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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 연구
A Study on Relationship of Parents and Children in River-novels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7S1A5A2A01026079
선정년도 2017 년
연구기간 3 년 6 개월 (2017년 07월 01일 ~ 2020년 12월 31일)
연구책임자 한길연
연구수행기관 경북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대하소설은 조선 후기에 상층에서 주로 향유한 장르로, 당대인들의 삶과 의식이 심도 있게 투영되어 있다. 특히 삼대(三代)에 걸친 누대기(累代記) 구조를 보이는 대하소설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그 어느 관계보다도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 따라서 부모(父母)-자녀(子女) 관계에 대한 조명은 대하소설의 분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간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축적되었지만, 이들의 관계에 대한 좀 더 입체적인 조망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모-자녀 관계에 대해 사회문화적, 인류학적, 심리학적 관점에서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자(父子), 모자(母子), 부녀(父女), 모녀(母女) 관계의 네 개의 하위 영역으로 나누어 이들 간의 비교 분석을 통한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네 영역 전반에 걸쳐 다양한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비교 검토하는 논의가 없었기에 이러한 연구는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거시적․미시적으로 체계화할 수 있는 논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연구는 대하소설의 서사문법과 주제의식, 조선후기 당대 사회문화사의 규명을 위해서도 필요할 뿐만 아니라, 오늘날 가족이 해체되고 윤리적 토대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근원적인 분석과 바람직한 소통의 지점들 그리고 세대 갈등의 해법을 살펴보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먼저 부자 관계를 모자 관계와의 비교해 보면, 부자 관계는 가부장제 하에서 기득권 세력인 남성들이 그들의 이념과 권력을 세대를 통해 전수하는 외부적으로 공식화된 축인 반면, 모자 관계는 자궁가족을 중심으로 세대 간의 이념과 권력을 세대를 통해 이어가는 내부적인 축이다. 그렇기에 부자 관계에서 아버지는 자신의 확고한 권력을 아들에게 넘겨주는 권력의 수직적 이동 양상이 드러나며, 이러한 권력 이동에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경계의식을 드러내기도 하고 아들은 아버지에 대한 선망과 두려움을 표출하면서 서로간의 심리적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반면 모자 관계에서 어머니는 아들의 지위 상승을 통해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확보하고 아들은 어머니의 가정 내에서의 위치에 따라 그의 지위와 권력이 결정되기도 하는 쌍방향적인 권력의 수수관계에 놓여 있으며, 이들 간에는 갈등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상보적인 관계에 놓이게 된다.
    다음으로 부녀 관계와 모녀 관계를 비교하면, 부자 관계는 아버지가 권력을 이양할 일 없이 딸에게 애정을 줄 수 있고, 딸 또한 막강한 가부장제 하에서 아버지를 통해 공식적인 세계로의 편입이 가능하기에 아버지를 추종하면서 큰 갈등이 보이지 않는 반면, 모녀 관계는 가부장제 하에서 상대적 약자인 여성들이 세대를 통해 서로를 부정하거나 혹은 연대의 장을 마련하면서 남성 중심 체제에 순응하거나 저항하는 관계에 놓임으로써 상반된 국면들을 드러낸다. 물론 부녀 관계에서도 아버지가 딸이 현명하지 못할 경우 둘 사이는 파국을 겪기도 하지만, 서로간의 갈등의 골이 깊지는 않다. 그러나 모녀 관계에서는 딸이 어머니보다는 아버지를 따라야 인정을 받는 구도 속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연대의식을 강하게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을 확보함으로써 강한 동질감 속에서 진실하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는 부자 관계, 모자 관계, 부녀 관계, 모녀 관계의 네 가지 유형들로 세분되며 이들 각각의 비교 속에서 그 특징이 선명하게 부각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논의를 단순히 대하소설에 관한 연구로 그치지 않고 중단편 고전소설과의 비교를 통해 그 외연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 논의를 통해서 대하소설의 주제의식을 좀 더 심층적으로 고찰하는 것은 물론, 조선후기 상층 가족의 모습과 그 의식세계의 저변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을 것이며, 가족 갈등의 근원적 탐색을 통해 오늘날의 가족 갈등에도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기대효과

