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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두른 프랑스’ : 식민주의와 공화주의의 공동 유산
‘France Wearing the Hijab : The Common Heritage of Colonialism and Republicanism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7S1A5A2A01023687
선정년도 2017 년
연구기간 2 년 (2017년 07월 01일 ~ 2019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박단
연구수행기관 서강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현대 프랑스사회의 가장 큰 갈등 현상으로 이민문제를 꼽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980년대 이래 프랑스 주류사회의 시각으로 이민자하면, 이는 곧 무슬림이민자였고, 무슬림이민자는 마그레브이민자였으며, 마그레브이민자는 곧 알제리계 이민자였다. 통상 주류 프랑스인들은 무슬림이민자를 공화국에 동화되지 않으려는 자, 라이시테(laï̈cité) 원칙을 위배하는 자,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자, 심지어 테러리스트 집단으로까지 간주하였고, 무슬림이민자들은 주류 프랑스인들을 인종차별주의자, 식민주의자, 근본적 공화주의자로 비난하였다. 이와 같은 양 집단의 상호비판을 살펴볼 때, 우리는 두 집단 간의 갈등 속에 식민주의와 공화주의 문제가 함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히잡 착용’ ‘전신베일 착용’과 관련하여 프랑스에서 쟁점이 되어 온 이슈들은 크게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알제리 식민통치와 직접 연결되는 여성의 종속, 테러리즘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단일한 공화국을 강조함으로써 무슬림이민자를 ‘타자화’시키는 데 일정 역할을 하는 공화주의 원칙, 즉 라이시테 문제이다.
    우리는 본 계획서의 1차 년도에서 식민지 시기 ‘히잡 착용’과 관련된 대표적인 두 담론, 즉 여성의 종속과 테러리즘에 대한 기억들(mémoires)이 어떻게 현재로 전이(transfert)되어 이들이 ‘동화불가능한 자’들로 재현되는가에 대해 고찰할 것이다. 이 주제는 크게 알제리전쟁 이전과 알제리전쟁(1954-1962)의 시기로 나뉘어 분석될 것이다. 이 문제를 살펴봄에 있어 본 지원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알제리 인들의 ‘히잡 착용’과 관련된 기억의 실체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억들이 현재에 전이되어 어떠한 방식으로 양 집단 사이에 충돌을 불러일으키는 가이다. 오늘날 프랑스인들이 ‘히잡’으로부터 여성의 종속과 테러를 연상하는 것은 바로 식민지 통치 시기 그들의 역사적 기억과 무관할 수 없다.
    2차 년도에서는 다음의 두 가지 문제를 고찰할 것이다. 하나는 식민지와 연계된 기억의 대립을 넘어 오늘날 추상적 이념 대립으로 나타나고 있는 라이시테 논쟁을 분석함으로써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동화불가능한 자’로서의 무슬림에 대한 차별과 인종주의적 성격을 밝히는 것이다. 왜 식민지시기에는 강요되지 않았던 라이시테 원칙이 오늘날 갑자기 ‘히잡 벗기기’의 주요한 근거로 대두되었는지에 대한 분석은 이 질문에 어느 정도 해답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주류사회가 제시하는 ‘공화주의 라이시테’와 그 대안으로 제시되는 ‘열린 라이시테’의 비교 고찰이다. 라이시테의 ‘두 얼굴’은 ‘1905년 정교분리법’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에서 비롯된다. 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법안의 분석과 함께 당대의 컨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열린 라이시테’ 지지자들이 주장하듯 영미권의 다문화주의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프랑스의 라이시테 역사와 전통 내에서 무슬림이민자를 통합시킬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이러한 시도로 우리는 식민통치에서 확인된 무슬림의 동화불가능성이 라이시테라는 추상적 개념으로 전화(轉化)되어 재현(再現)되고 있는 부분을 비판적 관점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날 쟁점이 되고 있는 히잡 문제가 한편으로는 인종차별이라는 식민주의 유산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라이시테 원칙의 제시를 통해 인종 없는 인종주의로서의 ‘공화주의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프랑스 대통령선거 토론회에서조차 식민주의와 공화주의 문제는 히잡 문제와 연관되어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본 지원자는 ‘히잡을 두른 프랑스’ 문제가 식민주의와 공화주의 별개의 문제로 다루어질 것이 아니라, ‘동화불가능성’이라는 공동 유산의 문제로 함께 다루어질 때 그 본질이 더욱 명확하게 파악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기대효과
