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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화전가 속 놀이의 기억과 문화적 교양의 배치
Memory of play and placement of cultural sophistication in modern Hwajeonga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9-S1A5B5A07-2019S1A5B5A07087186
선정년도 2019 년
연구기간 1 년 (2019년 09월 01일 ~ 2020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유정선
연구수행기관 이화여자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1900~1940년대(해방 전)에 창작된 화전가를 대상으로, 화전가 속 놀이문화의 재현양상이 갖는 의미를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근대 규방가사, 그중에서도 화전가를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근대 화전가 연구’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화전가의 창작을, 근대까지 지속적으로 추동하고 있는 동인은 무엇인지 천착하고자 한다.
    그간 화전가 연구에서, 화전가를 중점적으로 설명해왔던 키워드들은 ‘웃음, 연대, 소통, 축제(놀이)’ 등이다. 그런데 이들 여성들은 화전놀이를 놀이로 즐겼을 뿐 아니라 일종의 문화적 행위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근대 화전가 작품에는 자신들의 ‘놀음’에 대한 자의식이나 자기검열의식이 표출되어 있으며, 사회적 인정 욕망과 문화적 교양에 대한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당대 화전놀이가 갖는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고찰 위에서 화전가 작품 안에 투영된 여성들의 다층적 욕망에 대한 독해가 요구된다.
    둘째, 근대 화전가 속에 재현된 놀이문화의 성격과 의미를 고찰하고자 한다.
    화전가는 화전놀이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놀이문화’의 재현양상과 그것의 함의를 살펴보는 것은 필수적이다. 화전가를 즐긴 여성들은 자신들의 화전놀이를 ‘놀음’ㆍ‘풍류’ ㆍ‘소창(消暢)’ 등으로 표현하고 그 과정을 재현한다. 이에 장소의 선정, 모임의 범위와 모임 성원, 음식 장만의 과정, 놀이의 종류와 구성 등이 화전가에 재현되는 방식, 곧 놀이문화의 문학적 재현이 갖는 의미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음식 준비과정이나 장소 선정 등은 ‘여흥’을 즐기기 위한 준비과정의 의미를 넘어서서 경제력 및 사회적 영향력이라는 사회문화적 함의를 지니고 있다. 또한 가사짓기를 비롯한 글짓기를, 여흥(餘興)이나 소통의 수단적 의미를 넘어 ‘놀음’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인식했다는 점 또한 유의미한 요소이다. 이 점에서 표현론적 측면을 포함하여 화전가 속 놀이문화의 재현 양상이 갖는 의미를 분석하기로 한다.
    셋째, 근대 화전가의 사적인 흐름에 대한 통시적 조망을 하고자 한다.
    근대 화전가 자료들은 개별 작품 단위로 산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자료의 시대별 정리와 체계적인 계열화가 필요하다. 특히 2000년 대 이후 근대 화전가 작품들이 다수 발굴되어 자료집으로 편찬되거나 데이터베이스화 되었는데, 이들 작품들을 확충한 통시적 연구가 요청된다. 또한 놀이문화의 양상과 그 문화적 준거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근대’에 의해 매개되고 있는 놀이문화의 재현과 그 인식의 변화 추이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넷째, 근대 화전가에 대한 연구는 문학적 친연성을 지니고 있는 인접 가사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다.
    근대 규방가사에는 근친(覲親)이나 문중 모임의 화수가를 비롯하여 놀이의 동기는 다르지만 놀이를 재현한 다수의 작품들이 존재한다. 이에 근대 화전가에 대한 연구는 여타 ‘놀이’를 다루고 있는 규방가사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그리하여 근대 규방가사 안에서 놀이에 대한 기억과 그것의 배치가 갖는 의미들이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근대 화전가를 대상으로 작품 속 놀이문화의 재현 양상과 그것이 갖는 의미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화전놀이에 대한 기억의 문학적 재현은 사회문화적 함의를 지니고 있으며 거기에는 여성들의 다층적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해 탐색하기로 한다.
