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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 상세정보

19세기 초 영국 하원의 노예무역 폐지와 도덕자본의 정치
The Abolition of the Slave Trade and the Politics of Moral Capital in the British Parliament in the Early Nineteenth Century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 #40;인문사회& #41;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9-S1A5A8-2019S1A5A8033556
선정년도 2019 년
연구기간 2 년 6 개월 (2019년 05월 01일 ~ 2021년 10월 31일)
연구책임자 윤영휘
연구수행기관 경북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의 목적은 1807년 영국에서 노예무역 폐지법안이 통과되는 과정이 근대 정치사 안에 새로운 유형의 정치-도덕 관념을 형성하는 과정을 고찰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당시 영제국의 위기 국면 속에서 국가를 향한 신의 심판을 직시했던 영국의 복음주의 정치인들의 정치적 행동이 도덕적 위신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얻게 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이다. 이 연구는 ‘클래팜 파’라고 불리었던 영국의 복음주의 정치가들의 담론과 활동을 분석함으로써 이 주제를 살펴 볼 텐데, 이는 그들이 영어권 대서양 세계에서 노예무역 폐지운동의 초기단계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이 시기에 반노예제 운동을 일으킬 만한 사상적 확신을 가지게 되는 과정에서 도덕적 위신 또는 도덕자본(moral capital)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는 더 자세히 고찰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가 수행할 과제의 독창적인 위치는 비슷한 주제를 다룬 선행연구와의 비교 속에 더 명확해진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정치학자 존 케인에 따르면 도덕자본은 “개인적 또는 집단적 대의명분이 제공하는 여러 목적에 유용한 도덕적 명성”인데, 2006년 C. L. 브라운은 그의 책 『도덕자본』에서 노예무역 폐지운동이 영국의 노예무역 폐지주의자들에게 도덕자본을 제공하여 또다른 정치, 경제적 이익을 얻는 수단이 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동안의 도덕자본에 관한 설명은 18세기 후반 미국 독립혁명기에 그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는데, 이는 1807년에 발생한 노예무역 폐지 사건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미국 독립혁명을 중시하여 영어권 대서양 세계 전체를 지리적 연구대상으로 보고 있는 브라운의 분석은 실제로 서구 주요 국가들 중 처음으로 노예무역 폐지법안을 통과시킨 영국에서 도덕자본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영국 의회에서 활동했던 복음주의 정치가들의 의사발언과 반노예제 출판물에 초점을 맞추어 영제국의 위기 국면에서 복음주의 정치인들의 행동이 일종의 도덕적 위신을 얻게 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려 한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크게 두 가지 세부 주제를 탐구할 것이다. 첫째, 18세기 말-19세기 초 영제국의 위기 상황 속에서 형성된 도덕자본은 영국 노예무역 폐지운동가들의 종교적 동기와 어떻게 결합하게 되었는가? 두 번째로, 1807년 노예무역 폐지법안의 통과 과정에서 나타난 도덕자본은 이후 영국의 거버넌스와 대외 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노예무역 폐지운동에 대한 오랜 논의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몇 가지 면에서 학문적 필요성을 지니고 있다. 우선 이 연구는 노예무역 폐지운동이라는 특정 주제에 관한 연구의 지평을 확장한다. 지금까지 이 운동에 대해 방대한 분량의 연구가 축적되었지만, 그 중 상당수는 노예무역 폐지운동의 기원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1807년 노예무역 폐지법안 통과 과정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이후 영국 자유주의적 정치 발전과정에 남긴 의미를 찾으려 하는 점에서 노예무역의 기원에서 결과로 연구의 지평을 넓히려 한다.
    또한 이 연구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선보임으로서 역사 연구방법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역사적 인물의 정치적 행동에 대해 순수한 도덕적 동기와 정치적 이해관계를 이분법적으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이들을 박애주의자 혹은 위선가가 아닌 다양한 동기를 가지고 행동해 복합적인 층위의 결과물을 남긴 예로 제시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탈학제적 연구방법의 발달을 선도할 것이다. 이 연구는 영국사, 대서양사 같은 기존 역사학 안의 구분을 뛰어넘는 시도일 뿐 아니라, 복음주의자들의 사회활동이라는 종교적 주제, 반 노예제 감정의 확산이라는 사회학 이슈, 노예무역 폐지를 위한 청원서 운동 같은 정치학적 주제를 동시에 다루는 기존의 학문 분과체제를 뛰어넘는 연구이기도 하다.
