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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에 관하여』에서 '도형-영혼 유비'의 이론 철학적 함의
The theoretical implication of the analogy between the figure and the soul in Aristotle's De Anima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 #40;인문사회& #41;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9-S1A5A8-2019S1A5A8032405
선정년도 2019 년
연구기간 1 년 (2019년 05월 01일 ~ 2020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오지은
연구수행기관 부산외국어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에 관하여> 2권 3장에 등장하는 '도형-영혼의 유비'가 어떠한 이론 철학적 함의를, 정확히 어떤 범위 내에서 지니는지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이 유비가 <영혼에 관하여>의 전체 구조를 예고하는 것으로, 정의와 종차 개념에 대한 사유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으며 영혼을 대상으로 하는 이론 철학적 탐구의 전개 방식을 큰 틀에서 결정한다고 답하고, 하지만 이 유비가 영혼 단일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역할까지 맡는 것은 아니라고 답한다. 계획 중인 논문 구성의 순서대로 이 목표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본론1은 영혼에 대한 진정한 정의(horismos)이려면 갖춰야 하는 조건을 제시한다는 점과 이 책 전체의 구조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도형-영혼의 유비'의 중요성을 찾는다. 사실 이 작업은 아리스토텔레스가 2권 1장에서 온갖 영혼을 아우르는 포괄적 규정을 제시해 놓았는데 왜 또 수고스럽게 2권 4장부터 각론을 펼쳐가며 영혼의 부분들 각각을 규정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는 작업과 실상 같다. 이에 필자는 2권 2~3장이 그냥 영혼이 아니라 '영양혼과 감각혼 및 사유혼과 같이 세분화된 영혼'이야말로 진정한 학문적 정의 대상임을 알리는 곳이고, 이에 부합하는 탐구를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하는 곳이며, 2권 4장부터 본격적인 탐구를 시작할 준비 작업을 하는 곳인데, 이 같은 내용이 결정적으로 '도형-영혼의 유비'에 압축적으로 담겨 있음을 밝힐 것이다.
    이와 같은 국내 연구는 필자가 아는 한 아직 없다. 반면에 해외 연구는 오랜 기간 축적되었고, 일찍이 고대 주석가들도 일정 분량을 할애하면서 진정한 학문적 정의 대상 및 정의 방식에 관해 이 유비가 제공하는 정보를 해설했다. 혹시 필자가 놓친 국내 연구물이 있는지 더 조사해 참고하여, 해석의 지평을 넓히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려 한다.
    본론2는 '도형-영혼 유비'가 그 중요성에도 영혼이 어떤 식으로 단일한지 설명하는 역할까지 맡는다고 확대 해석되기 어려움을 보임으로써 해석상의 과장을 제거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을 따라 영혼의 부분(morion) 개념을 받아들여 활용했는데, 그러면서도 영혼이 부분들로 나뉘는지, 나뉜다면 분리 가능한지 스스로 물었고, 선배 철학자들의 견해를 검토하면서는 영혼이 여러 원소들로 이루어졌다면 단일성을 어떻게 갖겠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하니 부분들을 인정하는 그 자신도 단일성에 관해 이렇다 할 설명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영혼이 '어떤 식으로' 단일한가에 대한 그의 답변이 아주 뚜렷하지는 않고, 그 답변의 마련을 위한 변증법적 논의도 일단 표면적으로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도형-영혼의 유비'가 그 답변을 제공한다는 최근의 흥미로운 해석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하지만 이는 나름의 철학적 의미를 지님에도 문헌적 전거들로 뒷받침되기 어려워 보인다. 그리고 옛 주석가들도 영혼의 단일성을 주제화하여 이 유비를 해설하지는 않았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에 필자는 그 이유를 추적하고, 앞의 해석이 어떤 한계를 가지는지 보일 것이며, 대신 옛 주석가 테미스티오스의 생각을 발전시킨 다른 해석을 지지할 것이다. 이를 통해 도형-영혼의 유비는 '논리적 정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것으로, 영혼의 단일성에 대한 어떤 구상적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은 아님을 밝힐 것이다.
