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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루덴스’의 탈식민주의: C. L. R. 제임스와 영국령 서인도 크리켓 및 카니발의 크레올화
Homo Ludens’s Postcolonialism: C. L. R. James and Creolizing Cricket and Carnival in the British West In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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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7S1A5B5A07063863
선정년도 2017 년
연구기간 1 년 (2017년 09월 01일 ~ 2018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하영준
연구수행기관 중앙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이 연구는 영국령 서인도 출신의 흑인급진주의 지식인, C. L. R. 제임스의 크리켓 및 카니발과 관련된 저작을 검토하는 것을 통해서 대중 스포츠 및 축제가 서인도 식민지의 문화정치와 맺고 있는 다층적 관계를 드러내는데 그 목적이 있다. 제임스는 서구 문화인 크리켓과 카니발의 서인도적 전유, 즉 크레올화가 영국 제국에서 잉글랜드가 가지는 문화적 중심성과 보편성에 도전할 뿐만 아니라, 인종적ㆍ문화적으로 파편화된 서인도 식민지에서 새로운 통합된 정체성과 서인도 연방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 연구는 제임스의 크리켓 저작에만 집중했던 기존 연구들과 달리 서인도의 카니발 문화를 다룬 저작을 함께 고려하는 것을 통해서 ‘주인의 도구를 사용하는’ 다양한 방법, 즉 제임스의 저작에서 드러나는 탈식민주의적 저항 방식의 다양성을 가시화하려고 한다. 이것은 같은 영국령 서인도 출신의 노벨상 수상작가인 나이폴과 저명한 탈식민주의 이론가인 바바의 ‘흉내내기’ 개념의 한계를 역사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제임스는 나이폴의 비관적인 전망을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바바의 낙관적인 전망과도 달랐다. 제임스는 모든 흉내내기가 식민 담론을 침식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동시에 모든 흉내내기가 서구 문화를 추구하고 갈망하는 피폐한 정체성을 낳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서구 문화에 대한 특정한 전유 방식은 인종적ㆍ문화적으로 파편화되고 분열된 서인도 식민지를 통합할 수 있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제임스가 서인도 식민지의 크리켓과 함께 카니발에 주목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영국령 서인도 식민지는 크리켓과 카니발로 상징화될 수 있는 서로 다른 두 가지 문화 기제가 경합했던 이질적이고 역동적인 사회였다. 이들 문화는 식민 지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백인 지배층에 의해 도입되었으나 점차 아프리카계 주민의 대중문화로 전유되게 되었고, 독립 과정에서 흑인 중간계급이 민족주의적 헤게모니를 창출하는데 중요한 문화적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크리켓과 카니발은 서인도의 민족 문화로 완전히 통합될 수 없는 다양성과 이질성을 갖고 있었다. 두 문화의 기제는 서로 인종적ㆍ계급적으로 대립하였을 뿐만 아니라 식민지 지배 체제에 대한 서로 다른 저항의 방식을 함축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제임스의 크리켓과 카니발 저작들을 검토하는 것은 나이폴과 바바의 흉내내기 개념을 넘어서 탈식민주의적 저항의 다양한 방식을 역사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제임스 저작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탈식민주의 연구에서 소홀히 다루어져 온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신체 정치’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탈식민주의의 문화 연구에서 특히 스포츠와 같은 신체적 활동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져왔다. 그러나 대중 스포츠가 식민주의와 맺는 밀접한 관계는 영국령 서인도에서 명백하였다. 인류학자 기어츠의 표현을 빌자며, 크리켓은 영국령 서인도 식민지의 ‘심층 놀이’라 할 수 있었다. 제임스는 기어츠의 ‘발리 섬의 닭싸움’과 마찬가지로 크리켓에 대한 ‘심층 기술’를 통하여 문화적ㆍ심리적 맥락에서 표현되는 서인도 식민지 사회의 인종적ㆍ계급적ㆍ젠더적 권력 관계를 드러내려고 시도하였다.
