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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 시의 미의식 연구 – 소리와 음악의 인지 특성을 중심으로
A Study on Aesthetic Consciousness of Kim Jong-Sam's Poetry – Focusing on cognitive characteristics of sound and music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9S1A5B5A07111778
선정년도 2019 년
연구기간 1 년 (2019년 12월 01일 ~ 2020년 11월 30일)
연구책임자 신지원
연구수행기관 전북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이 연구의 목적은 김종삼의 시에 드러난 미의식을 소리와 음악에 관한 인지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이 연구는 우선 김종삼 시인이 미의식을 형성한 바탕에 음악을 포함한 소리가 있었다고 상정한다. 그리고 소리와 음악이 일종의 감각적 필터로 작용하여 시적 언어로 구현되고 그러한 방식으로 김종삼 시 의식의 한 축이 형성된다고 논구할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김종삼의 미적 의식을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할 것이다. 첫째, 김종삼은 시를 쓰는 행위를 통해 음악을 제작하려 했다. 음악은 의미의 구축보다는 정연한 소리의 패턴을 그리면서 소리 감각과 정서를 불러일으키고 이에 집중하도록 하는 예술이다. 김종삼은 이를 운용하여 언어적 의미의 구축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거나 방해했다. 즉 언어로써 언어의 의미를 소거하는 방식으로 시를 제작한 것이 김종삼 시의 미적 특성 중 하나라는 것이다. 둘째, 김종삼은 여러 가지의 소리 이미지 중에서 역설적으로 ‘소리 없음’을 적극적으로 선택했다. 즉 묵음의 이미지를 구현해내면서 묵음이 차지한 시적 공간을 무결한 것으로 인지하게 했다. 기존의 연구자들이 말한 김종삼 시의 순수성은 ‘소리 없음’을 형상화한 방식과 밀접하다. 셋째, 김종삼은 음악을 포함한 소리를 시적 언어로 표현하면서 평화가 실현되는 공간으로서 음악의 세계를 지향했다. 김종삼에게 음악의 세계는 자유로우면서 아름답고, 억지로 만들어내는 언어적 의미도 필요 없는 공간이다. 즉 김종삼의 시에는, 현실에 산재한 역사의 비극과 부조리한 갈등 상황을 무화시키는 강력한 기제로서의 음악적 공간이 자리한다. 그리고 이를 시인 자신의 삶과 동일시하려는 미학적 시도가 바로 시 쓰기인 것이다.
    김종삼 시에 대한 그간의 평가는 우선 그의 시 세계를 현실 세계와 타협하지 못하고 이를 끊임없이 부정하며 결과적으로 세계와 불화를 겪는 것으로 규정한다. 이와 관련하여 김종삼이 음악적 세계에 몰입한 이유 또한 비극적인 현실을 외면하고 시인만의 완벽한 무염성을 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내용적 평가를 바탕으로 하여 김종삼 시의 형식 미학도 유사한 관점으로 연구되고 있다. 말하자면 자아와 세계의 대립을 문법 질서의 해체라는 측면에서 증명한다거나 음악의 대위법을 토대로 김종삼 시의 대립적 면모를 살피는 것이다. 그리하여 김종삼을 모더니스트, 순수주의자, 이미지스트로 평가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김종삼의 시적 세계에 대해 무언가가 대립하는 양상이라는 관점을 지양한다. 왜냐하면 김종삼 시의 곳곳에는 우리의 역사적 현실을 살피고 소외된 존재에 관심을 가지며 시인으로서의 자기 성찰을 끊임없이 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는 시인이 자신을 반성하는 자세와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일관되게 드러난다. 그러나 김종삼의 시 세계가 갖는 다중적인 의미 해석의 여지는 간과하기 힘들다. 한두 번 읽어서는 의미를 좀처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김종삼 시의 특성이 그 요인일 것이다. 게다가 김종삼 시인은 시론이라 할 만한 글은 거의 쓰지 않았고 시작의 원천으로 가늠할 수 있는 산문과 기록된 전기적 사실도 많지 않다. 하나의 텍스트가 다중적인 의미로 분석될 수 있는 것은 김종삼 시의 태생적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므로 한편으론 당연한 결과이고 또 한편으로 이것이 김종삼 시가 갖는 문학적 가치 중 하나이면서 시의 진정한 면모이기도 하다.
