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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쟁 체험문학 연구 - 1990~2010년대 자전소설과 수필(수기)을 중심으로
A study of Korean literature Through Experiences of Vietnam War - Focus on autobiographical novel and essay during the 1990s~2010s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9S1A5B5A07107356
선정년도 2019 년
연구기간 1 년 (2019년 12월 01일 ~ 2020년 11월 30일)
연구책임자 강소연
연구수행기관 & #40;사& #41;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2018년 ‘비핵화’, ‘종전’이라는 단어가 국제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남북 대화 후 올해 2월, 북미 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되었다. 베트남이라는 국가는 1960~70년대 미국과 한국의 지원 부대가 파병되었던 나라이면서, 결국 민족해방전선의 승리로 공산화되어 북한과도 외교 동맹 관계에 있는 나라다.
    박사 논문을 쓰면서, 1960년대 사회와 비평문학의 모더니티를 논하기 위해 1950년대~1970년대까지 한국 사회와 문학 연구의 동향을 집중 조명해 보았었다. 거기서 한 가지 논의하지 못하고 미결의 과제로 남겨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베트남 파병과 그 체험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의미화한 문학 작품들에 대한 연구다.
    그 후 이에 대한 연구들이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살펴보았다.
    1970~80년대 소설가 황석영, 박영한, 안정효에 주목하면서 작가론의 일부분으로 그들의 참전 체험 소설을 연구한 것, 1970~90년대 베트남전 소재 소설들을 탐구하면서 전쟁의 재현 양상을 밝힌 것, 그 외 파월 전우들의 구술 증언을 듣고 참전자 생애를 연구한 것 등이었다.
    아직도 연구가 미비한 부분은 당시 베트남전쟁에 직접 참전한 자들이 쓴 기록문학, 즉 종군기, 참전회고록, 자서전 같은 수필(수기) 형식을 띤 작품들이다. 이름난 작가가 쓴 소설은 반복적으로 연구 대상이 되는 것에 반해, 실제 전쟁을 겪은 장본인이 사실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쓴 에세이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전후문학과 달리, ‘전쟁문학’은 전쟁에 대한 직접 체험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수필 같은 교술 문학은 작가가 실제의 경험, 사실과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갈래이다. 교술 갈래에 등장하는 '나'는 작가 자신이다. 소설이나 시에서는 말하는 이를 내세워 대신 말하게 하지만 교술 갈래에선 독자에게 내용을 직접 제시한다.
    만일 교술 문학 갈래를 문학의 범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한문으로 된 많은 고전 작품들과 현대 수필 등은 문학의 범주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교술 문학 갈래 역시 기본 갈래 중 하나로 포괄할 필요가 있다.
    교술 문학이 다른 문학 갈래와 비교해 미적(美的)으로 열등하다든지 부차적이라는 통념은 3분법에 따른 선입관일 수 있다. 서정 갈래가 함축적 언어로 주관을 토로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에 비해, 교술 갈래는 대상이나 세계에 대한 자신의 체험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데 비중을 둔다. 곧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이야기하되, 객관적 현실 인식의 바탕 위에서 쓴 것이다.
    특히 전쟁 체험의 기록은 신변잡기적 생활문을 넘어서 시대적, 사회적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을 포함한다. 이는 사실의 진술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체험이나 성찰을 바탕으로 얻은 깨달음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교훈과 감동을 주고, 또 일정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글쓰기의 다양한 방식과 표현을 구사해 미적 가치를 지님으로 문학이 된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교술 갈래를 포함하여 베트남전쟁 참전 체험을 바탕으로 쓴 전쟁문학을 연구하고자 한다.