  • 기대효과
  • 본 연구의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화전가의 통시적 지형도 구축이다.
    규방가사에서 화전가는 근대에 이르기까지 중심유형으로 자리한다. 근대의 시대적 분위기는 전통적 삶의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던 여성들에게 자유로운 활동뿐 아니라 교육과 문화적 활동에 대한 열망을 증폭시켰다. 근대 화전가에는 일상의 틀에서 탈주하고 싶은 일탈의 욕망과 함께, 교육 및 문화적 활동에 대한 욕망들이 다층적으로 투영된다. 이에 근대 화전가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산포되어 있는 작품들을 통시적으로 계열화함으로써 초기 형태인 18세기 화전가를 잇는 통시적 지형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로써 최근세인 1950년대 이후 화전가를 비롯하여 화전가의 향방에 대한 후속 연구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놀이의 동기나 방식은 다르지만 놀이의 모티프를 다루고 있는 인접 자료들에 대한 비교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근대 규방가사 안에 변주되고 있는 놀이문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으리라고 본다.
    둘째, 근대 여성의 생활문화사 자료 제공이다.
    근대 화전가는 전통적 습속에 익숙한 여성들의 일상적 생활정감과 밀착된 문학으로, 놀이문화의 당대적 실상을 보여주는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화전가에는 이들이 문화적 준거로 삼은 ‘놀음’에 대한 언급들과, 실제 모임을 기획하고 실행해나간 과정이 단계적으로 상세하게 재현되어 있다. 이로써 화전가는 당대 보편적 여성들의 공동체 문화라 할 놀이문화를 재구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근대에 들어 여가문화의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전가 속 전래되고 있었던 다양한 놀이와 민속에 대한 정보들을 통해서 당대 여성들의 미시적 삶을 구성해왔던 생활문화사를 재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ㆍ구 문화의 교차 속에서 시대적 추이에 따른 당대 여성들의 문화관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특히 동성부락을 중심으로 이 시기 남성들 역시 화전가를, 여성들과의 토론과 소통을 위한 글로 활용하였고, 이에는 성 역할과 놀이문화에 대한 시각 차가 반영된다. 따라서 근대 화전가 연구를 통해서 당대 놀이문화에 대한 전반적 실상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셋째, 지역 문화의 이해 및 지역 문화 컨텐츠를 위한 자료 제공이다.
    화전가에서 놀이를 위한 장소 선정은 물리적 여건뿐 아니라 역사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로 재현된다. 놀이 장소는 놀음의 품격과도 관련된다고 인식된다. 이로 인해 작품 속에는 산, 강, 누정, 구조물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실명(實名) 장소들이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한 고장이나 문중의 고유한 역사 속에서 형성돼온 장소성과 문화적 심상에 대한 단서들을 제공한다. 이러한 고유한 장소성과 문화적 심상들은 당대의 역사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집단적 정체성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로써 근대 화전가 연구는 특정 지역의 장소성과 아울러 그것이 당대인에게 지녔던 상징성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문중, 나아가 촌락사회의 고유한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 온 지역성에 대한 이해는 지역 문화의 문화 컨텐츠화를 위한 자료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 현대적 수용을 위한 지역 문화 컨텐츠의 원천을 제공함으로써 관광이나 전시, 축제와 같은 문화컨텐츠 산업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1900~1940년대(해방 전)에 창작된 근대 화전가를 대상으로, 이 시기 작품 속에 재현된 놀이문화의 의미를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작품 속 놀이문화의 구현양상과 거기에 투영된 정서와 인식 등을 추출하고, 이러한 특징들에 대한 인과론적 설명을 하고자 한다.
