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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다
Look at the world through the eyes of furniture designers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인문저술지원사업
연구과제번호 2018-S1A6A4A01-2018S1A6A4A01037152
선정년도 2018 년
연구기간 2 년 (2018년 05월 01일 ~ 2020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김진우
연구수행기관 건국대학교 GLOCAL(글로컬)캠퍼스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이 책의 주제와 목적은 가구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가구에도 사회적 현상과 맥락이 붙어있다. 산업혁명시대와 함께 탄생한 토네트 가구는 공화정의 몰락과 중산층의 탄생, 합리적인 가격의 가구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 의미와 함께 아동인권의 유린, 환경의 파괴라는 사회적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19세기 중엽의 역사가 21세기에도 엄연히 재현된다. 가구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만들었지만 세계인들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특정 나라의 문제만도 아니다. 그러므로 이야기는 당시 토네트 가구회사가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역사적 배경에 의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왜 하필 가구인가? 디지털 혁명이 가져온 문명의 진화는 많은 물건들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했지만, 인간은 아직도 대부분의 시간을 가구와 함께 지낸다. 인류의 일상에 이토록 오랜 시간, 자주, 포괄적으로 사용돼 온 물건도 드물 것이다. 좋든 싫든, 좋은 디자인이던 그렇지 않든 간에 가구는 거의 모든 순간 우리와 함께 있다.
    가구는 관찰하기에 좋은 대상이다. 가구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 평소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모두 가구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 몸에 직접 닿는 물건이면서 체중을 지탱하는 구조체이기도 하다. 종류와 기능도 다양하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쓰고 버린 스티로폼이 시장 상인의 의자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재테크의 수단으로 가구를 수집하기도 한다.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며 대개의 경우 하나 이상 모여서 놓인다. 가구가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사람이 모여 있는 모습과도 비슷하다. 그래서 가구를 관찰하는 일은 사람을 관찰하는 일처럼 흥미롭다. 실내디자이너, 가구 디자이너로 살고, 같은 분야의 교직에 몸담았던 20여 년 동안 무수히 마주쳤던, 가구를 통해 도출된 질문과 사유의 내용을 정리해 책 속에 담고자 한다. 가구 디자인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그 시대의 삶과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는 것, 가구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세상의 온갖 현상들과 만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화두다.
  • 기대효과
  • 첫째, 가구 디자인, 실내디자인, 제품 디자인 등 디자인 전공자에게는 디자인을 보는 입체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을 보여줄 것이다. 당연하지만 가구 디자인은 조형과 기능이라는 편협한 영역만으로는 설명하고 이해할 수 없다. 가구 디자인을 입체적으로 고찰하다 보면, 하나의 가구에 무수히 많은 사회적 조건이 연결돼 있음을 파악하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가구 디자인 실험과 개념의 표출이 가능 해 질 수 있다.
    둘째, 비전공자에게는 가구와 가구 디자인을 이해하고 학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가구 디자인의 사용자다. 훌륭한 소비자가 훌륭한 디자인을 가능케 한다. 핀란드의 경우 국민 건축가 알바 알토에게 공공영역의 설계를 맡겼다. 덕분에 핀란드의 아이들은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의자에 앉아 알바 알토의 조명 아래서 그림을 그리고 공부한다. 좋은 디자인의 가치를 알아보고 사용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한다. 국민 모두가 디자이너가 될 필요는 없지만 국민 모두가 디자인의 가치를 알아보고 인정하는 문화는 중요하다. 친숙하게 존재하는 가구 디자인에 대해 얘기하는 동안 그 문화가 형성될 수 있길 희망한다.
    셋째, 디자인과 사회적 현상이 만나는 접점에서 생길 수 있는 있는 문제의식들을 드러내고자 한다. 가구 디자인은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을 위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 가구 디자이너가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한계와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 가구 디자이너의 사회참여는 어떻게 가능한가? 세계화 시대에 오히려 문화적 다양성, 지역화를 통한 가치의 재발견이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구 디자인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디자인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등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질문하고 모색하게 될 것이다.
    넷째, 이 책을 계기로, 인문사회학자들과의 토론과 논쟁이 가능해지길 바란다. 디자이너들이 제시한 인문학적 담론이 이미 풍성한 것도 사실이나, 주로 우리끼리의 말잔치에서 그쳐버렸다고 생각한다. 노스탤지어나 센티멘털리즘을 인문학의 본질로 착각하거나 관념적이거나 규범적인 감언이설을 인문학의 핵심인 양 오해하는 경향(전상인, 공간으로 세상 읽기, p31)은 공감할 수밖에 없는 한계다. 이 책이, 가구를 가운데 두고, 다양한 분양의 전문가들이 둘러앉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연구요약
  • 1장. 아직도 새로운 가구 디자인이 필요한가?