    다만, 베트남전이 종결된 시점 19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에 걸쳐 본격적으로 베트남전쟁 체험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해 선보이면서, 그 당시에 주목받았던 몇몇 대표 소설들-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인간의 새벽>,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낙타눈깔>, <몰개월의 새>, 안정효의 <하얀 전쟁>, 이원규의 <훈장과 굴레> 등-은 기존의 연구사에서 자주 다뤄졌다. 따라서 이 작품들은 제외하고, 본 연구는 그동안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던 1990~2010년대, 약 30년간 발표된 베트남전쟁 참전자들의 체험문학(소설과 수필)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 기대효과
  • 우리 민족 전체가 경험한 6.25전쟁과 달리 베트남전쟁은 타국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1960~70년대 한국 경제 재건 및 산업화와의 연관성을 생각하고, 또 한국전쟁에 이어 ‘이념의 대립과 전쟁의 비극’에 대한 논의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된 점을 고려할 때, 이는 한국문학에서도 중요한 소재가 된다.
    당시 문단의 특징 중 하나는 역사소설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우리 ‘역사의 숨겨진 부분’과 이름 없는 ‘민중’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게 되었다는 점, 또 베트남전 참전의 영향으로 제3세계적 시각이 폭넓게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특징은 문학의 한 맥을 형성하여 다음 시대에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베트남전쟁 체험 문학을 탐색함으로 한국문학사의 한 흐름을 상세히 파악하고 기술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 작가들뿐 아니라 당시 파월되어 베트남전쟁을 겪은 자들은 그 특별한 경험을 잊지 못하고 세월이 흐른 후에라도 펜을 들어 전쟁의 실상을 알리고자 했기에, 이에 관한 수필(참전 수기 및 회고록)을 찾아 연구하는 작업은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이로써 체험문학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게 되고,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들을 발굴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그리고, 베트남전쟁을 다루는 문학은 베트남 자국에서도, 미국에서도 활발히 창작, 논의되고 있으니 차후 연계하여 해외 참전 작가들의 작품과 ‘비교문학 연구’로 확장시킬 수 있고, 특히 동아시아 문학 연구에 크게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연구요약
  • 1)연구 목적:
    전쟁문학은 전쟁을 소재로 하여,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진정한 인간상과 진실을 부각하는 것이 보편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전쟁문학은 6·25전쟁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전쟁의 비극을 그린 분단문학으로서의 성격이 두드러졌는데, 특히 6.25전쟁을 다룬 단편소설이나 대하소설들이 연구대상으로 주목받아 왔다.
    한국 전쟁문학의 또 다른 줄기는, 베트남전을 다룬 작품들이다. 전쟁의 일반적인 참혹성뿐 아니라 베트남과 한반도의 역사적 유사성 때문에, 참전했던 작가들에 의해 이 전쟁은 문학의 소재가 되었다. 그중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안정효의 <하얀 전쟁> 등 1970~80년대 대표 소설들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특히 이 세 작가가 일련의 베트남전쟁 소설들을 써서 발표했기에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을 만했지만, 그 밖에 참전 작가들이 없는 것은 아니며, 전쟁문학 안에 소설이라는 서사 장르만 있는 것도 아니다. 또, 참전 작가들이 베트남전쟁 중에나 전쟁 직후에만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시간이 한참 흐른 후 그 기억을 되살려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한국 전쟁문학 연구에서 미흡한 부분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베트남전쟁에 직접 참전한 자들이 저술한 종군기, 참전회고록, 자서전 같은 기록문학, 교술장르에 해당되는 작품까지 포함해서, 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발표된 ‘참전 작가의 전쟁문학(소설, 수필)’을 총망라해 탐구할 것이다. 이로써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발견해내는 수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진정한 평화 시대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이 연구가 우리 민족의 집단적 자기 성찰과 치유로까지 연결되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2)연구 내용: 연구 대상으로 삼고 분석할 작품은 다음과 같다.
