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물검색
유형별/분류별 연구성과물 검색
HOME ICON HOME > 연구과제 검색 > 연구과제 상세정보

연구과제 상세정보

생사를 건 (비)합리적 선택: 한국 장기 기증과 이식의 가족 중심적 특성
(Ir)Rational Choice at the Crossroads of Life and Death: Familialistic Characters in Organs Donation and Transplant of S. Korea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공동연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6S1A5A2A03927954
선정년도 2016 년
연구기간 2 년 (2016년 11월 01일 ~ 2018년 10월 31일)
연구책임자 최종렬
연구수행기관 계명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공동연구원 현황 왕혜숙(연세대학교)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한국사회에서 장기 기증과 이식은 국가의 관리보다는 기증자의 가족관계를 매개로 해서 주로 이루어진다. 한국사회에서 장기는 자발적인 선물의 지위를 갖고 있음에도, 이 선물의 수혜자가 일반화된 타자가 아니라 가족구성원으로 제한된다.
    기존 연구들은 한국의 장기기증과 이식의 가족 중심적 성격을 주로 법제도나 의학의 관점, 또는 문화적 관점에서 논의해 왔다. 접근 방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는 크게 보아 두 가지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 첫 번째 공통점으로, 기존 연구들은 장기를 공급하는 국가의 재분배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장기기증을 꺼리는 한국 특유의 문화나 일반화된 타자에 대한 사회적 신뢰(호혜성)의 부족이 지적된다. 즉, 장기기증을 방해하는 사회적 습속이 장기를 공급하는 국가의 재분배 기구를 불완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현재의 가족 중심적인 장기기증 현상은 불완전한 외부 공급에 대응하기 위한 가족들의 불가피한 대안이다.
    둘째로, 기존 연구들은 수요의 차원에서 장기이식이 필요한 행위자(환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내부 공급원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강력한 가족적 사회연결망 안에 배태되어 있는 호혜성의 규범이 가족들 사이에 장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다. 그 결과, 타인의 선물 또는 국가의 재분배 등의 가족 외부를 통한 장기공급에 의존할 필요성을 감소시킨다. 이 해석을 따르면, 가족 중심적인 장기의 주고받음 현상은, 가족 외부에서 장기를 공급받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가족 내부에서 “간도 쓸개도 주고받는” 강한 가족주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들은 “타인에 대한 호혜성의 부족과 국가 재분배 제도의 비효율성”과 “가족주의의 강력한 호혜성”이 한국사회에서 장기의 기증-이식을 가족 중심으로 이루어지도록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의 가족 중심적인 장기의 기증과 이식은, 저조한 장기기증이라는 외부 환경에 대한 환자 가족들의 대응의 결과인가? 아니면 외부 제도에 대한 의존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강한 가족주의 규범의 실천의 결과인가? 본 연구는 바로 이 질문들에서 시작한다.
    본 연구는 한국의 가족 중심의 장기이식 관행이 단순히 유교 문화의 강한 영향에서 기인하는 신체 훼손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 또는 가족주의적 규범의 실천 때문도 아님을 밝히고자 한다. 오히려 한국의 가족 중심적인 장기 기증과 이식은, 1) 장기의 기증을 저해하는 문화적 요소뿐만 아니라, 2) 장기의 기증과 이식을 관리하는 법제도가 잠재적인 기증희망자들 및 그 가족들에게 내재화 되어 있는 문화적 거부감을 제도화함으로써 실제 기증을 저해하는 측면의 문제, 3) 장기라는 재화의 독특한 성격은 물론, 4) 삶과 죽음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가족 내부의 동학, 그리고 5) 의료 효율성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합리적 선택으로서의 가족규범의 동원의 결과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즉, 고정된 가족주의와 같은 문화적 실체가 한국의 장기이식의 실천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법제도, 의료적 관행,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이 어우러지면서 특정한 ‘가족주의’적 실천을 촉진하고 그것이 가족주의적이라고 불릴만한 문화를 구성하고 확인하고 있다는 과정적이고 구성적인 접근을 취하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기이식의 가족주의적 실천을 본다면, 그것은 주어진 제도적 여건과 한계 속에서 다양한 이해를 가진 개인들의 합리적 또는 비합리적 선택들의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 기대효과
  • 학문적인 기여의 차원에서, 본 연구는 기술과학, 사회, 문화와 관련된 유관 학문분야로 높은 확장 가능성을 갖는다. 특히, 본 연구는 생명권과 관련하여 앞으로 전개될 복지국가와 몸의 정치 또는 생명정치의 영역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함의를 가질 것이다. 장기를 둘러싼 논쟁은, 의료(기술 및 재화)를 둘러싼 분배적 정의, 이를 실현해야 하는 국가 제도에 대한 신뢰, 또한 미시적인 개인들의 사회적, 문화적 습속이 향후 한국사회의 복지국가와 생명정치를 어떻게 구성되어 나갈지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주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미의 기술과학의 발전이 현재 사회의 문화적, 사회적 습속과 조응하며 어떤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또는 역으로 기술진보로 예상되었던 사회적 변화가 발생하지 못하는 원인을 규명하는 등 과학기술의 진보 및 도입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주제들로 확장될 수 있다.