  • 본 과제의 핵심 주제는 프랑스 히잡 논쟁의 역사적 배경과 식민주의, 공화주의와의 관련성을 심도 있게 고찰하는 것이다. 우선 연구사적으로, 본 연구계획은 국내 서양사 학계에서 그 동안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알제리이민자와 식민주의, 공화주의의 연계성을 역사적 컨텍스트 뿐만 아니라 기억 연구의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하는 데에 일정한 의미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히잡 논쟁은 일반적으로 역사학보다는 여성사, 인류학, 사회학 등에서 주요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으나, 본 지원자는 이 주제를 단지 역사학의 한 주제로서가 아니라 프랑스 근현대사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식민주의, 공화주의와 연계하여 분석함으로써 현대 프랑스사회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본 연구가 방법론으로 사용할 기억 연구 방식도 국내 기존 서양사학계에서는 자주 사용되지 않던 방법이다. 사실 기억 연구는 현대사에 적용될 수밖에 없는 연구이기에 그 적용이 매우 제한적이며, 과거의 중요한 기억이 오늘날 어떻게 재생되어 논점을 이루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겠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는 ‘히잡 사건’ 관련 논쟁이 이 방법론 적용에 매우 합당한 주제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하더라도, 오늘날 이 논쟁이 과거의 기억에서 어떻게 추출되고, 어떻게 평가되어 재생산되느냐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이론적으로 치밀한 분석이 전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도 한 주체(예를 들어 프랑스주류사회)뿐만 아니라 다른 또 하나의 주체(알제리이민자) 또한 그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갈등을 빚느냐는 우리 주제의 매우 중요한 사료가 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방법의 다양화는 기존 이주사 연구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뿐만 아니라 관련 후속 연구에도 커다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으로 본 주제는 모든 현대사의 주제가 그러하듯이 오늘날의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데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국내에는 약 205만 명(2016년도 말 현재) 이상의 다양한 국적과 종교를 지닌 외국인과 그들 2세대가 생활하고 있다. 단순히 경제적인 면에서만 보아도, 이들은 대부분 국내 경제가 좋을 때 국내산업의 필요에 의해 입국했던 이들로 현재와 같이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커다란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정착은 경제, 사회적 문제를 떠나 정체성 문제로 비화될 것이 자명하다. 특히 출산율이 매우 낮아지고 있는 한국사회에서의 외국인 이주와 동화 혹은 통합문제, 그리고 이에 따른 차별 문제는 유럽 사회의 앞선 경험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국내 이주노동자 문제, 특히 무슬림이주자 문제에 대해서는 본 연구가 비교사적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연구요약
  • I. 연구내용

    (1) 1년차 : <히잡을 두른 프랑스 - 식민주의 유산>
    1년차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내용은 알제리전쟁 이전까지의 식민지 시기 및 알제리전쟁 기간의 히잡에 대한 주류 프랑스인들의 관점이며, 이 두 관점이 오늘날의 히잡 논쟁에서 무슬림들의 동화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방식으로 충돌하고 있는 가이다. 이는 결국 현재 벌어지고 있는 히잡 논쟁이 식민주의 유산과 별개로 논의될 수 없음을 보여줄 것이다.

    (2) 2년차 : <히잡을 두른 프랑스 –공화주의의 유산>
    2년차에서 중점적으로 고찰할 내용은 우선 오늘날 히잡 논쟁과 관련하여 라이시테 원칙이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와 그 주창자들의 의도를 살펴보는 데 있다. 라이시테 원칙이 무슬림이민자를 어떻게 ‘타자화’시키는지를 검토하는 것은 라이시테 원칙 뒤에 숨겨진 무슬림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적 성격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현재 프랑스에서 제시되고 있는 ‘공화주의 라이시테’와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열린 라이시테’를 검토할 것이다. ‘공화주의 라이시테’가 갖고 있는 폐쇄성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함께 열린 라이시테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동화 불가능한’ 무슬림이민자가 프랑스공화국의 동등한 일원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오늘날 히잡 논쟁을 통해 표출되고 있는 동화 불가능한 무슬림이민자들에 대한 표상이 이미 식민지시기를 거치며 고착화되었으며, 이것이 오늘날 라이시테 원칙으로 재확인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비록 ‘열린 라이시테’의 주창자들에 의해 동화되지 않고 공화국시민이 될 수 있는 길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민족정체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2)연구 추진전략 및 방법