  • 본 연구의 결과물은 다음과 같이 활용됨으로써 학문적·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대하소설의 부모-자녀 관계의 특징을 선명히 고찰해 냄으로써 대하소설의 주제의식 및 서사문법을 보다 균형 있게 규명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중단편 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와의 비교 검토 및 종합적 고찰을 통해 대하소설의 주제의식과 서사구조를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둘째,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조선시대 선인들의 삶의 모습에 한층 더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하소설은 조선후기 당대 미시생활사라 할 만큼 상층의 생활을 섬세하게 재현해 내고 있기에, 이러한 연구는 당대의 삶을 다채롭게 조명할 수 있는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에 연구는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근원적인 갈등의 지점들과 해법의 실마리를 함께 살펴봄으로써, 오늘날의 가족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본질적인 모순의 지점들과 현재까지도 잔존하는 가부장적 문화의 잔존 속에서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통해 오늘날의 문제점의 근원과 그 해결의 열쇠를 동시에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넷째,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연구는 오늘날 사극 등의 드라마 속에서 인물 구도의 소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사극 열풍이 불고 있는 시점에서 다채로운 인물의 설정은 매우 중요한데, 대하소설 속 모녀 관계의 설정은 중요한 소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섯 째,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연구는 단지 문학 쪽에서의 연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적 혹은 심리학적 연구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자녀 관계는 신화에서부터 오늘날의 사회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연구어온 주요한 사회학적 혹은 심리학적 대상으로,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를 통해 이를 통시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요약

  • 본 연구에서는 고전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부자 관계, 모자 관계, 부녀 관계, 모녀 관계 네 개의 층위로 나누어 사회문화적, 심리학적, 인류학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1차년도에는 부자 관계와 모자 관계를 집중적으로 비교 논의하고, 2차년도에서는 부녀 관계와 모녀 관계를 집중적으로 비교 검토하며, 3차년도에는 1,2차년도의 성과 위에 중단편 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와의 비교 속에서 대하소설의 부모-자식 관계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검토 대상으로는 부모-자녀 관계가 잘 형상화된 <소현성록>, <유효공선행록>, <유씨삼대록>, <성현공숙렬기>, <임씨삼대록>, <현몽쌍룡기>, <현씨양웅쌍린기>, <명주기봉>, <명주옥연기합록>, <조씨삼대록>, <임화정연>, <쌍성봉효록>, <완월회맹연>, <옥원재합기연>, <화정선행록> 등의 작품을 선정하여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각 연도별 연구계획을 보면, 1차년도에는 부자 관계와 모자 관계를 집중적으로 비교 검토하기로 한다. 이를 위해 부자 관계, 모자 관계의 다양한 양상들을 추출하여 정리한 뒤 부자 관계의 특징과 모자 관계의 특징을 집중적으로 비교하기로 한다. 부자 관계는 가부장제 하에서 남성들 간에 이념과 권력을 세대를 통해 수직적으로 전수하는 외부적으로 공식화된 축이라면, 모자 관계는 자궁가족을 중심으로 세대 간의 이념과 권력을 상호간에 교환하면서 이어가는 내부적인 축이다. 그렇기에 부자 관계에서 아버지는 ‘자신을 닮지 않은 아들’에 대한 불만과 더불어 ‘자신을 닮은 아들’에 대한 경계의식의 양가적 감정 속에서 불안한 감정을 엄격함으로 표출하며, 아들은 자신의 롤 모델인 아버지에 대한 선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한편, 모자 관계는 권력의 수직적 이동 관계를 보이는 부자 관계와 달리 아들이 장성해서 큰 인물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권력을 갖게 되거나 어머니의 가정 내에서의 위치가 확고할 때 아들이 적장자가 되기 유리하기에 부자 관계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모자 관계는 상보적이며 특히 어머니는 스스로의 권력 위에 존재한다기보다는 아들의 지위와 권력의 바탕 위에 자신의 권력을 쌓기에 자신과 아들을 동일시하며 아들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 1차년도에서는 부자, 부녀 두 관계를 비교하면서 이러한 제 양상들을 면밀히 검토하고자 한다.
    2차년도에는 대하소설 속 부녀 관계와 모녀 관계를 집중적으로 비교 검토하고자 한다. 먼저 부녀 관계를 보면 가부장제 사회에서 권력의 이동 없이 서로가 권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에 큰 갈등 없이 애정이 오가는 관계인 반면, 모녀 관계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갈등의 소지가 많은 관계로 배척과 연대의 상반된 지점을 공유하는 관계이다. 그럼에도 부녀 사이는 조화로운 관계를 이루는 듯하나 진실한 교감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며, 모녀 사이에서는 서로를 배척하는 이면에서도 진실하게 연대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기도 한다. 이러한 제 양상들을 2차년도에 집중적으로 고찰해 보고자 한다.