    이에 본 연구는 김종삼 시를 이원적으로 해석하는 기존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수렴하되 이원적 해석의 근거가 되는 두 요소가 서로 갈등하는 관계에 놓인다거나 대립의 양상으로 귀결된다는 태도를 지양할 것이다. 오히려 이질적인 두 요소가 공존하여 시인의 의식 형성에 관여했음을 보이고자 한다. 다시 말해 김종삼 시에 나타나는 이질적인 요소 즉 불화와 화해, 비극과 환상, 현실성과 초월성 등의 이원 대립 항을 시인의 의식에 모두 내재한 사유로 볼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종삼 시인이 추구한 음악의 세계는 김종삼의 의식이 평화롭게 어우러지는 사유의 영역임을 밝힐 것이다.
  • 기대효과
  • 1. 학문적 기여도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학문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 먼저, 김종삼 문학에 대한 이분법적인 시각을 탈피할 수 있다. 기존 연구에선 김종삼 시의 자아와 세계를 분리해 놓고 두 대상이 대결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는 현실 문제에 무감각하고 현실의 비극에서 도피할 수단으로 음악의 세계를 평가했다. 그러나 김종삼은 인간 존재와 현실 세계를 끊임없이 관계지었다. 실제로 김종삼의 대표 시인 「민간인」만 보아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김종삼이 추구한 음악의 세계가 현실을 도피하는 공간이 아니라 현실의 부조리함을 상쇄하고 인간 존재가 추구해야 하는 이상적이고 평화적인 영역임을 상정한다면, 김종삼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역사적 의식을 중요한 연구 주제로 새롭게 확보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김종삼의 미의식을 규정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김종삼이 인간 존재와 현실 세계를 인식하는 원리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종삼 시 문학에 대한 새로운 가치 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다.
    둘째로, 시 문학 연구에서 학제적 분석 방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김종삼 시의 주요 이미지를 소리와 음악의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하는데 이때 원용되는 분석의 방법은 다양한 학문의 영역을 거친다.
    인간의 신체와 감각, 의식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을 소환한다. 또 소리 환경과 관련한 사운드스케이프의 개념도 도입한다. 사운드스케이프는 인간이 지각의 대부분을 시각을 통해 구성한다는 이른바 시각 절대주의에서 한발 물러서서 청각의 기능과 효용을 재인식하려는 태도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특히 김종삼의 시에 빈번하게 드러나는 소리와 음악의 이미지는 사운드스케이프가 담보하는 철학적 함의를 통해 새로운 해석의 자료로 유용하게 분석될 것이다.
    덧붙여 김종삼 시의 개별 시편을 분석할 때는 인지시학의 개념은유, 영상도식, 전경-배경, 프로파일링, 주의선택, 방치, 개념혼성이론 등의 기법을 사용할 것이다. 이는 김종삼의 난해한 시를 보편적인 문법으로 해석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2. 교육과의 연관성
    김종삼의 시는 중ㆍ고등학교의 문학뿐만 아니라 대학의 문학 관련 교양과 전공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대상이다. 그러나 김종삼 시인에 대한 고정된 평가가 그의 시를 다채롭게 읽어낼 기회를 상실하게 한 측면도 있다. 특히나 대학의 문학사 교육에서 김종삼은 1950년대에 활동한 모더니스트로 규정된다. 이러한 교육적 관점은 김종삼의 시에 내재한 여러 의식, 즉 존재에 대한 의식이나 현실 세계에 대한 의식, 예술과 관련한 미의식 등을 총체적으로 살피지 못하게 한다. 이에 본 연구를 통해 김종삼 문학이 단순히 1950년대에 머물러 있는 시적 기록이 아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시문학 연구와 교육의 차원에서 소리 이미지가 언어적으로 구현되는 방식을 설명하고 교육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지시학과 연계하여 소리의 은유와 재은유화 원리를 통찰할 수 있다. 예컨대, 시각은 ‘둥글다, 크다, 넓다, 길다’ 등으로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데에 비해 청각은 ‘크다, 작다, 길다, 짧다’ 등으로 시각적인 표현으로 우회하여 표현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김종삼 시인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소리를 이미지를 통해 시적 의미를 형상화했는데 이는 시 문학 연구와 교육의 영역에서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각이 될 것이다.