    -소설-
    지요하의 소설 <회색 정글>
    이상문의 장편소설 <황색인>(개정판, 2012)
    김창동 장편소설 <순간에서 영원으로>
    김수환 장편소설 <듸안의 전설>
    정건영 중단편소설집 <낯선 시간 위에서>
    김범선의 소설 <비창1, 2>, <개미허리의 추억 상, 하>
    김현진의 소설 <엽흔>
    -수필(수기)- (비교 연구를 위해, 저자는 문학인 외에 직업군인도 포함)
    (소설가) 권오형의 <끝나지 않은 전쟁>: 생생한 월남전 체험기
    (소설가, 기자) 안정효의 참전회고록 <지압 장군을 찾아서>
    (시인) 문용덕의 수필 <하늘만큼 바다만큼>; 6.25와 베트남전 참전 수기
    (시인) 정명석의 베트남전쟁 참전기 <전쟁은 잔인했다. 사랑과 평화다 1~4>
    (교수) 서경림의 수필 <전쟁과 놀이, 그리고 지옥>; 월남 참전기
    (교수) 김영두의 참전 수기 <안케패스 대혈전>; 소총병 김영두가 전하는 기적의 전쟁 실화
    (장군) 채명신의 참전회고록 <베트남전쟁과 나>
    (장군) 김진선의 참전 수기 <산 자의 전쟁, 죽은 자의 전쟁>
    (장교) 김병권의 수필 <생각하는 눈; 그날의 증언>
    (장교) 최희남의 참전회고록 <나의 푸른 날 베트남 전쟁터에서>
    (장교) 박정환의 실화 <느시1, 2>
    *참고: 한국전쟁문학회 편, <영욕의 세월 50년; 월남 참전 전우회의 발자취>-전선 건너온 삶의 여로에;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증언집

    3)연구 방법:
    첫째는, 연구 범위에 해당되는 기본 텍스트를 장르별로 목록화하여 충실히 읽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는, 세밀한 작품 분석이다.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사상을 파악하면서 베트남전쟁에 대한 시각과 논점에 따라 주제 양상을 분류, 체계화한다.
    그리고, 언어 표현과 문체적 특징을 살펴 문학으로서의 작품성을 논하고, 자전적 글쓰기의 (개인적, 사회적) 효과와 영향력에 대해 고찰한다.
    셋째는, 전쟁 체험 문학이 우리 민족과 세계를 향해 던지는 근본적 물음과 답을 모색해 보고, 문학사적 흐름 속에서 갖는 의의와 한계를 짚어 본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고는 한국 전쟁문학 연구사에서 논의가 미흡했던 범주의 작품들을 고찰하고자, 근래 30년간 발표된 베트남전쟁 참전자들의 체험문학을 연구 대상으로 정했다. 권오형, 김범선, 김수환, 김창동, 김현진, 김희상, 문수봉, 문용덕, 서경림, 안정효, 정건영, 정명석, 지요하 등 13명 작가를 중심으로 그들의 소설 작품뿐 아니라 수기, 회고록, 자서전 같은 논픽션의 교술 장르에 해당되는 수필 작품까지 살펴보았다.
    작품 발표 시기가 참전 경험과는 20~30년 이상 시간적 간극이 있어, 작가 나름의 객관적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기억’에 의해 재현한 작품들이라고 볼 수 있다. 형상화한 세계가 사실적 현실이든 허구적 현실이든 간에 전장(戰場)이 공포와 절망, 전쟁과 인간에 대한 회의감으로 점철된 현실이었던 것은 분명한데, 참전 작가들이 세월을 약으로 삼고 구성한 글에서는 전쟁터의 일상도 엿보이고, 반성적 회고를 통해 그리는 이상(理想)도 발견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작품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특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전쟁이 직간접적으로 남긴 상처들을 들여다봄으로써 치유 방법을 모색해 가는 서사이고, 두 번째는 전쟁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사유와 성찰을 통해 반전(反戰)의 근거를 찾고 이상적인 인간을 지향하는 서사이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그 자리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고, 살아남은 자들도 이 현장을 목도한 후로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야 했다. 잔악한 전쟁의 횡포를 직접 겪은 수난자로서 한동안 펜을 들지 못한 작가들도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난 후, 자신뿐 아니라 베트남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을 응시하면서 작가적 책무를 느끼게 된다. 이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고통을 기억해 내고 직시하는 것, 증언과 고백을 통해 인간 존엄의 윤리를 사회적으로 실현하는 것임을 인지하고 작가들은 ‘치유로서의 글쓰기’에 나섰다.
