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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기 醫生 제도와 의생 집단 그리고 이들의 정체성
A Study of Uisaeng(醫生) Institution and Uisaeng Group and their Identity in Japanese Colonial Era.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학문후속세대양성_학술연구교수& #40;인문사회& #41;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7S1A5B5A02024524
선정년도 2017 년
연구기간 3 년 6 개월 (2017년 07월 01일 ~ 2020년 12월 31일)
연구책임자 박지현
연구수행기관 동아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이 연구의 목적은 식민지기 醫生 제도와 의생 집단 그리고 이들의 정체성을 밝히는 데 있다. 연구 대상인 의생과 관련하여 신청자는 이미 의생을 사례로 한 연구를 통해 위생행정에서 이들의 역할과 업무, 환자의 치료, 몸과 질병에 대한 인식, 정체성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 연구 성과는 식민지기 의생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작업으로서 의생과 관련된 광범위한 자료들을 조사ㆍ정리하는 기초 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신청자는 의생 집단에 대한 초학제적 융합 연구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동시에 전근대와 근현대, 식민지와 피식민지, 나아가 동아시아와 서구와의 조우라는 거시적 지평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이 연구는 한의학까지도 포괄하므로 3년을 넘어 오랜 시간을 천착해야 할 거대한 논제라고 생각한다.
    의생 제도와 의생 집단은 전통과 근대, 식민권력과 제도, 육체와 질병, 위생과 규율권력 등 중요한 사회문화적 쟁점들과 상호 연동되어 있으나 그 중요성에 상응하는 연구는 많지 않다. 신청자가 개별 의생의 사례 연구에서 출발하여 식민지기 의생 제도와 집단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하여야 한다고 믿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의생의 탄생에서 식민지 권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 사실은 좀 더 주목하여야 한다. 총독부는 漢方醫를 감소시킨다는 원칙 아래 1913년 〈의생규칙〉을 제정했고, 의생을 서양 의학 교육을 이수한 의사와는 별도로 규정하였다. 이것은 의사에 비하여 사회 지위가 격하되는 것으로 이어졌고, 그 유산은 현재까지 이어진다. 더욱이 총독부는 의생을 임시직종과 같이 간주하고 언젠가 소멸될 것으로 생각하여 공식적인 교육 기관도 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의 의료 인프라와 의료 인력이 턱없이 모자랐으므로 총독부는 원칙과는 달리 의생들에게 기초적인 서양 의술을 가르쳐 위생행정과 민간 의료 부분에서 활용했다. 이를 배경으로 의생면허시험은 1944년까지 시행되어 의생은 9,000여명 이상이 탄생했다. 이것은 동일한 제도가 시행된 식민지 대만에서 의생이 거의 소멸되었던 것과 큰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식민지 조선에서도 총독부와 일선에서 위생행정까지 담당해야 했던 의생들 사이에 종종 갈등이 고조되었는데, 이것은 질병과 죽음을 둘러싼 전통과 근대의 문화적 갈등이 표출된 것이었다. 이 역시 현재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중요한 관심 사안으로 다룰 것이다.
    종래 연구들이 의생들이 식민지 의료체계에 종속되었다거나 서양 의학을 일방적으로 수용했다는 식으로 의생 집단의 역할과 정체성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보아온 것도 새로운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장애가 된다. 오히려 신청자는 의생들이 서양 의학을 수용하여 한의학과 절충하고자 노력한 측면을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생존전략을 모색한 사실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렇듯 의생 집단은 식민지 위생행정과 민간 의료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근대 의료체계에서 소외된 존재들이었다. 왜냐하면 동아시아의 몸과 질병에 대한 전통 지식들과 의료인들이 비과학적이라고 비난받고 주변적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담론도 이제는 적극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전제 아래 이 연구는 세 개의 논제에 논의를 집중하려 한다. 첫 번째 논제는 의생 제도의 성립과 운영 실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행 연구에서 간과한 의생 제도의 운영 방식 및 의생들의 대응과 생존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루려는 것이다. 나아가 식민지 조선의 의생 및 의료 문화의 특수성과 관련하여 일본 및 대만과의 비교 연구도 시도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의생 집단의 구성과 특성을 중요 논제로 선정하였다. 더불어 이들이 직업인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근대 국가의 의료 정책에 참여하여 이를 실행하는 주체로서 의료 전문가 집단의 중요성은 오래 전부터 인지되었다. 하지만 의생 집단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조사 연구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의생들의 정체성도 중요 논제로 선정하였다. 전문가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들과 구분되는 2차 집단으로 간주된 만큼 이들의 직업의식과 정체성은 매우 중요한데, 이러한 측면도 이제까지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진 적이 없었다.
