 내세의 약속에 대한 확신(엘르아잘의 연설) 등이 설득의 근거로 사용된다.
    이 연구의 활용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학계에 아직 희소한 요세푸스 문헌 연구의 한 부분을 연구함으로써 요세푸스 연구에 대한 관심과 주의를 환기하는 발판으로 삼는다. 무엇보다 연구자 자신이 향후 요세푸스 문헌의 다른 주제와 부분으로 연구 범위를 계속 확장해 가는 데 있어서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과제에서 다루는 소재는 신약성서 연구의 배경사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과 관심있는 일반인들의 신약성서의 이해를 돕는 요세푸스 입문서를 저술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유대전쟁의 발발 원인과 경과, 그 함의 등을 종합적으로 서술하는 연구서를 저술하거나 최근에 해당 주제를 다룬 Steve Mason의 A History of the Jewish War: AD 66–74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6)를 번역 출판함으로써 유대전쟁사 연구의 참고자료로 소개할 수 있다.
    셋째, 본 연구과제의 결과를 활용하여 대학과 대학원 수준에서 요세푸스를 주제로 한 세미나와 수업을 개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세미나와 수업은 학생들과 초급 연구자들의 신약성서와 제2성전기 유대교 이해를 돕는 유익한 접근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고대 로마 제국 시대 수행했던 많은 전쟁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전쟁 중 하나인 유대 전쟁에 관해서 인문학적 관점에서 소개하는 대중적 강좌를 개발할 수 있다. 아울러 요세푸스의 네 주요저서를 번역하고 해제하는 활동을 소재로 소규모 인문학 강좌를 개최할 수 있다.
    넷째, 본 연구의 결론에는 유대전쟁이라는 대 재난에 맞서 그 재난을 해석하고 대응하기 위해 각 연설자들이 제시하는 여러 개념들이 담길 것이다. 현세와 내세를 조망하는 존재로서 인간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 한 공동체의 지난 역사를 긍정하고 평가하는 역사적 회고, 국가간 불평등하고 때로는 억압적인 힘의 관계를 설명하여 현재의 상황에 적용하는 정치적 분석 등의 주제들은 오늘 한국 사회에도 일정한 적실성을 갖는다. 개인적, 공동체적 재난에 대응하는 하나의 담론으로서 본 연구결과를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재난적 현실에 적용하며, 그러한 적용의 관점을 대중적인 수요에 대응하는 매체(기독교 잡지, 신문 등)에 기고하거나 강연의 형태로 전파, 공유할 것이다.
  • 색인어
  • 요세푸스, 유대전쟁사, 아그립바 2세, 아나누스, 엘르아잘, 자유,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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