    끝으로 맺는 글에서 본 연구는 영혼 단일성의 양상에 관한 대안으로 3권 2장의 '점과의 유비'를 제시하려 한다. 보통 '점과의 유비'는 오감끼리의 관계 또는 오감과 통각의 관계를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흥미롭게도 이 유비는 감각 능력과 사유 능력이 통합되어 작동하는 양상에 대해서까지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앞의 대안의 실마리를 이곳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다행히 '점과의 유비'를 감각론 내에서 다룬 국내 연구물이 있고, 결정적으로 이 유비를 영혼의 단일성과 연결시켜 논한 유일한 국내 연구물도 있으니,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대안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 기대효과
  • 첫째, 이 연구는 <영혼에 관하여>의 전체 구조를 안내하는 지형도를 제공함으로써 독해상의 몇몇 의문과 오해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혼에 관하여>가 현대 용어로는 심리학으로 분류되다 보니, 소위 심리학에 삼각형이나 사각형 등의 ‘도형’이 왜 등장하며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아할 수 있다. 또 이 책의 2권 후반부에서 눈동자, 콧구멍, 고막, 혈관, 관절 등에 관한 언급을 대하면 이 책의 정체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 같은 의아함과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전체적 지형도를 제공하는 일 또한 연구자의 과제이겠다.
    이 과제를 본 연구가 수행하려 한다. 본 연구의 주된 소재는 도형-영혼의 유비인데, 몇 행 되지 않는 이 대목의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위와 같은 의문과 오해를 해소하는 데 이 유비가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 연구는 <영혼에 관하여>가 ‘X란 무엇인가?’를 묻고 답하는 전형적 이론 철학, 나아가 도형-영혼의 유비에 예고되어 있듯 탐구 전개상의 독특한 질서와 경제성이 돋보이는 이론 철학임을 강조하면서, 철학서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로 눈길을 돌려 보면, 이 같은 지형도 제공을 위한 연구가 꽤 중요시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이 유비를 분석하며 <영혼에 관하여>의 전개 방식을 논하는 연구물, 또 ‘정의’를 핵심 과제로 삼는 이론 철학의 특징을 밝히는 연구물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축적되었고, 이 유비를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관 전체와 연결 지어 논하는 책도 출판되었다. 이 같은 작업을 국내에서 찾기는 아직 어렵지만, 그래도 <영혼에 관하여>의 각론 연구가 그동안 활발히 이루어져 왔으니, 이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 우리도 시작할 때라고 생각한다.
    둘째, 이 연구는 (1)<형이상학>, (2)<영혼에 관하여>, (3)<동물부분론>을 비롯한 생물학적 저서들, 이렇게 세 분야의 연구를 그 접점을 찾아 잇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본 연구의 소재는 ‘도형-영혼의 유비’이지만 그 핵심은 ‘정의 이론’과 ‘종차론’이고, 이는 <형이상학> 7-9권의 실체론과 직결되기 때문에, <형이상학>에 압축적으로 논의된 내용이 <영혼에 관하여>에서 어떤 양상으로 펼쳐지는지 확인한다면, 양쪽 연구의 소통의 통로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연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적 저서들도 단순히 생물학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형이상학적 실체론의 구체적 전개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 저서들이 어떤 측면에서 이론 철학으로서의 위상을 지니는지 진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영혼에 관하여> 2권 2-3장의 이론 철학적 함의가 <동물부분론>의 서론 격인 1권(특히 1권 1장과 1권 4장)에도 나타난다는 사실을 예고함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 관련 저서들을 그의 이론 철학에서 핵심이 되는 종차 개념과의 연계 속에서 독해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본 연구가 과 <동물부분론> 등의 생물학적 저서와 <형이상학>에 대한 더 나은 이해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제 역으로 그것이 <영혼에 관하여>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인 만큼, 본 연구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대한 사유 증진에 있어서 일종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우선, 앞으로 계속 다루게 될 주요 대목을 인용하여 명시한 후, 관련 문제들을 제기할 것이다. 그런 다음 아래 순서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본론1) 도형-영혼의 유비의 한 가지 핵심은 정의 대상의 명시이다. 