    제임스는 동시대 대중 매체가 서인도 크리켓 선수들의 신체적 기량을 아프리카계나 인도계의 인종적 특성으로 물신화하는 방식에 투쟁하면서 스포츠 신체와 기량에 대한 반본질주의적 입장을 발전시켰다. 또한 제임스는 스포츠 선수가 자신의 신체를 통해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생산하면서 식민주의적 권력관계에 도전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졌다. 이것은 대중문화를 계산가능성ㆍ예측가능성ㆍ통제 같은 도구적 합리성이 지배하는 공간으로 인식했던 프랑크푸르트학파와는 구별되는 시각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식민지/서벌턴의 능동적 역할에 대한 인식 제임스가 새로운 신제국사적 관점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는 크리켓을 분석하면서 식민주의적 조우가 서인도 식민지 사회뿐만 아니라 제국 본국의 스포츠 조직과 관행을 어떻게 변형시켰는지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 이것은 스포츠 현상을 유럽이라는 중심에서 기원하여 비유럽 식민지라는 주변으로 전파되는 것으로 파악하는 ‘글로벌 확산주의(global diffusionism)’의 관점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제임스의 저작에 대한 연구는 신제국사의 관점에서 서인도 사회가 지닌 다원성ㆍ혼종성ㆍ이질성 등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할 것이다.
  • 기대효과
  • 크리켓과 카니발에 대한 제임스 저작은 최근 다양한 연구 성과를 낳으며 새롭게 두각을 보이고 있는 ‘블랙인터내셔널리즘’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고,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정체성과 대안적 근대성의 문제를 새롭게 사고할 수 있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블랙인터내셔널리즘의 연구 경향은 저명한 영국의 흑인 문화이론가인 길로이(Paul Gilroy)의 『검은대서양(the Black Atlantic, 1993)』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길로이는 흑인민족주의의 아프리카 중심주의가 가지는 문화적 배타성을 비판하면서 대서양 커넥션을 통해서 형성된 아프리카계 디아스포라의 혼종적 정체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들의 대항문화가 생산력주의의 완전한 거부에 기초한 반자본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사회주의자 및 백인 노동자들과는 달리 대서양 노예제의 오랜 경험과 그 기억은 생산적 노동이 인간 해방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주장을 아프리카계 디아스포라가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노동은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반면, 자율적 욕망에 기초한 여가 활동이나 성적 행위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하였다. 흑인 대중에게 음악과 놀이 같은 ‘비-노동(non-work)’ 활동은 임금노동과 연계된 작업규율 및 시간관념을 거부하고 노동의 소외를 비판하는 중요한 정치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다. 길로이의 ‘검은대서양’ 개념은 대서양 커넥션을 통해서 아프리카계 디아스포라의 혼종적 정체성과 대안적 근대성을 사고하는데 풍부한 영감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내셔널리즘과 트랜스내셔럴리즘, 노동과 여가, 사회주의 가치와 흑인의 가치 체제 사이에 양립 불가능한 대립성을 강조하는 그의 이론적 입장에 의해서 한계를 가진다.
    그러나 제임스의 접근은 달랐다. 노동은 인간의 자기실현에서 놀이와 마찬가지로 긍정적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중요한 저작 『블랙 자코뱅(1938)』에서 이미 대서양 노예제가 흑인노예를 산업 노동자와 비슷한 근대적 주체로 변모시켰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노동과 여가는 상호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변증법적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인간의 총체적 발전에 필수적인 것들이다. 길로이는 아프리카계 디아스포라 정체성의 비합리적ㆍ감성적 측면을 강조하고 이들의 사회ㆍ변혁적 활동을 음악과 같은 예술적ㆍ심미적 차원에서만 고려하였다. 그러나 제임스에게 투생 루베르튀르 같은 흑인노예들은 18세기 대서양 혁명을 통해서 (서구적) 근대성 자체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합리적ㆍ정치적 주체였다. 아프리카계 디아스포라의 정체성 형성 과정에서 노동과 정치의 영역은 결코 무시될 수 없는 것이었다. 제임스는 서인도의 대중 스포츠와 축제를 다루면서 노동과 여가, 정치와 예술, 합리성과 비합리성 등의 대립 관계를 설정하지 않았고 영국적 정체성과 서인도 정체성 형성에 존재하는 상호 구성적이고 변형적 상호 관계를 강조하였다. 따라서 제임스의 저작에 대한 연구는 아프리카계 디아스포라의 다층적이고 유동적인 정체성을 포착하고 대안적 근대성을 새롭게 사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의 목표가 만족스럽게 수행된다면 그 성과를 영국 루트리지(Routledge) 출판사가 발행하는 국제 저명 학술지 ‘Journal of Postcolonial Writing’ 지(誌)이나 ‘Interventions: International Journal of Postcolonial Studies’ 지(誌) 중 하나에 투고를 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SSCI에 등재되어 있는 Journal of Postcolonial Writing 지(誌)나 A&HCI에 등재되어 1년에 4회 발행되고 있는 Interventions 지(誌)는 식민주의 지배와 반식민주의 저항이 문학 및 문화와 맺는 다층적 관계를 다루는 탈식민주의 이론과 정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제임스의 사상을 다룬 논문들도 많이 실어왔다. 