    이는, 기왕에 화전가 유형에 대한 공시적 연구에 초점을 맞추어왔으므로, 최근 발굴ㆍ보고된 자료들을 확충하여 근대 화전가에 대한 통시적인 계열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획되었다. 화전가는 근대까지 활발한 창작이 지속되었다는 점에 착목하여, 통시적 접근을 통해 20세기까지 화전가 창작 전통이 계승된 동인과 아울러 작품 속에 재현된 놀이문화의 양상과 거기에 투영된 욕망들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그간 화전가를 설명해왔던 주요 키워드들인 ‘웃음’ ‘연대’ ‘소통’ ‘제도권 회귀’ 등이 지시하는 놀이(축제)적 성격만으로는 근대 화전가의 활발한 창작과 향유를 설명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는 놀이적 욕구뿐만 아니라 문화적 교양에 대한 욕구와 사회적 인정 욕망이 투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화전놀이를 즐기면서 이를 문학화 하는 것을 중시했던 행위와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화전가 향수층에게 글짓기는 기록이나 여흥, 소통의 수단적 의미를 넘어서서 놀이문화의 품격을 규정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자신들 놀음의 격(格)에 대한 자문(自問)과 함께, 선현과 대등한 문화적 교양을 누리고자 하는 의식이 종종 표출된다. 따라서 ‘놀음’ㆍ‘풍류’ㆍ‘소창(消暢)’으로 표현되는 놀이가 화전가 작품 안에 어떤 모습으로 재현되고 있으며, 거기에 내재된 욕망은 무엇인지 예각화할 필요가 있다. 곧 화전가가 근대까지 활발하게 창작, 향유되었던 배경을 이해하고, 거기에 투영된 다층적 욕망을 독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18세기 초기 화전가의 흐름을 이은 근대 화전가의 특징에 주목하고자 한다. 20세기 여성들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화전가 속 놀이문화의 재현 양상과 그 의미는 무엇인지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놀이의 모티프를 다룬 인접 자료들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이러한 상호이해는 화전가 속 놀이문화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며, 나아가 근대 규방가사 안에서 ‘놀이’의 요소가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 그 스펙트럼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작품세계의 특질을 바탕으로 이 시기 화전가 향유층 여성들의 의식을 탐색하고자 한다. 이러한 통시적 접근을 통해 근대 화전가의 성행과 쇠퇴과정을 해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이는 1950년대 이후에 창작된 최근세 화전가에 대한 후속연구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1900~1940년대(해방 전)에 창작된 근대 화전가를 대상으로, 이 시기 작품 속에 재현된 놀이문화의 의미를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는, 기왕에 화전가 유형에 대한 공시적 연구에 초점을 맞추어왔으므로, 최근 발굴ㆍ보고된 자료들을 확충하여 근대 화전가에 대한 통시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획되었다. 화전가는 근대까지 활발한 창작이 지속되었으므로, 통시적 접근을 통해 작품 속에 재현된 놀이문화에 투영된 욕망들에 대해 고찰하고자 하였다.
    이 시기 화전가를 보면, 거의 모든 작품에서 본격적인 놀이 현장에서 문학 활동이 비중 있게 재현된다. 그런데 화전가 짓기를 포함한 글을 짓는 창작 행위와 문학 작품을 낭송ㆍ가창하는 것은 기록이나 소통, 재미의 요소를 넘어서 놀음의 격(格)을 규정짓는 요소로 인식되었던 것을 볼 수 있다. 근대 화전가 작품들에서 놀이 속 문학 활동을 구성하는 문학 갈래들은 주로‘글, 문장, 노래’로 표현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한시, 가사, 창가, 소설, 고담(古談) 등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문학 활동을 통해서 문화적 교양을 누리고 있다는 자족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문화 향수의 욕구는 근대까지 전통장르인 화전가의 향수를 이끌어왔던 주요한 동인이었다.