    3. 후속연구와의 연계적 활용방안
    김종삼의 시를 연구하는 본고의 태도는 김종삼의 시 세계를 이원화하지 않고 하나의 내적 원리로 설명하는 연구로 더 확장될 수 있다. 예컨대, 김종삼이 현실의 문제에 무관심했다는 입장을 버리고, 반대로 현실의 문제와 역사적 사건에 매우 기민했음을 밝힐 수 있다. 그렇면 기존의 연구에서는 찾기 어려웠던 김종삼의 역사의식을 고찰할 수도 있다. 또 김종삼 시 세계의 일관된 가치관을 총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의 시문학사에서 김종삼 문학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하는 작업의 논리적 근거로 활용되어 김수영이나 김춘수의 반열에 김종삼을 놓을 수 있는 바탕으로 기능할 것이다.
  • 연구요약
  • 김종삼 시 세계의 미의식을 소리와 음악이라는 인지적 차원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김종삼의 시가 음악을 포함한 소리의 이미지로 구현되어 있음을 전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신지원이 논구한 연구결과는 본 연구의 전제로서 적극적으로 수용될 것이다. 이를 소략하면 다음과 같다.

    1. 김종삼 시인은 일상적으로 음악과 소리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시적 자아를 발견하고 객관화할 때뿐만 아니라 실존적 세계를 인식하고 시인만의 세계관을 구성할 때에도 ‘소리’가 관여했다는 것이다.
    2. 김종삼의 시에는 음악과 관련된 용어를 포함하여 소리 이미지와 관련된 시어가 양적으로 많다. 최근 발간된 김종삼의 세 번째 전집인 󰡔김종삼 정집󰡕을 기준으로 하면 김종삼의 시 전편을 총 240여 편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소리 이미지가 드러나는 시는 152편에 이른다. 그러니까 김종삼 시인은 지각한 대상을, 소리라는 필터로 사유하고 이를 다시 소리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시를 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존의 연구 시각을 전제로 하여 본 연구는 김종삼 시인이 예술에 대해 사유한 방식의 저변에 소리와 관련된 감각이 작용했음을 일차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김종삼의 시에 나타난 소리 이미지를 통해서 예술에 대한 김종삼의 사유 방식이 몸에 의한 감각, 특히 소리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고 이를 드러내는 시편들은 김종삼의 미의식을 언어로 표면화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하여 결국 김종삼의 미의식이 어떠한 함의를 갖는지 논구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를 구체화하여 다음과 같이 연구의 내용과 방법을 개진할 것이다. 첫째, 인간의 감각과 이미지 그리고 신체와 의식의 관계를 먼저 살펴볼 것이다. 소리를 포함한 감각의 영역은 인간의 세계관, 가치관, 예술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때 감각은 신체를 매개로 작용한다. 이와 관련하여 메를로-퐁티는 “선험적 자아에서 신체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에서 선험적 의식을 역구성”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의식은 육화된 의식이고 신체는 의식하는 신체”가 된다고 했다. 이러한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을 토대로 삼아 시에서의 감각적 이미지와 시인의 의식에 대한 영향 관계를 검토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하여 김종삼 시의 소리 이미지와 시인의 의식 사이의 영향 관계도 조명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의 이미지는 시각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으나 특별히 김종삼의 시는 시각적 요소 이상으로 소리 감각이 크게 작용했다. 즉 김종삼 시에서 ‘소리’는 의미 형성에 밀접하게 관여한 일차적 감각이라는 것이다. 한편, 본 연구는 김종삼 시의 이러한 특징을 ‘사운드스케이프’라는 개념으로 가시화할 것이다. 사운드스케이프는 시각 차원의 랜드스케이프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이른바 소리환경을 구축하여 인간이 자리하는 공간이 생태적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인간 또한 불필요한 소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태도이다.