    이렇듯 이 연구는 의생 제도의 성립과 운영, 의생 집단의 형성과 이들의 정체성과 같은 상호 통합되어 있는 일련의 주제를 해명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일차적으로 근현대 의학사에서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지만 근대 의료와 보건위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의생들을 역사에 새롭게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의생 집단을 통해 근대 국가의 통치술이 가진 합리성과 과학성의 신화를 넘어, 식민지 근대의 혼종성과 쌍방향적인 문화횡단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 또 다른 중요한 목표다.
  • 기대효과
  • 이 연구는 의생이라는 식민지기 의료인 집단을 다루고 있지만 단지 의학사의 영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이것은 의생 집단이 전통과 근대, 식민권력과 제도, 육체와 정신, 죽음과 질병, 위생과 규율권력 등 식민지기의 여러 가지 사회문화사적 쟁점들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생 집단을 다루는 이 연구는 역사학에서 제도사, 사회사, 문화사, 지성사, 의료인류학 등 다양한 지적 영역과의 대화를 촉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연구는 전근대와 근대 사이의 단절과 연속성, 그 변화의 의미를 논의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의료인들은 국가 보건의료 정책 결정과 질병과 몸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이들이 전근대의 어떠한 사회 집단 출신인지, 출신 지역은 어떠한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따라서 전근대 기술직 中人인 醫官 가문들과 식민지기 의생 집단의 사회적 관계를 해명하여 의생 집단의 사회적 출신을 밝히고자 하는 이 연구는 전근대에서 근대로의 사회변동과 사회 이동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심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이 연구가 목표로 삼는 논제들을 해명하기 위해 〈영구면허 의생의 일람표〉 및 〈의생조직 일람표〉, 〈의생 면허시험 일람표〉를 작성하는 작업을 병행할 것이다. 이러한 기초 작업들을 다른 연구자들과 공유한다면 앞으로 또 다른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각의 논제는 연구 논문으로 학회지에 발표할 예정이며, 앞서 완성된 3개의 일람표 등을 토대로 최종 3년차에는 영구면허를 받은 의생들의 인적 정보를 종합한 〈1차 의생 DB>를 완성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1차 의생 DB〉가 완성된다면, 그 다음 프로젝트로 전체 의생을 대상으로 하는 〈의생 DB〉를 구축하는 작업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수준 높은 〈의생 DB〉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정치한 미시적, 문화적 분석이 수반되는 많은 경험적 사례들이 축적되어야 한다. 따라서 전체 의생들을 대상으로 개별 의생 집안에 대한 현지 조사ㆍ자료 발굴 및 후손들에 대한 구술 채록 수합하는 작업까지 추진할 계획에 있다. 물론 이러한 작업은 규모가 방대하고 장기간의 시간을 요구하는 방대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식민지기 의생들의 인맥 지도가 완성된다면 식민지기 의료인들의 일면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민지기 사회 집단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는 값진 성과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지 조사와 문서 발굴, 구술 채록 등의 풍부한 현장 경험이 필수적이다. 신청자는 이번 연구 주제와 관련된 의생에 대한 연구 이외에도 다년간 신청자가 소재한 지역의 고문서 발굴 및 사회민속 조사, 구술생애사 조사를 개인 혹은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또 소속 대학에서 지역사와 구술사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을 활용하여 현장 조사를 할 때 신청자가 소속된 학교의 사학과 학부생 및 주위 연구자들과 함께 한다면, 주변 연구자들과 학부생들에게도 서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한편, 이 연구는 식민지 조선의 의생 집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이후에는 일제의 또 다른 식민지였던 대만을 비롯하여 만주까지 연구 시각을 넓히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제국과 식민지들 사이의 의료체계 비교 및 전통 의료와 의료인들에 대한 인식 등의 연구로 계속 확장하여 나갈 것이다.