    사회적 기여의 차원에서, 본 연구과제는 한국의 장기의 기증-이식을 둘러싼 관행들, 법제도들의 문제를 개선해나가는데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의 문제가 되는 장기이식법의 문제들 단기적으로 기증자의 인센티브를 고안하거나 교육, 홍보를 통해 이타주의에 호소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타인에 대한 호혜성과 이타주의에 터한 장기기증이 활성화된다 해도, 유족의 장기기증 반대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현재의 가족중심적인 법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기증희망자의 호혜성은 계속 낭비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으로 이어진다. 물론 이러한 법 제도의 설계 이면에는, 가족 내부의 역학은 본질적으로 공적 영역이 호혜성에 대한 규범적 요구라는 미명하에 개입할 수 없는 사적 영역이며, 그래서 가족의 내부적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또 다른 가족주의가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가족주의는 장기이식법에서 가/유족의 동의 규정이 삭제되지 못하게 저항하는 하나의 사회적 힘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본 연구과제는 한국인의 사회적, 문화적 습속으로서 엄연히 존재하는 가족주의가 법제도, 가족현실, 의료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향후 장기이식과 관련된 제도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하는지, 즉 기증자 개인의 호혜성이 낭비되지 않으면서도 가족의 결정과 가족 현실이 존중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의료과정에서 가족적 실천이 생성, 강화되는 과정에서 의료전문가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단순히 법의 개선,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이라는 단순한 해결책 외에도, 지식권력을 가진 전문가집단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모색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리라 기대된다.
  • 연구요약
  • 한국의 가족 중심의 장기기증-이식 관행이라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1차년도 연구는 공급의 차원에 초점을 맞추어, 1) 행위자의 차원에서 잠재적인 기증자들과 그 가족들이 실제 기증을 주저하게 되는 문화적, 규범적 지향의 문제와, 2) 제도의 차원에서 장기의 기증을 관리하는 법제도의 문제를 나누어 살펴보도록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본 연구는 장기기증 또는 사체훼손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을 모든 한국인들이 공유하는 고정된 문화적 지향으로 다루기보다, 이러한 특정한 문화를 제도화하고 생산하는 한국의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하 ‘장기이식법’)에 초점을 맞추어 법사회학적 접근을 시도할 것이다. 특히 해외 사례나 법과 비교에서 한국의 장기이식법이 보여주는 가족 중심적 성격(가족 및 유족 동의 의무 조항)이 장기기증 절차에 있어서 행정적 낭비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문제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기증자 및 가족들에게 어떤 차별적 동인을 강화하는지를 규명해보고자 한다.