    둘째, 본 연구는 김종삼 시에 드러난 미의식의 특성을 세 가지로 규정할 것이다. ① 김종삼은 시를 쓰는 행위를 통해 음악을 제작하여 언어로써 언어의 의미를 소거하려 했다는 점이다. 음악은 의미의 구축보다는 소리 감각과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예술이다. 김종삼은 이를 운용하여 언어적 의미의 구축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거나 방해했다. ②김종삼은 여러 가지의 소리 이미지 중에서 묵음을 적극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묵음이 차지한 시적 공간을 무결한 것으로 인지하게 했다. ③ 시인이 결국 추구하고자 하는 평화로운 세계의 예시가 음악의 세계라는 것이다. 이는 김종삼의 인지 구조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세계는 음악이 있는 시간과 공간임을, 그리고 신체가 그 안에 자리할 때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실제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뿐만 아니라 음악의 질서가 실현되는 것과 같은 상태, 그리고 이를 감각으로 인지할 신체가 김종삼 시를 해석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요소들이다. 요컨대, 김종삼의 미의식은 음악을 평화가 실현되는 공간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의 목적은 김종삼의 시에 드러난 미의식을 소리와 음악에 관한 인지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데에 있다. 김종삼의 시에서는 소리 이미지가 시각 이미지만큼이나 의미 형성에 긴밀히 관여했다. 특히 김종삼의 소리와 음악의 이미지는 ‘사운드스케이프’의 형세로 구조화되어 있고 이것이 기조음, 신호음, 표식음으로 기능한다.
    김종삼의 시에서 기조음은 대체로 묵음의 상태로 제시된다. 묵음의 이미지는 순수나 무결성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생명성 상실이라는 의미와 결합한다. 이는 분단과 전쟁을 다루는 시편에서 두드러진다.
    김종삼 시의 신호음은 시의 화자가 의식적으로 지각한 소리 이미지로서, 정교한 코드로 구성되어 특정 메시지를 발현하는 기능을 한다. 김종삼 시의 신호음은 크게 세 가지의 양상으로 나타났는데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소환하는 경우, 시인으로서의 책무와 소명을 성찰하는 매개가 되는 경우, 시적 화자의 의식을 전환하는 음향 장치가 되는 경우가 있다.
    김종삼의 시에서 표식음은 시인의 의식이 지향하는 소리이면서 공동체의 가치와 질서를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소리이다. 김종삼 시인의 미의식이 지향하는 표식음은 평화의 세계를 구축하는 음악 이미지로 나타난다. 이는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환상의 세계가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를 지닌 대상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본 연구는 김종삼의 시 세계에 대한 이분법적인 시각을 탈피하여 김종삼이 추구한 음악의 세계가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이상적이고 평화적인 세계임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시 문학 연구에서 학제적 연구 방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소리와 음악의 이미지에 사운드스케이프의 개념을 도입하였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가질 수 있다.
  • 영문
  •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aesthetic consciousness revealed in Kim Jong-sam's poem from a cognitive perspective on sound and music. In Kim Jong-sam's poems, sound images were as closely involved in the formation of meaning as visual images. In particular, Kim Jong-sam's sound and music image are structured in the form of “soundscape”. It is subdivided into ‘keynot sounds’, ‘signals’ and ‘sound marks’.
    In Kim Jong-sam's poem, ‘keynote sounds’ is generally presented in a silent state. The image of silence does not lead to purity or integrity, but combines with the meaning of loss of life. This stands out in poems expressing division and war.
