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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 상세정보

유희의 인간, ‘호모 루덴스’의 시대 - 『세설신어』를 통해 본 위진의 놀이문화
A playful human, the era of ‘Homo Ludens’ - The play culture of Weijin era through 『Shìshuō Xīnyǔ』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 #40;B유형& #41;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연구과제번호 2020S1A5B5A17087910
선정년도 2020 년
연구기간 1 년 (2020년 09월 01일 ~ 2021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이영숙
연구수행기관 & #40;사& #41;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인간의 다원성
    인간은 지금까지 그 고유한 특성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명명되어 왔다. ‘호모 사피엔스’를 비롯해 ‘호모 파베르’, ‘호모 이코노믹스’, ‘호모 노마드’ 등의 명칭들에는 인간 역사의 발자취와 진화의 흔적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유희의 인간, 호모 루덴스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호이징하(Johan Huizinga)는 저서 『호모 루덴스(Homo Ludens)』를 통해 ‘호모 사피엔스’의 생각하는 인간에 비견되는 두 가지 인간상을 제시했다. 도구의 인간 ‘호모 파베르(Homo Faber)’와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가 그것이다. 그가 특히 관심을 둔 부분은 유희하는 인간의 특징이었다. 인류의 역사를 문화사(Kultur Geschichte)의 관점에서 조망한 그는 인간사에서 유희란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닌 정신적인 창조활동 전반을 가리킨다고 명시했다. 유희란 음악, 미술, 무용, 연극, 스포츠, 문학 등을 망라하며 이는 곧 문화 전반과 시대감성까지도 아우른다는 것이다.

    『세설신어』의 유희성
    그런 의미에서 위진남북조 시대의 인물품평서인 『세설신어世說新語』 는 ‘호모 루덴스’적 인간의 자취를 읽어낼 수 있는 중요한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세설신어』에 수록된 다양한 인간 군상과 다채로운 활동 등은 역할과 의무보다는 개인과 흥미를 중시하는 시대의 단상이기 때문이다. 실존했던 제왕 · 귀족 · 문인 · 예술가 · 현자 · 승려 · 부녀자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사용했던 의상, 음식, 악기, 교통수단, 장식품, 주거 등은 전례 없이 다양하고 독특한 위진의 문화와 시대감성을 투영하고 있다. 또한 내기, 오락, 도박, 사기, 속임수, 음악, 사치, 쾌락 등 생활을 하나의 유희로 감각하는 위진의 정치 · 사회의 특수한 양상이 재현되어 있다. 본고는 『세설신어』에 투영된 놀이문화를 통해 시대적 특징 및 통시적 해석과 연계해 읽는 독법을 제시할 것이다.

    문화 콘텐츠로서의 『세설신어』
    『세설신어』의 일화들을 통해 위진의 놀이 문화를 들여다보는 작업은 한편으로 현대사회의 문화적 흐름과 방향을 통시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위진의 지리적 유동성, 종족적 다양성, 문화적 개방성은 곧 글로벌화, 다문화, 문화 융합으로 상징되는 현대사회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역할이 문학이라는 창구로 현실을 조망하고 미래의 지향점을 모색하도록 하는데 있다면, 본고는 그 역할의 한 부분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 기대효과
  • 첫째, 통시적 독법을 통해 인문학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에 대한 시대적 거리감, 문화적 이질감, 해독상의 난제는 읽는 독법과 인식하는 방식에 기인한다. 『세설신어』는 자체의 풍부한 인문학적 자료로서도 훌륭한 텍스트이다. 고대vs현대라는 분리적 시각과 동양vs서양이라는 이분법적 해석을 탈피해 통시적으로 읽고 공시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한다면, 인문텍스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소통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여기에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놀이’와 ‘유희’의 프레임을 적용하여 공감의 대상과 문화의 소재로 인식할 수 있다. 시대적 공감과 문화적 소통이 기반 된 인문 읽기는 등장인물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나아가 인문학에 대한 이해와 통합적 시각을 조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놀이 문화의 사회적 · 문화적 역할과 상호관계성에 대한 인식과 이해에 사회심리학적 통찰을 제시할 것이다. 『세설신어』의 놀이문화 고찰을 통해 사회의 흐름이 문화의 트렌드와 생활패턴에 미치는 역할과 상호관계성에 관한 인문학적 통찰의 이론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개별성 · 합리성 · 진보성을 특징으로 하는 위진의 세계관이 현대의 그것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시대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과 같다. 이런 이해는 향후 문화를 흐름을 예감하고 주도하는 역할에도 주효하다. 사회를 구성하는 대중들의 기호와 성향에는 그 시대의 문화심리가 투영되어 있고, 그것은 일정한 유형의 패턴을 따르기 때문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인문학의 본질이라면 본 연구는 그 역할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고전문학의 현대적 적용에 관한 활용 방안과 문화적 프레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세설신어』 의 놀이 문화 연구는 현대인의 생활에 밀접한 문화 콘텐츠의 프리즘으로 텍스트를 파악하고 분석함으로서 『세설신어』를 하나의 콘텐츠로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 단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조조(曹操)나 죽림칠현, 석숭(石崇) 등 친숙한 인물들의 성격을 분석하여 현대의 인재상에 대입하거나, 몇몇 일화의 서사구조를 확장하여 영화나 뮤지컬의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만화처럼 구상하여 대중의 취향에 부합하도록 내용을 재구성할 수도 있다. 본 연구는 문화 융합, 장르 통합, 세대 통섭의 시대에 역사와 문학, 시대와 문화를 연결하는 영역을 개척의 초보적 단계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 연구요약
  • 놀이는 인간의 이성과 생활의 양상이 감성으로 구현되는 분야다. 인간이 삶을 구성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모든 감정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은 놀이의 원인이며 결과이자 목표이다. 본고는 이러한 놀이의 감성적 특성에서 착안, 각각의 글자에 함유된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에서 중의적 의미를 도출하여 위진의 놀이 문화를 상징적 개념인 ‘희(戱)-로(露)-애(愛)-락(樂)’의 키워드로 분류해 살펴보고자 한다.

