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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유물론 이후: 비판 사회 이론의 재구성
After New Materialism: Reconfiguration of Critical Social Theory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7S1A5A2A01026614
선정년도 2017 년
연구기간 3 년 (2017년 07월 01일 ~ 2020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서동진
연구수행기관 계원예술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존재론적 전환(speculative turn)으로 알려진 새로운 사유의 흐름은 “새로운 유물론(new materialism)”을 제기하며 기존의 사회이론을 비판한다. 새로운 유물론은 기존의 사회이론의 인식론적 전제를 집요하게 추궁하여 왔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주체와 객체, 행위자와 구조, 거시와 미시 등의 구분에 근거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사회를 인격적 주체들로 구성된 것으로 한정하는 관점으로 인해 인격적인 사물, 장치, 관계, 물질적 감각 등을 행위자로서 인정하지 못하는 인간중심주의에 빠졌다는 것이다.
    새로운 유물론은 비록 철학적 사변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비단 철학에 한정되지 않은 채, 사회학, 과학기술연구, 여성학, 문화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학문 분야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연구는 새로운 유물론이 제기한 이론적, 실천적 질문들을 검토하고 나아가 그것이 기존의 사회이론에 미치는 효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나아가 잠재하거나 혹은 주변화되었던 기존 사회이론 내의 유물론적 경향과 최근 대두하고 있는 새로운 유물론의 사변을 대조하며 사회이론에서의 ‘유물론적’ 접근이란 무엇인지 깊이 따져보고자 한다. 이는 ‘인간주의적(humanist) 사회학’을 돌파하자는 새로운 유물론이 기존의 유물론적 접근을 어떻게 외면하거나 후퇴시키는지 묻는 과정을 포함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역사유물론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사회이론과 새로운 유물론에 세례 받은 사회이론과의 이론적 대질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새로운 유물론’으로부터 촉발되고 고무된 사회이론의 추세가 거의 소개되지 않은 지금 그런 이론적 질문들을 적극 영유하는 것은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 연구는 새로운 유물론 이후의 사회이론을 이론적 담론으로서 비평하는 것 못지않게 그 접근을 일종의 지식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다루고자 한다. 즉 새로운 유물론을 이론적 지식과 주장이기에 앞서 일종의 이론적 사변을 통해 발현되는 징후이자 문제설정(problematics)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론을 새로운 이론으로서 승인하고 환영하기에 앞서, 그것이 기존의 사회이론이 직면한 기술적, 경제적, 문화적 변화에 대한 반응이자 그러한 변화에서 비롯된 이론적 곤란들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서 간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본 연구를 추진하는 핵심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이론적 프로그램의 현실적합성은 그것이 현실을 정합적으로 설명한다는 그것의 표상 능력에 달려있다고 간주한다면 이론과 이데올로기 사이의 구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본 연구는 “이론의 이데올로기”라는, 사회이론을 다루는 이들에게는 가시와도 같은 문제를 외면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유물론이 오늘날 한국의 사회이론, 특히 사회학에 제기하는 질문에 대응하고자 한다.
    한편 3차년도에는 새로운 유물론이 탐문하는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시간성과 공간성에 대한 주장들을 경유해 새로운 유물론의 장점과 제약을 검토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경험적인 분석의 수준에서 새로운 유물론과 대결하여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물류(logistics)의 사회학’이라는 쟁점을 통해 세계화된 자본주의에서의 시간적 추상과 가속화되고 균질화된 시간 그리고 공간의 재편성을 살펴보고 시공간의 객관성이 어떻게 자본의 운동과 이를 매개하는 운송, 금융, 회계 등의 제도적 실천과 맞물려 형성되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유물론이 제기하는 이론적 주장의 공과를 점검하게 될 것이다.