만약 이 연구 성과가 이들 저널을 통해서 발표된다면 국제적으로 탈식민주의 연구, 카리브 연구, 신제국사 연구, 스포츠 문화사 연구, 인종과 인종주의 연구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학문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내 학계에서는 식민주의 및 인종주의와 대중 스포츠가 맺는 관계에 대해서 탈식민주의 연구자들이 관심을 갖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 성과는 다인종 다문화 사회인 영국령 서인도 스포츠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거울삼아 여전히 민족주의와 인종주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를 진지하게 반추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줄 수 있다. 한국사회가 다문화 공동체로 이행하는데 스포츠가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거나 다문화적 측면에서 스포츠가 지니는 긍정적 가치를 탐색하고 발견하는 연구들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요약
  • 제임스는 자신의 저작, 『경계를 넘어서(1963)』에서 영국령 서인도의 크리켓에 대한 논의를 다음과 같은 반어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였다. “크리켓만을 알고 있는 사람은 크리켓에 대해서 과연 무엇을 아는 것인가?” 이 말은 “잉글랜드만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잉글랜드에 대해서 과연 무엇을 아는 것인가?”라는 키플링(Rudyard Kipling)의 질문을 차용한 것이었다. 전형적인 제국주의자였던 키플링은 자신의 질문을 통해서 잉글랜드 인들이 자국의 제국적 위상을 망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들에게 제국의 통치자로서의 자각과 실천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반면 제임스는 영국령 서인도인에게 자신의 식민지성에 대한 자각과 탈식민주의적 실천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키플링의 질문을 변주하였다. 서인도의 국민 스포츠가 된 크리켓이 영국의 식민 지배와 맺고 있는 문화적 권력 관계에 드러내고 이를 극복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영국령 서인도의 탈식민화의 문제는 제임스가 크리켓의 문화정치에 관심을 갖게 했던 중요한 계기였다. 영국의 정치적ㆍ경제적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서인도 연방을 결성하여 진정한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적ㆍ인종적ㆍ계급적으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을 극복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 서인도의 전통문화나 아프리카에서 기원하는 토착문화에 의존할 수는 없었다. 제임스는 오랜 식민 지배로부터 비롯된 다인종적이고 다문화적인 서인도 사회에서 공유되는 역사와 전통은 존재하지 않으며, 서인도인 모두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유일한 것은 식민 지배의 유산인 서구 문화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다시 말해서 영국령 서인도의 국민적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한 유일한 틀로서 서구 문화를 적극적으로 전유하고자 하였다. 제임스가 영국령 서인도 식민지에서 대중 스포츠가 된 크리켓에 주목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제임스는 헤게모니 투쟁 속에서 영국으로부터 이식된 서인도 크리켓이 어떻게 흑인중간계급의 민족주의의 도구로서 전유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전유의 반대편, 즉 망각되고 배제된 민중문화의 단편들을 드러내었다. 이들 민중문화의 단편들은 온전히 인식되거나 재현될 수는 없었지만, 서인도의 크레올 민족주의 가진 한계를 드러내는 일종의 ‘실재계(The Real)’였다. 제임스는 자서전을 쓰던 시기 동안(1958-63) 흑인중간계급이 표현했던 반식민주의적 민족주의와 트리니다드 민중 사이에 잠재하는 갈등을 점차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서인도 연방을 통한 독립이 좌절하게 되고 자메이카와 트리니다드토바고가 각각 근본적 변화 없이 분리 독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식민지 독립을 이끈 흑인 중간계급이 그가 신식민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경멸했던 흑인 유색 중간계급과 과연 어떤 차이를 갖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제임스는 카니발 문화를 통해서 억압되고 배제되었던 하층계급의 문화를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서인도 식민지에서 작동했던 서로 다른 문화적 기제들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였다. 서인도 식민지는 ‘크리켓’과 ‘카니발’으로 상징화될 수 있는 서로 다른 두 가지 문화 기제가 경합했던 역동적 사회였다. 