    2차년도에는 수요의 차원에 초점을 맞추어, 1) 행위자의 차원에서 장기를 필요로 하는 이식대기자(환자) 및 가족들 그리고 의료전문가들이, 2) 1차년도에서 살펴본 절대적 공급부족의 상황 그리고 높은 불확실성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는 문화적, 법제도적 장애물들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기존 연구들에서 가족 중심의 장기이식-기증을 강한 가족주의의 자연스러운 발현으로 해석하는 시각을 검증해보기 위해, 경제사회학의 관점에서 두 행위자 집단이 실제 타인의 장기보다 가족의 장기를 선호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더불어, 본 연구는 환자 및 가족 집단이 담지하는 가족주의적 합리성과 의료전문가라는 집단이 추구하는 의료기술적 합리성이 이질적이며 때로는 상충하는 성격을 보인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어, 두 집단이 어떤 합리성을 근거로 타인의 장기보다 가족의 장기를 선호 또는 회피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더불어 문화사회학의 관점에서, 동일한 위기 상황을 직면하고 있는 두 집단의 서로 다른 합리성들이 충돌하는 지점을 살펴보고, 이 지점에서 ‘환자/가족-의료전문가’ 사이의 상호투쟁 과정은 물론 ‘환자-가족들’ 사이의 투쟁이 어떠한 문화적 전략들을 통해 구성되는지 주목하고자 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한국의 가족 중심의 장기이식 관행이 단순히 유교 문화의 강한 영향에서 기인하는 신체 훼손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 또는 가족주의적 규범의 실천 때문도 아님을 밝히고자 한다. 오히려 한국의 가족 중심적인 장기 기증과 이식은, 1) 장기의 기증을 저해하는 문화적 요소뿐만 아니라, 2) 장기의 기증과 이식을 관리하는 법제도가 잠재적인 기증희망자들 및 그 가족들에게 내재화 되어 있는 문화적 거부감을 제도화함으로써 실제 기증을 저해하는 측면의 문제, 3) 장기라는 재화의 독특한 성격은 물론, 4) 삶과 죽음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가족 내부의 동학, 그리고 5) 의료 효율성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합리적 선택으로서의 가족규범의 동원의 결과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즉, 고정된 가족주의와 같은 문화적 실체가 한국의 장기이식의 실천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법제도, 의료적 관행,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이 어우러지면서 특정한 ‘가족주의’적 실천을 촉진하고 그것이 가족주의적이라고 불릴만한 문화를 구성하고 확인하고 있다는 과정적이고 구성적인 접근을 취하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기이식의 가족주의적 실천을 본다면, 그것은 주어진 제도적 여건과 한계 속에서 다양한 이해를 가진 개인들의 합리적 또는 비합리적 선택들의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 영문
  •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show that the family-centered organ transplantation practice in Korea is not simply due to the cultural rejection of the body damage caused by the strong influence of Confucian culture or the practice of familistic norms. Rather, family-centered organ donation and transplantation in Korea is not only 1) a cultural factor that impedes donation of organs, but also 2) a legal system for organ donation and transplantation that is internalized by potential donors and their families, 3) the unique nature of the goods, 4) the dynamics within the family in the face of the crisis of life and death, and 5) the expertise on the problem of medical efficiency. As a result of the mobilization of family norms as a rational choice of the family. In other words, cultural entities such as fixed familism do not influence the practice of organ transplants in Korea, but rather promote a specific 'family-centered' practice by combining legal system, medical practices, and people's perceptions. We will take a procedural and constructive approach to establishing and confirming a culture that is called a 'familism'. From this point of view, the familistic practice of organ transplantation can be seen as a result of the combination of rational or unreasonable choices of individuals with different interests in the given institutional circumstance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한국의 가족 중심적인 장기기증-이식 관행이라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공급(장기기증)과 수요(장기이식)의 차원을 분석적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였다. 먼저 공급의 차원에서, 가족 관계를 넘어서는 장기의 주고받음이 활성화되지 않은 원인을 1) 행위자의 차원에서 잠재적인 기증자들과 그 가족들이 실제 기증을 주저하게 되는 문화적, 규범적 지향의 문제와, 2) 제도의 차원에서 장기의 기증을 관리하는 법제도의 문제를 나누어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장기기증 또는 사체훼손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보다는, 이러한 특정한 문화를 제도화하고 생산하는 한국의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하 ‘장기이식법’)에 초점을 맞추어 법사회학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더불어 본인이 자신의 장기에 대한 처분에 대한 의사결정보다 고인의 장기 처분에 대해 유가족이 갖게 되는 심리적, 물리적 부담에 대해서 가족 동학 내부에서 논의한다. 또한 이러한 장기의 기증과 관련된 모든 결정과 부담을 가족에게 전가하는 현재의 장기이식법이 가족을 하나의 집합적 행위자로 보는 전통적인 가족관에 기반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가족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못함을 비판한다.