    작품 속에서 글 쓰는 화자를 통해 전개해 나가는 자전적 서사는 자아 발견과 자기반성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사회 곳곳의 크고 작은 전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 된다. 때로는 추억의 현장인 베트남 전적지를 순례하거나 옛 전우들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을 마련하는데, 이를 통해 베트남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참전자들을 객관적 시선으로 재조명함으로써, 전사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삶에 드리워진 전쟁의 그늘을 걷어 내는 길을 탐색한다. 이때 고엽제 환자, 라이따이한, 보트피플 같은 인물을 통해 베트남전쟁이 남긴 잔상을 드러내면서, 국제사회의 인권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전쟁의 특성상 아군과 적군은 존재할지언정 선과 악의 범주와 경계선은 분명하지가 않다. 전쟁터는 국가가 징집한 군인으로서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임무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품고 있는 조국애와 신념이 동시에 발생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인물들은 사회적 욕망과 개인적 욕망이 분리되지 않은 채 폭력과 살인이 허용되는 공간에 놓이게 된다. 그런 혼돈의 상황에서 내적 지향점을 잃으면 곧 인간의 바닥을 마주하게 된다.
    이와 같은 전쟁과 인간의 속성을 포착한 작가들은 ‘인간성 회복’을 작품의 기조로 삼는다. 전쟁터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정신 영역을 본능적 자아, 현실적 자아, 이상적 자아의 인물 유형으로 선보이는 가운데, 특히 표상이 되는 이상적 인물을 설정함으로써 참인간에 대한 희구를 나타냈다. 또, 베트남 전쟁터에서 한국군의 존재 양상은 미군이나 베트남 민간인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되는데, 이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을 보면 대개 고착화된 ‘지배/피지배 관계’의 구도를 흔들어 놓는 진술이 주를 이룬다. 작가의 비판적 시각이 민족, 계급, 성별의 차이를 지우고 사람 대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각으로 바꿔 놓는다.
    이러한 작품들은 다시 말해, 실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동물적 본능과 사회적 욕망이 결합해 낳은 전쟁터의 리얼리티를 보여 주되, 참혹한 전장 한가운데서도 순수성과 양심의 선을 지키는 ‘진정한 인간상’과 억압에서 해방된 ‘이상 사회’를 추구한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인간애, 휴머니즘에 닿아 있는 것이다. 정복과 말살이 자행되는 전쟁은 역설적이게도 공존과 평화를 더욱 갈망하게 하고, 생존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 회복을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본 연구를 통해, 1990년대~2010년대 베트남전쟁 관련 체험문학을 통틀어 상통하는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프랑스 문학가이자 철학자인 사르트르가 ‘작가의 기능은 아무도 이 세계에 대해서 모를 수 없게 만들고, 아무도 이 세계에 대해서 ‘나는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도록 만드는 데 있다.’라고 언급한 바와 같이, 소설이든 수필이든 작가들이 개인의 체험담을 내놓은 목적은 역사적 진실을 알리고, 자기반성을 하는 존재로 인간을 회복시키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기억을 통한 역사적 사실의 재현은 작가들의 각기 다른 경험과 관점에 따라 서사 내용과 재현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다양한 문학적 성과물로 이어져, 한국 전쟁문학사의 빈 부분을 채우는 역할까지 할 것이다. 다만, 몇몇 작품들은 서사를 구성하는 데 있어 충분히 고민하지 못하고 상세한 진술을 생략함으로써, 개연성이 없거나 문단 간의 긴밀도가 떨어진 작품으로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 영문
  • This study focuses on Korean autobiographical literature written by Vietnam War veterans over the last 30 years. The purpose is to examine the less studied field of War Literature in Korea. Its primary sources include historical fictions written by 13 authors such as ‘Kwon Oh-hyung, Kim Bum-sun, Kim Soo Hwan, Kim Chang-dong, Kim Hyun-jin, Kim Hee-sang, Moon Soo-bong, Moon Yong-duk, Seo Kyung-rim, Ahn Jeong-hyo, Jung Gun-young, Jung Myung-seok, Ji yo-ha.’ There are also nonfiction primary sources, including essays, memoirs, and autobiographies.