크리켓 문화 기제가 영국적 기원, 중간계급적 토대, 규칙의 준수, 보편성의 추구, 위신의 담론 등과 같은 틀에 따라 구성되어 있었다면, 카니발 문화 기제는 프랑스와 아프리카적 기원, 하층계급적 토대, 규칙의 전복, 고유성의 추구, 평판의 담론 등과 같은 그 정반대의 틀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두 문화는 서로 계급적으로 대립했을 뿐만 아니라, 식민지 지배 체제에 대한 서로 다른 저항의 방식을 함축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대조를 통해서 제임스는 흑인 중간계급 크리켓 선수들이 보여주었던 탈식민주의적인 저항 방식 즉, 영국 문화의 전유를 통한 저항 방식과는 다른 형태의 저항도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저항의 형태와 내용이 무엇인지를 제임스가 속했던 흑인 중간계급의 크리켓 문화를 통해서는 분명하게 제시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서인도 민중의 저항 방식은 제임스가 상상할 수 있었던 탈식민주의 전략의 외부, 서인도 민중의 카니발과 칼립소 음악 속에 남아서 유지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임스는 진정한 ‘호모 루덴스’는 영국 퍼블릭 스쿨의 선수들이나 흑인 중간계급의 선수들이 아니라, 바로 식민지 서벌턴인 민중이라는 점을 암시하였다. 서인도 민중은 노동과 생산의 패러다임으로부터 자유롭고, 금욕주의적이고 위계적인 빅토리아적 가치체계로부터 벗어나 진정으로 놀 줄 아는 매혹적인 인간으로 기억되었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이 연구는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의 흑인급진주의 지식인, C. L. R. 제임스의 크리켓 및 카니발과 관련된 저작을 검토하여 대중문화가 서인도 식민지의 정치와 맺고 있는 다층적 관계를 드러내는데 그 목적이 있다. 아마추어 크리켓 선수로서 활동했었고 혁명가의 곤궁한 생계를 크리켓 전문기자로서 버텨야 했던 제임스는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대중 스포츠를 서인도 식민지의 정치적 갈등과 관련된 중요한 문화적 실천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 그에게 대중 스포츠는 서인도 식민지의 인종적ㆍ계급적 권력 관계가 문화적으로 재생산되는 곳인 동시에 전복되거나 새롭게 재구성될 수 있는 투쟁의 장이었다. 또한 그는 1940년대에 고대 그리스와 프랑스 혁명기, 그리고 동시대 미국 사회의 문화 연구를 통해서 대중문화의 발전이 민주주의의 확장과 맺는 밀접한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게 되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크리켓과 카니발 둘 다에서 반식민주의적, 반인종주의적 저항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카니발과 크리켓은 그 계급적 토대와 문화적 기원에서 달랐다. 카니발이 프랑스와 아프리카에서 기원했다면, 크리켓은 영국에서 기원했다. 흑인 중간계급이 주도한 크리켓 문화와는 달리, 트리니다드 카니발은 독립된 대중의 자기활동과 자기조직화라는 민주적 차원을 가졌다. 제임스는 크리켓과 카니발의 서인도적 전유, 즉 ‘크레올화’가 식민주의와 인종주의의 문화적 가정들에 도전할 뿐만 아니라, 영토적 파편성과 인종적ㆍ문화적 다양성을 가진 서인도 군도에서 새로운 통합된 정체성과 독립된 서인도 연방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제임스의 저작을 검토하는 것은 대중 스포츠 및 축제 문화를 통해서 영국령 서인도 사회의 식민화와 탈식민화의 문제를 새롭게 이해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영문
  • The study aims to examine writings on cricket and carnival of black radical, C. L. R. James from Trinidad and Tobago, and to reveal the multi-layered relationship that popular culture had with the colonial politics in the British West Indies. James was able to recognize mass sports as important cultural practices that were associated with political conflicts in colonies, because of his experiences as an amateur cricket player in the British West Indies and a cricket journalist in order to make a living for his revolutionary activities in the UK. Mass sports were the arena where power relations of race and class could be culturally reproduced and, at the same time, overthrown or newly reconstructed. He also gained a new perception of a close relation between the development of popular culture and the expansion of democracy through cultural studies of Ancient Greece, the French Revolution, and the American society in the 1940s. Based on the perceptions of popular culture, James could saw cultural resistance to colonialism and racism in both crickets and carnivals in the British West Indies. But, on the other hand. they were distinguished from each other on their basis of class and cultural origins. Trinidad cricket originate in England, while Trinidad carnival originated in France and Africa. It was different in that it had a democratic form of self-activity and self-organizations of masses of the people, unlike Trinidad cricket