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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부터 대서양사 쓰기: 노예제 문제를 통해 본 대서양사의 과거와 미래
Conceiving Atlantic History from Atlantic Slavery: A Critical Inquiry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우수논문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7S1A5A2A02068304
선정년도 2017 년
연구기간 1 년 (2017년 11월 01일 ~ 2018년 10월 31일)
연구책임자 권윤경
연구수행기관 공주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최근 학계에서는 초국가적 역사나 대양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민족국가 중심의 기존 관점을 벗어나는 새로운 이론적 틀이 필요하다. 서양사학계에서는 그 동안 바다의 역사 및 초국가적, 전지구적 역사 쓰기를 위한 시도들이 폭넓게 진행되어 왔다. 그 중 지난 이십년 간 서양사학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된 바다는 바로 대서양이다. 이 연구는 새로운 학문 분야로서의 대서양사에 대한 종합적, 비판적 접근을 통해 한국 학계에 유용한 비교사적 시각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대서양사의 계보를 사학사적으로 분석하되 노예제 문제에 초점을 맞춰서 대서양사를 다른 방향에서 조망할 것이다. 이는 기존의 대서양사를 두 가지 방향에서 교정하는 효과가 있다. 첫째, 현재 대서양사 및 대서양사를 포괄한 전지구사는 상품과 자본의 전지구적 유통을 중심으로 한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전사(前史)로 환원될 위험성을 노출하고 있다. 노예제 문제는 이러한 경향을 비판하고 대서양 자본주의 경제가 내포한 폭력성을 부각시킴으로써 대서양사에 보다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 기존의 대서양사는 주로 앵글로-아메리카 세계에 집중하거나 유럽 국가들의 대서양 ‘진출’을 통한 자본주의 팽창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유럽중심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반해 노예제 연구는 서인도제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를 잇는 광대한 노예제와 노예무역 지대를 대서양사의 중심에 둠으로써 대서양 세계에 대한 관점을 다각화시킨다. 또한 노예들을 단순히 체제의 희생자나 익명의 노동력이 아니라 대서양 세계를 만든 역사적 주체로서 새롭게 평가하려는 노력 속에서 기존의 역사학적 방법론을 쇄신해 왔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현재 급속하게 발전 중인 전지구사의 흐름 속에서 대서양사가 맞고 있는 존재론적 위기를 조명함으로써 이후의 학문적 전망에 대해서도 평가해 볼 것이다.
  • 기대효과
  • 본 연구는 다음의 학문적, 교육적 효과를 지향한다. 첫째, 이 논문은 현재 한국 학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해양사 및 트랜스내셔널 역사학에 대한 논의에 비교사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대서양사는 동서양사 사이의 학문적 대화를 유도하는 매개체이자 새로운 동아시아사를 상상하기 위한 유용한 지적 참고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틀에서 보면 본 연구자의 선행 연구와 후속 논문은 오늘날 역사학계에서 진행 중인 소위 “공간적 전환(spatial turn)”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대서양사나 대서양혁명의 역사 둘 다 단지 기존의 민족국가 중심의 역사를 벗어나 역사를 더 큰 틀에서 보자는 것이 아니라 공간성 개념 자체를 재고하기를 요청한다. 새로운 공간적 전환의 핵심은 역사적 연구 단위들 사이의 상호의존성 및 쌍방향의 상호작용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관점은 근대성이 유럽에서 비유럽으로, 중앙에서 지방으로, 본국에서 식민지로 향한다는 기존의 가정을 해체하고 이러한 방향성 및 이분법적 구분항 자체에 도전한다. 따라서 새로운 관점들은 단지 거시사를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시사와 ‘지방(local)’의 관점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그 동안 유럽중심주의적 세계사 속에서 소외되었던 ‘주변부’들의 역사를 전체의 역사와 통합하여 새롭게, 역동적으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이 연구는 새로운 역사학적 틀을 공급하여 교육적 측면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전지구화가 가속화되는 현재 역사학은 연구와 교육 양쪽에서 점점 더 트랜스내셔널한 관점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전지구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전세계적으로 극우 민족주의가 회생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서양사는 문화나 집단 정체성에 대한 본질주의(essentialism)를 비판하기에 최적의 관점과 자료들을 제공한다. 대서양사는 대서양 세계의 형성이 어떻게 서로 다른 문화와 종족들을 만나게 했으며, 이 속에서 어떻게 대서양 세계를 특징짓는 혼종적인(hybrid) 문화들이 탄생했는지 보여주었다. ‘서구’와 ‘비서구’ 또는 ‘근대’와 ‘전통’을 가르는 상상의 경계를 해체하고, 그리고 무엇이 ‘본질적으로’ 서구적이거나 아프리카적 혹은 아시아적인지를 따지는 무용한 논의를 멈추고, 대신 다양한 인간 집단들이 모여 함께 만든 세계사적 공간의 복잡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대서양사의 주장이다. 대서양사는 이러한 관점을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그 속을 살아간 다양한 인물 군상들의 생생한 삶의 경험을 통해 보여준다. 이 연구는 대서양사 연구를 통해 새로운 역사 교육을 위한 자료들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 연구요약
