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동사」는 조리를 준비하고 직접 조리를 하며, 완성된 조리를 먹는 단계까지의 모든 과정을 통틀어 일컫는다. 크게 요리를 준비하는 동사(요리전), ‘불’과 ‘열’을 사용하는 「가열 조리동사」와 ‘불’과 ‘열’을 사용하지 않는 「비가열 조리동사」(요리중), 음식을 먹고 정 ...
「조리동사」는 조리를 준비하고 직접 조리를 하며, 완성된 조리를 먹는 단계까지의 모든 과정을 통틀어 일컫는다. 크게 요리를 준비하는 동사(요리전), ‘불’과 ‘열’을 사용하는 「가열 조리동사」와 ‘불’과 ‘열’을 사용하지 않는 「비가열 조리동사」(요리중), 음식을 먹고 정리하는 단계(조리후)로 나눌 수 있다.
「비가열 조리동사」로 완성되는 음식에는 김치류, 젓갈류 같은 발효음식이 있는가 하면, 겉절이, 무침, 생채, 화채, 냉국 같은 미발효 음식이 있다. 미발효 음식은 가공과 혼합만으로 완성되는 음식이며, 발효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가공 및 혼합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두 과정은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따라서 「비가열 조리동사」를 「가공 및 혼합 동사」와 「저장 및 발효 동사」로 나누고, 각각의 분류 속에 양언어의 동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면 「비가열 조리동사」의 특징뿐만 아니라, 양국의 식문화의 특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가공 및 혼합 동사」는 재료를 혼합하고 가미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동사를 말한다. 본격적인 요리를 하기 위한 전단계로 재료를 섞고 양념을 끼얹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 요리는 손맛을 이용하거나 매운 양념을 이용하여 담근 음식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가정식 일본요리 또한 식초에 절이거나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하는 음식 종류가 많다.
또한 햇볕에 말리거나 효모나 유산균으로 발효시키는 등 자연의 힘으로 숙성시켜 맛을 내는 음식들이 일본에는 많이 있다. 삶은 콩에 낫또균을 넣어 발효시킨 일본전통 음식인 낫또라든지, 생선에다가 소금, 밥 등을 섞어 장기간 발효 시킨 후 먹는 스시, 매실을 소금에 절여 만든 우메보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나타내는 동사를 「저장 및 발효 동사」로 한정한다.
구체적인 고찰 방법으로 먼저, 「비가열 조리동사」를 각종 조리용어 사전 및 선행연구와 음식문화 관련 서적에서 표제어를 추출한다. 그리고 사전의 용례뿐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코퍼스와 인터넷 신문기사 검색, 음식관련 드라마나 영화 등의 관련 자료를 통하여 용례를 찾아보고 일본어와 한국어의 표현 양상을 살펴본다.
실제 양상을 살펴보면 일본어와 한국어에서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비가열 조리동사」가 있는가 하면 의미의 차이를 보이는 동사도 상당히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부분이 일본어와 한국어의 조리동사의 의미의 차이, 나아가서는 「食」에 관한 어휘의 차이,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비가열 조리동사」의 의미가 파생되어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에 관하여 예문을 중심으로 특징을 분류해 본다. 모든 어휘가 그러하듯이 「비가열 조리동사」도 의미의 파생이 일어나는데, 일차적인 기본 의미에서 출발하여 조리동사의 의미 외에 사람의 성격으로 파생되거나 사물의 특성으로 파생되는 등의 양상을 정리해 본다. 이 점은 선행연구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부분이며 어휘 연구의 초석이 될 수 있는 본 연구의 독창적인 부분으로 기대된다.
본 논문은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하고자 한다. 제1장은 서론 부분으로 연구의 목적, 방법 등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제2장에서는 선행연구를 분석하고, 전체적인 조리동사 분류에 대하여 정리하면서 본 논문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비가열 조리동사」의 자리매김에 관하여 정리한다. 제3장에서는 일본어와 한국어의 「비가열 조리동사」를 「가공 및 혼합 동사」와 「저장 및 발효 동사」로 나누어 구체적인 용례를 가지고 대조 고찰한다. 제4장에서는 3장에서 제시한 「비가열 조리동사」를 바탕으로 「가공 및 혼합 동사」와 「저장 및 발효 동사」의 의미가 파생되어 나타나는 파생적 의미양상에 대해서 고찰한다. 제5장에서는 연구의 결론과 향후의 과제를 제시하는 것으로 연구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