  • 기대효과
  • 본 연구 과제는 다름과 같은 기대효과와 활용계획을 가진다.

    *기대효과
    첫째, 1807년 노예무역 폐지법안 통과 국면에서 영국 복음주의 정치가들이 도덕자본을 형성하는 과정에 대한 학문적 분석인 이 연구는 국내외 영국사 및 서양근대정치사 학계에 중요한 연구사적 기여를 할 수 있다. 노예무역 폐지운동에 대한 연구는 그 자체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운동의 기원 및 발전 과정에 학문적 논의가 치중된 경향이 있었다. 이 연구는 최근에 정치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도덕자본’ 이론을 노예무역 폐지운동의 이슈에 접목시켜 도덕적 위신이 노예무역 폐지법안의 통과 국면에서 행한 역할에 집중하는 대안적인 접근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19세기 영국사의 중요 이슈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뿐 아니라, 국내 정치사 연구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둘째, 도덕자본이라는 정치학 이론을 접목하여 노예무역 폐지법안 통과국면을 분석하는 본 연구는 비단 영국사 내부뿐 아니라 정치학, 사회학, 종교학 등 인접 사회과학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복음주의자들의 종말론적 위기의식은 종교사 또는 종교학에서 19세기 서구 종교 공동체의 특징적 면모를 다룰 때 중요한 케이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국가 공동체가 노예무역을 반대하여 얻은 도덕적 위신을 국제 정책에서 활용하는 과정에 대한 분석은 국제외교 및 국제법의 발달과정을 연구할 때 중요한 예로써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자는 현재 대학에서 근대 서양 근대정치 운동의 발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속에 노예무역 폐지운동은 영국과 미국의 대중적 정치 운동의 발전에 중요한 예로서 설명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내용은 학생들을 위한 중요 수업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자는 다음 학기에 ‘기독교와 유럽문명’, ‘서양근대사1’ 등을 강의할 예정인데, 여기서도 18-19세기 대서양적 종교 교류와 대중적 정치운동, 인도주의 사상의 대두 등을 다루는 이 연구가 중요한 참고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교수의 연구 결과를 강의에 즉시적으로 적용하는 이상적인 대학교육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대효과의 활용 방안
    위에서 제시된 연구의 학문적·사회적 기여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본 연구자는 연구 결과를 다음과 같이 활용하고자 한다.
    1) 연구결과물 출판: 본 연구의 결과물은 연구계획서 속의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논문으로 출간되어 그 성과물이 널리 알려지고 이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본 연구자는 특히 『역사학보』, 『서양사론』, Journal of Early Republic 또는 Journal of Religious History 등 국내외 저명 정치·종교사 저널에 투고하여 연구 성과를 국내외에 알리려 시도할 것이다. 또한 연구 진행 과정 중에도 수집되는 사료와 문헌들, 해외 출장을 통한 현장 조사 과정을 통해 얻어질 자료들을 주제별로 정리하여 <자료집>의 형태로 남겨 둠으로써 향후 관련 주제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2) 학술 대회 및 발표회 개최: 본 연구자는 소속 학과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내외의 관련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연구 성과를 설명하여 연구 진행 상황을 점검할 뿐 아니라 발전방향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정기적인 학술모임의 개최를 추진할 것이다. 또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학자들 및 대학원생들과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연구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소규모 세미나를 비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이다.
  • 연구요약
  • ① 1년차 과제: 영국 복음주의 정치인들의 종교성과 도덕자본의 관계 연구

    *내용:
    1년차 연구의 첫 번째 과제는 미국 독립혁명기(1775-1783)에 반노예무역 담론이 정치적 유용성을 띠게 되는 맥락을 추적한 기존의 연구가 실제 노예무역 폐지법안이 통과된 1807년의 국면에서도 유효한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18당시 나폴레옹의 등장으로 영국은 전례 없는 위기 국면을 맞이하였는데, 영국 노예무역 폐지론자들의 반노예제 담론이 북아메리카 뿐 아니라 유럽 대륙에서 발생한 위기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음을 확인하는 것은 기존의 도덕자본 이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1년차 연구의 두 번째 과제는 의회에서 노예무역 폐지를 주도했던 복음주의 정치가들의 발언을 분석하여 이들의 종교적 심성과 반노예주의가 연결되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여러 증거들은 영제국의 위기 상황 속에서 영국 복음주의자들이 종말론적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들이 의사록 등에 남긴 신의 심판을 암시하는 용어들의 사용 빈도, 맥락, 용법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이를 입증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이렇게 초기 노예무역 폐지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의 도덕자본뿐 아니라 종교적 위기의식까지 형성했다는 전제하에, 노예무역 폐지운동의 시작과 관련된 양자의 관계를 정의하려 시도할 것이다.