  • 이 연구의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로 대서양사가 20세기 말부터 새로운 연구 단위로 부상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사학사적 계보를 분석하고 노예제와 관련하여 그 이론적 특징을 정의한다. 보통 대서양사의 기원으로 간주되는 것은 1950년대에 파머와 고드쇼가 제안한 “대서양 혁명” 테제이다. 또한 페르낭 브로델의 지중해세계 모델은 상업적 교류를 중심으로 바다를 통해 통합된 하나의 세계를 구상하는 데에 선구가 되었다. 그러나 이 모델들은 그 중심축을 유럽에 두고 대서양 세계의 형성을 유럽식 정치, 경제 체제의 확산과 동일시하는 유럽중심주의에 사로잡혀 있었다. 여기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대서양 노예제 연구의 팽창이었다. 이들의 횡대서양 시각은 대서양 세계를 앵글로-아메리카세계의 축으로부터 떼어내어 서인도제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로 확장시켰다. 대서양 노예제는 세 개의 대륙을 묶는 거대한 연쇄로부터 태어나 또 그 연쇄를 지탱한 실로 ‘대서양 체제’였다. 여기서 대서양 세계는 구획되고 경계 지어진 영토성이 특징인 근대 민족국가와는 확연히 다른 공간성을 지닌다. 대서양 세계의 역사적 새로움은 대서양 연안에 있는 집단과 사회들 간의 상호연결성 및 상호의존성이 극적으로 증대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예제 연구가 어떻게 유럽중심주의로부터 벗어나 대서양 세계를 재정의하고자 노력했는지 살펴 볼 것이다.
    둘째로 이러한 이론적 틀 내에서 주요한 대서양사의 연구 성과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서 노예제 문제가 대서양사에 어떤 근본적 질문을 제기하는지 탐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우선 노예제를 구조적으로 살펴본 선구적인 사회경제사적 대작들을 분석할 것이다. 그러나 이 거시사 속에서 노예들은 노동력이나 체제의 희생자로 객체화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후 노예제 연구들은 이러한 시각을 교정하여 노예제 사회가 얼마나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변화들을 빚어냈으며 그 양상들이 지역마다 얼마나 달랐는지, 그리고 여기서 노예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심을 쏟았다. 그 결과 대서양사의 초점은 점차 경제에서 넓은 의미에서의 ‘문화’로 바뀌었다. 새로운 연구들은 대서양 세계의 형성이 어떻게 서로 다른 문화와 종족들을 만나게 했으며, 이 속에서 어떻게 대서양 세계를 특징짓는 혼종적인(hybrid) 문화들이 탄생했는지 보여주었다.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연구들과 아이티혁명(Haitian Revolution) 연구들은 대서양사가 걸어온 다양한 경로를 통합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셋째로 이 연구는 최종적으로 현재 부상하고 있는 전지구사와 관련하여 앞으로 대서양사의 전망을 평가하고자 한다. 1980-90년대부터 본격화된 대서양사의 부상은 사실상 동시대에 가속화된 전지구화가 자극한 새로운 역사 인식의 발로였으며, 여러 면에서 전지구사와 친연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후 전지구사의 팽창과 맞물리면서 대서양사의 정체성은 위협받고 있다. 원래부터 그 지리적, 공간적 경계가 모호했던 대서양사는 이제 전지구사의 하부 필드로 통합될 것인가? 대서양사는 어떤 지리적, 공간적 단위라기보다는 학제 간의 장벽을 허물고 분산된 주제들을 통합시켜서 논하기 위한 학문적 대화의 공간이었던가? 현재의 시점에서 대서양사의 미래를 예견하기란 어렵지다. 그러나 대서양사가 전통적 역사학의 방법론을 쇄신하고 새로운 역사적 공간을 상상하는 데에 기여했다면 그것은 무엇보다도 노예제 연구들 덕분이었다. 대서양사가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전신으로 환원될 위험을 노출하고 있는 현재, 노예제 연구들이 대서양사에 가져다준 ‘아래로부터의’ 관점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오늘날 바다를 통해 연결되는 초국가적 역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 중 지난 20여 년간 서구에서 가장 발달한 것이 바로 대서양사이다. 이 글은 대서양사 개념에 대한 사학사적 분석을 시도하되, 대서양 노예제 문제에 초점을 맞춰서 대서양사를 “아래로부터” 조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한편으로는 대서양사가 상품과 자본의 전지구적 유통을 중심으로 한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전사(前史)로 환원될 위험성을 지양하고자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서유럽과 미국을 잇는 북대서양을 대서양의 전부로 간주하는 유럽중심주의를 비판하고자 한다. 