    Because these works were published 20 to 30 years after the authors went to war, they were written only by memory in the subjectively construed, psychological distance. Regardless of whether the narratives are based in truth or fiction, the study finds that the authors’ memories are full of terror, hopelessness, and doubts about war and humanity that they experienced in the battlefield. They also include descriptions of their daily lives and the ideals they dreamt of after looking back on their war experiences.
    The works are divided into two categories based on the following traits. First, there is the narrative which searches for healing and peace in the retrospective assessment of the traumas of War in both direct and indirect ways. Second, there is a narrative in which the authors describe the ideal man after reflecting on what humanity should be and on what war means, and after building common grounds to be antiwar.
    In the Vietnam War, a tremendous number of young people died, and the survivors who lived on were full of physical and mental scars. Some of the survivors were not even able to start writing about their painful stories because they suffered greatly from the tragedy of the War. After some time passed, they became self-awoken authors with the full responsibility of speaking up on behalf of the other survivors who were still suffering. They realized that actively remembering those terrible days and testifying or confessing their unspeakable memories would be the right way to both end the pain and to actualize human dignity in society. Their writing is a tool for healing.
    The autobiographical narrative leads to healing different kinds of war trauma in society. That is because it is a personal account of one’s life and it typically focuses on the process of self-reflecting and self-awakening. These authors usually took a journey to the battlefields or visited their fellow soldiers, which helped them detach themselves from their memories and see the historical events and figures in a more objective way. This helps them find a way to soothe the souls of those who were killed in battle, and to dispel the shadows of negative emotions in their lives. While healing themselves, they also refer to universal human rights by commenting on the Agent Orange victims, Lai Daihan, and the boat people.
    In the second category, there is no clear line between good and evil, even though there is a force and an enemy. The battle is the place where desires conflict between the state and the individual: answering the nation’s call of duty, and his own personal beliefs. Thus, the main characters struggled in situations that allowed for indiscriminate violence and murder, but do not permit a clear direction for him to pursue, eventually leading to his mental destruction.
    By paying attention to their internal conflicts, the authors promote a primary theme theme of ‘restoring humanity’. For this, they provide the example of the ideal man, along with the instinctive self, the adaptable self to reality, and the ideal self as examples of their hope and longing for ‘the true man’. For example, when Korean soldiers in the Vietnam War are considered in relation to the American soldiers and Vietnamese civilians, the stereotypical structure of oppressors/oppressed breaks down. It shows that the author’s critical views disregard the differences of race, class, and gender and see all people as human beings.
    To summarize, those narratives show the realities of war, in which human beings’ animal-like instincts and social desires are combined to make inhuman behaviors and brutality. At the same time, they search for ‘the ideal man’ who keeps his integrity and self-awareness, and for the ‘ideal society’ free from oppression. The war only tells about dominance and annihilation, but it ironically enhances the desire for peace and harmony, and for the restoration of humanity and the value of life. That is why the authors dared to write their experiences and called for humanity to love in the end.
    The study finds commonalities in autobiographical narratives from the 1990s to 2010s about the Vietnam War. They share the same purpose of telling historical truth, while proving that man is self-reflective, which Jean-Paul Sartre mentioned was ‘the role of the author’ in 『Qu’est -ce que la litterature?』
    In addition, it also finds the narratives have a variety of ways of writing, representing, and reminiscing according to their own experiences and point of views, which will replenish the field of War Literature in Korea with new type of pieces of work. However, they have a limitation that a few of the works do not achieve verisimilitude due to the lack of detail and coherence between paragraph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고는 한국 전쟁문학사에서 논의가 미흡했던 범주의 작품들을 고찰하고자 근래 30년간 발표된 베트남전쟁 참전자들의 체험문학을 연구 대상으로 정했다. 권오형, 김범선, 김수환, 김창동, 김현진, 김희상, 문수봉, 문용덕, 서경림, 안정효, 정건영, 정명석, 지요하 등 13명 작가의 소설 작품뿐 아니라 수기, 회고록, 자서전 같은 논픽션의 교술 장르에 해당되는 수필 작품까지 살펴보았다.
