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우선, 앞으로 계속 다루게 될 주요 대목을 인용하여 명시한 후, 관련 문제들을 제기할 것이다. 그런 다음 아래 순서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본론1) 도형-영혼의 유비의 한 가지 핵심은 정의 대상의 명시이다. 영혼에 관한 규정이 진정한 정의(horismos)이 ...
본 연구는 우선, 앞으로 계속 다루게 될 주요 대목을 인용하여 명시한 후, 관련 문제들을 제기할 것이다. 그런 다음 아래 순서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본론1) 도형-영혼의 유비의 한 가지 핵심은 정의 대상의 명시이다. 영혼에 관한 규정이 진정한 정의(horismos)이려면, 그 대상이 ①식물의 영혼과 ②짐승의 영혼 및 ③인간의 영혼처럼 ‘생물들의 종적 구분’이 고려된 영혼이어야 한다. ‘도형’이라는 것이 “삼각형 및 삼각형에 잇따르는 것들(to trigōnon kai ta ephexēs, [사각형과 오각형 등])”과 별도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듯 ‘영혼’라는 것도 ①~③과 별도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데,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정의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영혼’을 규정해 놓고 이를 정의로 간주하며 탐구를 중단하는 것 또한 “우스운 일”이다. 영혼에 관한 포괄적 규정을 바탕으로 정의를 찾는 탐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며, 그 본격적 탐구가 펼쳐지는 곳이 2권 4장 이하이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분명 ①~③ 각각을 정의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2권 4장 이후의 진행을 보면 영양 능력이라는 부분(to morion threptikon), 감각 능력이라는 부분(to aisthētikon), 사유 능력이라는 부분(to noētikon)을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진행의 이유는 영혼의 각 부분에 대한 정의가 각 종의 생물 영혼에 대한 정의와 동일하다는 데서 찾아진다. 예컨대 감각 능력은 짐승 영혼의 한 부분일 뿐이지만, 이 부분에 대한 정의는 짐승 영혼에 대한 정의와 동일하다. 그 부분이 곧 짐승 영혼의 ‘종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리스토텔레스가 2권 4장 이후에서 각 부분을 정의했다고 본 연구는 주장한다.
(본론2) 다음으로 본 연구는 도형-영혼 유비에 등장하는 언급, 즉 앞서는 것이 나중의 것 “안에 가능태로 항상 있다”는 언급이 영혼의 단일성을 설명하는 데 특별한 역할을 정말 하는지 따진다. 이에 Shields는 그렇다고 답하지만, 이 해석이 옳으려면, 삼각형과 사각형처럼, 영혼의 경우도 앞서는 것과 나중의 것이 부분(to morion)과 전체(hē holē psychē)의 관계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영혼의 경우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가 예시한 것은 부분(to threptikon)과 부분(to aisthētikon)이다. 따라서 이 해석은 문헌적 전거로 지지되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는 Themistius와 Wilson의 해석을 지지하면서, 사각형에 대한 정의가 삼각형에 대해 아무런 명시적 언급도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삼각형의 존재를 전제하듯, 감각 능력에 대한 정의도 영양 능력에 대해 아무런 명시적 언급도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영양 능력의 존재를 전제한다고 풀이하고, 이것이 앞서는 도형이 나중의 도형 “안에 가능태로 항상 있다”는 언급이 뜻하는 전부라고 주장한다. 사실 Shields의 해석이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는 영양혼(hē threptikē psychē), 감각혼(hē aisthētikē), 사유혼(hē noētikē) 또는 사고혼(hē dianoētikē)이라는 표현들이 마치 ‘전체로서의 영혼’인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이 표현들도 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의 ‘부분’을 일컬을 때 사용한 것들임을 밝힘으로써(DA 1.5, 411a30-411b1, 3.4, 429a27-29; GA 2.3, 736b1) 독해상의 혼란을 해소한다. 이어서 2권 3장의 전체 맥락을 짚으며 영혼의 단일성은 이곳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라는 점도 추가적 이유로 제시한다.
(맺으며) 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에 부분이 있는지 스스로 묻곤 했음에도 스승에서 물려받은 부분 개념을 계속 사용했는데, Corcilius와 Gregoric의 연구를 참고하여 본 연구는 그것이 식물/짐승/인간 영혼의 차이를 지칭하는 데 유용했기 때문이라 추측할 것이다. 이어서 영혼 단일성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대안적 전거로 3권 2장의 ‘점(stigmē)과의 유비’를 제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