    ‘Signals’ in Kim Jong-sam’s poems are images of sounds consciously perceived by the speaker of the poem. It is composed of elaborate codes and functions to express a specific message. The ‘signals’ of Kim Jong-sam's poem is revealed in three aspects. First, awakening memories of the past to the present, second, reflecting on the sense of duty as a poet, and third, a sound system that transforms the consciousness of a poetic speaker.
    In Kim Jong-sam's poem, ‘sound marks’ are the sounds directed by the poet's consciousness. At the same time, it is the voice necessary to uphold the values and norms of the community. The ‘sound marks’ aimed by the aesthetic consciousness of poet Kim Jong-sam appear as musical images that build a world of peace. This is meaningful in that it is not a fantasy world that escapes from reality, but is an object with values to be kept.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의 목적은 김종삼의 시에 드러난 미의식을 소리와 음악에 관한 인지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데에 있었다.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본 연구는 김종삼 시인의 미의식이 형성된 바탕에 음악을 포함한 소리가 있었다고 전제한다. 즉 김종삼 시인에게 소리와 음악이 일종의 감각적 필터가 되어 김종삼 시 세계의 미학을 형성했다고 본다.
    김종삼의 시를 소리와 음악 이미지의 차원에서 살펴야 하는 이유는 첫째, 김종삼 시인이 일상적으로 음악과 소리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고 음악과 관련한 일을 오랫동안 했다는 점 둘째, 김종삼의 시에는 음악과 관련된 용어를 포함하여 소리 이미지를 드러낸 시어가 양적으로 많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발간된 김종삼의 세 번째 전집인 󰡔김종삼 정집󰡕을 기준으로 하면 김종삼의 시 전편을 총 240여 편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소리 이미지가 드러나는 시는 152편에 이른다. 그러니까 김종삼 시인은 지각한 대상을 소리 이미지를 통해서 밖으로 표출하는 방식의 인지 감각을 지닌 인물인 것이다. 소리 감각을 토대로 사유하고 이를 소리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시를 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김종삼 시의 미의식을 소리와 음악이라는 차원에서 살펴보았다. 김종삼의 시에서는 소리 이미지가 시각 이미지만큼이나 의미 형성에 긴밀히 관여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김종삼의 소리와 음악의 이미지가 ‘사운드스케이프’의 형세로 구조화되어 있고 이것이 기조음, 신호음, 표식음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논의하였다.
    첫째, 김종삼의 시에서 기조음으로 기능하는 소리의 이미지는 대체로 묵음의 상태로 제시되었다. 기조음은 전경-배경의 관계에서 ‘배경(ground)’에 해당하는데 김종삼의 미의식은 전경을 가장 잘 부각할 수 있는 배경인 묵음의 상태를 기조음으로 삼은 것이다. 그런데 김종삼 시의 묵음은 순수나 무결성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생명성 상실이라는 부정의 정서와 결합한다. 이는 분단과 전쟁을 다루는 시편에서 두드러진다.
    둘째, 김종삼 시의 사운드스케이프에서 신호음은 시의 화자가 의식적으로 지각한 소리 이미지이다. 전경-배경의 관계에서 ‘전경(figure)’에 해당하는데 신호음은 정교한 코드로 구성되어 특정 메시지를 발현하는 기능을 한다. 김종삼 시의 신호음은 크게 세 가지의 양상으로 나타났는데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소환하는 경우, 시인으로서의 책무와 소명을 성찰하는 매개가 되는 경우, 시적 화자의 의식을 전환하는 음향 장치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