    1장에서는 시대, 역사, 지역을 읽어내 그것을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표출해 낸 가구 디자인의 사례를 살펴본다. 이들은 각 시대의 경제적 상황, 산업, 신소재, 환경의 문제와 밀접하게 닿아있다. 디자이너가 관심을 갖고 고려해야 할 범위와 경계가 이미 활짝 넓어져 있음을 배울 수 있다.
    2장. 가구는 작품인가 제품인가?
    2장에서는 제품과 작품의 경계를 넘나드는 가구의 사례를 살펴본다. 이들을 통해 가구가 기능의 매개체인 동시에 표현의 매개체임을, 실용적인 기능과 함께 시각적 기능을 함께 가진 물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3장. 가구 디자인은 어떻게 동시대의 미술과 교류하는가?
    3장에서는 역사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디자이너와 예술가, 디자인과 예술작품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미술 혹은 디자인 관련 대학의 교육과정, 구조 등에 대한 언급과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바우하우스, 데 스틸 등 역사 속에서 배우며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
    4장. 전통을 어떻게 현대화 할 것인가?
    4장에서는 전통을 현대화한 가구 디자인의 사례를 통해 그것이 가능했던 배경과 이유를 찾아본다. 이제라도 한국이라는 지역성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통용되는 보편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5장. 국가의 정체성, 브랜드 정체성, 작가의 정체
    5장에서는 작가 혹은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려내 현대 가구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본다. 우리에게도 한국성이라는 진부한 겉옷을 벗어던지고 내 몸에 흐르고 있는 본능과 욕구를 자기화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출현이 필요하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의자는 관찰하기 좋은 대상이다. 의자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 평소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모두 의자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 몸에 직접 닿는 물건이면서 체중을 지탱하는 구조체이기도 하다. 종류, 기능,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의자를 바라보는 일은 흥미롭다. 이 책은 내가 관찰한 의자들, 의자가 가지고 있는 욕망, 그 욕망에 영향을 미친 시대적, 사회적 배경에 대한 기록이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나는 질문한다. 아직도 새로운 의자가 필요한가?”, 2장 “의자는 작품인가 제품인가?”, 3장 “의자 디자이너는 창의적 영감을 어디서 얻는가?”, 4장 “전통을 어떻게 현대화할 것인가?”, 5장 “역사 속 의자들은 어떻게 정체성을 표출하는가?”로 구성된다. 1700년대 쉐이커 교도의 의자부터 산업혁명, 미술공예 운동,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해체주의를 지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서가는 의자 디자인까지 골고루 다뤘다.
    몇 개의 사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찰스 레니 매킨토시(Charles Rennie Mackintosh)의 래더 백 체어는 눈에 띄고 싶어 하는 의자다. 예쁘긴 한데 선뜻 앉아보긴 싫다. 전체적으로 마르고 왜소하다. 좌판은 좁고 등받이는 약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쯤 소장하고 싶다. 늦은 시간, 지친 몸을 소파에 던졌을 때 시선이 멈추는 곳, 스탠드형 조명 옆 코너에 두고 싶다.
    아르네 야콥슨(Arne Jacobsen)의 세븐 체어는 놀랍도록 평범한 의자다. 평생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다. 압축 성형하여 만든 몸체와 스테인리스 스틸 파이프 다리로 구성된 단순한 디자인과 소박한 모습으로 반세기를 넘게 살았다. 가장 많이 팔리는 목재 마감부터 발랄한 카페에 어울릴 파스텔 색상 마감, 중역실에 적합한 블랙 가죽 마감, 팔걸이 버전, 바 스툴 버전 등 제품군도 다양하다. 하나의 의자가 캐주얼 한 카페에서부터 근엄한 회의실까지 모조리 커버한다.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의 프로스트 의자는 멘디니의 창작물이 아니다. 기존의 의자에 점묘법의 패턴을 접목했을 뿐이다. 멘디니는, 더 이상 새로운 의자 디자인이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의 방법으로 의자를 선택했다. 그의 질문은 가구 디자인 분야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을 알리는 계기였다. 미하엘 토네트의 비엔나 체어, 베르너 팬톤의 팬톤 체어는 각각 곡목 성형기술, 플라스틱 성형기술의 개발, 실험, 실패, 발전의 역사를 온몸으로 표출한다. 도심 속 볼라드(bollard), 계단, 돌, 바위, 나무의 그루터기 등도 시민들에겐 의자다. 때론 진짜 의자보다 더 사랑받는다.