    참전 경험과는 20~30년 이상 시간적 간극이 있어, 작가 나름의 객관적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기억’에 의해 재현한 작품들이라고 볼 수 있다. 형상화한 세계가 사실적 현실이든 허구적 현실이든 간에 전장(戰場)이 공포와 절망, 전쟁과 인간에 대한 회의감으로 점철된 현실이었던 것은 분명한데, 참전 작가들이 세월을 약으로 삼고 구성한 글에서는 전쟁터의 일상도 엿보이고, 반성적 회고를 통해 그리는 이상(理想)도 발견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작품들을 분석한 결과, 특징을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전쟁이 직간접적으로 남긴 상처들을 들여다봄으로써 치유 방법을 모색해 가는 서사이고, 두 번째는 전쟁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사유와 성찰을 통해 반전(反戰)의 근거를 찾고 이상적인 인간을 지향하는 서사이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그 자리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고, 살아남은 자들도 이 현장을 목도한 후로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야 했다. 잔악한 전쟁의 횡포를 직접 겪은 수난자로서 한동안 펜을 들지 못한 작가들도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난 후, 자신뿐 아니라 베트남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을 응시하면서 작가적 책무를 느끼게 된다. 이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고통을 기억해 내고 직시하는 것, 증언과 고백을 통해 인간 존엄의 윤리를 사회적으로 실현하는 것임을 인지하고 작가들은 ‘치유로서의 글쓰기’에 나섰다.
    작품 속에서 글 쓰는 화자를 통해 전개하는 자전적 서사는 자기반성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사회 곳곳의 전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 된다. 또, 추억의 현장인 베트남 전적지를 순례하거나 옛 전우들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베트남전쟁과 참전자들을 객관적 시선으로 재조명함으로써, 망자의 영혼을 위무하고 삶에서 전쟁의 그늘을 걷어 내는 길을 탐색한다.
    한편, 전쟁의 특성상 아군과 적군은 존재할지언정 선과 악의 범주와 경계선은 분명치 않다. 조직적 폭력과 살인이 허용되는 공간에서 내적 지향점을 잃으면 인간의 바닥을 마주하게 된다. 이와 같은 전쟁과 인간의 속성을 포착한 작가들은 전쟁터에서 드러나는 여러 인물 유형들을 선보이는 가운데, 특히 표상이 되는 이상적 인물을 설정함으로써 참인간에 대한 희구를 나타냈다. 또,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의 존재 양상은 미군이나 베트남 민간인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되는데, 이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을 보면 대개 고착화된 ‘지배/피지배 관계’의 구도를 흔드는 진술이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작품들은 다시 말해, 실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동물적 본능과 사회적 욕망이 결합해 낳은 전쟁터의 리얼리티를 보여 주되, 참혹한 전장에서도 순수성과 양심의 선을 지키는 진정한 인간상과 억압에서 해방된 이상 사회를 추구한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인간애, 휴머니즘에 닿아 있는 것이다. 정복과 말살이 자행되는 전쟁은 역설적이게도 공존과 평화를 더욱 갈망하게 하고, 생존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 회복을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1990년대~2010년대 베트남전쟁 관련 체험문학을 고찰한 결과, 소설이든 수필이든 작가가 개인적 체험을 내놓은 목적은 역사적 진실을 알리고 인간성 회복을 촉구하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기억을 통한 역사적 사실의 재현은 작가들의 각기 다른 경험과 관점에 따라 서사 내용과 재현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다양한 문학적 성과로 이어져, 한국 전쟁문학사의 빈 부분을 채우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몇몇 작품은 서사를 구성하는 데 있어 상세한 진술을 생략함으로써, 개연성이 없거나 문단 간의 긴밀도가 떨어진 작품으로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우리 민족 전체가 경험한 6.25전쟁과 달리, 베트남전쟁은 타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한국군 파병이 진행되면서 한국 경제 재건 및 산업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었고,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전쟁 담론, 파병 담론, 라이따이한과 다문화 담론 등 다양한 논의들을 양산해 왔다. 