    3차년도에는 대하소설의 부모-자녀 관계를 영웅소설, 가정소설 등의 중단편 소설과의 비교 속에서 그 의미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고자 한다. 대하소설에서는 부모의 존재는 기둥처럼 듬직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반해, 중단편 소설에서는 ‘부모의 부재(不在)’ 혹은 ‘부모의 약화(弱化)’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는 향유층의 의식세계와 긴밀한 관련을 가진다. 대하소설과 중단편 소설에서의 부자 관계, 모자 관계, 부녀 관계, 모녀 관계 등의 각각의 관계들을 집중적으로 비교 검토함으로써 당대의 사회문화사적 반영 양상, 상하층 간의 부모-자식에 대한 심리의식 등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제 양상들에 대해 3차년도에 검토함으로써, 대하소설의 부모-자녀에 관한 연구를 종합적인 논의를 더욱 탄탄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제 연구를 통해 부모-자녀간에 복종과 억압의 문화구조를 심도있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며, 모성 콤플렉스와 부성 콤플렉스의 갖가지 양상들 그리고 그 부정태와 긍정태에 대해 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죄지은 어머니, 복종하는 어머니, 공감하는 어머니와 우월한 아버지, 타락한 아버지의 다양한 양상들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고, 이와 관련한 부모에 복종하거나 거역하는, 혹은 부모를 계승하거나 넘어서는 다양한 방식의 자녀들의 대응태도에 대해서도 고찰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대하소설은 조선 후기에 상층에서 주로 향유한 장르로, 당대인들의 삶과 의식이 심도 있게 투영되어 있다. 특히 삼대(三代)에 걸친 누대기(累代記) 구조를 보이는 대하소설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그 어느 관계보다도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 따라서 부모(父母)-자녀(子女) 관계에 대한 조명은 대하소설의 분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간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축적되었지만, 이들의 관계에 대한 좀 더 입체적인 조망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고에서는 이에 대해 대하소설 속에 형상화된 부모-자녀 관계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를 연차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1차년도

    1차년도에는 대하소설 속 잘못한 자식에 대한 부모의 태도 차이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부성과 모성의 특성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부모 모두 현철한 인물로 등장하는 <유씨삼대록>의 유우성과 이부인, <완월회맹연>의 소희량과 주부인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으며, <옥원재합기연>, <임씨삼대록>, <조씨삼대록> 등의 사례들도 보조자료로 활용하였다. 잘못한 자식에 대한 부/모의 태도 차이를 보면, 아버지는 심판자의 위치에서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지시를 내리고, 공무로 인해 바쁘고 성격이 소활하기도 하여 자식이 잘못할 것을 짐작하면서도 방치하며, 자식의 잘못을 알게 되면 태장(笞杖) 등의 폭력적 방법을 주로 동원한다. 반면, 어머니는 자식의 죄를 자신이 대신 사죄하거나 자식에 대한 연좌로 쫓겨나기도 하고 자식들과의 긴밀한 상의를 통해 일을 처리하는 등의 상호 관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자식이 잘못할 것을 짐작하고는 늘 주도면밀하게 이를 탐지하며, 자식의 잘못을 알게 된 이후에는 말로써 설득하려는 등의 비폭력적 계도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이러한 제 양상을 통해 볼 때, 대하소설 속 잘못한 자녀에 대한 부/모의 태도 차이는 일차적으로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가부장제 하에서의 부/모의 위차(位次)를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자식의 패륜적 사건을 기점으로 아버지는 심판자의 위치로 격상되고 어머니는 자식과 함께 죄인 취급을 받고 아버지 앞에 무릎 꿇음으로써 그 위상이 극도로 격하된다. 그런데 대하소설 속 잘못한 자식에 대한 부/모의 태도 차이는 단지 표면적인 위차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면의 모습까지도 심층적으로 보여준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외부로부터 자식을 보호하고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늘 ‘내면의 갑옷’을 입고 있는 아버지는 ‘강력한 아버지’의 모습만을 강조하고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은 결여됨으로써 자식에게 소외되는 ‘부성의 패러독스’를 경험하게 된다. 반면, 어머니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처럼 아버지보다 아래에 있지만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지속하면서 ‘관계적 주체’로 성장하는 가운데 수직적․위계적․권위적인 부성과 달리 보살핌의 윤리에 기초한 수평적․민주적․합리적 모성을 보여줌으로써 자식들에게 환대받고 있었다. 잘못한 자녀에 대한 대하소설 속 부/모의 양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표면적으로 보이는 부/모의 위차는 그 이면에서 역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2. 2차년도

    2차년도에는 18세기에 창작된 <옥원재합기연>의 ‘소송’이라는 인물을 통해 ‘부성’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 보고자 하였다. 부성과 모성이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 논의가 분분한 요즘, 엄부자모(嚴父慈母)의 통념화된 부모상에서 벗어나 친구 같은 아버지(friendy), 새로운 아버지(new father), 양성적 아버지(androgynous father) 등 자녀양육과 교육에 적극적인 자상한 아버지상(intimate fatherhood)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부성과 모성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옥원재합기연>의 소송은 종법제도가 공고화된 18세기에 오히려 이러한 새로운 부성상을 이미 구현하고 있기에 의미가 크다. 어머니가 자식을 키우는 것처럼, 소송은 아내가 죽은 후 재취까지 마다한 채 자기희생적인 자식사랑을 실천하고, 수평지향적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자식과 관계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자식은 물론, 며느리, 손자 등 가족구성원 모두를 손수 돌보고 배려하는 삶이 일상화되어 있다. 이는 소송이 아내가 요절한 뒤 홀로 지내면서 부성으로 모성까지 아우르게 된 특수한 상황에서 기인한다. 그런데 <옥원재합기연>에서는 엄부(嚴父)인 이문정공과 달리 자부(慈父)인 소송을 훨씬 더 비중을 두고 긍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더욱이 당대의 모성에 대한 통념에서 벗어난 여주인공까지 함께 그려냄으로써 <옥원재합기연>에서는 새로운 부모상에 대한 갈망을 여실히 보여준다. 부성과 모성이 ‘완성형’으로 고착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변화하는 ‘진행형’의 상태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요즘, <옥원재합기연>은 새로운 부성상을 선취함으로써 맞벌이가정, 이혼가정이 급증하는 오늘날 이상적인 부성상을 정립하는 데 큰 발판이 되고 있다.