culture led by the black middle class. James believed that cricket and carnival could not only challenge cultural assumptions of colonialism and racism, but also contribute to creating a newly unified nation and an independent West Indies Federation in the West Indies archipelago with territorial fragmentation and with the complex racial and cultural variables. through their creolization ( West Indian's cultural appropriation of them). Therefore, studying James' works on cricket and carnival provides an important opportunity for new understanding of colonization and decolonization in British West Indies society through mass sport and festival cultur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이 연구는 영국령 서인도 출신의 흑인급진주의 지식인, C. L. R. 제임스의 크리켓 및 카니발과 관련된 저작을 검토하여 대중문화가 서인도 식민지의 문화정치와 맺고 있는 다층적 관계를 드러내는데 그 목적이 있다. 제임스는 자신의 저작, 『경계를 넘어서(1963)』을 영국령 서인도의 크리켓에 대한 다음과 같은 반어적인 물음에서 시작한다. “크리켓만을 알고 있는 사람은 크리켓에 대해서 과연 무엇을 아는 것인가?(What do they know of cricket who only cricket know?)” 이 말은 “잉글랜드만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잉글랜드에 대해서 과연 무엇을 아는 것인가?”라는 키플링(Rudyard Kipling)의 질문을 차용한 것이었다. 전형적인 제국주의자였던 키플링은 자기 물음을 통해서 잉글랜드 국민이 자국의 제국적 위상을 망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들에게 제국의 통치자로서의 자각과 실천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반면 제임스는 영국령 서인도 국민에게 식민지성에 대한 자각과 탈식민적 저항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키플링의 물음을 변주한다. 서인도의 국민 스포츠가 된 크리켓이 영국의 식민 지배와 밀접하게 맺고 있는 문화적 권력 관계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이를 극복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젊은 시절 아마추어 크리켓 선수로서 활동했고 혁명가의 곤궁한 생계를 크리켓 전문기자로서 버텨야 했던 제임스는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대중 스포츠를 서인도 식민지의 정치적 갈등을 구성하는 중요한 문화적 실천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 대중 스포츠는 서인도 식민지의 인종적ㆍ계급적 권력 관계가 문화적으로 재생산되는 곳인 동시에 이를 전복하거나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는 투쟁의 장이었다. 또한 그는 1940년대 고대 그리스와 프랑스 혁명기, 그리고 동시대 미국 사회의 문화 연구를 통해서 대중문화의 발전이 민주주의의 확장과 맺는 밀접한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트리니다드의 카니발과 카니발에서 반식민주의와 반인종주의 투쟁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영국 및 아프리카적 기원을 가진 카니발은 영국적 기원을 가진 크리켓과 달랐다. 흑인 중간계급이 주도했던 크리켓 문화와 달리, 트리니다드 카니발은 대중의 독립된 자기조직화와 자기활동이라는 민주적 차원을 가졌다. 제임스는 크리켓과 카니발의 서인도적 전유, 즉 ‘크레올화’가 서로 다른 방식에서 식민주의와 인종주의의 문화적 가정들에 도전할 뿐만 아니라, 영토적으로 파편화되고 인종적ㆍ문화적으로 다양한 서인도 식민지에서 새로운 통합된 국민성과 독립된 서인도 연방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제임스의 저작을 검토하는 것은 대중 스포츠 및 축제 문화를 통해서 영국령 서인도 사회의 식민화와 탈식민화의 문제를 새롭게 이해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제임스는 자신의 자서전적 저작을 통해 크리켓 클럽 가입과 관련된 청년 시절의 선택을 회상하면서 식민지 권력 관계를 재생산하는 행위를 했던 자신과 달리 샤논 클럽의 클리켓 선수들이 신체정치를 통해서 이러한 권력 관계에 도전했던 방식을 드러낸다. 제임스는 크리켓 선수가 경기의 예측 불가능성과 결합하여 보여주는 ‘극적인 볼거리’라는 개념을 통해서 어떻게 샤논 클럽 크리켓 선수들의 몸짓이 식민주의와 인종주의에 저항하는 지식과 이해를 생산하면서 지배 체제에 정치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문화적 토대를 마련했는지 분석했다. 당시 트리니다드의 사회적 긴장은 메이플과 샤논의 크리켓 시합에서 격렬하게 표출되고 있었다. 흑인 중간계급 출신의 샤논 클럽은 백인 클럽의 인종주의를 혐오했지만 혼혈 중간계급 출신의 메이플 클럽에서 더욱 교활하고 내면화된 피부색 차별을 느끼고 있었다. 따라서 샤논 클럽은 메이플 클럽을 공적으로 확실하게 패배시켜 인종 차별에 저항하는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려고 했다. 페어플레이ㆍ경쟁자 간의 평등, 모두의 규칙 준수 같은 경기의 코드를 철저히 준수하는 것을 통해서 샤논 클럽은 크리켓을 기존 권력에 대한 저항의 도구로 만들었다. 크리켓 코드를 따르지 않는 모든 것은 “크리켓이 아니었다.” 이것은 트리니다드 민중에게도 매우 익숙한 코드였다. 따라서 샤논 클럽은 자신의 크리켓 경기를 통해서 트리니다드 민중이 가진 차별에 대한 반감을 암묵적으로 대변하게 되었고 그들의 대표자가 되었다.