노예제 연구는 서인도제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를 잇는 광대한 노예제와 노예무역 지대를 대서양사의 중심에 둠으로써 대서양 세계에 대한 관점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이 연구는 아이티혁명에 대한 연구들이 기존의 대서양사 연구의 방향성을 어떻게 비판하고 교정했는지에 집중한다. 아이티혁명사는 1990년대부터 새로운 필드를 개척하며 그 자체로 노예제를 통해 대서양사를 쇄신하는 데에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18세기 대서양 경제의 중심부로서 노예제 경제가 가장 번영했던 생도맹그에서 어떻게 사상 최초로 식민지 노예들의 혁명이 일어나고 성공했을까? 아이티혁명은 자본주의 세계경제 발전의 역설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근대성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재고하게 만들고, 대서양 세계 형성 과정에서 노예들을 비롯한 서발턴(subaltern)들의 역할과 목소리를 되살려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 영문
  • Today there is a growing interest in transnational history connected through the seas. The most developed field for the past two decades is the Atlantic history. This research attempts to analyze the concept of the Atlantic history in historiography, focusing on the issues of slavery to excavate it “from below.” On the one hand, it criticizes the tendency to reduce the Atlantic history to the history of triumphant global capitalism centering on the transnational circulation of goods and capital. On the other hand, it tries to revise the established narrative of the Atlantic World embedded in Eurocentrism, which regards the North Atlantic, that is, Northwestern Europe and the United States, as the whole of the Atlantic. The studies of slavery provide an opportunity to diversify the views on the Atlantic World by highlighting the vast zone of slavery and slave trade linking Europe, Americas and Africa. In particular, this study focuses on how the Haitian Revolution studies intervened in the existing historical studies of the Atlantic World and led to rethinking its core concepts. Pioneering new fields of researches, the Haitian Revolutionary studies led the way in the transformation of the transatlantic history by its focus on slaves themselves. How did the first revolution of colonial slaves take place at the core of the Atlantic capitalism where the slave economy was the most prosperous? The Haitian Revolution not only represents the most dramatic paradox of the development of global capitalism but also makes us reconsider our notions of modernity by reviving the roles and voices of subalterns including slaves in the process of forming the Atlantic World.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노예제 관점으로 대서양사의 개념을 재고하는 이 연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대서양 세계를 연구하는 기존의 주류 관점이 제국사였음을 감안하여, 노예제 연구와 제국사의 상관관계를 우선 규명한다. 대서양사는 제국사가 만들어 놓은 토대 위에서 제국사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나타났다. 노예제 연구는 제국 간의 경쟁 관계나 빈발하는 제국 간 전쟁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가운데 기존의 제국 비교사를 넘어서 서로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고 정의되는 제국의 공간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 여기서 문제는 대서양을 제국별로 분할하거나 제국 정책과 제도의 집합체로 환원하지 않는 가운데 어떻게 제국이나 국민국가가 전체 대서양 체제의 형성과 맞물렸는지, 그리고 각 개인과 집단들은 이런 다양한 공간성의 중첩을 어떻게 경험했는지 설명해 내는 것이다. 최근의 연구 흐름들은 노예제를 둘러싼 횡대서양적 제국 사이의 간제국적(inter-imperial) 교섭 관계 및 노예제의 전지구적 확산 양태를 연구함으로써 노예제와 제국 체제의 상호연관관계를 포착해 내고 있다.