    이러한 작품세계의 특질을 바탕으로 이 시기 화전가 향유층 여성들의 의식을 탐색하였다. 화전가를 향유한 여성들은 당대 구여성으로 호명되기도 했었던 여성들로서, 신여성이 추구했던 개성보다는 ‘화목’ㆍ‘차례’로 대변되는 집단적 정체성에 기대어 화전놀이를 즐기고 있으며, 거기에는 여전히 ‘세덕’으로 표현되는 가문의식이 자리한다. 놀이의 현장 분위기를 보면 분방함을 추구하면서도 풍류로 대변되는 문화적 교양을 누리고자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규범적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시기 몇몇 화전가 작품들 속에서 언급되는 고법(古法)ㆍ구가정(舊家庭)의 단어가 공통적으로 내포하는‘옛것’은, ‘개명시대’ㆍ‘이십세기 밝은 세계’와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것은 새로운 흐름에서 벗어나 지체된 것을 의미하며, 특히 여성의 교육과 사회활동을 규제한다는 점에서 정체된 것이라는 비판을 함의한다. 선조의 정신적 유풍이 새겨져 있는 고장은, 자긍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개명시대의 기호인 도회지와 대비되는 산골, 촌이라는 정체된 공간으로 명명되기 시작한다.
    이 점에서 화전가를 즐긴 여성들은, 비록 일부 작품에서만 문면에 토로되어 있지만 문화적 준거인 전통이 학문적 성취 및 예법의 지표로서 자긍의 원천이면서도 그것이 여성 억압이라는 양가성을 지녔다는 자각을 보여준다. 또한 직접적으로 그러한 의식을 표면에 드러내지 않더라도 도시의 문화적 선진성에 대한 의식을 내비침으로써 정체된 문화라는 의식을 깔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1950년대 이후에 창작된 최근세 화전가에 대한 후속연구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영문
  •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meaning of play culture reproduced in works of this period, targeting modern painters created in the 1900s-1940s (before liberation). This was planned in the sense that it was necessary to have a synchronic understanding of modern hwajeonga by expanding the recently discovered and reported data, as it has previously focused on synchronic research on the types of hwajeonga.
    Looking at hwajeonga in this period, literary activities are heavily reproduced in full-scale play in almost all works. However, it can be seen that the creative act of writing writing, including the building of hwajeonga, and the recitation and singing of literary works were recognized as factors defining the nature of play beyond the elements of recording, communication, and fun.
    Through these overall literary activities, I feel a sense of self-sufficiency that I am enjoying cultural education. This desire for cultural nostalgia was the main driving force behind the nostalgia of the traditional genre, Hwajeonga, until the modern times.
    Based on the characteristics of the world of works, the consciousness of women in the enjoyment class of painting artists during this period was explored. The women who enjoyed Hwajeonga are women who were also called old women at the time, and they enjoyed Hwajeonnori by leaning on the collective identity represented by “Hwamok” and “order” rather than the individuality pursued by new women. At the same time, the'old thing' that the words of Gobeop and Gugajeong mentioned in some of the works of painting artists of this period in common imply a delay from a new trend. In particular, it implies criticism that it is stagnant in that it regulates women's education and social activities.
    The results of these studies are expected to trigger follow-up studies on recent paintings created after the 1950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에서는 1900~1940년대에 창작된 화전가 작품 총 25편을 연구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필자가 대상으로 한 자료들은 작품 속 정보를 통해서 작품의 창작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작품들로서, 1900년대 4편, 1910년대 2편, 1920년대 9편, 1930년대 8편, 1940년대 1편 등으로서, 총 25편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 이는 본래 계획했던 작품 수보다 2편이 늘어난 것으로, 작품에 대한 정밀한 독해를 진행하면서 달라진 결과이다.
    당대 화전가에는 화전놀이가 일정한 단계에 따라 재현된다. 화전가를 내용상 도입부, 준비과정(음식 장만ㆍ장소선정), 놀이 부분, 결말부 등으로 나누어 보고, 세부적으로는 <1)도입부, 2)물자 마련, 3)장소 선정, 4)음식 먹기 및 놀이, 5)마무리> 등으로 구분하여 고찰하였다.