    책에 등장한 의자들을 다시 본다. 다수의 의자들은 소위 디자인의 선진국이라는 유럽에서 탄생했다. 100년 전에 디자인된 의자가 여전히 잘 팔린다. 그러므로 이 책의 끝에는 불편한 질문이 기다린다. 아직도 새로운 의자 디자인이 필요할까? 한국에서 태어나 오늘을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디자인이 (남아)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희망이 있다고 본다. 미래에 필요한 창조성이란,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에서 시대에 맞는 가치를 발견해 내는 것이라는 말을 상기해 보면 그렇다. 그 말이 맞는다면, 대한민국은 디자이너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초스피드로 일궈낸 경제성장과 민주화, 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문화적 풍요로움과 여유, 그 와중에 잃어버린 삶의 질과 정신적인 가치들을 거울처럼 보여주는 이상한 도시, 건물, 디자인들이 차고 넘친다. 디자이너들의 창의적 스토리텔링은 거기서 출발한다. 그들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많은 것들을 “새롭게” 발견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의자를 선택했다. 의자는 하늘에 존재하는 별처럼 무수히 많은 물건 중 하나지만, 내 시선이 의자를 통과할 때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 영문
  • Chair is a good object to observe. Either people who haven't majored in chair design or people who aren't interested in it, we could talk about the chair. It is directly touching and supporting our body. Shapes, functions, and prices are various. To me, looking at chairs is fascinating. This book is about chairs that I have observed for quite a while, including desires of each chairs, and historical and social background which has been influenced them.
    The book is composed of five chapters. Chapter 1, “I am asking. Do we still need a new chair?”, Chapter 2, “Are chairs art or product?”, Chapter 3, “Where does a chair designer get inspiration?”, Chapter 4, “How to modernize tradition?”, Chapter 5, “How historical chairs express their identity?” There are chairs from the Shaker's in 1700s, 1st Industrial Revolution, Art and Craft Movement, Modernism, Postmodernism, Deconstruction, and 4th Industrial Revolution now.
    Here are a few examples that I have described for this book. Ladder back chair by Charles Rennie Mackintosh for the Hill house is the one who shows off. It's pretty, but I don't want to sit on it. The seat is too narrow and backrest looks not safe enough. Nevertheless, I would like to have one. I want to put it in the corner next to stand lighting where my eyes are laying down when I throw a tired body on the sofa in late hours.
    Arne Jacobsen's 7 Chair is an amazingly ordinary chair. I would’t get tired even if I use it for life. It has lived for over half a century with its simple design and appearance, which consists of molded body and stainless steel pipe legs. There are wide range of products, from the most popular wooden version to pastel colored versions which are normally suitable to cafes and bars, black leather version for executive rooms. 7 chair covers every room from casual public spaces to solemn meeting rooms.
    Alessandro Mendini's Proust Chair is not a creation by Mendini. Only the stippled pattern was incorporated into the existing chair. Mendini chose the chair to tell if we still needed a new chair design. His experimentation was to promote postmodernism in furniture design filed. Michael Tonet's Vienna Chair and Verner Panton's Panton Chair represent the history of moulded plywood and plastic forming technology. Bollard, stairs, stones, rocks, and stumps in trees in the city center are also chairs for citizens. Sometimes it is loved more than real chairs.
    Looking back the chairs that I wrote in the book, many of chairs were born in Europe, so-called advanced country of design. Lot of them designed 100 years ago, and still sell enormously and internationally. Therefore, uncomfortable question awaits us at the end of the book. Do we still need a new chair design? Is there a design that we, Koreans can do? Can we tell the students who walks into the University today that we have a blight future in design field? Speaking from the conclusion, I would say yes. Let’s recall the saying that creativity is not the creation of something new, but to discover the value that is originally there. If that is true, Korea is the best place for designers. Our cities, buildings, and designs, which is result of economic growth and democratization with ultra super speed show the lack of cultural richness and quality of life. So, there are so many strange things are mixed in our society. Actually and ironically, designers' storytelling starts that kind of chaotic situation.