또 베트남전의 상이군인이나 전사자의 유가족, 고엽제 후유증 환자 등 지금까지도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 과거에 종결된 전쟁으로 치부해 버릴 수만은 없다. 게다가, 한국전쟁에 이어 ‘이념의 대립과 전쟁의 비극’에 대한 논의를 가속화하는 계기를 부여한 베트남전쟁은 문학에서도 중요한 소재가 되어, 한국의 전쟁문학 두 줄기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1970~80년대 한국 문단에서 역사소설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우리 역사의 숨겨진 이면’과 ‘이름 없는 민중’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고, 이때 베트남전 참전과 관련해서도 제국주의적 시각과 대비되는 제3세계적 관점이 적용된 작품들이 나오게 된다. 이런 특징은 그 당대 문학에서 끝난 게 아니라, 한 맥을 형성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설가뿐 아니라 베트남전쟁을 겪은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그 참전 경험을 잊지 못하고 세월이 흐른 후에라도 펜을 들어, 전쟁의 실상을 알리고 현 사회에 남은 문제를 드러내려 했다. 이를 간과하지 않고, 문단의 변방에 있는 작가 및 수필(참전 수기 및 회고록) 작품까지 찾아 연구한 것은 분명 의미가 크다 하겠다. 국제적 쟁점으로 남아 있는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데도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고,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좋은 작품도 발굴하는 기회가 된다. 따라서 1990~2010년대, 베트남전쟁 체험문학 전반을 탐구한 이 작업은 한국문학사에서 전쟁문학이라는 한 대목을 기술함에 있어 빈틈을 메우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 줄 것이다.
    이 시기의 작품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그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전쟁이 직간접적으로 남긴 상처들을 들여다봄으로써 치유 방법을 모색해 가는 서사이고, 두 번째는 전쟁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사유와 성찰을 통해 반전(反戰)의 근거를 찾고 이상적인 인간을 지향하는 서사이다. 전 세계가 공존과 화합을 위해 비핵화, 종전(終戰) 등을 논의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생각할 때, 전쟁 체험 문학이 가진 긍정적인 영향력의 파급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베트남전 참전 세대 작가군의 현재 평균 연령을 70~80대로 어림잡아 본다면, 당시의 직접 체험을 서술하여 문학적 성과물을 남길 수 있는 인물과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베트남전 참전 세대의 전쟁문학을 역사적으로 체계화하는 데 있어 중반기 결산 작업이 될 것이고, 이를 매듭짓는 후속 연구 작업은 2020년대가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다룬 문학 작품과 연구 논문은 한국인들만의 관심 대상이 아니므로, 번역 작업을 통해 세계 다른 나라의 문학 연구자들과 공유하게 될 것이다. 베트남과 미국에서도 참전 작가들의 창작 및 논의가 진행되어 왔고, 또 요즘은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학계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니, 차후 연계하여 비교문학 연구로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
  • 색인어
  • 베트남전쟁, 파월, 참전 작가, 전쟁문학, 체험문학, 소설, 교술 장르, 수필(수기), 회고록, 기억, 재현, 전쟁 트라우마, 치유의 글쓰기, 자전적 서사, 수난자, 증언자, 고백, 자기반성, 추억의 여정, 역사적 진실, 다문화 사회, 인권, 전쟁의 역설, 작가의식, 평화, 인간애, 문학성, 시, 일기문, 휴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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