    본 지원자는 몇 가지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갖고 연구를 추진하려 한다. 우선 본 연구는 선행연구들과 대비하여 좀 더 긴 호흡으로 주제에 접근할 것이다. 히잡 문제와 관련하여 알제리 전쟁도 매우 중요한 사건이지만,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의 식민지 시기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프랑스인들이 히잡 쓴 알제리여성에 관하여 남긴 자료들(예를 들어, 위베르 오베르틴의 ‘알제리의 아랍 여성들’)은 상당히 흥미로운 기억들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는 알제리 전쟁이 남긴 기억과는 확연히 다른 기억으로 오리엔탈리즘 혹은 인종차별의 전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고려될 것은 ‘기억연구’의 도입이다. 최근 영미권을 중심으로 다방향적 기억(multidirectional memory)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홀로코스트와 알제리전쟁에 주로 할애된 기억연구는 영문학자 마이클 로스버그(Michael Rothberg)를 필두로, 짐 하우스(Jim House)와 네일 맥마스터(Neil Macmaster) 등이 공동으로 연구한 여러 편의 선구적 업적이 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유사한 기억연구로 알제리 전문가 벤자맹 스토라의 업적을 들 수 있다. 그는 알제리전쟁의 기억이 현재 민족전선의 정책으로 전이되어 반이민, 반이슬람의 핵심정책이 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는데, 이러한 연구방법은 본 계획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차 년도의 주제인 라이시테를 통해 본 히잡 문제는 국내외적으로 이미 상당한 연구가 진행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의 연구는 이미 수 없이 진행되어 온 라이시테 자체에 대한 분석을 반복하기보다는 새로운 문제제기를 통하여 인종차별을 뒤에 숨기고 있는 라이시테 원칙 주창자들의 의도를 드러내려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라이시테 원칙에 대한 최근 프랑스에서 새롭게 제시되고 있는 ‘열린 라이시테’에 대한 연구검토이다. ‘공화주의 라이시테’에 대한 기존의 비판적 연구는 주로 영미권 연구로 다문화주의의 관점에서 ‘열린 라이시테’를 촉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프랑스의 역사와 전통을 무시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 본 연구에서는 프랑스 내에서 라이시테 원칙이 근거로 두고 있는 정교분리 법과 당시 의회 내 쟁점 토의에 대해 재해석을 시도하려 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이곳에서 중점적으로 고찰할 내용은 우선 오늘날 히잡 논쟁과 관련하여 라이시테 원칙이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와 그 주창자들의 의도를 살펴보는 데 있다. 라이시테 원칙이 무슬림이민자를 어떻게 ‘타자화’시키는지를 검토하는 것은 라이시테 원칙 뒤에 숨겨진 무슬림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적 성격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현재 프랑스에서 제시되고 있는 ‘공화주의 라이시테’와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열린 라이시테’를 검토할 것이다. ‘공화주의 라이시테’가 갖고 있는 폐쇄성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함께 열린 라이시테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동화 불가능한’ 무슬림이민자가 프랑스공화국의 동등한 일원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오늘날 히잡 논쟁을 통해 표출되고 있는 동화 불가능한 무슬림이민자들에 대한 표상이 이미 식민지시기를 거치며 고착화되었으며, 이것이 오늘날 라이시테 원칙으로 재확인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비록 ‘열린 라이시테’의 주창자들에 의해 동화되지 않고 공화국시민이 될 수 있는 길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민족정체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 영문
  •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show how the controversy surrounding the hijab, an item of clothing traditionally worn by Muslim women, is closely connected with colonialism and republicanism in today France. This paper is primarily aimed at clarifying its relationship with colonialism, as the existing debate mainly focuses on the principle of the French republic, i.e., its relevance to the current ‘laïcité’ problem in the country. The second purpose of this paper is to present a critical point of view for rethinking the existing concept of republican laïcité. In other words, this paper introduces the new concept of “the open laïcité”, namely liberal interpretations of laïcité, and also intends to examine its applicability. Ultimately, this paper argues that the hijab controversy should not be confined to “the republican laî̂cité”, but should be expanded to include a colonial perspective as well as an open discussion of laïcité in France. It also examines how historical views regarding the hijab during the colonial period of Algeria have been transferred to the contemporary hijab controversy.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현대 프랑스사회의 가장 큰 갈등 현상으로 이민문제를 꼽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980년대 이래 프랑스 주류사회의 시각으로 이민자하면, 이는 곧 무슬림이민자였고, 무슬림이민자는 마그레브이민자였으며, 마그레브이민자는 곧 알제리계 이민자였다. 