    3. 3차년도

    3차년도에는 잘못한 부모에 대한 자식의 대응양상에 대해 검토해 보았다. 조선후기 효가 그 무엇보다도 중시되었던 당대의 상황에서 잘못한 부모에 대한 자식의 처신은 참으로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대하소설에서는 부모-자식간의 갈등 중에서 잘못한 부모를 일깨우려는 자식의 지난한 감화 혹은 설득의 과정을 매우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잘못한 자식을 부모가 일깨우는 사건들은 자식의 일시적 잘못으로 형상화되거나 주변인물에 한정되어 주로 소략하게 나타나는 데 반해, 잘못한 부모를 자식이 일깨우는 사건들은 핵심인물들 간에 갈등으로 작품 전체에 걸쳐 비중 있게 형상화되어 있다. 17세기 장편소설인 <창선감의록>에서 잘못을 행하는 모친과 형을 깨우치려는 유연의 서사가 핵심적 서사의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처럼 대하소설에서도 잘못한 부모를 일깨우려는 자식의 서사가 주요한 핵심서사로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잘못한 부모를 일깨우려는 자식의 태도는 단일하게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고전소설에서는 정도와 권도에 따른 윤리적 갈등이 심도있게 형상화되어 있다는 선행연구의 논의대로, 잘못한 부모에 대한 자식의 태도에도 정도와 권도라는 잣대와 관련한 다양한 방식이 등장한다. 이는 크게 정도로서의 지극한 순종을 통한 부모감화, 권도로서의 속임수 등의 임시방편을 통한 부모회유, 정도와 권도의 중간책으로서의 자해를 통한 부모설득의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그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대하소설에서는 상황에 따라 잘못한 부모에 대응하는 자식의 처신이 다양한 변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들을 면밀하게 살펴봄으로써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의 가장 첨예한 윤리문제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은 물론 당대의 효 이데올로기의 실체에 대해서도 좀 더 심도있게 접근해 보고자 한다.
    이와 관련하여 잘못한 부모에 대한 자식의 태도와 관련하여 문제적 사건들이 잘 형상화되어 있는 <유효공선행록>, <완월회맹연>, <성현공숙렬기>, <조씨삼대록>, <옥원재합기연>, <창란호연록> 등을 대상으로 논의를 전개하였다.
    먼저 정도로서의 지극한 순종을 통한 부모 감화 양상에서는 효의 절대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대하소설에서는 충에 대한 이념보다도 효에 대한 이념이 더 중요하게 형상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며, 이러한 효 이데올로기를 뚜렷이 보여주기 위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지극한 순종을 통한 부모강화이다. 지극한 순종을 통해 자식이 부모를 감화시키는 양상은 여러 작품에서 등장하며 가장 전인적 인물을 통해 잘못한 부모에 대한 정도로서의 효의 실행 방안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이때 지극한 순종을 통해 부모를 감화시키는 아들은 작품에서 가장 전인적인 인물로서 핵심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자신을 미워하는 부친을 지극한 순종으로 감화시키는 양상은 <유효공선행록>의 유연에서, 자신을 미워하는 모친 엄격히 말하자면 계모를 지극한 순종으로 감화시키는 양상은 <완월회맹연>의 정인성, <성현공숙렬기>의 임희린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이들을 보면 친부모가 자신을 미워하거나 계모가 자신을 해치려 해도 조용히 간언하며 정성스럽게 봉양할 뿐 한 번도 반항을 하지 않고 어느 상황에서도 지극히 순종적인 자세를 나타낸다. 심지어 <완월회맹연>의 정인성은 계모가 음식에 독약을 타서 먹여도 이를 순순히 받아먹고 후에 해독약을 쓰고, 자신을 철편으로 매질하려는 소교완의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채찍질하기도 하며, 종국에는 계모가 중병에 걸려 사경을 헤맬 때 자신의 목숨을 바쳐 계모를 살려낼 것을 하늘에 기도하기까지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둘째, 권도로서의 임시방편을 통한 부모회유 양상을 살펴보면, <조씨삼대록>과 <완월회맹연> 등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그런데 <조씨삼대록>에서는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부모를 대상으로 임시방편으로서의 회유 뒤에 다시 정성을 다해 부모의 뜻을 살피고 봉양함으로써 완전한 감화에 이르게 하는 양상이 펼쳐진다면, <완월회맹연>에서는 감화가 쉽지 않은 부모를 대상으로 하여 잠시 부모를 회유하여 일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양상으로 전개된다. 권도를 통한 부모회유의 양상은 대개 아들 혹은 손자인 경우에 많이 나타나며, 딸 혹은 손녀의 경우에는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부모의 잘못을 막기 위해 권도를 사용하는 사례는 황건역사인 것처럼 건장한 사람을 꾸며서 부모를 겁주거나 부모 옆에 있는 악인을 내쫓는 등의 양상이 펼쳐지기도 하고, 부모가 잘못을 행하려는 순간 자식이 매우 아픈 척하여 부모의 악행을 그치게 하는 등의 양상ᄋퟄ 나타나고 있었다. 권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일종의 속임수라는 약간의 부정적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인들 혹은 서술자도 대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이는 권도로 부모를 설득하는 일이 정도를 행하기 어려울 때, 불가불 행해야 할 자식된 도리로서 권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권도로 잠시 부모를 회유한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지극한 정성으로 진정한 마음을 보여줄 때 부모는 진실로 잘못을 뉘우치게 되며, 그렇지 않으면 일시적인 방편으로 그치게 된다.