영혼에 관한 규정이 진정한 정의(horismos)이려면, 그 대상이 ①식물의 영혼과 ②짐승의 영혼 및 ③인간의 영혼처럼 ‘생물들의 종적 구분’이 고려된 영혼이어야 한다. ‘도형’이라는 것이 “삼각형 및 삼각형에 잇따르는 것들(to trigōnon kai ta ephexēs, [사각형과 오각형 등])”과 별도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듯 ‘영혼’라는 것도 ①~③과 별도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데,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정의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영혼’을 규정해 놓고 이를 정의로 간주하며 탐구를 중단하는 것 또한 “우스운 일”이다. 영혼에 관한 포괄적 규정을 바탕으로 정의를 찾는 탐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며, 그 본격적 탐구가 펼쳐지는 곳이 2권 4장 이하이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분명 ①~③ 각각을 정의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2권 4장 이후의 진행을 보면 영양 능력이라는 부분(to morion threptikon), 감각 능력이라는 부분(to aisthētikon), 사유 능력이라는 부분(to noētikon)을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진행의 이유는 영혼의 각 부분에 대한 정의가 각 종의 생물 영혼에 대한 정의와 동일하다는 데서 찾아진다. 예컨대 감각 능력은 짐승 영혼의 한 부분일 뿐이지만, 이 부분에 대한 정의는 짐승 영혼에 대한 정의와 동일하다. 그 부분이 곧 짐승 영혼의 ‘종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리스토텔레스가 2권 4장 이후에서 각 부분을 정의했다고 본 연구는 주장한다.
    (본론2) 다음으로 본 연구는 도형-영혼 유비에 등장하는 언급, 즉 앞서는 것이 나중의 것 “안에 가능태로 항상 있다”는 언급이 영혼의 단일성을 설명하는 데 특별한 역할을 정말 하는지 따진다. 이에 Shields는 그렇다고 답하지만, 이 해석이 옳으려면, 삼각형과 사각형처럼, 영혼의 경우도 앞서는 것과 나중의 것이 부분(to morion)과 전체(hē holē psychē)의 관계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영혼의 경우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가 예시한 것은 부분(to threptikon)과 부분(to aisthētikon)이다. 따라서 이 해석은 문헌적 전거로 지지되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는 Themistius와 Wilson의 해석을 지지하면서, 사각형에 대한 정의가 삼각형에 대해 아무런 명시적 언급도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삼각형의 존재를 전제하듯, 감각 능력에 대한 정의도 영양 능력에 대해 아무런 명시적 언급도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영양 능력의 존재를 전제한다고 풀이하고, 이것이 앞서는 도형이 나중의 도형 “안에 가능태로 항상 있다”는 언급이 뜻하는 전부라고 주장한다. 사실 Shields의 해석이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는 영양혼(hē threptikē psychē), 감각혼(hē aisthētikē), 사유혼(hē noētikē) 또는 사고혼(hē dianoētikē)이라는 표현들이 마치 ‘전체로서의 영혼’인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이 표현들도 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의 ‘부분’을 일컬을 때 사용한 것들임을 밝힘으로써(DA 1.5, 411a30-411b1, 3.4, 429a27-29; GA 2.3, 736b1) 독해상의 혼란을 해소한다. 이어서 2권 3장의 전체 맥락을 짚으며 영혼의 단일성은 이곳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라는 점도 추가적 이유로 제시한다.
    (맺으며) 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에 부분이 있는지 스스로 묻곤 했음에도 스승에서 물려받은 부분 개념을 계속 사용했는데, Corcilius와 Gregoric의 연구를 참고하여 본 연구는 그것이 식물/짐승/인간 영혼의 차이를 지칭하는 데 유용했기 때문이라 추측할 것이다. 이어서 영혼 단일성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대안적 전거로 3권 2장의 ‘점(stigmē)과의 유비’를 제시할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의 목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에 관하여』 2권 3장에 등장하는 ‘도형-영혼의 유비’가 어떠한 이론철학적 함의를 정확히 어떤 범위 내에서 지니는지 밝히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이 유비가 이론철학의 주요 과제인 ‘정의’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유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것으로, 영혼에 대한 정의 작업이 어떤 식으로 수행되어야 하는지 알림으로써 『영혼에 관하여』 전체의 구성적 특징을 예고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다음, 그렇다고 이 유비가 영혼 단일성을 설명하는 역할까지 맡는 것은 아니라 주장하면서, 그 설명을 위한 다른 한 가지 대안으로 ‘점의 유비’를 제시한다.