  • 기대효과
  • 한국의 사회이론 특히 사회학에서의 ‘이론적’ 모색은 정체되다 못해 거의 수면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전환 이후 사회이론 내에서의 개인주의적 선택의 모델을 참조하며 등장한 신종 이론들은 잠시 유행을 거친 후 논쟁적 토론을 거치지도 못한 채 주변화되었다. 한편 ‘언어적 전환(linguistic turn)’ 혹은 ‘문화적 전환(cultural turn)’ 이후 대두된 이론적 접근 역시 문화사회학이나 젠더사회학이라는 제한된 주제의 영역에서나 통용되는 이론적 접근으로서 치부되면서, 그것이 사회이론에 제기하는 ‘존재론적’ 질문을 축소하거나 외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1980년대 한국사회에서 크게 영향을 주었던 마르크스주의적 사회이론과 그에 의해 촉발된 이른바 비판적 사회이론에 근거한 작업들이, 분할된 주제를 가로지르며 발휘했던 이론적 효과가 빠르게 소멸하면서 이후 비판적 사회이론의 이렇다 할 혁신적인 이론적 시도가 없었다는 데 있을 것이다. 비판적인 사회이론은 ‘이론’의 수준에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그것이 관심을 두는 제재나 대상에 의해 뒷받침되는 것처럼, 노동, 환경, 여성, 민주주의, 소수자 등으로 이어지는 ‘문제’들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어떤 경험적, 실증적인 분석도 암암리에 이론적 관점에 의해 매개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은닉된 혹은 잠재된 이론적 매개를 드러내는 노력은 그다지 강렬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론이 분석의 효용과 타당성을 위해 자의적으로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사회이론 내에서의 이론에 대한 관심의 부재는 적잖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 연구는 이런 사회학 내에서의 이론의 빈곤을 넘어서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학문적 경계를 넘어 새로운 인식론적 질문을 적극 수용하며 나아가 이를 선취해 사회이론을 재구성하고자 한 괄목할 만한 시도들과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려 한다. 이는 심원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격변을 경험한 20세기 후반 이후의 세계에서 “사회적인 것(the social)” 자체의 위상이 의문시되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국가(social state), 혹은 복지국가의 통치 대상은 바로 사회였으며 이러한 사회라는 대상을 고안하고 구성하는데 사회학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일련의 분석과 주장을 참고한다면, 오늘날 사회는 가장 큰 의문에 부쳐진 대상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사회 이후’에 어떤 인간, 사물, 자연 사이의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는가. 그것이 사회 이후의 사회라면 그것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울 수 있는가. 이런 물음들은 매우 추상적이지만 또한 이론에 의해 포착되지 못한 경험적 사실과 체험들을 헤아리는 데 있어 요긴한 출발점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런 문제의식에 출발해 1) 새로운 유물론의 효과에 반응하면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사회이론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새로운 유물론이 사회학을 비롯한 사회이론에 던져진 중요한 이론적 도전임을 감안할 때, 그것이 제기한 쟁점들에 응하는 작업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사회이론이 처한 곤란을 헤아려보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2) 나아가 사회(적인 것)이란 대상과 그를 인식하는 시점과 언어를 둘러싼 문제를 탐색하는 것을 사회철학의 문제로 환원하는 지향을 넘어 각 분야를 넘어서는 사회학의 인식론적 쟁점을 발견하고 정의하고자 한다. 3)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사회학의 ‘이론’의 빈곤을 타개하고 이론적 연구를 촉진하면서 동시에 이론의 정치를 다시금 소환하는데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소망한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1-2차년도에는 다음과 같은 작업을 수행할 것이다.
    1) 새로운 유물론적 접근이 제안하고 전개하는 새로운 사회이론 구성의 시도를 이해하고 비평한다. 2) 그리고 보다 구체적으로 행위자네트워크이론(ANT: Actor-Network Theory), 포스트휴먼(post-human)/비(非)휴먼(non-human) 사회이론, 정동(affect) 이론 등이 제안하는 사회이론의 재구성의 요청들을 비판적으로 탐색할 것이다. 3) 한편 새로운 유물론적 접근의 사회이론들을 기존의 유물론적 사회이론의 ‘유물론적’ 특성과 대조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비평적 연구를 수행할 것이다. 4)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회이론의 유물론적 전환의 요구가 비판적 사회이론에 있어 어떤 의의를 지니며 어떤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 논구한다.