    셋째, 정도와 권도의 중간책으로서의 자해를 통한 부모 설득의 양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부모의 잘못한 점에 대해 지극한 뜻으로 간언한다는 점에서는 정도에 해당하지만, 부모를 설득하기 위해 부모가 물려준 소중한 몸을 자해한다는 점에서는 권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지극한 순종이 자신을 미워하는 부모를 감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서 활용되고 있다면, 자해의 경우는 대개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를 설득시키기 위한 한 방안으로서 등장하고 있다. 사랑하는 자식의 자해에 부모들도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러한 극단적 방법을 선택하고 있으며, 대개 개과가 쉽지 않은 부모를 대상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옥원재합기연>, <창란호연록>, <완월회맹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이 세 작품에서는 추세이욕하여 정혼한 가문을 배신하고 다른 가문에 자신을 시집보내려는 부친을 설득하기 위해 여주인공이 자신의 귀나 팔을 자르려 하거나 낯가죽을 벗기는 등의 자해 행위가 나타난다. 그럼에도 부모가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해서 딸에게 비례의 일을 강요하자 자살을 시도하는 대목이 나타난다. <옥원재합기연>에서는 이러한 자해 행위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개과하지 않자 자살을 시도하는 양상까지도 나타난다. 한편, <완월회맹연>에서는 악행을 행하는 자신의 모친을 설득하기 위해 아들이 자신을 철편으로 매질하여 온몸이 피가 낭자하도록 만들거나 자결을 시도하기까지는 등의 극단적인 자해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양상들은 각각 일정한 의미와 그 한계를 지닌다. 먼저, 정도로서의 지극한 순종을 통해 부모를 감화시키는 양상에서는 효의 절대화를 위해 자식 및 타인의 희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이는 고통스럽고 무거운 효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작품 안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효의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부모에 대한 순종을 중시하는 맹목적인 효는 그 반대 급부로 누군가의 희생이 동반되어야 함을 제시함으로써 그 한계성을 노출하고 있었다.
    두 번째로 권도로서의 임시방책을 통한 부모 회유는 가볍고도 경쾌한 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부모의 실덕을 드러내지 않고 순순히 개과시키는 것은 물론 자식 혹은 집안식구들 그 누구도 희생하지 않은 채 효를 실현하고 있었다. 물론 너무나 간악한 인물의 경우에는 이러한 권도로서의 효가 통하지 않는 점도 있기에 그 대상이 한정적이라는 한계가 있고 속임수 등의 방법을 쓴다는 점에서 약간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못한 부모에 대해 정도를 통해 효를 구현하려는 양상이 너무나 무겁고도 고통스럽게 진행되기에 이렇게 가볍고도 유쾌하게 잘못한 부모를 개유하여 효를 구현하는 서사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여러 작품에서 권도로써 잘못한 부모를 뉘우치게 하는 일들에 대해 권장하고 있는 양상을 잘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도와 권도의 중간책으로서의 자해를 통해 부모를 설득하는 양상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이 경우는 부모자식 간 갈등의 첨예화를 보여주며 못난 부모로 인한 자식의 수난을 가장 심도있게 보여준다. 자식은 잘못한 부모를 깨우치거나 잘못한 부모와 달리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해 몸을 담보로 한 저항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효/불효의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된다. 부모에게 간언하여 올바른 길로 나아가게 한다는 점에서는 효이지만 신체발부를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효의 가장 기본적인 지침을 깨고 있기에 불효에 해당하기도 한다. 효/불효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자해를 통한 부모설득 과정은 부모-자식 간의 갈등의 첨예화를 통해 부모의 잘못이 결국 자식을 신체를 훼손하는 참상을 낳는 결과까지 야기함을 문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영문
  • River-Novel is a genre that was enjoyed mainly by the upper class during the late Joseon Dynasty, and reflects the lives and rituals of the contemporary people in depth. In particular, the relationship between parents and children is more important than any other relationship in the novel, which shows a three-generation structure. Therefore, lighting on parent-child relationships is an important part of the analysis of the novel. There has been a lot of research on parent-child relationships, but it is time for a more three-dimensional view of their relationships. By taking a multi-pronged approach to parent-child relationships embodied in the novel, we were able to achieve the following results. The annual arrangement of these is as follows:

    1. Year 1 assignment
    I wanted to examine the differences in parents' attitudes toward their children who committed wrongdoings in river-novels, and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their fathers and mothers. For this I examined Yu U-seong and Mrs. Lee of Yussisamdaerok(劉氏三代錄), and So Hui-ryang and Mrs. Ju of Wanwolhoemaengyeon(玩月會盟宴), the parents who all appear as wise persons, and cases such as Okwonjaehapkiyeon(玉鴛再合奇緣), Imssisamdaerok(林氏三代錄) and Chossisamdaerok(曺氏三代錄) were also used as supporting materials.
    In view of the difference between father and mother of the wrong child, the father gave one-sided and dogmatic instructions in the position of the referee, was busy with official duties, and left the child to do wrong or used violent methods such as corporal punishment if he knew his child's wrongdoings. On the other hand, the mother showed a lot of non-violent ways, that is to say, she apologized for the child's sins or she was kicked out of the office for the child, and always detected the child's behavior carefully, she wanted to persuade the child with words even after she found out her child's faults.
