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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체적 지성과 치유 –왕양명의 만물일체관을 중심으로 -
Organic Intelligence : Focused on Wang Yang-Ming’ view on the One Body of All Things in the Universe.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8S1A5B5A07074196
선정년도 2018 년
연구기간 1 년 (2018년 09월 01일 ~ 2019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정갑임
연구수행기관 세명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1) 연구의 필요성

    (1) 일상화된 죽음과의 동거
    어느덧 ‘혼밥’, ‘혼술’이 우리시대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일부 방송매체에서는 이를 마치 시대의 트렌드인 것처럼 근사하게 꾸며대지만 어떤 정서들이 그 기저에 있는지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외로움, 단절감, 고립감을 필두로 하여 소외감, 절망감, 수치심, 상실감 그리고 무기력을 동반한 분노를 포함하는 언제든 병증징후로 넘어갈 수 있는 심리상태이다. 이는 감각적인 마비, 감정적인 마비, 그리고 관계의 마비상태에 있음을 의미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죽음과 동거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생명의 차원에서 보자면 단지 개인적인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나아가 전 지구적으로 구조가 시급한 상황이다.

    (2) 유기체적 지성에 대한 주목
    <자연과의 재접속(Reconnecting with Nature)> 프로그램을 만들어 수 십년간 진행하고 있는 마이클 코헨(Michael J. Cohen)은 “우리 자신과 사회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우리 자신이 실내에 가두어져 있고, 절름발이이며, 상처입어 자연의 통합성에서 멀어졌다는 것, 자연과의 재접속에 문화적으로 장애받고 있다는 것을 관찰하게 된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상실감, 감각적인 메마름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마이클 코헨, 2007) 유행병처럼 번져가고 있는 혼밥 혼술시대에 대한 진단으로도 매우 설득력이 있다.

    사실상 우리시대의 일상이 과도한 실내생활과 자연의 근원으로부터 물리적 정서적으로 문화적으로 분리되어 있기에 개인들이 느끼고 있는 파편화되고 분리된 감정 그리고 늘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어쩌면 우리시대를 살아가는 지구공동체의 보편적인 정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에 만연하고 있는 심리치료의 주된 방법들이 트라우마, 내면아이 등의 이슈와 함께 점점 개체 안으로 환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흡사 많은 병증의 원인에 대해 DNA에 책임을 전가하는 현대의료의 논법과도 닮아있다. DNA에 책임이 있으므로 원인을 알 수 없고 또 치료가 용이하지 않다는 무책임해서 답답하게 들리는 논리는 익숙하다. 다소 유사한 방식으로 현대의 심리치료를 접하는 내담자들도 고립된 내면으로, 끝을 알 수 없는 과거의 블랙홀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경우가 빈번하다.

    환경과 유기체의 관계를 연구하는 생태학적 이론을 적용하여 심리학의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심리학의 한 분야인 생태심리학(Ecopsychology)에서는 우리를 포함하는 전체는 지구라는 응집된 생명시스템이며 어떤 시스템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그 시스템과 접촉해 있어야 하는데, 산업사회의 개인주의 문화는 실내생활로 우리들을 가두어 자연과의 접촉을 막고 우리를 다른 사람들이나 지구 자체로부터 분리시킨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연과의 사이에서 생겨난 틈을 치유하기 위해 심리치료가 필요하게 된다고 말한다.(마이클 코헨, 2006) 인간의 심리적 회복력은 결국 자연과의 연결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견해에 동의하며 본 연구에서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지성을 ‘유기체적 지성’이라고 부르고 그에 주목하고자 한다.

    (3) 왜 왕양명의 만물일체론인가?
    명대의 유학자 왕양명(王陽明, 1472 – 1528)은 ‘만물과 한 몸이 되는 인[萬物一體之仁]’이라는 말을 통해 인간이 천지자연과 하나의 생명력을 공유하는 유기적인 생명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는 천지만물 간의 연결과 소통과 소통이 원활하게 순환하는 것이 바로 타고난 본성을 실현하는 온전한 삶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온전한 삶에서 건강과 심리적 편안함, 행복, 기쁨을 포함한 삶에 대한 충족감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한때 왕양명 자신을 짓누르고 당대인들이 겪고 있던 혼란과 불안이 천지만물과의 원초적 교감이 깨어진 괴리의 경험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왕양명의 만물일체관이 한 시대에 대한 처방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시대에도 유의미하다고 보는 것은 그의 철학이 우리시대에도 소통 가능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보편적인 논의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기대효과
  • 1) 학문적 기여

