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현구문은 중국어 문법연구에서 매우 흥미로운 연구주제이다. 이 때문에 1950년대 이후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영향력 있는 새로운 이론이 중국문법학계에 소개될 때마다, 해당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존현구문을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있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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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현구문은 중국어 문법연구에서 매우 흥미로운 연구주제이다. 이 때문에 1950년대 이후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영향력 있는 새로운 이론이 중국문법학계에 소개될 때마다, 해당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존현구문을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있어 왔다.
1990년대 이후, 전 세계 문법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구문문법은 특히 중국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구문문법은 구문이 형식과 의미의 집합이라고 가정하는데, 이에 따르면 구문은 정해진 형식이 있고 구문의 작용에 의해 의미가 확장된다. 형태변화가 없고 어순이 중요한 중국어에 있어 이러한 설명은 매우 매력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많은 문법연구자들은 구문문법을 통해 중국어의 다양한 문법 현상을 설명하려고 시도하였다. 이것은 존현구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데, 존현구문 연구의 성과에 있어 구문문법이 미친 영향은 실로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구문문법을 통한 존현구문 연구에 있어 대다수의 연구가 ‘존현구문의미의 확장’이라는 부분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본고는 존현구문의 연구를 존현구문 자체는 물론, 존현구문과 통사적, 의미적 관련성이 있는 관련구문에까지 확장하여, 존현구문과 관련구문들 간의 관계가 어떠하며, 이들이 어떻게 다르고 유사한지에 대해 연구하고 규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직까지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존현구문의 범위 문제에 대해 해결의 단초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구문상속(inheritance)과 동기화(motivation) 개념을 통해 존현구문과 관련구문들 간의 관계를 설명함으로써, 존현구문과 관련구문들을 유기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각 구문들의 개별적 특성을 인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이들을 통합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는 중국어 존현구문 및 관련구문들을 구문문법적 관점에서 관찰하고 해석함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구문문법적 관점에서 존현구문과 관련구문들을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전통적으로 동일한 구문이라고 간주되었던 이들이 동일한 구문이 아님을 밝힌다.
둘째, 구문상속과 동기화 개념을 통해 존현구문과 관련구문들이 유기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논증한다.
셋째, Goldberg(1995)가 주장한 것처럼 언어가 구문단위로 이루어져 있고, 구문의 생산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중국어 존현구문과 관련구문들을 통해 입증한다.
넷째, 골드버그의 구문문법이 언어 보편적 성격을 가지기는 하지만, 각 언어마다 특수성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고찰한다.
다섯째, 구문문법이 중국어 교육에 효과적임을 밝힘으로써 구문문법을 통한 중국어 교육방안을 제시한다.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존현문과 존현구문은 명백히 다른 개념이다. 존현문은 의미에 기반한 개념이다. 때문에 ‘존재’의 의미가 들어간 문장은 존현문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구문은 형식과 의미의 짝이다. 따라서 상이한 형식이면 다른 구문으로 봐야 한다.
둘째, 존현구문과 관련구문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이들은 형식적으로 다르다. 예(1)의 경우, NL+VP+NP의 형식인데 반해, 예(2)-(5)는 각각 PP+VP+NP, VP+NP, NL+NP, NP+Vi+NP의 형식이다. 구문문법에서의 구문은 동일한 형식이어야 하기 때문에 의미적 관련성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서로 다른 구문이다.
이것은 구문논항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존현구문의 구문논항은 <장소 대상>이다. 이 구문논항은 각 동사의 참여자역과 융합되어서 실제 발화나 문장에서 주어와 목적어로 실현된다. 예를 들어 존현구문의 구문논항과 달리, VP+NP구문의 구문논항은 <대상> 하나뿐이다. 즉, 구문논항의 개수에서 차이가 난다. 그리고 이 구문논항은 각 동사의 참여자역과 융합하여 문장에서 목적어로 실현된다.
셋째, 연구를 통해, 존현구문과 관련구문들 간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Lakoff(1987)와 Goldberg(1995)가 논의한 ‘동기화(motivation)’의 개념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언어에서 규칙성과 일정한 패턴을 추구하며, 이러한 규칙성과 패턴은 우리의 언어 표현이 풍부해질 수 있게 만든다. 우리는 기존에 있던 표현 형식에 기반하여 새로운 표현을 생산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 같은 작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원리가 동기화이다.
Goldberg(1995)는 구문들간의 동기화가 이루어지는 원리를 상속 연결(inheritance links)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Goldberg에 따르면 “구문 A는 구문 B를 B가 A를 상속하는 오직 그 경우에는 동기화한다고 표현할 수 있으며, 상속을 통해 두 개의 구문이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포착할 수 있다”.
이러한 동기화 개념과 구문상속원리를 적용하여 존현구문과 관련구문들 간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파악할 수 있다.
존현구문과 VP+NP 구문은 부분관계연결로 파악할 수 있다. VP+NP 구문은 존현구문의 부분이면서, 독립된 구문의 지위를 가진다.
존현구문과 NL+NP 구문 역시 부분관계연결로 파악할 수 있다. NL+NP 구문은 존현구문의 부분이면서, 독립된 구문의 지위를 가진다.
존현구문과 NP+Vi+NP 구문은 은유적 확장연결 관계를 가진다. NP+Vi+NP 구문은 존현구문과 구별되는 독립된 구문이지만, 은유적으로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