    1. ‘희戱’ : 창의 · 파격 · 엽기적 오락의 세계
    ‘희戱’에서는 당시 성행했던 놀이들을 청담淸談, 잡기雜技, 내기로 구분해서 살펴본다.
    청담은 일종의 현학 논쟁으로 언어유희다. 정치적 발언과 사회적 담론을 날카로운 심오한 조롱, 해학, 비웃음, 유머, 반전 등으로 교묘하게 위장한 위진인들의 언어유희, 현학적 논쟁을 살펴본다. 잡기는 위진인들이 즐긴 다양한 점복, 바둑, 장기, 활쏘기, 천문역수, 마술馬術 등이다. 위진인들 삶에 중요한 부분을 구성했던 이 잡기들은 세속과 민생의 번다함을 벗어나 감각적 쾌락과 향락적 취미에 몰두한 당시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내기는 모든 것을 물질과 유희로 환원하는 시대의 단상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고찰은 ‘생명’과 ‘물질’을 대하는 위진의 시대적 가치관을 읽어내는 창구가 될 것이다.

    2. ‘로露’ : 개방 · 표현 · 노출하는 문화의 흐름
    ‘로露’의 개방과 표현의 문화에서는 독특한 개성과 새로운 유행, 개방적인 젠더의식과 파격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외모지상주의, 스타추종의 문화를 고찰한다. 외모지상주의는 옷차림과 치장, 외모에 대해 심미적 관점을 제시한 시대적 특징을 도출할 것이다. 개성적 외모와 치장에 대한 감상(鑑賞) 평가에 관한 일화들은 미적 기준과 문화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좋은 예제들이다. 스타 추종의 문화는 현대 ‘팬덤 현상’와 유사한 양상으로, 개방적인 젠더의식 및 표현의 문화와 관계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신이 흠모하는 인물을 감정(鑑定)하고 모방하며 환호하는 등의 일화들은 개인이 감정과 본능, 개성과 특징을 가진 인격체로서 존중되었음을 시사한다.


    3. ‘애愛’ : 애착 · 수집 · 심미적 만물의 향유
    ‘애愛’에서는 사람과 물건에 대한 애착과 집착 및 심미적 향유의 방식을 다룰 것이다.
    위진인의 애착성향은 사랑, 사모, 동정, 연모, 친밀의 감정적 측면과 물욕, 탐욕의 물질적 측면을 아우른다. 사람에 대한 애착은 애정 지향성을 통해, 물건에 대한 소유욕과 심미적 집착은 심미적 향유법을 통해 그 사례를 살펴본다. 『세설신어』에는 선악(善惡)과 시비(是非)의 경계를 벗어나 기호(嗜好)와 성향의 영역에서 인간과 사물을 인식하는 사례들이 많다. 특정 사물에 대한 편집적 증세나 병적 집착에 이르는 일종의 ‘벽(癖)’, 홀릭(holic), 마니아(mania) 현상 역시 텍스트 곳곳에 투영되어 있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 사람과 사물에 몰입하는 위진의 문화심리를 엿볼 수 있다.

