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구인회> 문학을 통한 19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의 세계적 동시대성과 예술적 인식에 대한 구체적 해명을 목표로 한다. <구인회>로 대표되는 30년대 모더니즘 문학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평가는 ‘기교파’라는 명칭으로 가능하다. ‘기교파’라는 호칭을 두고 이루어 ...
본 연구는 <구인회> 문학을 통한 19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의 세계적 동시대성과 예술적 인식에 대한 구체적 해명을 목표로 한다. <구인회>로 대표되는 30년대 모더니즘 문학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평가는 ‘기교파’라는 명칭으로 가능하다. ‘기교파’라는 호칭을 두고 이루어진 초기의 평가는 30년대 모더니즘 문학에 대한 문학사적 위치를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대립이라는 관점에 의해 부여한 것이다. 정치적인 카프 리얼리즘의 대타항으로 부여된 30년대 순수한(비정치적인) <구인회> 모더니즘이란 평가는 이후 30년대 모더니즘에 대한 하나의 기준이 되었다. 30년대 모더니즘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김기림, 이태준, 정지용, 박태원 등 월북작가들이 해금된 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시기 이루어진 30년대 모더니즘에 대한 초창기 연구들은 30년대 모더니즘의 특성을 도시-모더니티의 문제로 규정했다. 이후 <구인회> 모더니즘에 대한 연구들은 추후 ‘산책자’라는 모티프를 토대로 도시-모더니티에 대한 비판과 부정이라는 ‘미적 모더니티’에 대한 연구로 확장되었다. 이 연구들은 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을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대립이라는 관점으로 파악하지 않고,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이 모두 ‘(합리적) 모더니티에 대응하는 ’미적 모더니티‘의 기획이라는 연구사적 흐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근대성의 부정과 비판으로서의 ‘미적 모더니티’ 기획이라는 관점은 30년대 모더니즘에 대한 개별적인 작가들의 미학적 세계관과 예술적 사유의 문제를 사회학적인 ‘근대성 비판’의 차원으로 단순화시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즉 <구인회>로 대변되는 30년대 모더니즘의 미학적 성과물들을 단지 근대성 비판이라는 차원에서만 해석한다면, 이는 당대의 문학적 고투와 예술적 사유들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문제를 지니게 된다. 따라서 중요한 핵심은 <구인회>로 대변되는 30년대 모더니즘들의 다양한 양상들이 무엇을 목표로 했고, 어떠한 예술적인 미학을 추구해가려 했는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의미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있다. 김기림과 이상 그리고 박태원, 혹은 외부적으로 그들과 유사한 문학관을 견지했던 최재서나 안회남 등의 언급들을 통해서 볼 때, <구인회>의 미학적 예술의 근본적 지향점은 카프제압의 차원이 아닌, ‘현대적’인 지성과 기교에 기반한 예술성에 있다. 단순히 생각되기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구인회> 모더니즘이 지향했던 ‘기교’는 문학적인 테크닉의 차원으로 한정되기 어려운 개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30년대 모더니즘에 대해 내려졌던 ‘피상적인 이해’나 혹은 조선의 현실을 외면한 순수기교주의 추구라는 평가는 다소 손쉬운 평가일 수 있다. 실제로도 김기림이 언급했던 ‘꿈의 리얼리티’란 용어는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에서 온 것이지만, 김기림이 이를 언급한 이유는 최재서와 유사하게 20년대의 낭만적인 감수성을 극복하고 현대적인 예술과 문학을 지향하자는 일종의 ‘소명의식’에 기반해 있었기 때문이다. 정지용을 ‘최초의 모더니스트’로 그리고 이상을 ‘최후의 모더니스트’로 평가하고, 또한 ‘영구한 모더니즘이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던 김기림의 ‘전체시론’에 대한 지향(「모더니즘의 역사적 위치」)은 ‘객관’과 ‘지성’에 기반하여 어떻게 새로운 조선문학을 건설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의 발로로 평가되어야 하는 셈이다. 이러한 모더니즘의 당대적 면모와 그 지향성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인식했을 때 기존의 연구의 논의와는 다른 새로운 30년대 모더니즘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구인회> 예술의 문제의식과 지향성을 세부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효과
본 연구는 <구인회>와 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의 세부적인 양상과 그 구체적인 면모를 전반적으로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김기림과 이상, 정지용 등에 대한 세부적 평가와 더불어 30년대 모더니즘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본 연구에 ...