    셋째, 김종삼의 시에서 표식음은 음악의 이미지로 나타났다. 표식음은 시인의 의식이 지향하는 소리이면서 공동체의 가치와 질서를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소리이다. 김종삼 시인의 미의식이 지향하는 표식음은 평화의 세계를 구축하는 음악 이미지인데 이는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환상의 세계가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를 지닌 대상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본 연구는 김종삼의 시 세계에 대한 이분법적인 시각을 탈피했다는 점과 김종삼이 추구한 음악의 세계를 현실에서 도피하는 공간이 아니라 현실의 부조리함을 상쇄하고 인간 존재가 추구해야 하는 이상적이고 평화적인 세계로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김종삼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김종삼의 역사 인식에 관하여 새로운 연구 시각을 제시하는 데에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본 연구는 시 문학 연구에서 학제적 연구 방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소리와 음악의 이미지에 사운드스케이프의 개념을 도입하였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가질 수 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연구를 통해 성취하려는 목적은 김종삼의 시에 드러난 미의식을 소리와 음악에 관한 인지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목적이 성취된 구체적인 연구 결과물은 김종삼 시 연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학문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 먼저, 김종삼의 시 세계에 대한 이분법적인 시각을 탈피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김종삼에 대한 그간에 평가는, 김종삼 시의 자아와 세계를 분리해 놓고 두 대상이 대결하는 국면인 것으로 판단해 왔다. 또는 김종삼은 현실의 문제에 무감각하고 현실의 비극에서 도피하기 위해 음악의 세계에 도취되었다고 논구되어 왔다. 그러나 김종삼은 자신을 포함한 인간 존재와 그 존재가 실존하는 현실 세계를 끊임없이 관계지었다. 실제로 김종삼을 대표하는 시 중 하나인 「민간인」만 보아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김종삼이 추구한 음악의 세계가 현실에서 도피하는 공간이 아니라 현실의 부조리함을 상쇄하고 인간 존재가 추구해야 하는 이상적이고 평화적인 영역임을 김종삼 시인이 설파하는 것이라고 상정한다면, 김종삼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역사적 의식을 중요한 연구 주제로 새롭게 확보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김종삼의 미의식을 규정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김종삼이 인간 존재와 현실 세계를 인식하는 원리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김종삼 시 문학에 대한 새로운 가치 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다.
    둘째로, 본 연구가 이루려는 목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학문적 성과는 시 문학 연구에서 학제적 분석 방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김종삼 시의 주요 이미지를 소리와 음악의 관점에서 조명하고자 하는데 이때 원용되는 분석의 방법은 매우 다양한 학문의 영역에 해당한다.
    인간의 신체와 감각 그리고 의식의 상관관계를 연구의 바탕으로 삼기 위해 본 연구는 신체와 관련한 현상학, 그중에서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을 소환한다. 시를 쓰는 행위는 시인의 몸을 통해 입력된 정보가 시 정신과 시 의식을 거쳐 시 텍스트로 출력되는 메커니즘을 따른다. 그래서 시인의 몸 체험과 감각에 대해 분석하고 가설을 세우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또 소리 환경을 연구하는 데에서 생성된 사운드스케이프의 개념도 도입한다. 사운드스케이프는 인간이 지각의 대부분을 시각을 통해 구성한다는 이른바 시각 절대주의에서 한발 물러서서 청각의 기능과 효용을 재인식하려는 태도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다시 말해, 시각이 청각 및 다른 감각의 우위에 놓인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청각의 영향력을 재조명해내려는 시도인 것이다. 청각 즉 소리 감각은 인류 역사에 문자가 만들어진 시점부터 그 기능이 축소되는 것으로 인식되었지만 시각에 결코 뒤지지 않는 중요한 지각 능력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다. 특히나 김종삼의 시에 빈번하게 드러나는 소리와 음악의 이미지는 사운드스케이프가 담보하는 철학적 함의를 통해 새로운 해석의 자료로 유용하게 분석될 것이다.
    덧붙여 김종삼 시의 개별 시편을 분석할 때는 인지시학의 여러 개념을 원용할 것이다. 개념은유, 영상(이미지)도식, 전경-배경, 프로파일링, 주의선택, 방치, 정신 공간과 개념혼성이론 등의 분석 기법을 사용할 것이다. 인지시학적 분석 기법은 김종삼의 난해한 시를 보편적인 문법으로 해석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는 문학의 언어와 일상의 언어가 개념을 드러내는 메커니즘이 동일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고 이런 형식적 측면에서 김종삼 시의 문학적 보편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색인어
  • 김종삼, 미의식, 사운드스케이프, 인지시학, 기조음, 신호음, 표식음, 개념 은유, 영상 도식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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