    *추진전략 및 연구방법:
    영국 복음주의 정치가들의 종교성과 도덕자본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 본 연구는 당시 의사록 뿐 아니라 이들이 남긴 팸플릿, 서신, 책, 잡지 등에 나타난 담론을 면밀히 분석할 것이다. 국내 대학 도서관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ECCO” 같은 온라인 소스는 이 작업에 필요한 자료의 상당부분을 제공해 준다. 또한 반노예무역 수사 중 종교적 요소와 관련하여 최근에 종교사 연구의 성과들이 축적되고 있는 데, 관련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련 학자들과의 교류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② 2년차 과제: 1807년 노예무역 폐지 이후의 도덕자본의 정치 발달 연구

    *내용:
    2년차 연구의 첫 번째 과제는 1807년 노예무역 폐지법안 통과 국면에서 개인과 집단이 이러한 도덕자본을 얻게 되는 과정을 역사적 실례를 통해 고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예무역 폐지운동의 지도자 윌버포스가 얻은 도덕적 위신은 그가 거의 40년 가까이 의원직을 유지하는데 기여하였다. 이는 개인을 넘어 집단적 차원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감리교 같은 신흥 교파들이 노예 소유주들을 추방함으로 얻은 도덕자본은 교세를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년차 연구의 두 번째 과제는 1807년 이후 영국 정부의 타국의 노예무역을 억제하는 정책이 영국의 국익을 고양하는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807년 그렌빌 총리 내각이 대중적 압력에 굴복하여 반노예제 정책을 수행하게 되는 과정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도덕자본의 정치가 정책결정 과정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 가늠해 볼 것이다. 더 나아가 본 연구는 영국이 얻게 된 도덕자본이 또다른 국가정책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분석할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은 다른 나라의 노예무역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함대를 운용하고, 국제 법원을 설립하였는데, 이는 제해권 확대와 영국 주도의 국제질서 성립이라는 국익 추구에 도움이 되었다.

    *추진전략 및 연구방법:
    1807년의 국면에서 노예무역에 반대한 개인과 집단이 도덕자본을 얻게 되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대표적인 노예무역 폐지론자들의 연설과 저술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본 연구자는 이를 위해 영국 하원 웹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1801-1807년 의사록을 입수하여 노예무역을 둘러싼 연설 및 논쟁을 분석할 것이다. 또한 1807년 노예무역 폐지 이후 도덕자본의 정치가 대외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자는 19세기 초 영국 외무성이 추진했던 여러 정책 안에서 반노예제주의가 확립되는 과정을 살펴 볼 것이다. 이를 위해 The National Archives에 소장된 외무성 문서가 자세히 분석될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의 목적은 1807년 영국 노예무역 폐지법안 통과 국면에서 형성된 도덕자본이 근대 정치사 안에 새로운 유형의 ‘정치-도덕’ 관념을 형성하는 과정을 고찰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도덕자본에 관한 서술은 18세기 후반 미국 독립혁명기에 그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고, 영어권 대서양 세계 전체를 지리적 연구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이는 1807년에 발생한 노예무역 폐지국면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고 처음으로 노예무역 폐지법안을 통과시킨 영국에서 도덕자본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영국 의회의 복음주의 정치가들의 의사발언과 반노예제 출판물에 초점을 맞추어 영제국의 위기 국면에서 이들의 행동이 도덕적 위신을 얻게 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려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크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는 영제국의 위기 상황 속에서 형성된 도덕자본이 노예무역 폐지운동가들의 종교적 동기와 어떻게 결합하였는가? 두 번째는 1807년 노예무역 폐지법안의 통과 과정에서 나타난 도덕자본이 이후 영국의 국내외 정책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 이는 궁극적으로 19세기 영국 정치윤리의 발전 과정에서 노예무역 폐지운동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오랜 논의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 영문
  • This research aims to scrutinize the formative process of new political morality through the passage of the British act of the abolition of the slave trade in 1807. The previous studies on moral prestige or moral capital have mainly focused on the revolutionary era and their geographical scope is expanded to the British Atlantic world. However, those narratives hardly offer how moral capital was formed in Britain where the first abolition act was passed in the World in the early nineteenth century.