    노년 제임스는 샤논 클럽이 트리니다드 민중을 대변했던 것처럼 흑인 중간계급이 민족적 헤게모니를 창출하고 인종과 계급으로 분열된 영국령 서인도 사회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자서전을 마무리 했던 1962년에 서인도 연방의 좌절과 서인도 흑인 중간계급 정치가들의 정치적 타락을 보게 되었고 흑인중간계급의 크레올 민족주의와 트리니다드 민중 사이에 존재하는 잠재적인 긴장을 인식하게 되었다. 흑인중간계급은 자신이 내면화한 부르주아 노동윤리와 금욕적 빅토리아 가치체계에 기초해서 카니발과 같은 민중의 이질적인 문화를 외설적이고 폭력적인 것으로 간주했고 통제와 관리를 통해서 성적ㆍ도덕적으로 정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제임스는 트리니다드 카니발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카니발은 인간의 총체적 발전을 위해서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제임스는 그리스의 고전 비극을 예로 들면서 그리스 문화의 발전은 아테네 시민의 일상 활동, 특히 민회의 직접민주주의적인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술과 일상 및 노동의 분리를 통합할 수 있을 때 예술의 창조적 발전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제임스는 이러한 통합의 새로운 가능성을 트리니다드 카니발에서 찾았다. 트리니다드 카니발은 오락ㆍ스포츠ㆍ자유경쟁 그리고 대중이 직접 참여하는 예술적 실천을 함께 가진 보기 드문 스펙터클이었다. 그는 트리니다드 카니발의 확장이 트리니다드의 민주주의와 민족주의의 발전과 나란히 이루어졌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제임스에 따르면, 서구 문명의 위기와 전체주의의 위험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고려할 때 트리니다드 카니발은 서인도 차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의미를 가졌다. 카니발의 준비와 행사 진행에서 막대한 노동이 요구되고, 이러한 노동은 거대한 조직과 자기 규율을 요구했다. 제임스는 이것을 ‘대중의 자기조직화’라고 표현했다. 대중의 자기조직화는 그가 1940년대 미국 노동 조직과 산업 조직을 분석하면서 ‘침투하는 사회주의 사회’라고 개념화했던, 즉 자본주의 사회 내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사회주의적 조직화를 의미했다. 자기조직화에 기초한 대중의 자기활동은 자본ㆍ국가ㆍ관료ㆍ엘리트ㆍ지식인 등의 통제와 관리에 저항하는, 그리고 이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대중의 역량이었다. 제임스는 서구 근대 문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을 가져 올 수 있는 가능성을 트리니다드 카니발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대중의 자기 활동에서 찾았다. 이러한 대중의 자기활동을 강조하는 서인도 사회에 대한 제임스의 전망은 샤논의 크리켓 선수들을 트리니다드 민중의 대변자로 간주하고 흑인 중간계급의 민족주의적 헤게모니를 추구했던 제임스 자신의 엘리트주의적 접근과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
    제임스는 카니발과 같은 서인도의 민중문화가 탈식민주의 연구가들이 주장하듯 식민 권력 담론의 외부에서 자율적으로 존재했다거나 아프리카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제임스는 노동과 여가의 대립, 유럽적인 것과 아프리카적인 것의 대립, 합리성과 감성의 대립을 넘어서 통합적으로 서인도 국민과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재구성한다.
  • 색인어
  • C. L. R. 제임스, 크리켓, 카니발, 탈식민주의, 문화정치, 호모루덴스, 서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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