    둘째, 기존의 제국사가 제국의 중심부와 식민지 사이의 종적 관계를 중시했다면, 새로운 대서양사 연구들은 식민지들 사이를 잇는 횡적 관계, 그리고 공식적인 제국의 의사소통망과 나란히 존재하던 비공식적인 의사소통망들의 존재를 강조한다. 대서양 노예제의 역사와 나란히 존재하는 것은 노예 저항의 역사였지만, 기존의 역사는 이를 맹목적이고 즉물적인 폭력과 봉기, 야만성의 분출로 정의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흑인 대서양(black Atlantic)” 연구들은 부르주아 공론장의 형태와는 다른 ‘흑인 공론장’의 존재와 이를 통해 나타나는 다종다양한 문화적 혼합과 변환의 역사를 조망했다. 이를 통해 대서양사는 문화와 정체성에 대한 본질주의적(essentialist) 정의에 저항하며, 이를 통해 유럽중심주의와 그 비틀어진 거울상인 비유럽의 자민족중심주의 양쪽을 해체하고자 노력해 왔다.
    셋째, 아이티혁명사는 1990년대부터 새로운 필드를 개척하며 대서양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즉, 아이티혁명사는 단순히 대서양사의 새로운 흐름을 종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노예제를 통해 대서양사를 쇄신하는 데에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노예들의 목소리 대부분이 그러했듯이 아이티혁명사는 오랫동안 서구 역사 서술 속에서 침묵되었다. 아이티혁명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민족국가 중심, 유럽중심주의적 역사학의 방법론에 도전해야 했고, 흑인 노예들을 피에 굶주린 야만인이 아니라 근대적 역사적 주체로서 재정의해야 했다. 이는 대서양 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브로델적인 스케일과, 사료의 결을 거슬러 노예들의 목소리를 읽어내는 미시사적 세심함이 동시에 요구되는 작업이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티혁명사는 대서양사가 새롭게 개념화되는 데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아이티혁명사는 우리에게 노예제를 통해 자본주의 세계경제를 새롭게 재개념화할 것, 그 속에서 근대성의 개념 자체를 재정의할 것, 제국과 지방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아이티혁명의 충격파를 대서양사에 새롭게 새겨넣을 것, 노예제를 통해 대서양사뿐만 아니라 반노예제의 대서양사를 쓸 수 있는 가능성을 상상할 것, 그리고 대서양사에서 폭력, 인종, 젠더의 중요성을 새롭게 강조할 것 등을 요구한다. 이 연구는 이를 통해 새로운 전지구사적 관점과 대서양사의 관련성에 대해 생각하는 한편, 현재 부상하는 “초국가적 전환”을 무작정 찬양할 것이 아니라 그 방향성을 재고해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이 연구는 다음의 다양한 학문적, 교육적 효과를 지향한다. 첫째, 현재 한국 학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해양사 및 초국가적 역사학에 대한 논의에 비교사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둘째, 더 큰 틀에서 보면 이 논문들은 오늘날 역사학계에서 진행 중인 소위 “공간적 전환(spatial turn)”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거시사와 미시사 간의 새로운 종합을 도모하고, 세계를 동질화시키기보다 불균형한 힘의 장 안에 포섭하는 전지구화의 작동 양식에 대해 보다 역사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셋째, 아이티혁명의 역사는 유럽중심적 시공간에서 정의되었던 근대성 개념을 재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서구의 백인 엘리트 대신 대서양 세계의 다양한 주체들-노예, 여성, 선원, 혼혈 집단-과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를 얻기 위한 이들의 투쟁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유럽중심주의적 역사 서술에 깔려 있는 전통-근대, 비서구-서구의 이분법을 해체하고 전지구적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근대를 새롭게 개념화할 수 있다. 넷째, 전지구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전세계적으로 극우 민족주의나 종교적 근본주의가 회생하고 있는 오늘날, 이 연구는 교육적으로 유용한 역사학적 틀을 공급할 수 있다. 대서양사는 서로 다른 문화와 집단들 간의 만남과 갈등 속에서 근대가 형성되고, 그 과정에서 집단 정체성이 끝없이 조정되고 재창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문화나 집단 정체성에 대한 본질주의적 신념을 비판하기에 최적의 관점과 자료들은 물론 역사가들이 미시사적 작업을 통해 문서고에서 찾아낸 흔치 않은 생생한 삶의 경험들을 제공한다.
  • 색인어
  • 대서양사, 노예제, 노예무역, 아이티혁명, 흑인 대서양, 근대성, 전지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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