본 연구는 <구인회>와 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의 세부적인 양상과 그 구체적인 면모를 전반적으로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김기림과 이상, 정지용 등에 대한 세부적 평가와 더불어 30년대 모더니즘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우선적으로 주목하는 지점은 <구인회> 모더니즘이 지니고 있는 ‘당대성’의 문제이다. 독일과 파리에서 보들레르를 통해 도시-모더니티의 양가성을 검토했던 벤야민의 이론적 논의들은 『시와 소설』을 통해 ‘경성’의 모더니티를 토대로 작품활동을 펼쳤던 <구인회>의 미학적 측면과 동시대적으로 유사한 맥락을 지닌다. 이는 기존연구에서도 ‘산책자’라는 키워드를 통해 꾸준히 논의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기존의 산책자에 대한 논의는 <구인회> 텍스트에 등장하는 도시-모더니티의 문제를 조선의 현실에 대해 ‘피상적’인 접근이나 혹은 생산관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일종의 엘리트주의적 순문학주의로 평가해왔다는 점이 문제적이다. 또는 산책자 모티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유의미하게 검토했던 논의들 역시 ‘산책자’를 단순히 도시를 배회하고 유랑하면서 근대성/모더니티를 비판했다는 측면에서만 그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본 연구는 기존의 산책자논의에서 더 나아가 벤야민 이론의 핵심으로서의 알레고리의 문제를 검토하고 이를 <구인회>의 미학과 비교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벤야민 도시-모더니티 이론의 핵심은 벤야민과 보들레르, 그리고 예술가적 산책자의 시선 속에서 ‘도시’란 일종의 ‘도시-텍스트’의 알레고리적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 있다. 이는 폐허적이고 무의미한 도시의 반영이자 동시에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꿈’의 공간(잠재적 가능성의 시간)이라는 양가적 성격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적이다. 본 연구의 방법론은 <구인회>로 대변되는 1930년대 모더니즘에 대한 평가의 기준이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것이다. 즉 김기림의 ‘피상적’ 모더니즘과 이상 텍스트의 난해성, 그리고 「유선애상」논쟁으로 대변되는 정지용 시의 추상성의 문제는 기실 당대 <구인회> 모더니즘의 기반이 된 ‘초현실주의’나 보들레르적 경향의 문제를 정확하게 검토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 연구의 이상 논문에서 검토했던 벤야민의 알레고리와 예술가적 산책자에 대한 논의는 ‘모더니티’로 표상되는 현대성을 어떻게 붕괴시키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미학적인 ‘꿈의 시공간’을 추구했는가를 문제시했다. 파시즘의 광풍이 몰아쳤던 30년대 독일과 파리에서 모더니티의 영원함과 그 붕괴를 사유했던 벤야민과 『시와 소설』의 작품들을 통해 모더니티의 공간으로서의 ‘경성’을 사유했던 <구인회>는 서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영향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독일의 나치즘과 일본의 제국주의라는 파시즘이라는 동시적인 세계상에 직면했던 ‘예술가’들로서, 이들의 공통적인 미학적 지향성과 예술적인 지향성은 단지 문단내부적인 상황이나 또는 지리적 위계나 위상의 문제로서 구별되기만은 어렵다. 이러한 예술가적 모티프는 이상에게 있어서의 질주하는 ‘무서운 아이’의 변용적 모티프, 그리고 김기림에게 있어서의 ‘달’의 세계를 향하는 ‘바다와 나비’ 모티프 그리고 정지용에게서의 죽음을 통해 현실을 초월하는 ‘나비’의 이미지들로서 나타난다. 이는 <구인회> 문학의 지향점을 대변하는 가장 중심적인 이미지들이다. 위 이미지들을 토대로 한 <구인회>의 지향점에 대한 논의는 30년대 모더니즘을 근대성 비판의 측면만이 아닌 ‘잠재적 가능성’의 추구라는 미학적이고 예술적인 세계관의 문제로 새롭게 검토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요약
벤야민에게 있어서의 ‘모더니티’ 그리고 이상을 비롯한 <구인회>에게 있어서의 모더니즘의 문제를 다룰 때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도시성’의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하는 점은 그들의 ‘모더니티’가 원수입처인 서구나 일본에 비해 못 ...