    또한 의생 면허를 받은 의생들뿐만 아니라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제도의 영역으로 들어가지 않은 전통 의료인들에게 대한 조사와 연구도 앞으로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다. 모든 전통 의료인들이 의생이 되었던 것은 아니며, 이들 가운데에는 서양 의학에 대한 거부나 일제에 대한 항거의 의미로 의생이 되지 않았던 이들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의생 면허를 취득할 수 없어 불법적으로 의료 행위를 했던 이들도 존재했다. 이러한 다양한 사례를 발굴하고 복원하는 작업은 근현대 사회문화사를 더욱 풍부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와 연계하여 식민지기 의생 집단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전근대의 몸과 질병에 대한 인식이 근대 이후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되는지의 문제를 탐색하는 또 다른 연구로 넓혀갈 생각이다. 특히 신청자가 연구했던 의생의 경우, 근대적 시선으로 인체를 탐구하여 새로운 한의학 이론을 정립했으며, 욕망을 긍정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논평한 글들도 많이 남기고 있어 몸과 질병에 대한 전통과 근대의 문화횡단의 양상을 밝히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연구요약
  • 이 연구의 목적은 식민지기 의생 제도와 의생 집단 그리고 이들의 정체성을 밝히려는 것이다. 의생 집단은 식민지 의료 시스템에서 불안정한 지위에 있으면서도 민간 의료와 위생행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나아가 이들은 의료 분야를 넘어서 전통과 근대, 제국과 식민지, 몸과 국가, 질병과 사회를 구성하는 서로 다른 권력들이 어긋나고 맞물리는 경계에 있는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 이 연구는 의학사의 영역을 넘어 제도ㆍ사회ㆍ문화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구도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다음의 세 개의 논제를 3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수행해 나가고자 한다.
    1년차의 논제는 ‘의생 제도의 운영 및 의생들의 대응과 생존전략’이다. 이것은 의생들을 식민지 의료체계의 일방적 결과물로 보는 관점이 아니라 식민지 억압에 대응하여 적극적으로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행위자(agency)로 보는 관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도와 행위, 식민지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쌍방향적 문화횡단의 양상을 해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나아가 식민지 조선의 의생 제도의 특수성을 더 분명하게 파악하기 위해 일본의 한방의나 대만의 의생 집단으로도 시각을 확대하려고 한다.
    2년차의 논제는 ‘식민지기 의료 환경의 변화와 의생들의 정체성’이다. 총독부는 의생들을 타자화 하려고 했으나 완전히 타자화 하지 못했고, 제도적으로 인정하지도 않았지만 완전히 배제하지도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역시 서양 의학과 동양 의학의 경계에서 ‘혼종(hybrid)적인 존재’로 존재했다. 이러한 외부의 환경의 변화가 의생들의 정체성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가 주요 관심사다. 여기에는 의생들의 서양 의학 수용과 활용, 의생회 조직, 의생면허시험의 시행과 시험 내용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환경 변화가 전통적인 몸과 질병에 대한 인식과 한의학 이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것은 〈의생조직 일람표〉와 〈의생면허시험 일람표〉의 작성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결국 이 논제는 ‘전통과 근대’의 문화적 갈등과 문화횡단을 해명하는 보다 큰 작업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3년차의 논제는 ‘의생 집단의 사회적 출신과 사회 이동’이다. 식민지 초기 영구면허를 받은 의생 집단과 전근대 의관 집단 사이의 사회적 상관관계를 분명히 하는 데 중요한 목적이 있다. 이렇듯 1, 2년차에서 주로 미시적인 접근을 통해 의생 집단의 제도사ㆍ문화사적 측면을 고찰하는 데 집중했다면, 3년차에서는 거시적 구도 속에서 의생 집단의 사회적 출신과 사회 이동을 추적하는 데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3년차에 배치한 이유는 의생 개개인들의 이력과 근대 이후 향방을 비롯하여 서로 간의 연망(network)이나 조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방대하면서도 섬세한 지식과 정보를 다년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각각의 논제들이 구체적으로 해명되기 위해서는 의생 집단의 사회적 실체를 규명할 의생 개인에 대한 기초 조사가 병행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이 연구는 위의 세 가지 논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나가는 한편, 기초 조사와 DB 구축도 함께 연동하여 진행하는 크게 두 개의 트랙으로 구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의생 9,000여명의 체계적이면서 정확한 정보를 갖춘 데이터베이스를 3년 만에 구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영구면허를 부여받았던 의생 500~600명만을 대상으로 선정하여 DB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이하 ‘1차 의생 DB’) 이들을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이미 선행 연구에서 이들의 연령, 이력, 저술 등이 분석된 바 있어 기초 분석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가운데 일부가 의관 혹은 의관 가문 출신임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1차 의생 DB〉를 구축한다면, 전체 의생 DB 구축에 일부분을 완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근대 의관 집단과 식민지 의생 집단의 연속성의 여부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먼저 관보ㆍ신문 자료ㆍ의생면허발급 관계 서류 등에서 이들의 명단과 기본적인 정보를 추출할 것이다. 