    (1) 양명학의 현대적 재해석 : 본 연구는 왕양명의 만물일체관을 ‘유기체적 지성‘을 중심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왕양명철학의 유기체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동시에 우리안의 타고난 능력으로서의 ‘유기체적 지성’이라는 치유의 자원을 탐색하여 양명학과 현대 생태심리학과의 만남과 소통으로 유학의 성장을 도모한다. 우리시대 유학 및 양명학의 재해석은 현대와의 ‘소통’과 다른 문화권과의 ‘대화’, 그리고 우리 시대의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의미한 역할을 위한 활용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철학은 삶의 세파에 부대끼고 흔들리는 우리 시대인의 삶의 문제와 고민들을 아우르면서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들의 자기성찰의 욕구에 부응하는 자기실현의 비젼과 방법을 제시해야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과제를 앞에 두고 동아시아 역사에서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책임 있는 접근과 방법론을 모색해온 양명학이 함의하고 있는 유학적 통찰을 ‘유기체적 지성’을 중심으로 하며 현대 상태심리학과의 생산적 만남 속에서 재해석하고자 한다.

    (2) 철학상담의 방법론 제안 : 본 연구는 ‘유기체적 지성’을 중심으로 양명학이 지니는 유학적 통찰력을 음미함으로써 현대의 철학상담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고 철학상담의 방향성과 방법론에 유의미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이 점은 많은 심리치료 분야가 인간의 내적 심리와 인간의 병리(病理)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내담자 스스로 균형과 회복을 이루는 방법, 즉 인간의 타고난 회복력인 타고난 ‘유기체적 지성’에 주목하여 철학상담에 기존의 심리상담과 다른 방향성을 부여하고 또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의미 있는 제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2) 사회적 기여
    철학의 본래성 회복을 통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정신적 영적 차원의 웰빙(well-being)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유학을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고리타분하고 생기 없는 가르침이 아니라 왕양명 당대에 그의 가르침이 그러했듯이, 자신을 재발견하고 자기변혁을 이루어내어 자기 삶의 주인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을 촉발하는 철학적 자산으로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한 철학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의 개발이 이어져서 시민 교육 및 교도소나 노숙인, 미혼모들에 대한 사회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도 연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3) 인력양성 방안
    우리 정서와 감각에 맞는 철학상담치료방법론을 제안하고 발전시킨다. 그리하여 다음 세대 철학도를 위한 철학교육이 철학 상담 치료분야도 포함하도록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철학과 수업을 통해 철학상담의 이론과 실제를 연습하고 자기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되어 왔던 철학과 실용성, 철학과 사회적 실천 사이의 간극을 줄여 인문학의 실용성 강화와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 선택의 폭을 확장시키는 데에도 일정정도 기여할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물은 철학상담치료사 양성을 위한 연수과정에 철학상담 및 철학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4) 철학교육과의 연계
    문헌학적인 연구에 천착하는 현재의 자구해석 위주의 동양철학 수업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적 삶에서의 문제의식과 닿아있는 수업을 실현하는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본 연구는 삶에 밀착한 문제의식과 관점으로 우리시대인의 삶의 문제에 접근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으로 ‘인문학의 연구 성과의 사회 환원과 인문학의 대중화’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인문학강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철학의 학문적 성과를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으로써 철학적 사유의 사회적 지평을 확대하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왕양명의 만년에 핵심적인 개념으로 등장하는 ‘만물일체(萬物一體)’의 의미가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 왕양명의 철학의 골수인 ‘양지’를 ‘유기체적 지성’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왕양명의 철학적 통찰이 우리시대를 살아가는 일상적 삶의 맥락과 소통되어 현대 철학교육과 상담에서의 생산성 있는 철학적 자원으로 제안하고자 하는 의도에 의한 것이다.

    (1) 유기체적 지성으로서의 양지
    명대의 유학자인 왕양명은 인간의 본래성과 본성에 대한 매우 낙관적인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과 역사세계에서 인간의 본래성이 실현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는 그와 한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고통스런 삶을 목도하면서 천지만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세계와의 본래적이고 원초적인 교감이 깨어져버린 채 괴리와 단절의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다고 본다. 그와 동시에 왕양명은 삶의 괴로움이 사람들로 하여금 절망으로 이끄는 이 세계에서조차도 본래성을 회복하여 자기를 치유하는 근본적인 능력이 모두에게 구유되어 있다고 보았으며 그것을 ‘양지(良知)’라고 불렀다.