벤야민에게 있어서의 ‘모더니티’ 그리고 이상을 비롯한 <구인회>에게 있어서의 모더니즘의 문제를 다룰 때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도시성’의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하는 점은 그들의 ‘모더니티’가 원수입처인 서구나 일본에 비해 못미칠 수 밖에 없다는 일종의 선입견일 것이다. 그러나 미적 모더니티에 대한 M. 칼리니쿠스는 ‘외부’이기 때문에 열등하다는 것이 아니라, ‘외부’이기 때문에 새로운 인식과 이해가 가능했다는 점을 제시한바 있다. 이를 통해 본다면, <구인회> 모더니즘의 ‘모더니티’에 대한 문제는 외부로부터 유입되었기 때문에 서구 모더니즘이나 일본 모더니즘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기만은 어렵다. 이는 오히려 모더니즘이라는 호명 아래 잠재되어 있던 세계적인 동시대성(초현실주의)을 토대로 이들이 새로운 ‘조선문학’을 건설하고자 했던 의욕적인 예술활동이었음이 중요한 것이다. 이는 특히 카프의 대타항으로서의 평가나 근대성 비판이라는 미적 모더니티에 대한 이해를 벗어나 <구인회> 예술의 독자적 성격과 미학적 양상을 세부적으로 규명하는 것으로서 가능할 것이다. 흔히 근대성 비판이라는 차원으로서 종합되어왔던 미적 모더니티에 대한 이해는 보들레르부터 유래한 ‘현대적 예술’의 차원으로서 파악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앙투안 콩파뇽은 『모더니티의 다섯 개 역설』에서 미적 모더니티에 대한 이해가 과거예술양식에 대한 진보와 발전이 아닌 ‘영원성’에 대한 지향이 핵심적임을 지적한 바 있다. 30년대 모더니즘의 ‘동시대성’의 문제와 미적 모더니티의 본질적 양상의 맥락은 보들레르를 경유하는 벤야민과 구인회의 미학적이고 예술적인 지향성을 상호 비교하고 구체화시키는 방법을 통해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모더니티’의 문제를 둘러싼 이 두 미학의 흐름들은 세계를 ‘파국적’이고 ‘무의미한 것’(멜랑콜리)의 시선으로 파악하고 이를 넘어설 ‘메시아’적인 잠재적 가능성의 시간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우선적으로 최근 변역이 진행되고 있는 발터 벤야민에 대한 이론적 논의들을 토대로 ‘초현실주의’를 둘러싼 당대적 맥락에 대한 검토와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벤야민 자신 역시 ‘초현실주의’에 대한 에세이를 남기고 있으며, 또한 당시 일본의 ‘모더니즘’ 작가들을 ‘초현실주의’를 ‘아방가르드’라는 명칭으로 받아들인 바 있다. 또한 중국의 모더니즘을 다루었던 리어우판의 『상하이 모더니즘』을 참고해 본다면, 동아시아 각국의 모더니즘 문학의 유행은 단순히 문단사적 내부나 문단권력의 획득의 차원이 아닌, 세계적인 동시대성에 기반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동아시아 모더니즘 문학의 세계성의 문제는 단순히 ‘경성 모더니즘’이라는 지엽적 특성이 아닌 ‘동시대성’의 차원을 새롭게 논의해야 함을 의미한다. 실제로도 김기림이나 박태원 등의 회고에 따르면 <구인회> 문학에 있어서의 ‘불란서적 경향’ 혹은 ‘초현실주의적 경향’ 등의 구체적인 면모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김기림의 회고에 따르면 이상은 ‘살바도리 달리(단리)’에 정신적 혈연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된 바 있다. 