이것으로 〈영구면허 의생 일람표〉를 작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이들의 사회적 출신이나 사회 이동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계보 기록 자료들을 조사ㆍ발굴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늘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얻기는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의관 가문 및 의생에 대한 현지 조사 및 계보 기록 발굴 작업은 1년차부터 시작하여 3년차까지 매해 꾸준히 병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3년차에는 앞서 언급한 일람표들과 종합하여 〈1차 의생 DB〉를 구축하려고 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이 연구의 목적은 식민지기 醫生 제도와 의생 집단 그리고 이들의 정체성을 밝히는 데 있다. 총독부는 식민지 조선의 의료체제를 정비하면서, 1913년 의료인들의 면허와 업무 등을 규정한 일련의 규칙들을 제정했다. 그 가운데 전통 의학을 기반으로 진료하는 의료인들을 ‘의생’으로 규정하고, <醫生規則>을 공표했다. 하지만 식민지기 의생은 의사와 동등한 존재로 인정받지 못하고, 식민지 근대 의료체계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총독부는 의생을 점차적으로 소멸시킨다는 원칙을 표면적으로 계속 내세우면서도 의생들에게 기초적인 서양 의학과 의술을 가르쳐 보건위생 행정과 민간 의료 부분에 참여시켰다. 이를 배경으로 대략 6,000여 명의 의생이 탄생했다. 의생들은 한편으로 미신적,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식민지 의료체계에서는 배제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민간의료와 위생행정의 말단을 담당해 왔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의생들은 근대 의료 제도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사가 통과한 근대화라는 긴 여정에서 그들이 해왔던 역할과 의미가 축소되고 은폐되어 왔다. 결국 의생의 역사는 전통의 ‘비가시적 의존’ 현상, 즉 그 존재 이유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실질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과거의 유산’은 식민지기 사회, 일상, 문화의 많은 영역에서 단순한 배경 그 이상으로 여전히 현실을 작동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식민지 역사에서 의생과 같이 ‘과거의 유산’이 작동하는 영역을 찾아내고, 이것이 한국인의 근대와 식민지 경험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로 확장시킬 수 있다면 식민지 시대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의생 제도와 의생 집단은 전통 의학과 서양 의학, 제국과 식민통치, 식민권력과 제도, 육체와 질병, 위생과 규율권력 등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회문화적 쟁점들과 상호 연동되어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의생”이 의학사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다루어졌지만, 의생 연구를 역사 일반 전체로 확장하여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제 아래 이 연구는 세 개의 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논제는 의생 제도의 성립과 운영 실태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것은 선행 연구에서 간과한 의생 제도의 운영 방식 및 의생들의 대응과 생존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루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의생들의 직업의식과 정체성을 중요 논제로 선정하였다. 앞서 지적했듯이 의생들은 의료 전문인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의사들과 구분되는 2차 집단으로 간주되었다. 그로 인해 이들의 직업의식과 정체성은 의사들의 그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의학은 근대성의 표상을 넘어서 근대성 그 자체라고 주장될 만큼 개인의 안전과 건강, 인구의 재생산, 섹슈얼리티와 관련된 근대 국가의 통치술에서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근대 국가의 위생·의료 정책에 참여하여 이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주체로서 의료 전문가 집단의 중요성은 오래 전부터 인지되었고, 그에 따라 의료인들의 사회적 형성과 위치,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정체성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행 연구들은 서양 의사들에 한정된 것이었다. 의생들의 직업의식과 정체성은 전근대의 ‘儒醫’ 개념과 연관하여 지적되었으나, 이들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충분하지 않았다.