    존재론적 전환(Ontological turn)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철학적, 사회이론적 변화의 흐름을 요약하는 두드러진 상징은 퀭탱 메이야수(Quentin Meillassoux)의 󰡔유한성 이후󰡕에서 언급한 상관주의(correlationalism)라는 주장일 것이다. 이는 기존의 철학적 사유가 주체에 의해 표상되거나 인식된 대상만을 대상으로 간주함으로써 인식을 초과하는 객체, 칸트적 어법을 빌자면 물자체(thing-in-itself)라는 이름으로 금지된 대상을 재고(再考)하도록 촉구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주체의 사유 너머에 존재하는 객체의 실재성을 촉구함으로써 이른바 사회적 현실을 담론, 언어적 실천, 이데올로기, 재현 등으로 환원한다고 여겨진 기존의 사회이론을 비판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결정적인 논거를 마련해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를 어느 철학적 사유의 충격으로 환원하는 것은 과장일 것이다. M. 칼롱, B. 라투르 등, 경제사회학이나 기술인류학 등에서 연원한 이론가들은, 훗날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이란 이름으로 알려질 접근을 통해 사회이론의 유물론적 접근을 제기한 바 있었고, 이는 사회학을 비롯한 인접한 사회과학 분야에 상당한 효과를 미쳤다.

    그러나 이런 접근의 유물론은 여러 쟁점을 포함한다. 유물론적 접근이란 일의적인 것이 아니라 다양히 분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역사유물론적 접근은 주체 대 객체의 이분법이 관념론적인 것이 아니라 특수한 역사적 사회단계에서 필연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관념론적인 것임을 부단히 강조하여 왔다. 주체도 역시 객체라는 주장은 주체와 객체의 구분 혹은 분열은 사회적 현실의 효과이기에 전-유물론적인 오류인 것이 아니라 외려 현실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진정으로 유물론적 사회이론을 모색하려면 이러한 구분의 객관성을 밝혀야 함을 촉구한다. 한편 새로운 유물론의 유명론적(nominalist) 접근이나 생기론적(vitalist) 접근은 사회이론의 유물론의 다양성을 다시금 환기하고, 비판적 실재론(critical realism)과 같은 유물론적 사회이론의 인식론과의 이론적 대화를 요청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이론적 대화는 경험적 실재를 분석하는 것과 떨어질 수 없다. 새로운 유물론을 통한 사회적 분석이 제기하는 시공간 이해의 문제는 사회이론에 있어 관건적 쟁점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는 이를 3차 년도에 다룰 예정이다. 그리고 이 쟁점에 다가서기 위해 물류의 사회학이라 할 수 있는 문제를 다룰 것이다. 물류(logistics)란 수송, 교통, 교역 등을 망라한 문제일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매개되는 전지구적인 경제적 시스템의 사회적 편성을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물류란 시간의 가속, 단축, 협정 등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 행위와 제도, 장치를 수반하는 것이자, 장소의 연결, 측정, 분류 등을 현실화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물류의 사회학은 새로운 유물론이 제기한 쟁점을 검증하고 심화하는데 유용한 계기가 될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존재론적 전환으로 알려진 새로운 사유의 흐름은 “새로운 유물론”을 제기하며 철학적 사변을 넘어 기존 사회이론을 재구성하는 다양한 기획을 추진하고 전개하여 왔다. 본 연구는 새로운 유물론이 제기한 이론적, 실천적 질문들을 검토하고 나아가 그것이 기존의 사회이론에 미치는 효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함은 물론 나아가 비판사회이론의 ‘유물론’ 사고와의 비판적 대질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이는 ‘인간주의적(humanist) 사회학’을 돌파하자는 새로운 유물론이, 기존의 유물론적 접근(특히 역사유물론적 접근)을 어떻게 자의적으로 상대화하거나 무시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게끔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목표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연구자는 박현채가 사회구성체논쟁에서 개입한 이론적 실천이 지역적 국민국가 자본주의의 역사적 특성을 밝히려는 것에 머물지 않고 유물론적 사회과학을 도입하고자 한 시도였음을 밝히고자 했다. 아울러 웹2.0 이후로 대표되는 새로운 정보통신매체의 세계에서 상호주관적 사회관계를 규제하고 매개하는 윤리가 어떻게 오늘날 통신매체와의 관계에서 변환되고 있는지 탐색하고자 하였다. 주관적인 정신이나 태도, 의지로서의 윤리가 아니라 물화된 관계, 객체적 관계로서의 윤리를 생각할 때, 소셜미디어(social media)에서의 사회성이 무엇이며 그에 대한 유물론적 분석이 갖는 윤리-정치적 함의를 반성하고자 하였다. 한편 금융화된 자본주의의 도래는 물신주의의 극단적인 팽창을 초래한다. 연구자는 이런 점에 착안하며 화폐/신용물신주의라는 추상적이면서 비물질적인 힘의 지배를 분석하며 새로운 유물론의 유물론적 충동은 바로 이런 탈물질화된 자본주의의 역사적인 조건을 배경으로 평가되어야 함을 요구한다. 아울러 인류세 이후의 사회이론으로서 새로운 유물론의 적합성이란 요구에 맞서 엥겔스의 자연변증법을 재평가하고 그것이 유물론적 사회이론에 갖는 함의를 재평가한다. 그를 통해 엥겔스에 겨눠진 그간의 비판과 달리 엥겔스의 자연철학적 사고는 종래의 소박한 유물론을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져다주었음을 주장하고 이를 최신의 유물론적 사회이론의 경향을 선구하였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 영문
  • The fresh trend of thoughts known as ‘ontological turn’ has led to a range of new materialism and developed manifold projects to reconstruct the past social theories and analyses beyond philosophical discourses. I try to examine theoretical and practical issues by new materialism and its effect on social sciences. Furthermore, I aim to make a critical confrontation with materialist thinking and method in critical social theories. The new materialism going beyond anthropocentric social theory is enforced to ask whether it neglects or overlooks pre-existing materialist thought, in particular historical materialist social theories.