또한 김기림 역시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를 직접적으로 원용해서 자신의 이론적 논의를 보여준 바 있다. 이러한 면모는 단순한 영향관계의 수용과 반영이 아닌, <구인회> 문학인들의 동시대적인 인식과 현대적이고 세계적인 예술에 대한 지향성으로 풀이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위에서 제시한 연구적 방법론을 토대로 서구의 아방가르드 혹은 모더니즘 문학과 동시대적이었던 <구인회> 문학의 동시대성과 예술성의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이때 핵심적인 것은 이상과 <구인회>의 예술적이고 미학적인 주체들이 도시와 세계를 ‘무의미한 것’으로서 비판했다는 것 이상의 문제이다, 이는 <구인회> 모더니즘의 예술적 면모를 구체화시키고 이들의 미학이 지닌 잠재성의 요소로서 구체화시키는 것으로서 가능할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본 연구는 기존의 문학사에서 이른바 ‘순수한 모더니즘’이라 호명되어 왔던 <구인회> 모더니즘의 동시대적 예술성과 미학적 정치성의 문제를 논의했다. 이른바 ‘순수한 모더니즘’ 혹은 현실과 무관한 예술적 자율성으로 평가된 <구인회>의 문학은 김기림, 이상, 정지용 ...
본 연구는 기존의 문학사에서 이른바 ‘순수한 모더니즘’이라 호명되어 왔던 <구인회> 모더니즘의 동시대적 예술성과 미학적 정치성의 문제를 논의했다. 이른바 ‘순수한 모더니즘’ 혹은 현실과 무관한 예술적 자율성으로 평가된 <구인회>의 문학은 김기림, 이상, 정지용, 박태원 등 당대 구성원들의 회고를 통해 새롭게 재론될 필요가 있다. 회고를 통해 본다면, <구인회>의 미학적 바탕에는 ‘초현실주의’에 대한 인식이 공통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초현실주의 자체의 수용여부가 아니라, 그들이 새로운 지성적이고 현대적인 조선문학의 기치를 추구했다는 점에 있다. 「날개」에 대해 최재서가 파악하지 못했던 이상의 ‘예술성’에 대한 발언이 바로 이와 관련된 것이다. 이상은 ‘이미그란트(immigrant)’와 ‘데포르마시옹(déformation)라는 용어를 통해 <구인회>의 미학적 방향성을 암시적으로 드러내었던 것이다. 흔히 <구인회>는 순수한 ‘기교’ 또는 특별한 목적성을 갖지 않는 비정치적 예술단체로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본고에서 살핀 바와 같이 『시와소설』에서 텍스트들은 모더니티의 세계로부터 이탈하는 예술가의 미학적 자기인식과 현실을 파국으로 인정하는 정치적 맥락을 가진다. 『시와 소설』에 수록된 「방란장주인 - 성군 중 하나」(박태원), 「유선애상」(정지용), 「제야」(김기림), 「가외가전」(이상)에서 드러나듯, 이들은 현실에 안정적으로 안주하지 않는 멜랑콜리적 인식을 통해 ‘자본’과 ‘전쟁(2차 세계대전)’으로 나타나는 ‘파국적 모더니티’에 대한 미학적 사유를 공유하고 있었다. 미학적이며 동시에 정치적일 이들의 텍스트들의 ‘공통적’ 인식은 합리적 모더니티에 안주하지 않는 ‘이미그란트’적 태도와 세계를 데포르마시옹(변용)하고 자신들의 알레고리적 이미지로 재구축하는 예술가의 자기 정체성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이는 <구인회>가 지향했던 예술가적 정체성의 문제가 모더니티의 세계와 대결하고 넘어서고자 하는 인식에 기반해 있음을 보여준다. 요컨대 <구인회> 구성원들의 공유점은 미학적일때 비로소 정치적일 수 있는 예술가의 근본적 인식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다.