    4. ‘악樂’ : 음악 · 미술 · 무용에 실은 예술의 성행
    ‘악樂’을 통해서는 음악, 미술, 무용 등 예술 전반을 고찰할 것이다. 위진 시대는 예술과 문화의 부흥기다. 개인으로서의 인간의 발견과 본성으로서의 감성의 존중은 예술을 향유하고 즐기는 시대의 조류를 견인했다. 또한 국경의 경계가 무의미했기 때문에 다양한 이민족의 악기와 노래, 춤, 화풍畵風이 유입되었다. 따라서 기존의 악기가 변형되거나, 독특한 음률의 가락 혹은 특이한 춤동작이 유행하거나, 새로운 회화 기법이 인기를 끌었다. 부패한 정치와 사회를 비웃으며 죽림에 모여 거문고와 술, 청담으로 세월을 보낸 죽림칠현(竹林七賢)을 비롯하여 사안(謝安) · 은호(殷浩) 등 위진 명사들의 일화들은 예법과 형식을 거부하고 예술과 작품세계에 심취하며 창작의 시대를 연 사례들을 살펴볼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세설신어』에 투영된 놀이문화에 관한 본 연구는 4가지 관점으로 분류하여 진행한다. 인간이 삶에서 경험하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각각의 ‘희(戱)-로(露)-애(愛)-락(樂)’에 해당하는 놀이의 종류와 현상을 살펴보는 것이다. 각 글자에 함유된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에서 중의적 의미를 도출하여 상징적으로 위진의 놀이문화를 탐구하려는 시도다.

    1. ‘희(戱)’ : 창의 · 파격 · 엽기적 오락의 세계
    ‘희(戱)’에서는 당시 성행했던 유희와 놀이의 종류와 양태를 살펴본다. 『세설신어』에는 위진 시대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오락 활동과 유흥 문화가 묘사되어 있다. 현란한 언어유희, 현학적인 논쟁, 방술과 술수, 잡기(雜技)와 기예(技藝), 내기 등이 다채롭게 기록되어 있다.
    언어유희 부분에서는 주로 현학 논쟁인 청담(淸談)과 문학적 함유로 무장한 언담과 유머 등을 논의한다. 청담을 위시로 정치적 발언과 사회적 담론을 날카로운 조롱과 비웃음, 해학과 풍자, 유머와 기지, 반전의 재치 등으로 위장한 명사들 간의 교유 방식도 위진이라는 시대를 견인하는 문화적 풍조다.
    잡기는 점복(占卜), 방술(方術), 바둑, 장기, 활쏘기, 천문역수, 마술(馬術), 저포(주사위) 등 위진인들이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다양한 취미와 게임을 이른다. 텍스트 곳곳에 생활 전반에서 감각적인 쾌락을 추구하고 향락적인 취미생활에 몰두한 명사들의 모습이 발견된다. 놀이 중에는 오늘날의 도미노, 보드 게임 등으로 인식할 수 있는 종류도 있어서 흥미롭다.
    내기에서는 당시 명사들이 자신들의 세력과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다소 황당하고 잔인한 면모를 드러내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권력 과시를 위해 하녀의 목숨을 이용하거나 비싼 물건을 서슴없이 부수는 사례들은 ‘생명’과 ‘물질’을 대하는 위진의 시대적 가치관을 읽어내는 창구가 된다.


