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크게 세 방향에서 진행되었다. 첫째, 『관자』 및 『관자』 이전 음양설과 오행설 각각의 전개, 둘째, 『관자』에서 초기 형태의 음양오행설을 보여 준다고 평가받는 「주합」, 「칠신칠주」, 「금장」, 「규탁」편 분석, 셋째, 본 연구의 중심 주제인 『관자』에서 성숙한 단 ...
본 연구는 크게 세 방향에서 진행되었다. 첫째, 『관자』 및 『관자』 이전 음양설과 오행설 각각의 전개, 둘째, 『관자』에서 초기 형태의 음양오행설을 보여 준다고 평가받는 「주합」, 「칠신칠주」, 「금장」, 「규탁」편 분석, 셋째, 본 연구의 중심 주제인 『관자』에서 성숙한 단계의 음양오행설을 보여 준다고 평가받는 「유관」, 「사시」, 「오행」, 「경중기」편 분석이다.
1. 『관자』 및 『관자』 이전 음양설과 오행설 각각의 전개
음양은 ‘어둠과 밝음’ 혹은 ‘추위와 더위’라는 물리적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다가 기의 범주로 들어오게 된다. 기의 범주 중 일부에 속해 있다가 사계절 더 나아가 지진이나 기상 현상 같은 여러 자연 현상의 원인이 되는 두 개의 대표적 기로 자리잡게 된다. 『관자』에 이르러서는 자연계의 물리적 현상을 관장하는 원리가 군주가 지켜야 할 원칙과 유비되면서 음양설이 군주가 매달 행해야 하는 명령을 가리키는 시령(時令)에 관한 논의와 결합하는 초기 모습을 띠게 된다.
오행설은 오행을 포함해 맛, 소리, 방위 등 여러 부류에서 다섯 요소를 구성하는 데에서 시작하여 추연에 이르러 오행 상승이나 상생의 관계성까지 논하는 것으로 나아갔다. 오행설은 독자적으로 발전되어 오다가 『관자』 시기 시령 서술에 포함되면서 음양설과 결합하게 된다. 오행설과 음양설이 『관자』에서 결합한다면, 사계절, 기상 현상, 지진 같이 자연계의 변화를 설명하는 음양설이 『관자』 시기만 해도 정적인 틀로서 주로 인식되었을 오행 개념을 포섭하며 오행 역시 변화의 관점에서 해석되는 단초가 마련됐다는 가설을 세워 볼 수 있다.
2. 「주합」, 「칠신칠주」, 「금장」, 「규탁」편 분석
「주합」, 「칠신칠주」, 「금장」, 「규탁」은 음양오행설의 초기 단계 모습을 보여 준다. 「주합」과 「칠신칠주」는 비록 ‘오음’, ‘오미’ 같은 용어가 나오기는 하지만 ‘오’에 ‘여럿’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만큼 오행설의 영향이 매우 작다. 또한 초보적 수준에서 시령이 서술되고는 있으나 이를 음양설에 근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음양설이 영향력을 확장하는 가운데 나중에 시령과 결합하였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 있다. 「금장」에서는 각 계절의 시령별로 오행설의 영향을 받은 서술이 등장한지만 구체적으로 다섯 요소가 무엇이냐는 서술하지 않고 ‘오’가 들어가는 용어가 등장할 뿐이다. 「규탁」에서는 서로 다른 부류 사이에 다섯 구성을 병렬한다는 점에서 「주합」, 「칠신칠주」, 「금장」보다 오행설의 영향이 크다.
3. 「유관」, 「사시」, 「오행」, 「경중기」편 분석
성숙한 단계의 음양오행설을 싣고 있다고 평가받는 「유관」, 「사시」, 「오행」, 「경중기」는 각 편에서 시령이 차지하는 분량이 상당히 많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네 편과 차별성을 지닌다. 분량이 많아진 만큼 그 내용도 구체적이어서 「규탁」에 제시된 것보다 대체로 더 많은 부류에 대해 다섯 요소를 배열한다. 하지만 「경중기」는 오분 배열이 아니고 사분 배열인 데다가 여름에 노란색이 배열되고, 오행 상생 순서를 따르는 「오행」과 달리 「유관」은 방위를 기준으로 오행을 배열한다는 점에서 아직 『여씨춘추』에서 제시되는 체계만큼 짜임새가 확립되지는 않았다.
활용방안
『관자』에서 음양오행설이 성립되어간 과정이란 곧 시령이 체계를 갖춰 가는 과정이다. 『관자』에서 아직 정연한 체계를 이루지 못했지만 전국 말기 문헌인 『여씨춘추』에 이르러서는 훨씬 정연해진다. 그리고 유사한 내용이 『회남자(淮南子)』 「시칙훈(時則訓)」과 『예기(禮記)』 「월령(月令)」에도 등장한다. 『관자』는 『여씨춘추』보다 앞선 시기의 논의로 이를 이후 문헌에 실린 내용과 비교한다면 『관자』의 시도가 어떻게 합일점을 찾아갔는지 추적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관자』에서 음양설과 오행설의 결합이 갖는 의의를 밝히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맹자와 순자의 사상을 포함한 선진 시대 사상은 직하학의 영향을 받았다. 즉, 직하학은 선진 사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직하학에서 이루어진 학술 논의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관자』는 다른 선진 문헌에 비해 연구가 소략하다. 본 연구는 『관자』에 대한 논의를 더함으로써 선진 사상에 접근하는 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리라 기대한다. 선진 사상에 대한 확장된 관점은 이에 관한 교육에도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