    To explore critical dialogue with new materialism, I revisit Hyun-Chae Park’s intervention into social formation debates in 1980s-90s and shed light on his efforts not only determining the nature of capitalist social formation in specific nation state but also promoting materialist social science practices. In addition, it attempted to explore how the ethics that regulates and mediates intersubjective social relations in the world of new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media in the Web 2.0 age is being transformed in the relationship with today's communication media. When considering the ethics not as subjective spirit, attitude or a will but as materialized, objectified relations, I explore what is the social in social media and the ethical-political implications of materialistic analysis of it.
    Meanwhile, the advent of financialized capitalism brings about an overwhelming expansion of money fetishism. The researcher pay attention to this and analyze the domination of the abstract and immaterial force of money/credit fetishism, and demands that the materialistic impulse of the new materialism should be deliberated against the historical constellations of this dematerialized capitalism.
    Furthermore, against prevalent suggestions that new materialism could be proper social theory in the Anthropocene age, I revisit the Engels’ ‘natural dialectic’ and assert its insurmountable significance for materialistic social theory. Through him, unlike common criticisms that had been aimed at Engels, Engels’ thinking of ‘philosophy of nature’ brought the possibility to break through the conventional naive materialism, and tried to reveal that it anticipated the major points of the latest materialistic social theory.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존재론적 전환(speculative turn)으로 알려진 새로운 사유의 흐름은 “새로운 유물론(new materialism)”을 제기하며 철학적 사변을 넘어 기존 사회이론을 재구성하는 다양한 기획을 추진하고 전개하여 왔다. 새로운 유물론은 비록 철학적 사변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철학에 한정되지 않은 채, 사회학, 과학기술연구, 여성학, 문화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학문 분야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연구는 새로운 유물론이 제기한 이론적, 실천적 질문들을 검토하고 나아가 그것이 기존의 사회이론에 미치는 효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함은 물론 나아가 비판사회이론의 ‘유물론’ 사고와의 비판적 대질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이는 ‘인간주의적(humanist) 사회학’을 돌파하자는 새로운 유물론이, 기존의 유물론적 접근(특히 역사유물론적 접근)을 어떻게 자의적으로 상대화하거나 무시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게끔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목표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연구자는 ‘사회성격논쟁’으로 알려진 한국 현대 사회과학의 가장 중요한 논쟁을 방문하여 박현채의 한국 자본주의 분석이 단순히 지역적인 국민국가자본주의의 역사적 특성을 밝히려는 것에 머물지 않고 유물론적 사회과학을 도입하고자 한 시도였음을 밝히고자 했다.(「사회성격 논쟁과 마르크스주의 - 역사적 사회과학과 박현채」) 특히 역사적 사회과학이라는 개념을 통해 박현채의 사회과학이 유물론적 시간성의 분석을 적극 개진하고 있는지, 그리고 특히 그의 이론적 특장이라 할 수 있는 ‘모순’의 이론이 유물론적 사회과학을 구성하고자 한 특별한 요소임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아울러 「사악한 기계들의 계보학 : 통신과 인륜성」이란 논문에서는 웹2.0 이후로 대표되는 새로운 정보통신매체의 세계에서 상호주관적 사회관계를 규제하고 매개하는 윤리가 어떻게 오늘날 통신매체와의 관계에서 변환되고 있는지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 글을 통해 연구자는 주관적인 정신이나 태도, 의지로서의 윤리가 아니라 물화된 관계, 객체적 관계로서의 윤리라는 최근의 새로운 유물론적 사회이론의 사례들을 염두에 두면서 소셜미디어(social media)에서의 사회성이 무엇이며 그에 대한 유물론적 분석이 갖는 윤리-정치적 함의를 반성하고자 하였다. 이는 물질적 사회관계가 자립화하여 어떻게 윤리적인 유사-주체처럼 작동하는가를 밝히고자 한 시론적인 작업이었다.