    Thus, this study analyzes the acquisition process of moral capital in the British politics, focusing on the evangelical politicians’ antislavery remarks and pamphlets in Parliament. In line with this, finding answers to two questions are important; First, how the moral capital, formed in the years of national crisis in Britain was combined with religious motifs of the antislavery campaigners. Second, how the moral capital affect the sequent domestic and foreign policies of the British government. It may broaden the areas of traditional debates over the position of the antislavery movement in the developmental process of the political morality in Britain.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의 목적은 1807년 영국 노예무역 폐지법안 통과 국면에서 형성된 도덕자본이 근대 정치사 안에 새로운 유형의 ‘정치-도덕’ 관념을 형성하는 과정을 고찰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영국의 복음주의 정치가들의 담론과 활동을 분석함으로써 이 주제를 살펴볼 텐데, 이는 그들이 노예무역 폐지운동의 역사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이 시기에 반노예제 운동을 일으킬 만한 사상적 확신을 가지게 되는 과정에서 도덕자본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는 더 자세히 고찰될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도덕자본에 관한 서술은 18세기 후반 미국 독립혁명기에 그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는데, 이는 1807년에 발생한 노예무역 폐지국면에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영어권 대서양 세계 전체를 지리적 연구대상으로 보고 있는 이전의 분석은 노예무역 폐지운동의 전반적인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지 몰라도, 처음으로 노예무역 폐지법안을 통과시킨 영국에서 도덕자본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영국 의회의 복음주의 정치가들의 의사발언과 반노예제 출판물에 초점을 맞추어 영제국의 위기 국면에서 이들의 행동이 도덕적 위신을 얻게 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려 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연구는 크게 두 가지 주제를 설정하였다. 첫째는 영제국의 위기 상황 속에서 형성된 도덕자본이 노예무역 폐지운동가들의 종교적 동기와 결합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1807년 노예무역 폐지법안의 통과 과정에서 나타난 도덕자본이 이후 영국의 국내외 정책에 영향을 준 정도와 방식에 관한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19세기 영국 정치윤리의 발전 과정에서 노예무역 폐지운동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오랜 논의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1년차 연구의 첫 번째 세부 과제는 미국 독립혁명기에 반노예무역 담론이 정치적 유용성을 띠게 되는 맥락을 추적했던 기존의 연구가 1807년의 국면에서도 유효한지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과제는 영국의 반노예제 운동가들의 주장과 발언을 분석하여 이들의 종교적 심성과 반노예주의가 연결되는 지점을 찾는 것이다. 본 연구자는 의사록 등 관련 문서들에 대한 심도깊은 탐구를 통해 “응징”, “심판”, “처벌”같은 용어들의 사용 빈도와 용례를 실제로도 분석할 수 있었다. 또한 이런 신의 심판을 암시하는 단어들의 사용 빈도, 맥락, 용법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이들의 종교성과 반노예주의의 연결성을 어느 정도 입증할 수 있었다.
    본 연구자는 연구에 핵심적인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2019년 여름 방학을 이용하여 3주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활동을 통해 대표적인 노예무역 폐지운동가들의 출판물, 개인문서, 대중 매체 기록 등을 입수할 수 있었고, 이 대학의 학자들과 교류하며 필요한 조언과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2년차 연구의 첫 번째 과제는 영국에서 노예무역 폐지운동을 수행한 개인과 집단들이 반노예제 활동을 이용하여 도덕자본을 형성하는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다. 또한 2년차 연구에서는 1807년 이후 타국의 노예무역을 억제하는 정책이 영국의 국익을 고양하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영국이 해외 노예무역 억제활동을 통해 얻게 된 도덕적 위신이 자본화 되어 또다른 국가정책에도 힘을 싣는 프로세스를 규명하였다.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대표적인 노예무역 폐지론자들의 연설과 저술을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본 연구자는 영국 하원 웹사이트가 제공하는 의사록을 이용하여 상당한 분량의 자료를 취득하였으며, 여러 대학이 제공하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활용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간의 연구결과를 포괄하는 논문의 작성 과정도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 작성 중인 두 개의 논문은 높은 수준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필요한 사료 또한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지정된 기간 내에 출판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연구 과제는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 및 활용계획을 가지고 있다.

