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을 연구하는 일의 <여전한> 중요성
주지하듯, ‘근대’는 제국과 식민지, 중앙과 지방, 남성과 여성, 자본과 非자본 등 중심과 주변의 강고한 위계에 기반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는 바로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으되,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다. ‘지역성locali ...
❍ ‘지역’을 연구하는 일의 <여전한> 중요성
주지하듯, ‘근대’는 제국과 식민지, 중앙과 지방, 남성과 여성, 자본과 非자본 등 중심과 주변의 강고한 위계에 기반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는 바로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으되,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다. ‘지역성locality’에 주목하는 일은, 일견 당연해 보이는 그 위계의 정당성에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근대 자본주의의 모순과 폭압에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역성locality’에 주목하여 치열한 자기 성찰과 비판적 객관화를 도모하는 일은 해묵은 과제이자 책무일 것이다.
❍ 관성화된 지역 연구에서 탈피한 새로운 연구 모색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 착목되는 ‘로컬리티’ 연구의 급증은 자본 중심의 세계화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대안 담론의 필요성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의해 촉발된 것이다. 서울학, 강원학, 제주학, 인천학, 부산학, 호남학, 원주학 등 일련의 지역학들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탄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자체의 지원과 주도 하에 진행되어 온 그간의 지역학은 지역의 발전 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해당 연구들에서 드러나는 지역적 차이들은 여전히 ‘중심/주변’의 구도 하에 머물러 있으며, 오히려 그러한 구도를 재생산하는 데에 기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팀에서 지역성에 주목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지역 내지는 로컬 자체에 소수성, 주변성, 다양성, 이질성, 혼종성 등이 내장되어 있어 중앙[혹은 제국/남성/자본]을 중심으로 세계를 해석해 온, 관성화된 인식의 체계에 모종의 균열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간의 지역학 연구가 지역의 문화인프라 구축, 대표 이미지의 창출, 지역축제의 개발, 이를 통한 관광수익의 증대 등에 동원됨으로써 근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해 왔다는 점을 인식하고 관성화된 지역 연구에서 탈피한 새로운 지역 연구의 방향과 방법을 탐색할 것이다.
❍ 충북의 로컬리티에 대한 계보학적 탐색
주지하듯 ‘청풍명월’, ‘선비정신’, ‘’애국충절‘ 등의 개념어들은 충북을 설명하는 주요한 키워드이다. 그러나, 청풍명월과 선비정신, 애국충절 등의 개념어들은 충북에만 해당하는 것들이며, 충청북도가 해당 개념들에 대해 독점적이면서 배타적인 사용권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정체성‘이란 변하지 않는 존재의 본질적 성격 혹은 그러한 성질을 가진 독립적 존재를 의미한다. 따라서 정체성은 ‘나’의 문제인 동시에 다른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규정되는 것이다. 충북의 로컬리티는 서울, 경기, 경상, 전라 등 타 지역과의 비교를 통해 두드러지게 구별되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충북의 로컬리티에 관한 다양한 영역의 고전 텍스트를 새롭게 읽고 그 의미와 접근법을 탐색할 것이다. 충북의 로컬리티에 대한 이러한 계보학적 탐색은 지역성 연구뿐 아니라 지역과 관련된 다양한 인문ㆍ사회ㆍ문화ㆍ예술 연구로 확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