    「절대자본주의! 절대물신주의! : 물신주의를 역사화하기」에서는 동시대 자본주의의 역사적인 특성을 규정하고자 시도하며, 이를 절대물신주의라는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는 새로운 유물론이 요청하는 ‘물신주의 비판의 비판’에 맞서, 물신주의 비판의 현재적 의의를 강조하고자 한 것이기도 하였다. 금융화된 자본주의의 도래는 물신주의의 극단적인 팽창을 초래한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유물론이 낡은 사회이론의 반유물론적인 문제설정이라고 물신주의를 힐난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되는 현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연구자는 이런 점에 착안하며 화폐/신용물신주의라는 추상적이면서 비물질적인 힘의 지배를 분석하며 새로운 유물론의 유물론적 충동은 바로 이런 탈물질화된 자본주의의 역사적인 조건을 배경으로 평가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한편 「“자연은 변증법의 시금석이다” : 엥겔스의 '자연변증법'과 신유물론」에서는 엥겔스의 자연변증법을 재평가하며 그것이 유물론적 사회이론에 갖는 함의를 재평가한다. 근년 새로운 유물론자들 역시 강조하듯이 헤겔의 자연철학은 물 자체와 현상 사이의 구별을 극복하고자 한 독특한 시도로서 사변적 유물론의 윤곽을 제안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유념하며 연구자는 엥겔스에 겨눠진 그간의 비판과 달리 엥겔스의 자연철학적 사고는 종래의 소박한 유물론을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져다주었음을 주장하고 이를 최신의 유물론적 철학의 경향을 선구하였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새로운 유물론과 사회이론(사회학)은 매우 활발한 이론적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국내에 최근 철학과 인류학 분야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유물론의 중요한 이론적 성과가 번역 소개되고 있으며, 그에 관한 젊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 토론과 논의 역시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최신의 이론적 유행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이 기존의 사회과학에 어떤 도전을 제기하고 있는지 치열하게 탐색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에 소개된 새로운 유물론의 경향에 관한 거의 유일한 서적이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이란 점은 의미심장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유물론이 지식 시장의 새로운 상품으로 소모되지 않고 그것이 잠재하고 있는 도전과 한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시도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 본 연구 성과는 새로운 유물론의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그에 대한 비판적인 대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연구자에게 일정한 가이드라인으로서 구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근년 문화연구의 폭발적인 유행과 더불어 미시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연구가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의 주종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비판사회이론의 영역에서 ‘이론’의 문제는 거의 잊혀져 가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실사회주의의 붕괴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압도적인 확산은 마르크스주의의 위기를 비롯한 비판사회이론 전반의 침체를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유물론은 이론의 귀환을 알리는 것임과 동시에 일부 논자들이 스스로 공언하듯 ‘사변’의 범람을 초래하는 현상이기도 하였다. 그런 점들을 감안할 때, 새로운 유물론의 자극이 사변적 사고의 유희로 전락하지 않고 유물론적인 사회이론을 재구축하기 위한 충격이 되려면, 비판사회학 내부에서 기존의 이론적 유산에 대한 점검이 긴요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그런 점에서도 상당한 토의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색인어
  • 새로운 유물론, 사변적 실재론, 행위자-네트워크이론, 생기론, 애니미즘, 관념론, 근대성, 역사적 유물론, 마르크스주의, 물화, 물신주의, 소외, 총체성, 비판사회이론, 역사적 사회과학, 금융화, 자본주의, 시간성, 시대구분, 역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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