통상 주류 프랑스인들은 무슬림이민자를 공화국에 동화되지 않으려는 자, 라이시테(laï̈cité) 원칙을 위배하는 자,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자, 심지어 테러리스트 집단으로까지 간주하였고, 무슬림이민자들은 주류 프랑스인들을 인종차별주의자, 식민주의자, 근본적 공화주의자로 비난하였다. 이와 같은 양 집단의 상호비판을 살펴볼 때, 우리는 두 집단 간의 갈등 속에 식민주의와 공화주의 문제가 함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차 년도에서는 다음의 두 가지 문제를 고찰한다. 하나는 식민지와 연계된 기억의 대립을 넘어 오늘날 추상적 이념 대립으로 나타나고 있는 라이시테 논쟁을 분석함으로써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동화불가능한 자’로서의 무슬림에 대한 차별과 인종주의적 성격을 밝히는 것이다. 왜 식민지시기에는 강요되지 않았던 라이시테 원칙이 오늘날 갑자기 ‘히잡 벗기기’의 주요한 근거로 대두되었는지에 대한 분석은 이 질문에 어느 정도 해답을 제시해 준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주류사회가 제시하는 ‘공화주의 라이시테’와 그 대안으로 제시되는 ‘열린 라이시테’의 비교 고찰이다. 라이시테의 ‘두 얼굴’은 ‘1905년 정교분리법’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에서 비롯된다. 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법안의 분석과 함께 당대의 컨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열린 라이시테’ 지지자들이 주장하듯 영미권의 다문화주의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프랑스의 라이시테 역사와 전통 내에서 무슬림이민자를 통합시킬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이러한 시도로 우리는 식민통치에서 확인된 무슬림의 동화불가능성이 라이시테라는 추상적 개념으로 전화(轉化)되어 재현(再現)되고 있는 부분을 비판적 관점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과제의 핵심 주제는 프랑스 히잡 논쟁의 역사적 배경과 식민주의, 공화주의와의 관련성을 심도 있게 고찰하는 것이다. 우선 연구사적으로, 본 연구계획은 국내 서양사 학계에서 그 동안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알제리이민자와 식민주의, 공화주의의 연계성을 역사적 컨텍스트 뿐만 아니라 기억 연구의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하는 데에 일정한 의미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히잡 논쟁은 일반적으로 역사학보다는 여성사, 인류학, 사회학 등에서 주요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으나, 본 지원자는 이 주제를 단지 역사학의 한 주제로서가 아니라 프랑스 근현대사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식민주의, 공화주의와 연계하여 분석함으로써 현대 프랑스사회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본 연구가 방법론으로 사용할 기억 연구 방식도 국내 기존 서양사학계에서는 자주 사용되지 않던 방법이다. 사실 기억 연구는 현대사에 적용될 수밖에 없는 연구이기에 그 적용이 매우 제한적이며, 과거의 중요한 기억이 오늘날 어떻게 재생되어 논점을 이루느냐에 달려있다고 보겠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는 ‘히잡 사건’ 관련 논쟁이 이 방법론 적용에 매우 합당한 주제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하더라도, 오늘날 이 논쟁이 과거의 기억에서 어떻게 추출되고, 어떻게 평가되어 재생산되느냐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이론적으로 치밀한 분석이 전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도 한 주체(예를 들어 프랑스주류사회)뿐만 아니라 다른 또 하나의 주체(알제리이민자) 또한 그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갈등을 빚느냐는 우리 주제의 매우 중요한 사료가 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방법의 다양화는 기존 이주사 연구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뿐만 아니라 관련 후속 연구에도 커다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으로 본 주제는 모든 현대사의 주제가 그러하듯이 오늘날의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데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국내에는 약 205만 명(2016년도 말 현재) 이상의 다양한 국적과 종교를 지닌 외국인과 그들 2세대가 생활하고 있다. 단순히 경제적인 면에서만 보아도, 이들은 대부분 국내 경제가 좋을 때 국내산업의 필요에 의해 입국했던 이들로 현재와 같이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커다란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정착은 경제, 사회적 문제를 떠나 정체성 문제로 비화될 것이 자명하다. 특히 출산율이 매우 낮아지고 있는 한국사회에서의 외국인 이주와 동화 혹은 통합문제, 그리고 이에 따른 차별 문제는 유럽 사회의 앞선 경험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국내 이주노동자 문제, 특히 무슬림이주자 문제에 대해서는 본 연구가 비교사적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색인어
  • 식민주의, 공화주의, 히잡, 라이시테, 보편주의, 알제리, 알제리독립전쟁, 무슬림 이민자, 알제리이주자 2세대,동화, 인종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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