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이 연구는 르네 지라르의 이론으로 영성학 연구를 하는 학제간 연구(Interdisciplinary studies)로서 인문학과 영성학(성서영성학)이 만나 학문적 시너지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으리라고 본다. 특히, 필자는 지라르의 이론으로 내면의 갈망의 문제를 다루며 사회, 종 ...
첫째, 이 연구는 르네 지라르의 이론으로 영성학 연구를 하는 학제간 연구(Interdisciplinary studies)로서 인문학과 영성학(성서영성학)이 만나 학문적 시너지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으리라고 본다. 특히, 필자는 지라르의 이론으로 내면의 갈망의 문제를 다루며 사회, 종교, 문화와의 관계를 고찰한다. 그래서, 이 연구는 영성은 단지 내면의 세계나 감정적 영역이 아닌, 사회의 문제에 참여하는 공공의 영역임을 소개하며 영성의 지경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이미 초등학교까지 확대되어온 ‘왕따’의 문제는 단순히 가해 학생을 벌주고 전학시키고 나면 될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회와 학교는 모방욕망과 폭력을 학생들 안에 조장했는지, 그 모방욕망과 폭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 학생들은 어떻게 힘없는 혹은 나와 다른 학생(들)을 희생양 삼고 있는지, 그리고 가해자들은 자신 만의 평화를 구가하고 이 메카니즘을 계속 진화시켰는지, 이 연구는 인문학적, 영성학적 분석과 만남을 통해, 텍스트를 넘어 공공의 영역(학교, 직장, 사회 공동체 등)의 폭력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이 연구는 전통적인 르네 지라르의 모방욕망이론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 전통적으로 르네 지라르는 모방욕망으로 인해 발발한 희생양 메카니즘은 ‘순전한 희생자’(Innocent victim)가 대신 희생을 당함으로 종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라르는 제 2이사야 (사 40-55장), 세례요한, 예수님을 예로 들면서 이런 순전한 희생양이 당대의 가해자들에게 도전을 주었고, 이런 순전한 희생양의 죽음이 그런 저주의 메카니즘을 끊는데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Girard, 2001). 그러나, 필자는 이런 지라르의 고전적 이론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할 것이다. 비록 지라르는 ‘순전한 희생양을 통한 고난과 피흘림과 죽임’이 희생양 메카니즘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이론대로라면 누군가는 계속 고통 속에서 피를 흘려야한다는 한계가 있다. 과연 지라르의 주장이 건설적인가? 그래서 필자는 삼하 12장을 연구하면서, 이런 지라르의 이론을 보완하여, 나단의 내러티브(메시지)가 다윗의 폭력을 끊었던 것처럼, 내러티브(메시지)는 – 고전적 지라르의 관점과 다르게 – 피흘림이 없이도 희생양 메카니즘을 끊을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즉, 우리아가 전장에서 잔인하게 죽었다는 소리에도 다윗은 회개하지 않았지만, 실제 폭력이 없는 나단의 비유 (내러티브)를 듣고 다윗이 회개한 것을 보면, 내러티브(메시지)는 어떤 무기보다도 강하게 저주의 메카니즘을 끊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메시지의 힘, 내러티브의 힘 즉 해석의 힘이라는 것이다. 곧 “영성은 해석의 힘(Schneiders, 1999)”이라는 슈나이더스의 말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셋째, 기독교영성은 심리적인 것을 넘어 현실 참여적, 관계적, 공동체적이라는 인식 전환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기독교영성이란 무엇인가? 또한 영성형성이란 무엇인가? 단지 회심하여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에게 내적, 심리적 평안을 주는 것이 ‘기독교영성’이고, 교회의 직분을 맡아 충성하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이 ‘영성훈련’인가? 기독교영성이란 삼위일체 하나님을 자기의 삶의 현장에서 만나는 경험이다. 단순한 심리적, 감각적 뜨거운 체험이 아니라 삶 속에서 궁극적 가치를 향한 자기 초월적 경험이고, 해석이고, 전유적 참여이다. 영성형성훈련 중 영성지도는 하나님 경험의 열망을 건강하게 일으켜주는 방법이다. 영성지도는 피지도자(Spiritual directee)가 영성지도자(Spiritual director) 앞에서 1) 하나님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데 목적이 있다. 내 열망을 찾지 못하는 것은 내 갈망이 하나님 앞에서 굽어지고 왜곡되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먼저 하나님 앞에서 무뎌진 영적 감각 (Spiritual sense)을 살리는 것이다. 피지도자가 스스로 갇힌 영적 감각을 영성지도자 앞에서 삶을 나누며 살리는 것이 영성지도이다. 2) 그렇게 되면, 내 안의 갈망의 이유를 보게 되고 내가 참으로 열망하는 것을 찾게 된다. 하나님의 관계가 건강하게 설정되어 영적 감각이 살아나면, 내가 갈망했던 것이 ‘집착임’을 알게 되고, ‘열등감’의 표현임을 보게 되고, ‘인정욕구’의 발현임을 직시하게 된다. 그렇게 거짓 욕망들을 내려놓게 되면 나의 내적 갈망을 보게 된다. 이렇듯 영성지도는 영적 촉진자 (Spiritual facilitator)인 영성지도자 앞에 서서, 르네 지라르의 모방욕망이론에서 말하는 ‘모방을 통한 자기 욕망(mimetic desire)’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숨어있는 내적 갈망(interior desire)’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