    세 번째는 의생 집단의 형성과 특성을 중요 논제로 선정하였다. 근대적 직업인으로서의 의생은 식민지와 함께 탄생했지만, 이들이 전근대의 의료집단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는 현재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개별 의생들에 대한 조사와 연구에서 일부 의생들의 사회적 출신이 밝혀진 바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의생들은 그 사회적 출신이 거의 밝혀져 있지 않다. 사회 집단 연구에 있어서 한 사회 집단의 출신은 사회 이동 방향과 정체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것을 밝히는 작업은 사회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렇듯 이 연구는 의생 제도의 성립과 운영, 의생 집단의 형성과 이들의 정체성과 같이 상호 통합된 세 개의 주제를 해명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이를 통해 일차적으로 근현대사에서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지만, 근대 의료와 보건위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의생들을 역사에 새롭게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의생 집단을 통해 근대 국가의 통치술이 가진 합리성과 과학성의 신화를 넘어, 식민지 근대의 혼종성과 문화횡단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 이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 영문
  •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plain Uisaeng institutions, a social group of Uisaeng, and their identities. In 1913, the Japanese colonial government enacted a law on medical personnel while overhauling the medical system of Joseon. In the process, medical professionals based on traditional medicine were defined as 'Uisaeng'. However, Uisaengs is not recognized as an equivalent of a western doctor, and was excluded from the modern colonial medical system because it is superstitious and unscientific. On the other hand, he was in charge of private health care and sanitation administration.
    As such, Uisaengs have been reduced and concealed in their roles and meanings on the long journey of modernization passed by Korean modern history as well as the modern medical system. After all, the history of Uisaengs is a good example of the "non-visual dependence" phenomenon of tradition, that is, the reason and value of its existence, but it actually plays a certain social role. In fact, "the legacy of the past", such as Uisaengs, still had the power to operate reality beyond simple backgrounds in many areas of colonial society, daily life, and culture. In the future, it is necessary to find another area in colonial history in which the "the legacy of the past" works, such as Uisaeng. This would give us another perspective on the colonial era if we could expand the relationship between modern and colonial experience in Korea.
    Uisaengs is also interlinked with important socio-cultural issues in modern and contemporary history, such as traditional medicine and Western medicine, imperial and colonial rule, colonial power and institutions, physical and disease, hygiene and discipline. In previous studies, Uisaengs has been limited in medical history. However, Uisaengs research needs to be approached by extending it across history.
    Therefore, under this premise, the study was composed around three topics.
    The first focused on the establishment and operation of the Uisaeng system. This is to focus on the way in which the management of the Uisaeng system and the response and survival strategies of Uisaengs. Second, Uisaengs' occupational consciousness and identity were selected as important topics. The third issue is the formation and characteristics of Uisaeng groups. In social group research, revealing this is very important in social history research, as the origins of a social group have a profound impact on the direction of social mobility and their identity.