    From this perspective, it is meaningful that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father and mother in river-novels is a clear indication of the difference between the father and mother under the patriarchal system, which was not usually well-known. Beginning with the child's immoral case, the father is elevated to the position of referee, and the mother is treated as a sinner with her child and kneels before the father, extremely being downgraded. However, it is meaningful that the differences between father and mother over their children's wrongdoings in the epic novel not only reveal the difference in rank of father and mother in the family, but also show the other side in depth. The father, who always wears inner armor to protect his children from the outside and show his authority, only highlights the image of a "strong father", and experiences a "paradox of fatherhood" alienated from his children by his lack of a "cautious father." On the other hand, the mother was welcomed by her children by showing horizontal, democratic and rational motherhood based on the ethics of care, unlike vertical, hierarchical and authority, by growing up as a "relational subject" while continuing her role as a mother, even though she was a step below her father's, as was the Dialectic of Master and Slave. A good look at the pattern of the response of father/mother over their child's faults in river-novels showed the potential for a reversal of the ostensible difference.

    2. Year 2 assignment
    I tried to explore new possibilities for 'fatherhood' through the character 'Sosong' in Okwonjaehapkiyeon(玉鴛再合奇緣) created in the 18th century. These days, when the debate is divided over whether fatherhood and motherhood are innate or acquired, a new generation of intimate fatherhood such as friendy father, new father, and androgynous father is emerging breaking away from the stereotyped image of 'strict father and loving mother'. This shows that the fatherhood and motherhood can be changeable with the times.
    However, Sosong of Okwonjaehapkiyeon is significant because he already embodies this new fatherhood image in the 18th century when the code of clan regulation was consolidated. Just as a mother raises a child, Sosong practices self-sacrificing love after his wife died, show a relation oriented attitude to his children through horizontal empathy and communication, and takes care of all family members, including children, daughters-in-law and grandchildren. This is due to a special situation in which Sosong has involved the motherhood as a father while staying alone after his wife died. However, Okwonjaehapkiyeon is problematic in that unlike duke Lee Mun-jeong as a strrict father, Sosong, the loving father, is portrayed in a much more positive way. Furthermore, Okwonjaehapkiyeon clearly shows the longing for a new parent image by portraying female figures who are out of the conventional wisdom of motherhood of the time.
    Nowadays, the fact that the fatherhood and motherhood are not stuck in a 'complete form' but are in a 'progressive type' that changes with the times is gaining traction. In this reality, Okwonjaehapkiyeon has already won a new fatherhood aspect in the late Joseon Dynasty, setting a foothold for establishing an ideal paternal image in today.

    3. Year 3 assignment

    In this paper, we reviewed the child's response to parents who are wrong. At a time when filial piety was more important than anything else in the late Joseon Dynasty, it is very difficult for a child to behave toward a parent who has done wrong. The novel deals with the child's excessive process of inspiration or persuasion to awaken the wrong parent in the parent-child conflict. While events that parents wake up their wrong children are usually portrayed as temporary faults of their children or as trivial as those around them, events that awaken their wrong parents are heavily portrayed throughout the work as conflicts among key characters. Just as the narrative of Yoo Yeon, who tries to enlighten his wrong mother and brother in the 17th century novel "Changseongamrok," forms the axis of the core narrative, the narrative of his children to awaken the wrong parents in the epic novel is the main one.
    However, a child's attitude to awaken a parent who is wrong does not appear to be single. In classical novels, as the preceding study suggests that ethical conflicts between degree and authority are deeply embodied, various methods related to the standards of degree and authority appear in the attitude of children toward wrong parents. There are three aspects of parental conciliation, such as parental supervision through extreme obedience, and parental conciliation through temporary measures, and parental persuasion through self-harm as an intermediary between degree and authority. Of course, in this way, none of the answers is correct, and in the novel, the behavior of children who respond to wrong parents is varied depending on the situation. By scrutinizing these aspects, we would like to take a closer look at the most acute ethical issues of parent-child relationships in the novel, as well as take a deeper approach to the reality of the filial ideology of the time.
    In this regard, discussions were held on "Yu Hyo-gong Seon-haeng-rok", "Wanwol Hoe-maeng-yeon", "Seonghyeon Gong-sook-gi-gi-gi-rok", "Okwon Jae-ham-gi-yeon", and "Changran-ho Yeon-rok", where problematic events are well embodied.
    These examples can be found in Okwon Jaehabgiyeon, Changranho Yeonrok, and Wanwol Hoegeonyeon. First of all, in these three works, the heroine tries to cut off her ears or arms or takes off her face to persuade her father to betray the married family and marry her into another family. Nevertheless, as parents continue to force their daughters to work proportionately without realizing their mistakes, there is a scene in which they attempt to commit suicide. In Okwon Rehabitation, despite these self-harming acts, even parents attempt suicide when they do not open their own schools. Meanwhile, in Wanwolhoe Maengyeon, extreme aspects of self-harm are revealed, such as his son beating him with iron to make his whole body bleed or attempting to commit suicide to persuade his mother who is doing evil.
    Each of these aspects has a certain meaning and its limitations. First of all, in the aspect of influencing parents through extreme obedience as a degree of filial piety, they sacrificed their children and others for the sake of absolute filial piety. This is a painful and heavy filial piety, and it is suggested as the most ideal filial piety in the work. However, blind filial piety, which values obedience to parents, was exposing its limitations by suggesting that someone's sacrifice should be accompanied by the opposite benefit.