  • 영문
  • The aim of this research is to explicate the theoretical implications of the analogy of the figure and the soul in Aristotle’s De Anima 2.3. To achieve this, I argue that this analogy encapsulates Aristotle’s conception of a “definition” and also indicates how the task of defining the soul should be pursued, which enables us to foresee the order of discussion in De Anima and its overall structure. I also claim that this analogy does not go so far as to explain the soul’s internal unity; rather, I suggest the analogy of the point as an alternative source that can be developed to explain this unity.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에 관하여』 2권 3장 후반부에 등장하는 ‘도형-영혼의 유비’가 어떠한 이론 철학적 함의를, 정확히 어떤 범위 내에서 지니는지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이 유비가 『영혼에 관하여』의 전체 구조를 예고하는 것으로서, 정의와 종차 개념에 대한 사유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으며, 영혼을 대상으로 하는 이론 철학적 탐구의 전개 방식을 큰 틀에서 결정한다고 답한다. 하지만 이 유비가 영혼 단일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역할까지 맡는 것은 아니라고 답하며 해석의 범위를 한정할 예정이다.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이 연구는, 영혼에 대한 진정한 정의(horismos)이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고찰한다는 것과 이 책 전체의 구조를 드러낸다는 것에서 ‘도형-영혼의 유비’의 중요성을 찾아 밝힌 후(본론1), 그 중요성에도 이 유비가 영혼의 단일성을 설명해 주는 것으로까지 확대 해석되기는 곤란함을 서술함으로써 해석상의 과장을 제거하며(본론2), 영혼이 어떤 식으로 단일한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다른 곳으로 3권 2장에 등장하는 ‘점과의 유비’를 제안하는 것(맺으며)을 목적으로 한다.
    우선 필자는 ‘도형-영혼의 유비’가 영혼에 관한 이론 철학적 탐구의 전개 방식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이 목표는 아래에서 2권 2~3장의 역할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2권 1장에서 온갖 영혼을 아우르는 포괄적 규정을 제시해 놓았는데 무엇 하러 또 수고스럽게 2권 4장부터 각론을 펼쳐가며 영혼의 부분들 각각을 규정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겠다는 목표와 실상 같다.
    이에 본 연구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진정한 학문적 정의 대상은 그냥 영혼이 아니라 식물/짐승/인간의 영혼처럼 생물 부류별 영혼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이에 부합하는 탐구 방식을 취해야 하는 이유를 알리는 곳, 그러면서 2권 4장부터 본격적 탐구를 시작할 준비 작업을 하는 곳이 바로 2권 2~3장임을 서술할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도형-영혼의 유비가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의도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음을 밝힐 것이다.