영문
This paper addresses the contemporary artistry, as well as the aesthetical and political nature of Guinhoe(구인회)‘s modernism which has been labeled as 'pure modernism' throughout the history of literature. Guinhoe's literature, often viewed as 'pur ...
This paper addresses the contemporary artistry, as well as the aesthetical and political nature of Guinhoe(구인회)‘s modernism which has been labeled as 'pure modernism' throughout the history of literature. Guinhoe's literature, often viewed as 'pure modernism' or artistry free from realistic boundaries, needs to be reexamined through the retrospection of then-members Kim Gi-rim, Yi Sang, Jeong Ji-yong and Park Tae-won among others. Through such review of their works, it is clear that surrealism is prevalent in the aesthetic basis of Guinhoe. However, what is more significant than their acceptance of surrealism is that they pursued new heights of intellectualness along with modern values of Chosun literature. This is evident in Choi Jae-seo's analysis of "Nalgae" in which he failed to fathom Yi Sang's interpretation of artistry. Yi Sang implicitly demonstrated Guinhoe's aesthetic direction through the usage of words 'immigrant' and 'déformation.' Guinhoe has often been recognized for its genuine technique, or as a non-political organization without a special cause. However, as exhibited in this paper, the contents of 『Shiwa Soseol(Poetry and Novel)』 portray the artists' aesthetic tendency to break away from the real world while acknowledging the catastrophic reality all at the same time. As evident in 「Bangranjang Jooin - Seonggun jung Hana」(Park Tae-won), 「Yooseonaesang」(Jeong Ji-yong), 'Jeya' (Kim Ki-rim)「Gaouegajeon」 (Yi Sang) in 『Shiwa Soseol』, these writers commonly share the aesthetic reasoning in regards to 'catastrophic modernity' stemmed from their melancholic view of the world which are then portrayed as 'capital' and 'war(World War II) in their works. Their aesthetic and political works commonly share the stance of an 'immigrant' who is not content with rational modernity. The works are also closely related to an artist's self-awareness which 'deforms' the real world into a unique allegorical image. This demonstrates that Guinhoe's artistic goal is based on their effort to clash with the world of modernity and go beyond its borders. In conclusion, Guinhoe's works commonly share an artist's fundamental viewpoint which allows the coexistence of aesthetic essence alongside their political nature.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본 연구는 19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의 동시대성과 예술성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과 고찰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을 기존의 문학사적 정론대로 리얼리즘과의 대립이라는 관점으로 평가하거나 혹은 리얼리즘과 다른 방향에서 미적 모더니티의 추구로 평 ...