    So, start asking questions. You will be able to discover many things “new.” I chose chair. The chair is one of myriad objects, like a star in the sky, but when my gaze passes through the chair, I can tell about everything in my own way.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의자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 과정에서 인문 사회학적 관점과 만나 사유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 마침내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세상의 온갖 현상들과 만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화두다. 그런데 왜 하필 의자인가? 의자가 없는 삶은 상상하긴 어렵다. 인류의 일상에 이토록 오랜 시간, 자주, 포괄적으로 사용돼 온 물건도 드물 것이다. 좋은 디자인이던 그렇지 않든 간에 의자는 거의 모든 순간 우리와 함께 있다. 의자는 관찰하기에 좋은 대상이다. 의자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 평소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모두 의자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 몸에 직접 닿는 물건이면서 체중을 지탱하는 구조체이기도 하다. 종류, 기능,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며 대개의 경우 하나 이상 함께 놓인다. 그래서 의자를 관찰하는 일은 사람을 관찰하는 일처럼 흥미롭다. 이 책은 내가 관찰한 의자들, 의자가 가지고 있는 욕망, 그 욕망에 영향을 미친 시대적, 사회적 배경에 대한 기록이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의 제목은 “나는 질문한다. 아직도 새로운 의자가 필요한가?”이다. 1950년대에 디자인된 의자가 2020년의 공간 속에서도 조화롭게 어울리는 엄연한 현실 속에서, 오늘을 사는 디자이너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질문했다. 그린 디자이너, 윤호섭의 골판지 의자, 버려진 의자로 만들어진 유르헨 베이의 의자 등을 사례로 서술했다. 2장의 제목은 “의자는 작품인가 제품인가?”이다. 미술공예 운동으로부터 1세기 이상이 지난 오늘날 예술과 디자인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특히 의자 디자인 분야에서 그 흐름은 더욱 확연하다. 아트 퍼니쳐 작가인 최병훈의 작품, 요나스 벌린의 콘크리트 체어 등 작품과 제품의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들고 있는 사례를 탐구했다. 3장의 제목은 “의자 디자이너는 창의적 영감을 어디서 얻는가?”이다. 디자이너는 창조적 영감을 순수예술작품으로부터 얻는다. 초현실주의와 스칸디나비아 모더니즘이 그랬고, 포스트모더니즘 회화와 멤피스 그룹의 의자 디자인이 그랬다. 미국을 중심으로 했던 미니멀리즘 아티스트들은 예술적 관점에서 의자를 디자인했다. 프라하에서는 파리의 큐비즘을 받아들였고 이를 체코 큐비즘 의자 디자인으로 발전시켰다. 4장의 제목은 “전통을 어떻게 현대화할 것인가?”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디자인에는 일본의 전통과 정체성이 잘 드러난다. 오늘날 일본 디자인의 국제적 경쟁력은 바로 그 지점, 전통을 현대화 한 곳에서 극적으로 발화한다. 우리가 디자인의 선진국이라 인정하는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나의) 가구는 한국의 전통과 정체성을 현대화하고 있는가? 한국의 디자이너 하지훈의 의자들과 도예가 이헌정의 의자에서 해답과 희망을 찾았다. 5장의 제목은, “역사 속 의자들은 어떻게 정체성을 표출하는가?”이다. 무명씨들이 만든 좋은 디자인, 쉐이커 교도들의 의자, 100년의 역사와 함께 오늘날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바우하우스와 여성 디자이너들, 당시에는 단명했지만 디자인 사 굽이굽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술공예 운동의 의자들, 100살의 바우하우스가 과거가 아닌 미래임을 증명하고 있는 판 보레 멘첼의 24유로 의자들을 사례로 서술했다.