    다음으로 필자는 이 유비가 ‘영혼이 어떤 식으로 단일한지를 설명하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의중’을 정말 담고 있는지 따진다. 그는 플라톤을 따라 영혼의 “부분(morion)” 개념을 받아들여 줄곧 활용했는데, 그러면서도 영혼이 부분들로 나뉘는지, 나뉜다면 분리 가능한지 스스로 물었고, 선배 철학자들의 견해를 검토하면서는 영혼이 여러 원소들로 이루어졌다면 단일성을 어떻게 가지겠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하니 부분들을 인정하는 그 자신도 단일성에 관해 이렇다 할 설명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영혼이 ‘어떤 식으로’ 단일한가에 대한 그의 답변이 아주 뚜렷하지는 않은 것 같고, 또 그 답변의 마련을 위한 변증법적 논의도 일단 표면적으로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도형-영혼의 유비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까지 제공한다는 Shields(2009)의 흥미로운 해석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하지만 이 해석은 나름의 철학적 의미를 지니지만 문헌적 전거들로 뒷받침되기가 어려워 보인다. 그리고 옛 주석가들에서도 영혼의 단일성을 주제화하여 이 유비를 해설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데, 그럴만한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에 필자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추적하고, Shields(2009)의 해석이 어떤 한계를 가지는지 보일 것이며, 대신에 Wilson(2000)의 해석을 지지할 것이다. 이를 통해 도형-영혼의 유비는 ‘논리적 정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것으로, 영혼의 단일성에 대한 어떤 구상적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은 아님을 밝힘으로써 해석상의 일부 과장된 측면을 바로잡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본론2에 남겨진 문제, 즉 영혼 단일성의 양상에 관한 대안으로 3권 2장의 ‘점과의 유비’를 제시한다. 이에 대한 필자의 주장은 조심스럽지만, ‘점과의 유비’를 감각론 내에서 다룬 국내 연구물이 있고(편상범(1997a)), 나아가 결정적으로 이 유비를 영혼의 단일성 문제와 연결시킨 연구물도 있으니(이태수(2009)). 이 같은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생각을 발전시켜 설득력 있는 대안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우선 인문학의 대중 확산과 관련하여, 본 연구는 최근 인문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일반인들에게 건조하고 딱딱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서를 조금이라도 덜 까다롭게 읽을 수 있는 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왜냐하면 본 연구는 『영혼에 관하여』를 그 전체 구성을 조망하며 입체적으로 읽는 시야를 제공하고, 이 책의 독서 방향을 결정하는 ‘정의 이론’을 선명히 드러내려 하는데, 이 같은 이정표가 제공된다면 적어도 이 철학서를 읽다가 갖기 쉬운 일부 오해와 혼란은 줄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전문적 학술 활동 영역에 있어서 본 연구의 기여와 활용은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겠다.
    첫째, 본 연구는 국내에서 다소 독립적으로 수행되어 온 측면이 있는 『형이상학』연구와 『영혼에 관하여』연구를 그 접점을 찾아 잇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본 연구의 소재는 ‘도형-영혼의 유비’이지만 그 핵심은 ‘정의 이론’과 ‘종차론’이고, 이는 『형이상학』 7-9권의 실체론과 직결되기 때문에, 후자에 압축적으로 논의된 내용이 전자에서 어떤 양상으로 펼쳐지는지 확인한다면, 양쪽 연구의 소통의 통로도 마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둘째, 본 연구는 『영혼에 관하여』뿐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적 저서들도 단순히 생물학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형이상학적 실체론의 구체적 전개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관련 주제를 철학적 논의의 장에 올리고, 이 저서들이 어떤 측면에서 이론 철학으로서의 위상을 지니는지 진단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왜냐하면 본 연구는 『영혼에 관하여』 2권 2-3장의 이론 철학적 함의가 『동물부분론』의 서론 격인 1권(특히 1권 1장과 1권 4장)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을 예고함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 관련 저서들을 그의 이론 철학에서 핵심이 되는 종차 개념과의 연계 속에서 독해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셋째, 본 연구가 『동물부분론』에 대한 더 나은 이해에 기여할 수 있다면, 역으로 『동물부분론』에 대한 이해가 『영혼에 관하여』의 이해를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본 연구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대한 사유 증진에 있어서 일종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예컨대 『영혼에 관하여』에 남겨진 문제들 가운데 하나가 ‘정확히 어디까지 분할해 내려가야 최하위 종(atomon eidos)에 도달하는가?’인데, 그 대답의 실마리를 『동물부분론』 1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나아가 이 답이 마련된다면, 『영혼에 관하여』의 집필 완성도가 어느 정도인지, 다시 말해 이 저서가 영혼에 관한 탐구의 시작부터 완수에 이르기까지의 긴 노정 중 어디쯤에 위치하는지도 조심스럽게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색인어
  • 도형, 영혼, 유비, 정의, 단일성, 아리스토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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