    양지의 성격은 왕양명의 유기체적 세계관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데 왕양명은 천지자연의 세계를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 그는 ‘만물과 한 몸이 되는 인[萬物一體之仁]’이라는 말을 통해 천지만물로 표현되는 자연전체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쉼없는 활동을 전개하는 생명의 의지를 가진 생명체라고 말한다. 왕양명은 천지간에 존재하는 만물사이에 자연의 생명력이 막히지 않고 소통되는 자연의 덕(德)을 仁이라고 한다. 仁은 천지자연의 쉼없고 역동적인 생명창출의 근거로서 자연과 인간에 다 함께 충만한 생명의 의지[生意]이자 생명의 원리[生理]이다.,(왕양명, 󰡔傳習錄󰡕)

    (2) 공존의 질서로서의 인(仁)
    왕양명은 耳目口鼻四肢의 듣고 보고 말하고 냄새 맡고 만지는[視聽言動] 등의 활동은 개체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신체 밖의 것을 보고 듣고 말하고 냄새 맡는 것으로 자신과 同氣인 자기 형체 밖의 것들과 ‘감응하고 소통하는[感通]’ 능력으로 본다. 왕양명은 신체를 서로간의 감응과 소통을 막는 폐색장치[軀殼的己]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감응을 위한 계기[感應之幾]로 보기에 一氣의 流通이 이루어지는 천지만물을 자신과 하나의 몸으로 여기는 사람을 大人이라고 하였다.

    왕양명은 ‘萬物一體’라는 말을 통해 자아에 대한 집착을 넘어서, 우주적 생명의 원리를 육화시켜 자기 자신이 곧 우주적 생명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것을 요청한다. 왕양명에게 있어서 우주적인 생명의 자각은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신이 우주적인 생명의 일원이고 천지만물이라는 우주적 생명과 하나임을 깨닫는 행위이다. 이것은 ‘나는 누구인가?‘라고 하는 우리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묻는 주제와도 연결된다. 더 나아가 어떤 방식으로 타인과 공동체와 그리고 자연세계와 관계를 맺을 것인가? 라고 하는 주제와도 연관된다. 이러한 공동 존재로서의 공존의 존재론적 기반이 바로 만물일체론이다. 만물일체가 기반하고 있는 기일원론(氣一元論)의 세계에서 생명의 원리[生理]로 작동하는 인(仁)이 존재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을 회복하는 것이다.

    (3) 유기체적 지성과 치유
    이 장에서는 때로는 인(仁)으로 때로는 양지로 표현되는 유기체적 지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리되고 폐쇄된 우리시대 개인의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며 또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재생시키고 생기와 활기를 되돌릴 수 있는지에 대해 할애될 것이다. 우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미 작동하고 있는 유기체적 지성에 호기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여기서 관건은 도대체 어떻게 주의를 기울이는가? 하는 문제가 명료하게 언급되어야 할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왕양명의 만년에 핵심적인 개념으로 등장하는 ‘만물일체(萬物一體)’의 의미가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 왕양명철학의 핵심인 ‘양지(良知)’를 ‘유기체적 지성’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양지의 성격은 왕양명의 유기체적 세계관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데 왕양명은 천지자연의 세계를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 그는 ‘만물과 한 몸이 되는 인[萬物一體之仁]’이라는 말을 통해 자아에 대한 집착을 넘어서, 우주적 생명의 원리를 육화시켜 자기 자신이 곧 우주적 생명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것을 요청한다. 왕양명에게 있어서 우주적인 생명의 자각은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신이 우주적인 생명의 일원이고 천지만물이라는 우주적 생명과 하나임을 깨닫는 행위이다. 이것은 ‘나는 누구인가?‘라고 하는 우리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묻는 주제와도 연결된다. 더 나아가 어떤 방식으로 타인과 공동체와 그리고 자연세계와 관계를 맺을 것인가? 라고 하는 주제와도 연관된다. 이러한 공동 존재로서의 공존의 존재론적 근거가 바로 기일원론(氣一元論)을 기반하는 유기체론인 만물일체론이다.
  • 영문
  •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reinterpret 'Yangji(良知)', the core of Wang Yang-Ming's philosophy, as 'organic intelligence' to clarify what the meaning of 'all things in one(萬物一體)' appears as the core concept in Wang Yang- Ming's later years. The character of Yangji is closely related to Wang Yang- Ming's organic view of the world. Wang Yang- Ming regards the world of heaven and earth as a living creature. Through the word 'being one with all' he asks to go beyond our obsession with self and foster the principles of cosmic life to realize that we ourselves are a cosmic life. For Wang Yang-Ming, the awareness of universal life is the act of abandoning the attachment to self and realizing that he is a member of universal life and one with the universal life of all things. It is also linked to the theme of our own true identity: Who am I? How will you further relate to others, the community, and the natural world? It is also associated with the topic. The ontological basis for co-existence is all-in-one theory, which is an organic theory based on the Monism of the life force(氣一元論).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왕양명의 만년에 핵심적인 개념으로 등장하는 ‘만물일체(萬物一體)’의 의미가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 왕양명의 철학의 골수인 ‘양지’를 ‘유기체적 지성’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는 왕양명의 철학적 통찰이 우리시대를 살아가는 일상적 삶의 맥락과 소통되어 현대 철학교육과 상담에서의 생산성 있는 철학적 자원으로 제안하고자 하는 의도에 의한 것이다.

