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로봇기술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앞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수 세기 동안 발전해온 과학기술은 인간에게 더 필요한 것이 정서/신체 중심의 학문이며, 이것은 기계, 로봇,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는 인간 ...
인공지능과 로봇기술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앞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수 세기 동안 발전해온 과학기술은 인간에게 더 필요한 것이 정서/신체 중심의 학문이며, 이것은 기계, 로봇,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일 것이다. 4차 혁명의 시대에 진입할수록 인간에 대한 이해와 내면 탐색을 바탕으로 한 학문과 관련 직종 역시 더욱 부각될 것이다. 국민 모두 이미 큰 재난을 여러 차례 겪으면서 정신과 마음의 상처나 트라우마를 4차 산업이 치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예술을 활용한 인간 내면의 무의식 탐색은 실용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더욱 그 가치를 더하게 될 영역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현상은 비언어적 표현을 주요매체로 활용하는 예술치료사들의 전문성과 예술매체가 내포한 치유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든 형태의 예술치료(무용/동작, 미술, 음악, 드라마, 문학)는 창의적 표현과 상상적 작업을 개인의 신체, 감정, 느낌, 사고과정에 활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Malchiodi, 2003). 그중에서도 무용동작치료는 인간의 신체를 심리치료의 도구를 활용하여 억압된 무의식을 탐색한다(Mary, Janet, Joan, & Patrizia, 1999). 예술치료의 선구자들은 예술매체를 활용한 자기탐색방법을 예술치료사의 전문성 강화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는 사실을 경험적․실험적 연구들을 통해서 강조하고 있다(Durkin, Pearach, Ramseyer & Sontag, 1989; Marion & Felix, 1979; McNiff, 1986; Wilson, Riley & Wadeson, 1984).
본 연구에서 예술치료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진정한 움직임(Authentic Movement) 이라고 불리우는 무용/동작치료 구조화된 방법과 참여자들의 경험이 중점이 된다. 진정한 움직임은 무용동작치료의 선구자인 마리 화이트하우스(Mary Whitehouse)는 분석심리학자 칼 융(Carl Jung)의 적극적 상상(active imagination) 이론을 바탕으로 고안하였다. 이 방법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무의식 탐색을 적용되어왔다(Chodorow, 1997).
정신분석학자들이 자기이해와 성장을 위해 의무적으로 자기분석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무용동작치료사 역시 자기 신체 움직임을 이해하여 그것을 치료 과정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Schmais & White, 2017). 최근 학문의 융합이라는 흐름 속에서, 각 학문은 뿌리 깊은 나무처럼 자기 고유성과 전문성을 단단히 하여 이해․수용․확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 무용동작치료에 관한 연구들은 내담자 중심의 프로그램 효과성 검증에 집중되어왔다. 예술매체를 통한 치료사들의 역량강화나 성장에 관한 연구는 찾기 어려웠다.
본 연구는 인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무의식 세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신체를 통하여, 진정한 움직임 작업이 심리치료의 도구로서 신체를 사용하는 무용/동작치료나 예술치료사의 성장에 관한 경험을 탐색, 이해, 분석할 것이다. 이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자리 잡은 심리학 및 정신분석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자기분석과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무용동작치료가 신체중심의 학문이라는 고유성을 알리고, 무용치료사의 직업적 전문성을 강화하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