본 연구는 19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의 동시대성과 예술성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과 고찰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을 기존의 문학사적 정론대로 리얼리즘과의 대립이라는 관점으로 평가하거나 혹은 리얼리즘과 다른 방향에서 미적 모더니티의 추구로 평가하는 관점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대립 혹은 합리적 모더니티에 반발하는 미적 모더니티라는 기존의 연구와 평가들은 그 세부적인 논의의 다양함과 방대한 연구성과들과 별개로 <구인회>를 위시한 모더니즘 문학을 리얼리즘의 대타항(혹은 동일항)으로 상정하게 되는 한계점을 내재한다. 이는 ‘문학사’라는 에피스테메로 환원될 수 없는 개별적이고 창조적인 예술가들의 자의식과 의욕들을 의도치 않게 배제시켜버리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 30년대 모더니즘을 새롭게 평가하는 연구적 관점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문학사에 부여된 일반적인 평가처럼 <구인회>를 “다독다작을 목적”으로 하고 합평회를 개최한 단순한 친목단체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문학의 신기축’과 일종의 ‘예술운동’을 일으키려 했던 집단으로 파악하려는 것이 본 연구의 중요한 논점이다. ‘근대성 비판’이라는 목적론적 관점에 의한 오늘날의 평가와 다르게, 당대 <구인회>의 구성원들은 모두 ‘언어’에 대한 철저한 인식을 토대로 자신들의 독창적이고 미학적인 예술을 추구해나갔던 집단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이태준이 <구인회>의 기본적인 공통적 지향점은 ‘예술가적 기분감정과 예술적 창작욕의 충동’이라고 지적했을 때, 이는 단지 친목적인 성격이 아닌 <구인회> 모더니즘 문학이 지니는 공통적인 미학적 지향성을 밝힌 것으로 파악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파시즘의 광풍이 몰아쳤던 30년대 서구 유럽의 독일과 파리에서 모더니티의 영원함과 그 붕괴를 사유했던 벤야민과 『시와 소설』의 작품들을 통해 모더니티의 공간으로서의 ‘경성’을 사유했던 <구인회>는 사실상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영향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독일의 나치즘과 일본의 제국주의라는 파시즘이라는 동시적인 세계상에 직면했던 ‘예술가’들로서, 이들의 공통적인 미학적 지향성과 예술적인 지향성은 단지 문단내부적인 상황이나 또는 지리적 위계나 위상의 문제로서 구별되기만은 어렵다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동시대성’의 문제와 미적 모더니티의 본질적 양상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보들레르’를 경유하는 벤야민과 구인회의 미학적이고 예술적인 지향성을 상호 비교하고 구체화시키는 논의를 통해 가능하다. ‘모더니티’의 문제를 둘러싼 이 두 예술적 흐름들은 세계를 ‘파국적’이고 ‘무의미한 것’(멜랑콜리)의 시선으로 파악하고 이를 넘어설 수 있는 ‘메시아’적인 잠재적 가능성의 시간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토대로 <구인회>의 미학적 가능성과 잠재적 성격을 의미화할 때, 기존의 카프 리얼리즘의 대립이나 순수한 미학적 기교주의라는 기존의 평가를 넘어서서 30년대 모더니즘과 <구인회>의 예술적 특징들이 새롭게 평가되고 의미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상이 <구인회>의 동인지 『시와 소설』에 실었던 “어느 시대에도 그 현대인은 절망한다.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 때문에 또 절망한다”는 말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당대의 현실을 절대적으로 경멸할 수밖에 없는 절망적 세계 속에서, 그것을 무너트릴 수 있는 혹은 그렇게 해야만 할 ‘기술’의 차원이라는 것은 이상의 언급처럼 “일맥의 혈로”를 통해서만이 도달할 수 있는 그들의 ‘문학’적 임무라 할 것이다. 그것은 벤야민이 『괴테와 친화력』의 마지막에서 언급했던, “오직 희망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만 희망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의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정신적 사유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것과 유사한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이상이 「단상 4」에서 언급했던, “인류는 이미 천국을 탐하지 않는다. 단지 - 봄은 올 것인가. / 이러한 중에도 동사는 폭풍처럼 계속되었다”는 구절과 「역사철학테제」에서 진보로 일컬어진 ‘천국’에서 불어오고 있는 폭풍 속에서 죽은 자를 되살리려 애쓰는 ‘천사의 시선’ 사이에는 근원적인 사유의 친연성이 가로놓여 있다. 공간과 시간의 차이를 넘어서서, 두 텍스트 사이에 동시적으로 호명되는 ‘폭풍’과 ‘천국’의 이미지는 폐허로서의 근대성과 영원히 반복되는 모더니티의 세계를 알레고리적 이미지로 현전시킨다. 본 연구는 이들의 텍스트에 녹아있는 파국의 이미지를 극한적으로 추구하고 또한 동시에 역설적으로 그것을 구원하고자 하는 예술적이고 미학적인 인식을 읽어내고 이를 의미화한 것이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본 연구는 <구인회> 구성원들의 회고를 통해 당대 조선의 문학장에서 제대로 이해받지 못했던 <구인회> 문학의 동시대성과 미학적 정치성의 문제를 다루었다. 김기림과 박태원, 이상의 회고에서 두드러지는 것이지만, 이들은 ‘초현실주의’라는 미학적 기반을 토대로 지성 ...
