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사회는 다수의 선진 제국과 마찬가지로 구조적인 변동기를 지나고 있다. 1997년의 외환위기와 이를 가속화 시킨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우리나라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노동체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했다. 구조적 변동의 징후는 정치, 경제, ...
오늘날 한국사회는 다수의 선진 제국과 마찬가지로 구조적인 변동기를 지나고 있다. 1997년의 외환위기와 이를 가속화 시킨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우리나라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노동체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했다. 구조적 변동의 징후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의 모든 면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각각의 분야는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기존의 가치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와 구조를 탐색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종신고용시스템의 붕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포함한 다양한 고용형태의 확산, 제조업고용의 축소와 서비스산업 고용의 확대, 생산가능인구의 지속적인 감소 및 고령화, 저임금노동의 계속적 유지와 고임금 지식노동의 확대 등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본 연구에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진행되는 산업구조 및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기초로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가져올 다양한 취업형태 내지 고용관계의 변화와 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면밀하게 탐구하는 한편, 전통적인 근로자개념이 현실과 점점 괴리되면서 발생하는 근로자지위의 불안정성과 그로 인해 초래되는 다양한 분쟁 양상을 합리적으로 규율하고 해결하기 위한 법이론적 기반과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노동방식의 변화에 관한 근원적인 고찰에서 출발해 노동법제의 미래에 관한 구체적 대안에 이르기까지 노동법학을 비롯하여 과학기술학, 노동경제학, 법철학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학제간 융합연구를 입체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연구의 완성도를 제고하고 종합적인 연구를 지향하였다.
예를 들어, 노동법학 분야에서는 전통적인 논의의 대상이라 할 수 있는 근로자 개념의 문제를 비롯하여, 중간착취배제 규정의 문제를 오늘날의 시각에서 비판적이고 체계적으로 검토하였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화, 4차 산업혁명이나 초고령 사회 등에 대비하는 노동법적 과제에서도 함께 검토해봄으로써 노동법 전반을 둘러싼 시대적 논의를 전반적으로 다루었다. 또한 오늘날 강조되고 있는 ILO 핵심협약 및 유급학습휴가 협약 등 국제적 노동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논의와 평생직업능력개발과 관련한 권리 그리고 출산ㆍ양육을 둘러싼 보편적 사회안전망의 보호 등에 대해서도 검토해봄으로써, 노동법과 밀접히 연관된 법ㆍ제도의 개선방향도 함께 모색하였다. 과학기술학 분야에서는 오늘날 널리 확대되고 있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과연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론적이면서도 실증적으로 분석ㆍ검토해보았으며, 노동경제학 분야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직업의 기술적 대체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조사ㆍ평가하고 그 특성을 연구해봄으로써 기술발전에 의한 미래 노동시장의 변화를 예측해보았다. 그밖에도 법철학 분야에 있어서는 기계노동이 인간노동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인간의 노동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평가되어야 되는지를 법철학적으로 검토해봄으로써, 앞으로 인간다운 삶의 방향은 무엇이고, 노동법은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지를 검토해보았다.
이처럼 본 연구는 기술발전에 따른 노동방식의 변화에 관한 근원적 고찰에서부터 출발해 노동법제의 미래에 관한 구체적인 대안에 이르기까지 노동경제ㆍ과학기술 분야 등과 학제 간 융합연구를 진행함으로써, 학술적 논의의 지평을 폭넓게 확대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기술진보에 따른 노동법적 새로운 이슈들에 대한 후속연구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노동법학의 학문적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