    이를 토대로 이 시기 화전가에 투영된 여성들의 다층적 욕망을 분석하였다. 이는 그간 화전가에 투영된 욕망들 중 놀이의 욕구를 집중 조명하고, 상대적으로 문화적 욕구에 대한 접근이 소략하였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였다. 당초 계획과 달리 18세기에 창작된 안동 권씨 <반조화전가>와의 직접적 비교는 시간적 상거(相距) 상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그간 선행연구에서 통계적으로 교합 재구성하여 가장 전형적인 작품으로 재구한 <권본 화전가(權本 花煎歌)>를 프리즘으로 삼아 각 시대의 변이상을 분석하였다. 통시적인 접근을 통해 가장 작품이 많이 산출된 1920~30년대가, 당대 여성들이 문화적 향수 욕망을 첨예하게 드러내기 시작한 시기라고 판단하였다. 전반적인 작품의 성격은 다음과 같다.
    ①놀이의 전반적 성격, 화목과 차례
    놀음의 전반적 성격은 차례 있게, 그리고 품격 있게 노는 것을 추구한다. 분방함 못지않게 이 시기 놀이문화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축은 노소가 화목하되, 차례 있게 노는 것이다. 집안 및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친목이 중시된다는 점은 이 시기에도 여전히 지속된다.
    ②지적 욕구와 문화 향수의 욕망
    이 시기 화전가 속 음식 먹기와 사연 나누기 등은 평소에 절제해야 했던 욕구를 풀며 육체적ㆍ정서적 이완을 즐기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글짓기를 비롯한 문학 작품을 즐기는 활동 역시 여흥과 소통의 측면에서 큰 즐거움을 준다. 이 시기 화전가를 보면, 승지 완상과 음식 먹기에 이어 거의 모든 작품(1920~30년대의 경우 총 18편 중 14편)에서 놀음 가운데 문학 활동이 비중 있게 재현된다. 그런데 화전가 짓기를 포함한 글을 짓는 창작 행위와 문학 작품을 낭송ㆍ가창하는 것은 기록이나 소통, 재미의 요소를 넘어서 놀음의 격(格)을 규정짓는 요소로 인식되었던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모임에서 여타 문학 작품을 가창, 낭독, 음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놀음을 재현하고 기록하는 화전가를 짓는 것은 이들에게 좀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 족적을 남기고자 했던 것은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되 그저 사적인 놀이 모임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랐던 심경이 투영된 결과이다. 사회활동을 하지 못했던 당대 여성들이 오랜만에 문화적 활동을 하면서 그것을 기록하여 공식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기 작품들 속에서 곧잘 보이는 내용으로서 모임 성원들의 면면을 소개하며 규모가 큰 지역 행사라는 점을 밝히는 것, 조직적 역량과 경제적 동원력을 강조하여 재현하는 것, 자신의 놀이 장소가 조상의 유촉이 새겨진 상징적 공간이며 자신들은 바로 그 후손들이라는 것 등은 모두 이러한 심경과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의식은 이 시기 신여성의 출현으로 더욱 가속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대에 신여성의 출현과 개명의 사회적 분위기는 이들이 화전가를 짓고 즐기며 충족시키고자 했던 열망, 즉 사회적 활동과 교육의 욕구에 대한 자각을 더욱 분명하게 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하겠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화전가의 지형도 구축
    규방가사에서 화전가는 중심 유형으로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욕망을 반영해왔다. 근대에 들어서 여성들의 활동이 자유로워지고 교육을 받은 신여성이 출현하는 시대적 분위기는, 전통적 삶의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던 화전가 작가들의 문화적 활동에 대한 열망을 더욱 증폭시켰다. 이로 인해 근대 화전가에는 문화적 활동과 교육에 대한 결핍의식이 투영된다.
