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사하라 이남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구비문학에 대한 총체적 연구로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 먼저 아프리카 현지 및 프랑스 관련 연구소 자료를 통해 아프리카 구비문학의 현황을 파악하고 그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며, 다음은 이러한 목록 ...
본 연구는 사하라 이남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구비문학에 대한 총체적 연구로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 먼저 아프리카 현지 및 프랑스 관련 연구소 자료를 통해 아프리카 구비문학의 현황을 파악하고 그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며, 다음은 이러한 목록을 토대로 해서 구비문학의 장르적 유형이나 파라텍스트적 소재 연구를 통해 구비문학의 문학성을 조명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이론적 배경을 근간으로 해서 전통의 구비문학이 현대에 와서 어떻게 전복되고 또 복원되고 있는지 현대문학과 예술에 녹아든 구비문학의 변용과 현대성을 고찰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이상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국내 프랑스어권 관련 교육 현장에서 아프리카 현대 문화의 원류를 이루고 있는 구비문학 관련 자료들이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따라서 1년차에는 사하라 이남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구비문학의 현황 및 문학성 연구를, 그리고 2년차에는 사하라 이남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구비문학의 현대적 변용과 교육적 활용방안 모색 등으로 단계별 수행 절차에 따라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러한 절차에 따라, 지난 2년여간 프랑스 및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현지 방문, 전문가 특강 실시, 학술세미나 개최, 공동 번역 작업 (2권 출간 및 1권 출간 예정), 연구원들의 논문 작성(7편의 논문 게재 및 3편의 논문 게재 예정) 등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먼저 구비문학 자료 목록화 작업은 1차년에 신화, 전설, 민담 중심으로 DB를 구축했으며, 이어서 2차년에는 인물과 속담에 대한 DB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 자료들은 연구원들의 논문 작성에도 활용되었으며 특히 아프리카 인물 목록은 아프리카 정치, 역사, 사회, 예술 등 여러 분야를 망라한 것이어서 다양한 분야의 아프리카 관련 정보 검색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리라 기대된다. 또한, 이 자료 중, 신화, 전설, 속담 일부는 번역 출간되었거나(『마다가스카르의 아름답고 잔혹한 이야기』) 출판 예정(『아프리카 속담사전』이다. 더불어 목록화된 관련 참고문헌 중 이론서적인 『흑아프리카의 전통과 구술문학』이 번역 출간되어서 연구원들은 물론 관련 전공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구비문학의 문학성에 관한 연구는, 그리오와 청중 사이의 상호작용, 음악, 노래, 반복적 리듬, 즉흥적 창조 및 변형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아프리카 구비문학의 구술적 특성에 관한 연구, 다양한 문화가 혼재하는 삶의 방식에 근간한 인물과 사건의 유희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마다가스카르의 구전문학의 특성에 관한 연구, 그리고 인간과 동물 그리고 사물 간의 모호한 경계라는 일정한 틀을 보여주는 아프리카 구전 이야기의 구조에 관한 연구, 아프리카 전통사회나 구술 문학에서 음유시인 그리오의 사회적 지위 및 역할에 관한 연구, 문자 문학에 버금가는 상징적 기능을 수행하는 구비문학의 기원과 문학성에 관한 연구, 그리고 끝으로 민족이나 부족의 전통과 풍습을 담고 있는 아프리카 민담들에서 드러난 신화적 특성에 관한 연구 등으로 결실을 보았다.
구비문학이 현대문학에서 변용된 사례에 관한 연구는, 전통의 복원에 앞장서고 있는 코트디부아르 출신 소설가 아마두 쿠루마의 소설에 나타난 구술성 연구로부터 시작하여, 아프리카에 널리 퍼져 있는 구전 이야기인 거미신 ‘아난시’가 현대 작품에서 어떻게 재탄생하고 있는지 그리고 구전전통이 현대예술을 통해 복원된 사례를 애니메이션 작가인 미셸 오슬로의 작품에 관한 연구를 통해 보여주었으며, 이어서 흑아프리카의 구전 이야기를 프랑스어로 옮긴 마리위스 아노 은게상의 『거미와 혹』, 그리고 이를 현대적으로 창작한 베르나르 다디에의 『거미의 소』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구전 이야기가 변용된 측면을 드러냈으며, 끝으로 아미나타 소우 폴의 소설 『족장의 대추나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작가의 문학적 특징이 구전문학의 내외적 구조와 장치를 차용하고 내면화하고 있는 양상에 관한 연구로 이어졌다.
끝으로 이상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사하라 이남 프랑스어권 아프리카의 구비문학 작품이 프랑스어(권) 문화 교육 및 프랑스어 언어교육 과정에 활용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2개 대학에서 관련 강의를 개설하여 이미 실시하고 있으며 일부 기관과 연구소에서 특강을 하거나 그곳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결국, 본 연구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구비문학에 관한 종합적 연구 성과를 통해 관련 학문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 이를 교육에 활용함으로써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서 벗어나 문화적 편견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극복하고 아프리카 대륙의 구술 전통과 그 현대적 흐름을 올바르게 파악하게 하는 데 참고할 자료를 제공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