    (1) 유기체적 지성으로서의 양지
    명대의 유학자인 왕양명은 인간의 본래성과 본성에 대한 매우 낙관적인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과 역사세계에서 인간의 본래성이 실현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는 그와 한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고통스런 삶을 목도하면서 천지만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세계와의 본래적이고 원초적인 교감이 깨어져버린 채 괴리와 단절의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다고 본다. 그와 동시에 왕양명은 삶의 괴로움이 사람들로 하여금 절망으로 이끄는 이 세계에서조차도 본래성을 회복하여 자기를 치유하는 근본적인 능력이 모두에게 구유되어 있다고 보았으며 그것을 ‘양지(良知)’라고 불렀다.

    양지의 성격은 왕양명의 유기체적 세계관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데 왕양명은 천지자연의 세계를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 그는 ‘만물과 한 몸이 되는 인[萬物一體之仁]’이라는 말을 통해 천지만물로 표현되는 자연전체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쉼없는 활동을 전개하는 생명의 의지를 가진 생명체라고 말한다. 왕양명은 천지간에 존재하는 만물사이에 자연의 생명력이 막히지 않고 소통되는 자연의 덕(德)을 仁이라고 한다. 仁은 천지자연의 쉼없고 역동적인 생명창출의 근거로서 자연과 인간에 다 함께 충만한 생명의 의지[生意]이자 생명의 원리[生理]이다.,(왕양명, 󰡔傳習錄󰡕)

    (2) 공존의 질서로서의 인(仁)
    왕양명은 耳目口鼻四肢의 듣고 보고 말하고 냄새 맡고 만지는[視聽言動] 등의 활동은 개체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신체 밖의 것을 보고 듣고 말하고 냄새 맡는 것으로 자신과 同氣인 자기 형체 밖의 것들과 ‘감응하고 소통하는[感通]’ 능력으로 본다. 왕양명은 신체를 서로간의 감응과 소통을 막는 폐색장치[軀殼的己]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감응을 위한 계기[感應之幾]로 보기에 一氣의 流通이 이루어지는 천지만물을 자신과 하나의 몸으로 여기는 사람을 大人이라고 하였다.

    왕양명은 ‘萬物一體’라는 말을 통해 자아에 대한 집착을 넘어서, 우주적 생명의 원리를 육화시켜 자기 자신이 곧 우주적 생명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것을 요청한다. 왕양명에게 있어서 우주적인 생명의 자각은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신이 우주적인 생명의 일원이고 천지만물이라는 우주적 생명과 하나임을 깨닫는 행위이다. 이것은 ‘나는 누구인가?‘라고 하는 우리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묻는 주제와도 연결된다. 더 나아가 어떤 방식으로 타인과 공동체와 그리고 자연세계와 관계를 맺을 것인가? 라고 하는 주제와도 연관된다. 이러한 공동 존재로서의 공존의 존재론적 기반이 바로 만물일체론이다. 만물일체가 기반하고 있는 기일원론(氣一元論)의 세계에서 생명의 원리[生理]로 작동하는 인(仁)이 존재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을 회복하는 것이다.