    이에 근대 화전가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산포되어 있는 작품들을 통시적으로 계열화함으로써 화전가의 지형도를 구축고자 하였다. 근대 규방가사 자료의 특성상 자료가 여러 작품집에 산재되어 있고 시대적 고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 주된 대상자료가 된 것은 한국가사문학관 미해제본 DB로서, 이중 화전가 자료들은 다수의 작품들이 동일한 제목을 지니고 그동안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작품 속 정보를 통하여 창작연대를 추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근대 화전가에 대한 지형도를 구축할 경우에, 18세기 화전가 작품들을 잇는 통시적 전개에 대한 후속 연구들을 촉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최근세인 1950~70년대 창작된 화전가에 대한 후속 연구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1970년대 이후 화전가는 급속도로 후퇴하고 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여성 기행가사가 규방가사 작가들을 중심으로 여전한 성행을 이루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가장 성행했던 1920~30년대 화전가의 작품 성격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화수가나 화전놀이라는 공통 모티프를 가지고 있는 인접 자료들에 대한 비교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자탄가로 분류되는 작품들 속에서 근친 후 놀이가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와 같이 규방가사 안에 변주되고 있는 놀이문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제공함으로써 근대 규방가사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2) 근대 여성의 생활문화사 자료 제공
    근대 화전가는 전통적 삶을 살아온 여성들의 일상적 생활정감과 밀착된 문학으로, 놀이문화의 당대적 실상을 보여주는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화전가에는 이들이 문화적 준거로 삼은 ‘놀음’에 대한 언급들과 실제 모임을 계획하고 실행해나간 과정이 단계적으로 상세하게 재현되어 있다. 이로써 화전가는 당대 보편적 여성들의 공동체 문화라 할 놀이문화를 재구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나아가 민속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하여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놀이문화에 충실했던 화전가 작가들을 통해서 당대 여성들의 미시적 삶을 구성해왔던 생활문화사적 자료를 재구할 수 있다.
    또한 근대에 들어 여가문화의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신ㆍ구 문화의 교차 속에서 시대적 추이에 따른 당대 여성들의 문화관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동성 부락을 중심으로 남성들 역시 화전가를, 여성들과의 토론과 소통을 위한 글로 활용하였다. 이 시기 필사되고 있었던 <조화전가> 계열 작품은 당대 남성들이 여성들의 놀이문화에 대해 가졌던 시각의 일단을 이해하게 해준다. 이 작품을 통해 무엇보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놀이문화의 결과물로서의 화전가를 통해서 남성들과 소통하고자 하였으며 대외적으로 인정받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근대 화전가 자료를 통해서 당대 놀이문화에 대한 전반적 시각을 유추해볼 수 있다.

    (3) 지역 문화 콘텐츠를 위한 자료 제공
    화전가에는 산, 강, 누정, 구조물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실명(實名) 장소들이 언급되고 있으며, 그 물리적 재현을 넘어서서 구체적인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 온 장소성에 대한 단서들을 제공한다. 이러한 고유한 장소성과 문화적 심상들은 당대의 역사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포함하여 집단적 정체성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고 있는 지역을 재현하면서 선조의 유촉을 보여주는 고택, 재각, 사당, 누정, 향교, 서원 등이 실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선조의 업적이 집약된 장소로서 한 가문의 세덕과 학문적 성취가 집적되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또한 고장의 정기를 온축한 곳으로 사고하는 산, 고개, 봉우리 등의 재현은 지금은 사라진 지명들을 복원할 수 있게 하며, 특정 지역의 장소성과 아울러 당대인에게 지녔던 상징성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문중, 나아가 촌락사회의 고유한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 온 지역성에 대한 이해는 지역 문화의 문화 컨텐츠화에 대한 전망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 현대적 수용을 위한 지역 문화 컨텐츠의 원천을 제공함으로써 관광이나 전시, 축제와 같은 문화 컨텐츠 산업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색인어
  • 근대, 여성, 통시적 양상, 화전가, 규방가사, 20세기, 놀이, 문화, 욕망, 교양,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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