    책에 등장한 의자들을 다시 본다. 다수의 의자들은 소위 디자인의 선진국이라는 유럽에서 탄생했다. 100년 전에 디자인된 의자가 여전히 잘 팔린다. 그러므로 이 책의 끝에는 불편한 질문이 기다린다. 아직도 새로운 의자 디자인이 필요할까? 한국에서 태어나 오늘을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디자인이 (남아)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희망이 있다고 본다. 미래에 필요한 창조성이란,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에서 시대에 맞는 가치를 발견해 내는 것이라는 말을 상기해 보면 그렇다. 그 말이 맞는다면, 대한민국은 디자이너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초스피드로 일궈낸 경제성장과 민주화, 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문화적 풍요로움과 여유, 그 와중에 잃어버린 삶의 질과 정신적인 가치들을 거울처럼 보여주는 이상한 도시, 건물, 디자인들이 차고 넘친다. 디자이너들의 창의적 스토리텔링은 거기서 출발한다. 그들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많은 것들을 “새롭게” 발견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의자를 선택했다. 의자는 하늘에 존재하는 별처럼 무수히 많은 물건 중 하나지만, 내 시선이 의자를 통과할 때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첫째, 가구(의자) 디자인, 실내디자인, 제품 디자인 등 디자인 전공자에게 이 책은 디자인을 보는 입체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을 보여줄 것이다. 당연하지만 의자 디자인은 조형과 기능이라는 편협한 영역만으로는 설명하고 이해할 수 없다. 의자 디자인을 입체적으로 고찰하다 보면, 하나의 의자에 무수히 많은 사회적 조건이 연결돼 있음을 파악하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디자인 실험과 개념의 표출이 가능 해 진다.
    둘째, 비전공자에게는 의자와 의자 디자인을 이해하고 학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의자의 사용자다. 훌륭한 소비자가 훌륭한 디자인을 가능케 한다. 핀란드의 국민 건축가 알바 알토, 핀란드는 그에게 다수의 공공기관 설계를 맡겼다. 덕분에 핀란드의 아이들은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도서관 속 의자에 앉아 알바 알토의 조명 아래 그림 그리고 공부하며 성장한다. 좋은 디자인의 가치를 알아보고 사용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한다. 국민 모두가 디자이너가 될 필요는 없지만 국민 모두가 디자인의 가치를 알아보고 인정하는 문화는 중요하다. 친숙하게 존재하는 의자 디자인에 대해 얘기하는 동안 우리에게도 그런 문화가 형성될 수 있길 희망한다.
    셋째, 디자인과 사회적 현상이 만나는 접점에서 생길 수 있는 있는 문제의식들을 드러내고자 한다. 디자인은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을 위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 디자이너가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한계와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 디자이너의 사회참여는 어떻게 가능한가? 세계화 시대에 오히려 문화적 다양성, 지역화를 통한 가치의 재발견이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의자 디자인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디자인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등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질문하고 모색하게 될 것이다.
    넷째, 이 책을 계기로, 인문사회학자들과의 토론과 논쟁이 가능해지길 바란다. 디자이너들이 제시한 인문학적 담론이 이미 풍성한 것도 사실이나, 주로 우리끼리의 말잔치에서 그쳐버렸다고 생각한다. 노스탤지어나 센티멘털리즘을 인문학의 본질로 착각하거나 관념적이거나 규범적인 감언이설을 인문학의 핵심인 양 오해하는 경향(전상인, 공간으로 세상 읽기, p31)이 있음을 아프게 공감한다. 이 책이, 의자를 가운데 두고, 다양한 분양의 전문가들이 둘러앉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색인어
  • 〚프롤로그〛 1. 아직도 새로운 의자가 필요한가? 1. 아르네 야콥슨의 세븐 체어와 앤트 체어 2. 유르헨 베이의 의자 디자인 3. 닐스 바스의 신문지 의자 4. 윤호섭의 골판지 의자 5. 한스 웨그너의 더 차이니스 체어 6. 산업혁명과 토네트의 NO14, 그리고 무지의 의자 2. 의자는 작품인가 제품인가? 1. 보리스 볼린의 아포스톨 2. 요나스 벌린의 콘크리트 의자 3. 아티스트 최병훈의 작품들 4. 론 아라드와 자하 하디드의 의자 5. 매킨토시의 레더 백 체어 6. 베르너 팬톤의 의자 디자 3. 의자 디자이너는 창의적 영감을 어디서 얻는가? 1. 초현실주의와 스칸디나비아 모더니즘 2. 포스트모더니즘과 멤피스 3. 미니멀리즘 아트와 의자 디자인 4. 체코 큐비즘과 의자 디자인 4. 전통을 어떻게 현대화할 것인가? 1. 우치다 시게루의 다실 2. 하지훈의 의자들 3. 도예가 이헌정의 의자들 4. 알바 알토의 스툴 60 5. 역사 속 의자들은 어떻게 정체성을 표출하는가? 1. 쉐이커 교도들의 의자 2. 미술공예 운동의 의자 3. 바우하우스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4. 판 보 레-멘첼의 24유로 의자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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