    수요의 차원에 초점을 맞추어, 본 연구는 1) 장기를 필요로 하는 이식대기자(환자) 및 가족들 그리고 의료전문가들이, 2) 앞서 살펴본 절대적 장기의 공급 부족 상황 그리고 높은 불확실성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는 문화적, 법제도적 장애물들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특히, 기존 연구들에서 가족 중심의 장기이식-기증을 강한 가족주의의 자연스러운 발현으로 해석하는 시각을 검증해보기 위해, 경제사회학의 관점에서 두 행위자 집단이 실제 타인의 장기보다 가족의 장기를 선호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환자와 가족들은 합리적인 이유로 가족의 장기를 거부하는 반면, 의료전문가들은 가족간의 장기기증-이식을 유도하기 위해 가족주의 담론과 도덕담론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환자 및 가족 집단은 가족주의적 합리성을, 의료전문가 집단은 의료기술적 합리성을 추구하는 단순한 대립적 프레임으로 장기기증-이식을 둘러싼 가족주의를 파악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들이 보여주는 합리성은 이질적이며 때로는 상충하는 성격을 보인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어, 본 연구는 문화사회학의 관점에서 동일한 위기 상황을 직면하고 있는 두 집단의 서로 다른 합리성들이 충돌하는 지점을 살펴보고, 이 지점에서 ‘환자/가족-의료전문가’ 사이의 상호투쟁 과정은 물론 ‘환자-가족들’ 사이의 투쟁이 어떠한 문화적 전략들을 통해 구성되는지 규명해보았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먼저 학문적인 기여의 차원에서, 본 연구는 기술과학, 사회, 문화와 관련된 유관 학문분야로 높은 확장 가능성을 갖는다. 특히, 본 연구는 생명권과 관련하여 앞으로 전개될 복지국가와 몸의 정치 또는 생명정치의 영역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함의를 가질 것이다. 장기를 둘러싼 논쟁은, 의료(기술 및 재화)를 둘러싼 분배적 정의, 이를 실현해야 하는 국가 제도에 대한 신뢰, 또한 미시적인 개인들의 사회적, 문화적 습속이 향후 한국사회의 복지국가와 생명정치를 어떻게 구성되어 나갈지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주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미의 기술과학의 발전이 현재 사회의 문화적, 사회적 습속과 조응하며 어떤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또는 역으로 기술진보로 예상되었던 사회적 변화가 발생하지 못하는 원인을 규명하는 등 과학기술의 진보 및 도입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주제들로 확장될 수 있다.
    사회적 기여의 차원에서, 본 연구과제는 한국의 장기의 기증-이식을 둘러싼 관행들, 법제도들의 문제를 개선해나가는데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의 문제가 되는 장기이식법의 문제들은 단기적으로 기증자의 인센티브를 고안하거나 교육, 홍보를 통해 이웃에 대한 사랑, 이타주의에 호소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여러 통계에서 보듯이 최근 장기기증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상당히 개선되고 있으며, 장기기증서약을 하는 인구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한국장기기증원, 2015). 그러나 “본인”의 장기를 기증하는 문제와 고인이 된 내 “가족”의 장기를 기증하는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타인에 대한 호혜성과 이타주의에 터한 장기기증희망자의 수가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유족의 장기기증 반대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현재의 가족중심적인 법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기증희망자의 호혜성은 계속 낭비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으로 이어진다. 물론 이러한 법 제도의 설계 이면에는, 가족 내부의 역학은 본질적으로 공적 영역이 호혜성에 대한 규범적 요구라는 미명하에 개입할 수 없는 사적 영역이며, 그래서 가족의 내부적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또 다른 가족주의가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가족주의는 장기이식법에서 가/유족의 동의 규정이 삭제되지 못하게 저항하는 하나의 사회적 힘일 수 있다.
  • 색인어
  • 장기기증, 장기이식, 가족주의, 인정투쟁
  • 연구성과물 목록
데이터를 로딩중 입니다.
데이터 이용 만족도
자료이용후 의견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