    Secondly, parents' conciliation through temporary measures as a guide showed light and cheerful filial piety. Not only were they gently enlightening their parents without revealing their misdeeds, but they were also realizing their filial piety without sacrificing their children or family members. Of course, in the case of such a cunning character, there is a limitation that the subject is limited and there is a slight problem in using methods such as deception, as there are some things that do not work as such. However, the aspect of implementing filial piety through the degree of wrong parents is so heavy and painful that there is an epic story about realizing filial piety by opening up the wrong parents in such a light and pleasant way. Therefore, it is possible to take a good look at the aspects of various works that encourage parents to repent of their wrongdoing as a guide.
    Finally, we will examine the aspect of persuading parents through self-harm as an intermediary between degree and authority. This case shows the sharpness of conflict between parents and their children, and shows the child's suffering due to ugly parents in the most depth. Unlike parents who are wrong or parents who are wrong, their children are putting up resistance based on their bodies as collateral to go the right way. This results in a filial/inferior irony. It is filial piety in that it advises parents to take the right path, but it also constitutes an iniquity because it breaks the most basic guidelines of filial piety that do not damage the body's feet recklessly. The process of persuading parents through self-harm, which implies both filial piety and malpractice, shows problematically that parents' wrongdoings result in the destruction of their children's bodies through the sharpening of parent-child conflict.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에서는 고전 대하소설 속 부모-자녀 관계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함으로써 조선후기 당대의 삶에 대한 근원적 탐색을 하는 것은 물론 오늘날의 부모-자녀 관계에도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먼저 1차년도에는 대하소설 속 잘못한 자식에 대한 부모의 태도 차이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부성과 모성의 특성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부모 모두 현철한 인물로 등장하는 <유씨삼대록>의 유우성과 이부인, <완월회맹연>의 소희량과 주부인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으며, <옥원재합기연>, <임씨삼대록>, <조씨삼대록> 등의 사례들도 보조자료로 활용하였다. 잘못한 자식에 대한 부/모의 태도 차이를 보면, 아버지는 심판자의 위치에서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지시를 내리고, 공무로 인해 바쁘고 성격이 소활하기도 하여 자식이 잘못할 것을 짐작하면서도 방치하며, 자식의 잘못을 알게 되면 태장(笞杖) 등의 폭력적 방법을 주로 동원한다. 반면, 어머니는 자식의 죄를 자신이 대신 사죄하거나 자식에 대한 연좌로 쫓겨나기도 하고 자식들과의 긴밀한 상의를 통해 일을 처리하는 등의 상호 관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자식이 잘못할 것을 짐작하고는 늘 주도면밀하게 이를 탐지하며, 자식의 잘못을 알게 된 이후에는 말로써 설득하려는 등의 비폭력적 계도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자식의 패륜적 사건을 기점으로 아버지는 심판자의 위치로 격상되고 어머니는 자식과 함께 죄인 취급을 받고 아버지 앞에 무릎 꿇음으로써 그 위상이 극도로 격하된다. 그런데 대하소설 속 잘못한 자식에 대한 부/모의 태도 차이는 단지 표면적인 위차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면의 모습까지도 심층적으로 보여준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외부로부터 자식을 보호하고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늘 ‘내면의 갑옷’을 입고 있는 아버지는 ‘강력한 아버지’의 모습만을 강조하고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은 결여됨으로써 자식에게 소외되는 ‘부성의 패러독스’를 경험하게 된다. 반면, 어머니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처럼 아버지보다 아래에 있지만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지속하면서 ‘관계적 주체’로 성장하는 가운데 수직적․위계적․권위적인 부성과 달리 보살핌의 윤리에 기초한 수평적․민주적․합리적 모성을 보여줌으로써 자식들에게 환대받고 있었다.
    2차년도에는 18세기에 창작된 <옥원재합기연>의 ‘소송’이라는 인물을 통해 ‘부성’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 보고자 하였다. 부성과 모성이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 논의가 분분한 요즘, 엄부자모(嚴父慈母)의 통념화된 부모상에서 벗어나 친구 같은 아버지(friendy), 새로운 아버지(new father), 양성적 아버지(androgynous father) 등 자녀양육과 교육에 적극적인 자상한 아버지상(intimate fatherhood)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는 부성과 모성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옥원재합기연>의 소송은 종법제도가 공고화된 18세기에 오히려 이러한 새로운 부성상을 이미 구현하고 있기에 의미가 크다. 어머니가 자식을 키우는 것처럼, 소송은 아내가 죽은 후 재취까지 마다한 채 자기희생적인 자식사랑을 실천하고, 수평지향적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자식과 관계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자식은 물론, 며느리, 손자 등 가족구성원 모두를 손수 돌보고 배려하는 삶이 일상화되어 있다. 이는 소송이 아내가 요절한 뒤 홀로 지내면서 부성으로 모성까지 아우르게 된 특수한 상황에서 기인한다. 그런데 <옥원재합기연>에서는 엄부(嚴父)인 이문정공과 달리 자부(慈父)인 소송을 훨씬 더 비중을 두고 긍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더욱이 당대의 모성에 대한 통념에서 벗어난 여주인공까지 함께 그려냄으로써 <옥원재합기연>에서는 새로운 부모상에 대한 갈망을 여실히 보여준다. 부성과 모성이 ‘완성형’으로 고착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변화하는 ‘진행형’의 상태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요즘, <옥원재합기연>은 새로운 부성상을 선취함으로써 맞벌이가정, 이혼가정이 급증하는 오늘날 이상적인 부성상을 정립하는 데 큰 발판이 되고 있다.