    (3) 유기체적 지성과 치유
    이 장에서는 때로는 인(仁)으로 때로는 양지로 표현되는 유기체적 지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리되고 폐쇄된 우리시대 개인의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며 또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재생시키고 생기와 활기를 되돌릴 수 있는지에 대해 할애될 것이다. 우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미 작동하고 있는 유기체적 지성에 호기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여기서 관건은 도대체 어떻게 주의를 기울이는가? 하는 문제가 명료하게 언급되어야 할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학문적 기여

    (1)양명학의 현대적 재해석 : 본 연구는 왕양명의 만물일체관을 ‘유기체적 지성‘을 중심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왕양명철학의 유기체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동시에 우리안의 타고난 능력으로서의 ‘유기체적 지성’이라는 치유의 자원을 탐색하여 양명학과 현대 생태심리학과의 만남과 소통으로 유학의 성장을 도모한다. 우리시대 유학 및 양명학의 재해석은 현대와의 ‘소통’과 다른 문화권과의 ‘대화’, 그리고 우리 시대의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의미한 역할을 위한 활용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철학은 삶의 세파에 부대끼고 흔들리는 우리 시대인의 삶의 문제와 고민들을 아우르면서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들의 자기성찰의 욕구에 부응하는 자기실현의 비젼과 방법을 제시해야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과제를 앞에 두고 동아시아 역사에서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책임 있는 접근과 방법론을 모색해온 양명학이 함의하고 있는 유학적 통찰을 ‘유기체적 지성’을 중심으로 하며 현대 상태심리학과의 생산적 만남 속에서 재해석하고자 한다.

    (2)철학상담의 방법론 제안 : 본 연구는 ‘유기체적 지성’을 중심으로 양명학이 지니는 유학적 통찰력을 음미함으로써 현대의 철학상담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고 철학상담의 방향성과 방법론에 유의미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이 점은 많은 심리치료 분야가 인간의 내적 심리와 인간의 병리(病理)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내담자 스스로 균형과 회복을 이루는 방법, 즉 인간의 타고난 회복력인 타고난 ‘유기체적 지성’에 주목하여 철학상담에 기존의 심리상담과 다른 방향성을 부여하고 또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의미 있는 제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2) 사회적 기여
    철학의 본래성 회복을 통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정신적 영적 차원의 웰빙(well-being)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유학을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고리타분하고 생기 없는 가르침이 아니라 왕양명 당대에 그의 가르침이 그러했듯이, 자신을 재발견하고 자기변혁을 이루어내어 자기 삶의 주인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을 촉발하는 철학적 자산으로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한 철학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의 개발이 이어져서 시민 교육 및 교도소나 노숙인, 미혼모들에 대한 사회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도 연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3) 인력양성 방안
    우리 정서와 감각에 맞는 철학상담치료방법론을 제안하고 발전시킨다. 그리하여 다음 세대 철학도를 위한 철학교육이 철학 상담 치료분야도 포함하도록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철학과 수업을 통해 철학상담의 이론과 실제를 연습하고 자기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되어 왔던 철학과 실용성, 철학과 사회적 실천 사이의 간극을 줄여 인문학의 실용성 강화와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 선택의 폭을 확장시키는 데에도 일정정도 기여할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물은 철학상담치료사 양성을 위한 연수과정에 철학상담 및 철학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4) 철학교육과의 연계
    문헌학적인 연구에 천착하는 현재의 자구해석 위주의 동양철학 수업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적 삶에서의 문제의식과 닿아있는 수업을 실현하는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본 연구는 삶에 밀착한 문제의식과 관점으로 우리시대인의 삶의 문제에 접근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으로 ‘인문학의 연구 성과의 사회 환원과 인문학의 대중화’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인문학강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철학의 학문적 성과를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으로써 철학적 사유의 사회적 지평을 확대하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 색인어
  • 왕양명, 유기체적 지성, 치유, 양지, 만물일체관, 생태심리학, 자연, 토마스 베리, 마이클 코헨, 바바라 홀리필드, 자기조절, 신성한 질서, 온전함, 통합, 재접속, 생태적 자기, 회복, 함양, 철학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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