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응답자들은 현재 우리사회의 사회적 유동성이 낮다고 지각한 응답자일수록 현재 삶에서의 낮은 행복감을 나타냈다. 둘째, 사회적 유동성에 대한 지각은 두 가지 유형의 사회적 불안(교육불안, 저축불안)을 매개로 소비자행복에 ...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응답자들은 현재 우리사회의 사회적 유동성이 낮다고 지각한 응답자일수록 현재 삶에서의 낮은 행복감을 나타냈다. 둘째, 사회적 유동성에 대한 지각은 두 가지 유형의 사회적 불안(교육불안, 저축불안)을 매개로 소비자행복에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현재 우리 사회에서 계층이동의 희망이 낮다고 생각할수록 교육불안, 저축불안의 수준이 높으며, 이것은 다시 삶의 행복감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분석결과와 종합하여 보면, 교육 불안이 높은 응답자일수록 교육비지출이 많았으며, 이는 불안감에 기반한 지출일 뿐 현재의 소비자행복에는 기여하지 못하였다. 반면, 저축을 하지 못하는 경우 소액이라도 저축을 하는 응답자보다 높은 수준의 불안을 보고하였고, 저축의 여부 및 수준은 현재의 소비자행복에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교육에는 불안하기 때문에 지출하지만, 저축의 경우에는 지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해지는 경험을 하는 셈이다. 셋째, 교육불안, 저축불안을 매개로 한 사회적 유동성-소비자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자아복합성이 조절효과를 지닌다. 자아복합성이 높은 소비자일수록 부정적인 사회특성이 불안감, 소비자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완충하는 기제를 갖춘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교육불안을 매개로 할 때만 자아복합성이 조절된 매개효과를 지니는 것이 확인되었다. 더불어 자아복합성은 불안이 소비자행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또한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학령기 자녀를 둔 소비자들은 자신의 세대에서는 사회적 유동성이 매우 낮지만, 자녀 세대에는 사회적 유동성을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의 사회적 불안에 대한 소망적 대처행동(최인철 2005)으로서 교육비지출행위를 파악할 수 있다. 다섯째, 응답자들의 가계소득과 학력수준은 교육불안을 예측하지 못하였다. 즉 자신의 사회경제학적 지위가 높고 낮음보다는 우리사회가 얼마나 공정하고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인지와 관련한 주관적 인식이 교육불안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비추어 볼 때, 본 연구는 몇 가지 시사점을 지닌다. 첫째, 본 연구는 최근 ‘에듀푸어’라고 하는 심각한 사회적 현상과 소비자학 분야 이론 간의 간극을 연결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특히 교육비지출이 저축의 감소 등 소비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둔 선행연구에서 한걸음 나아가, 이들이 소비자의 심리적 변인에 미치는 영향들을 포착하였다는 점에서 소비자행동 분야 연구에 기여점을 지닌다. 소비자 차원에서 살펴보면, 소비자는 교육비 지출이 현실의 불안감을 피하기 위한 소비선택일 뿐 행복에 기여하지 못하는 점을 파악하고, 사회적 불안에 대해 건전한 범위 내에서만 수용하며 소비에 대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반면 본 연구에서도 재확인된 바와 같이, 저축이 소비자 행복에 대해 지니는 영향을 상기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소액이라도 저축하는 응답자의 불안수준이 유의한 수준으로 낮은 것은 이를 뒷받침 한다. 둘째, ‘사회적 유동성’이라는 사회적 특성에 대한 지각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이론적∙정책적 시사점을 지닌다. 정책차원에서 실제로 사회의 여러 가지 공정성과 기회를 담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제고하는 일이 소비자행복에 미치는 영향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비영리조직을 비롯한 기업들이 소비자를 이해함에 있어서 단순히 개인 차원의 맥락을 벗어나, 본 연구가 제시한 사회특성에 대한 인식이 소비자의 내적 과정과 소비와 관련한 삶의 행복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소비자정서와 행동에 사회적 차원의 불안도 영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하였다. 개인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의 보편적 불안 또한 소비자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실무적으로도 활용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대통령 탄핵 등 커다란 국가적 불안요인이 자리하고 있을 때 소비자들이 이에 대한 대응기제로서의 소비행동을 보일 수 있음을 간과서는 안될 것이다. 넷째, 자아복합성이 소비자 행복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탐색하였다는 점이다. 예컨대 소비자는 적극적으로 다양한 단체나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또는 다양한 자신의 면면을 개발함으로써 사회현실-소비자행복 간의 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절해 나갈 수 있다. 본 연구는 개인차의 차원에서 이를 조명하였지만,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도 사회불안을 낮추는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