    3차년도에는 잘못한 부모에 대한 자식의 태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는 크게 정도로서의 지극한 순종을 통한 부모감화, 권도로서의 속임수 등의 임시방편 를 통한 부모회유, 정도와 권도의 중간책으로서의 자해를 통한 부모설득의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그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대하소설에서는 상황에 따라 잘못한 부모에 대응하는 자식의 처신이 다양한 변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하소설 속 효의 실체에 대해 심도있게 고찰할 수 있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대하소설에 나타나는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연구는 조선후기 당대의 사회문화사 및 문학작품의 형상화를 깊이 있게 연구하는 것은 물론, 오늘날 가족제도가 다변화되는 사회 속에서 올바른 부모-자녀 관계를 확립하는 데 유용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는 안내서로서의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를 각각의 연차별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 1차년도
    대하소설에 나타나는 부모-자녀 관계를 심도있게 살펴본 결과 강력한 아버지’의 모습이 강조될수록 자식들은 아버지를 두려워하면서 꺼리게 됨으로써 아버지는 가족으로부터 소외당하는 고민스런 처지에 놓이게 된다. 더욱이 평소에는 바깥일에 치중하느라 자식에 관한 일들을 속속들이 잘 알지 못하는 아버지는 그간 찬찬히 자식을 관찰하던 어머니와는 달리 자식을 처벌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아버지의 권위와 무게감에 걸맞은 합당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반문도 커질 수 있다. 잘못한 자식을 처벌하는 긴박한 대목에서 아버지는 강력한 아버지를 고집하는 가운데, 자상한 아버지에 대한 자식들의 바람을 채우지 못 하는 양상이 펼쳐짐으로써 부성의 패러독스가 드러나며, 이것은 강력한 아버지 모습 이면에 감춰진 아버지의 어두운 그늘로 형상화되고 있다. 반면, 어머니의 경우에는 잘못된 자식을 처벌하는 긴박한 국면에서 자식의 잘못까지도 자신의 잘못으로 인정하면서 아버지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거나 자식에 대한 연좌로 함께 쫓겨나기도 함으로써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아버지와의 위차의 격차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어머니의 경우에도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이러한 불리한 위치에만 머물지 않고,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에서 볼 수 있듯이 열등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아버지의 위치를 능가하는 역전적 구도를 가능케 할 수 있음을 앞서 살펴볼 수 있었다. 현재까지도 한국사회에서 부/모의 역할에 관한 경계는 쉽사리 무너지지 않고 있다. 대하소설 속 잘못한 자녀를 훈육하는 부/모의 태도에 관한 본고의 논의는 오늘날의 부모-자녀 관계에도 반면교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 2차년도
    <옥원재합기연>에서 볼 수 있는 부성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는 앞으로의 바람직한 부모-자식 관계에서의 부모상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연구로서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옥원재합기연>에서는 기존의 전형적인 부성상에서 벗어나는 자상한 부성상이 등장한다. 이러한 자상한 부성상은 어머니에게 일방적으로 짐 지워진 자녀양육을 부모가 공평하게 나누어 갖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맞벌이부부가 증가하는 한편 이혼가정이 늘어나면서 한부모 가정이 일상화되는 현실에서 자상한 아버지상은 시대가 요청하는 남성상으로 호명받고 있는 것이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가 정점에 있었던 조선후기에 <옥원재합기연>에서는 소송이라는 인물을 통해 부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취함으로써,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옥원재합기연>은 오늘날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이상적인 부성상을 정립하고 실천해 나가는 데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3) 3차년도
    잘못한 부모에 대한 자식의 대응 양상을 통해서는 오늘날에도 부모-자식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먼저 정도로서의 지극한 순종을 통한 부모 감화 양상에서는 지극한 순종을 하는 것이 부모에 대한 효의 핵심이기는 하지만 과연 잘못을 행하는 부모에게 지극한 순종을 어디까지 해야 하며 그러한 행위는 과연 올바른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다음으로 권도로서의 임시방책을 통한 부모 회유 양상에서는 비록 속임수나 술책을 쓴다 하더라도 부모를 그릇된 길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게 할 수 있다면 권장될 수도 있다는 점을 제시해 줌으로써 효에 대한 유연한 태도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도와 권도의 중간책으로서의 자해를 통한 부모 설득 양상에서는 부모의 잘못이 자식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오늘날 부모-자식 간 관계가 퇴색되어가는 시점에서 과연 가장 이상적인 부모-자식 관계는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 깊이있게 성찰하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색인어
  • 대하소설, 부모, 자녀, 아버지, 어머니, 부성, 모성, 잘못한 자녀, 옥원재합기연, 새로운 아버지, 자상한 아버지상, 잘못한 부모,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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