    ① 연구결과
    첫째, 1807년 노예무역 폐지법안 통과 국면에서 영국 복음주의 정치가들이 도덕자본을 형성하는 과정에 대한 학문적 분석인 이 연구는 국내외 영국사 및 근대정치사 학계에 중요한 연구사적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예무역 폐지운동에 대한 연구는 그 자체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 운동의 기원 및 발전 과정에 학문적 논의가 치중된 경향이 있었다. 이 연구는 최근에 정치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도덕자본’ 이론을 노예무역 폐지운동의 이슈에 접목시켜 도덕적 위신이 노예무역 폐지법안의 통과 국면에서 행한 역할에 집중하는 대안적인 접근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19세기 영국사의 중요 이슈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뿐 아니라, 국내 정치사 연구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둘째, 도덕자본이라는 정치학 이론을 접목하여 노예무역 폐지법안 통과국면을 분석하는 본 연구는 비단 영국사 내부뿐 아니라 정치학, 사회학, 종교학 등 인접 사회과학에서도 활용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복음주의자들의 종말론적 위기의식은 종교사 또는 종교학에서 19세기 서구 종교 공동체의 특징적 면모를 다룰 때 중요한 케이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국가 공동체가 노예무역을 반대하여 얻은 도덕적 위신을 국제 정책에서 활용하는 과정에 대한 분석은 국제외교 및 국제법의 발달과정을 연구할 때 중요한 예로써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자는 현재 대학에서 근대 서양 근대정치사를 교육하고 있으며 지난 2년간의 연구 성과를 학생들을 위한 중요 수업 자료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본 연구자는 다음 학기에 ‘기독교와 유럽문명’, ‘서양근대사1’ 등을 강의할 예정인데, 여기서도 18-19세기 대서양적 종교 교류와 대중적 정치운동, 인도주의 사상의 대두 등을 다루는 이 연구가 중요한 참고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교수의 연구 결과를 강의에 즉시적으로 적용하는 이상적인 대학교육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②결과 활용 방안

    본 연구의 결과물은 연구계획서 속의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논문으로 출간되어 그 성과물이 널리 알려지고 이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본 연구자는 상술한 대로 지난 2년간의 성과를 연구 종료 후 주어진 기간 안에 최소 2편의 논문으로 출판하여 그것을 학계에 알리려 노력할 것이다. 현재 지난 2년의 연구성과 중 1년차 성과를 정리해 작성 중인 논문 「18세기 말 영국 의사록에 나타난 도덕자본-노예무역 폐지운동과의 관계를 중심으로」(가제)는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본 연구자는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더 면밀히 분석하고, 영국 의회가 제공하는 의사록과 여러 대학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이용하여 논문을 마무리 하고 있는 단계이다.
    본 연구자는 2년차 기간 동안 수행한 연구 성과 또한 저술 및 논문의 형태로 정리하여 출판하려 한다. 이를 위해 「19세기 초 영국의 노예제 폐지운동과 해외 노예무역 억제 정책의 도덕자본」라는 가제의 논문을 작성 중이며 마무리 단계에 있다. 상술했듯이 갑작스러운 코로나 팬데믹으로 1년차 연구의 출판이 미뤄져서, 이 논문의 작성 과정도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이 두 개의 논문은 높은 수준의 논리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 첫 번째 글은 이미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에 한국연구재단이 정한 기한 내에 논문 게제 및 출판을 하는 데는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본 연구자는 영국 반노예제 운동가들에 대한 평전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미 출판사와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또한 연구 진행 과정 중에 수집한 사료와 문헌들, 해외 출장을 통한 현장 조사 과정을 통해 얻은 자료들을 주제별로 정리하여 <자료집>의 형태로 남겨 둠으로써 향후 관련 주제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 색인어
  • 1807년 노예무역 폐지, 도덕자본의 정치, 영제국, 미국 독립혁명, 영국 외교 정책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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