본 연구는 <구인회> 구성원들의 회고를 통해 당대 조선의 문학장에서 제대로 이해받지 못했던 <구인회> 문학의 동시대성과 미학적 정치성의 문제를 다루었다. 김기림과 박태원, 이상의 회고에서 두드러지는 것이지만, 이들은 ‘초현실주의’라는 미학적 기반을 토대로 지성적이고 현대적인 ‘새로운 조선문학의 건설’이라는 기치를 공유해왔다. 그것은 그들 스스로의 말처럼 ‘순연한 예술운동’이자 ‘조선문학의 신기축’을 건설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판단된다. 『시와 소설』에 실린 박태원의 「방란장 주인 - 성군중의 하나」와 정지용의 「유선애상」 그리고 김기림의 「제야」와 이상의 「가외가전」은 모두 ‘거리’, 즉 모더니티의 현실로부터 이탈하고 예술가로서의 독자적인 가치를 긍정하는 태도를 취한다. <구인회> 문학과 <시와 소설>을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한 본 연구의 논점은 차후 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연구사적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 당대의 현실을 미학적으로 부정하는 자기 인식은 단순히 현실 유리적인 것도 아니며, 세계와 단절되어 있는 순수한 문학주의인 것도 아니다. 보들레르와 니체를 경유했던 벤야민의 미학적 관점처럼, <구인회>로 대변되는 당시 조선의 30년대 모더니즘 문학가들은 문학과 예술의 관점에서 현실을 부정하고, 이를 극복하려 노력했다. 보들레르가 언급한 ‘시인의 격검술’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예술가적 자기 인식을 통해 현실과 대결했으며, 치열하게 맞서 싸워나간 것이다. 이러한 30년대 모더니즘의 모습은 동시기적으로 어떻게 다른 서구 유럽과 일본, 중국 등의 동시대 사조들과 유사하게 2차 세계대전의 전운과 파시즘의 발호에 맞섰는가를 보여준다. 30년대 모더니즘의 동시대성과 예술성의 문제를 해명하는 것은 어떠한 측면에서는 문학과 예술의 존재론적 가치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의 층위와 맞닿아 있다. 요컨대 미학적이며 동시에 정치적인 것, 혹은 미학적이어야 만이 정치적일 수 있는, 현대적이고 지성적인 새로운 조선문학의 추구가 바로 <구인회> 모더니즘의 핵심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이 30년대 한국 모더니즘이 가진 동시대성과 예술적 지향성으로 파악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문학’이란 모더니티와 파국에 대한 ‘데포르마시옹’과 더불어 그것을 극복하려는 ‘이미그란트’(이방인)인 예술가적 태도에서 유래해 있다는 점은 자명해 보인다. 차후 본 연구자는 2016년 우수논문 지원사업의 결과물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30년대 모더니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것이다. 『시와 소설』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의미화한 본 연구의 성과는 이후 박태원과 정지용, 김기림과 이상 등의 ‘난해’한 텍스트 분석의 한 참고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본 연구의 관점은 기존의 문학사에서 제시되어온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대립 그리고 합리적 모더니티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미적 모더니티의 개념과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추후 30년대 모더니즘이 가진 지성과 예술의 맥락이 본 연구의 관점 하에서 확대된다면, 기존 김기림 연구의 논점인 ‘텍스트의 피상성’과 이상과 정지용 연구의 논점인 ‘난해성’의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본 연구의 관점만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30년대 모더니즘 연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연구사적 맥락과는 다른 관점의 논의들이 더욱 필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