    As such, the main goal of this study is to elucidate the above three mutually integrated topics. Through this, Uisaengs who played an important role in modern medical care and health and sanitation will be newly established in history. Ultimately, another important goal of this study is to demonstrate the complexity and cross-cultural aspects of colonial modern times beyond the myth of rationality and scientificity of modern state governance through Uisaeng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이 연구의 목적은 식민지기 醫生 제도와 의생 집단 그리고 이들의 정체성을 밝히는 데 있다. 총독부는 식민지 조선의 의료체제를 정비하면서, 1913년 의료인들의 면허와 업무 등을 규정한 일련의 규칙들을 제정했다. 그 가운데 전통 의학을 기반으로 진료하는 의료인들을 ‘의생’으로 규정하고, <醫生規則>을 공표했다. 하지만 식민지기 의생은 의사와 동등한 존재로 인정받지 못하고, 식민지 근대 의료체계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총독부는 의생을 점차적으로 소멸시킨다는 원칙을 표면적으로 계속 내세우면서도 의생들에게 기초적인 서양 의학과 의술을 가르쳐 보건위생 행정과 민간 의료 부분에 참여시켰다. 이를 배경으로 대략 6,000여 명의 의생이 탄생했다. 의생들은 한편으로 미신적,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식민지 의료체계에서는 배제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민간의료와 위생행정의 말단을 담당해 왔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의생들은 근대 의료 제도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사가 통과한 근대화라는 긴 여정에서 그들이 해왔던 역할과 의미가 축소되고 은폐되어 왔다. 결국 의생의 역사는 전통의 ‘비가시적 의존’ 현상, 즉 그 존재 이유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실질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과거의 유산’은 식민지기 사회, 일상, 문화의 많은 영역에서 단순한 배경 그 이상으로 여전히 현실을 작동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식민지 역사에서 의생과 같이 ‘과거의 유산’이 작동하는 영역을 찾아내고, 이것이 한국인의 근대와 식민지 경험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로 확장시킬 수 있다면 식민지 시대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의생 제도와 의생 집단은 전통 의학과 서양 의학, 제국과 식민통치, 식민권력과 제도, 육체와 질병, 위생과 규율권력 등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회문화적 쟁점들과 상호 연동되어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의생”이 의학사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다루어졌지만, 의생 연구를 역사 일반 전체로 확장하여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제 아래 이 연구는 세 개의 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논제는 의생 제도의 성립과 운영 실태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것은 선행 연구에서 간과한 의생 제도의 운영 방식 및 의생들의 대응과 생존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루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의생들의 직업의식과 정체성을 중요 논제로 선정하였다. 앞서 지적했듯이 의생들은 의료 전문인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의사들과 구분되는 2차 집단으로 간주되었다. 그로 인해 이들의 직업의식과 정체성은 의사들의 그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의학은 근대성의 표상을 넘어서 근대성 그 자체라고 주장될 만큼 개인의 안전과 건강, 인구의 재생산, 섹슈얼리티와 관련된 근대 국가의 통치술에서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근대 국가의 위생·의료 정책에 참여하여 이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주체로서 의료 전문가 집단의 중요성은 오래 전부터 인지되었고, 그에 따라 의료인들의 사회적 형성과 위치,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정체성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행 연구들은 서양 의사들에 한정된 것이었다. 의생들의 직업의식과 정체성은 전근대의 ‘儒醫’ 개념과 연관하여 지적되었으나, 이들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충분하지 않았다.
    세 번째는 의생 집단의 형성과 특성을 중요 논제로 선정하였다. 근대적 직업인으로서의 의생은 식민지와 함께 탄생했지만, 이들이 전근대의 의료집단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는 현재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개별 의생들에 대한 조사와 연구에서 일부 의생들의 사회적 출신이 밝혀진 바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의생들은 그 사회적 출신이 거의 밝혀져 있지 않다. 사회 집단 연구에 있어서 한 사회 집단의 출신은 사회 이동 방향과 정체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것을 밝히는 작업은 사회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렇듯 이 연구는 의생 제도의 성립과 운영, 의생 집단의 형성과 이들의 정체성과 같이 상호 통합된 세 개의 주제를 해명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이를 통해 일차적으로 근현대사에서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지만, 근대 의료와 보건위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의생들을 역사에 새롭게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의생 집단을 통해 근대 국가의 통치술이 가진 합리성과 과학성의 신화를 넘어, 식민지 근대의 혼종성과 문화횡단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 이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의생 집단은 식민지기 의료 체계와 민간 의료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조사ㆍ연구가 그동안 충분히 이루지지 못했다. 따라서 식민지기 의생 집단에 대한 본 연구는 그동안 주목되지 못했던 사회 집단을 역사적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식민지 연구의 새로운 영역을 여는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가 지닌 또 다른 중요성은 무엇보다도 의생 집단이 전통과 근대, 식민권력과 제도, 지식을 둘러싼 新舊 논쟁, 육체와 질병, 위생과 규율권력 등 식민지기에 촉발된 중요한 사회문화적 이슈들과 상호 연동되어 있다는 점에 있다. 이는 의생 집단에 대한 연구가 의학사의 영역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사, 사회사, 문화사, 지성사, 의료인류학 등과의 조우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역사학의 다양한 지적 영역들 간의 대화를 촉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색인어
  • 의생, 의생 제도, 의생들의 생존전략, 통치술, 위생, 문화횡단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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