    2. ‘로(露)’ : 개방 · 표현 · 노출하는 문화의 흐름
    ‘로(露)’에서는 ‘개방과 표출’이라는 키워드로 위진 문화를 읽는다. 외모와 스타일을 감상하고 중시하는 풍조나 개성과 독특한 치장을 수용하고 긍정하는 문화를 살펴보는 단락이다. 이와 더불어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물을 흠모하고 따르는 팬덤 문화도 고찰한다.
    외모지상주의는 외양을 중시했던 위진의 트렌드를 설명한다. 『세설신어』에는 위진인들 사이에 외모나 언행, 태도, 차림새나 분위기 등으로 인물을 품평하는 풍조를 중시했던 다수의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다. 화려한 옷차림과 장신구, 개성 있는 용모 대한 평가 및 스타일에 대한 감상 및 남자의 화장이나 용모 가꾸기, 장신구 치장 등이 일상적으로 통용되었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스타 추종의 문화는 일종의 ‘팬덤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인물의 뛰어난 점이나 특이한 버릇을 하나의 특기나 재주처럼 칭찬하며, 당사자를 ‘동경의 대상’이나 ‘모방의 멘토’로서 흠모하고 추종하는 조류가 형성된 것이다. 자신이 흠모하는 인물을 모방하거나 무리를 형성하여 일화들은 개인이 감정과 본능, 개성과 특성을 가진 인격체로서 존중되었던 위진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3. ‘애(愛)’ : 애착 · 수집 · 심미적 만물의 향유
    ‘애(愛)’는 사람과 물건에 대한 위진인들의 애착과 심미적 향유 방식을 의미한다. 위진인의 애착성향은 사랑, 사모, 동정, 연모, 친밀의 감정적 측면과 물욕, 탐욕의 물질적 측면을 아우른다. 감정의 몰입과 물질의 만능화는 위진의 시대 감성이다.
    애정 지향성을 통해서는 위진인들이 이성을 대하는 태도와 감성을 엿볼 수 있다. 가족과 지인의 죽음을 대하는 상실감에 대한 일화나 질투로 살인을 저지르고, 여성이 남성을 격의 없이 유혹하는 사례들은 개인의 감정과 본능을 긍정하고 허용하는 분위기에서 상대에 대한 사랑, 사모, 동정, 연모, 친밀, 욕망 또는 질투의 강렬한 정서를 용인했던 위진 시대를 ‘인간의 시대’로 정의하게 한다.
    심미적 탐닉과 향유는 애정의 대상이 물건으로 옮겨진 경우다. 선악(善惡)과 시비(是非)의 경계를 벗어나 기호(嗜好)와 성향의 영역에서 사물을 인식하는 사례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당시 명사들 사이에는 가죽옷, 타락죽(유제품), 양고기, 호상(胡床:접이의자) 등 이민족으로부터 유입된 물자를 다양한 루트로 확보해 사용하는 용례가 많았다. 또 보석장식 먼지털이나 학 깃털 옷 등의 특이한 물건들을 향유하고, 산호 같은 사치품을 수집하는 것이 유행했다. 또한 음식이나 술, 약 등을 탐미하거나 중독에 가까운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특정 사물에 대한 편집적 증세나 병적 집착에 이르는 일종의 기벽(奇癖) · 홀릭(holic) · 마니아(mania) 현상 역시 텍스트 곳곳에 투영되어 있다.

    4. ‘악(樂)’ : 음악 · 미술 · 무용에 실은 예술의 성행
    ‘악(樂)’을 통해서는 음악, 미술, 무용 등 예술 전반을 고찰한다. 위진 시대에는 다양한 이민족과의 접촉으로 이국의 악기와 노래, 춤, 화풍(畵風)이 유입되어 기존의 악기를 색다르게 변주하거나, 독특한 음률의 가락과 기이한 춤동작, 새로운 회화 기법 등이 확산되었다. 만가(輓歌)의 성행, 음률의 정리와 악기 조율, 거문고 연주를 일상적으로 즐긴 사례 들은 생활전반에 만연한 예술적 분위기를 전달한다. 건축, 서예, 그림 등에 대한 일상적 언급과 에피소드 등을 통해서 음악과 예술이 일상에 스며든 단상을 엿볼 수 있다.
    위진 시대는 문화와 가치관의 ‘빅뱅’이 실현된 시대다. 국경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종족의 구분은 모호해졌다. 타종족과의 문화의 교류로 새로운 풍속을 경험하면서 유목은 중원에 활기를, 한족은 이민족에 문명을 전달하였다. 이런 분위기에서 유가의 도덕론 및 시비와 선악의 이분법적인 관념은 수용과 융합이라는 거대한 시류에 휩쓸리며 흡수되었고, 문화의 스펙트럼과 사고의 영역은 전에 없이 확장되었다. 『세설신어』를 통해 위진의 놀이문화를 탐구하는 본 연구는 이국 문명의 수용, 개방적인 문화 융합, 일상의 예술화, 현학 · 미학 · 청담 등 예술과 사상의 결합, 물질적 · 문명적 풍요가 견인한 ‘유희하는 인간’들의 ‘호모루데스의 시대’를 통찰하는 연구로서 진행되고 있다.
  • 영문
  • This study is carried out by classifying it from four perspectives. Focusing on the emotions of Joy, anger, sorrow and enjoyment(喜怒哀樂) that humans experience in life, the types of play corresponding to looking at the phenomenon. It is an attempt to symbolically explore play culture of Weijin era by deriving a double meaning from the joy, anger, sorrow and enjoyment contained in each letter.

    1. ‘Xi (Play:戱)’ : creativity, shocking, and bizarre entertainment
    This section examines the types and aspects of games and entertainment that were popular at the time. In 『ShìshuōXīnyǔ(世說新語)』, unique and diverse entertainment activities and entertainment culture unique to the Weijin period are described. Spectacular llinguistic playfulness, pedantic debates, tactics, craftsmanship and betting are variously recorded.
    In the language play section, mainly discuss doctrinairism-qīngtán(淸談), a pedagogical debate, and rhetoric and humor armed with literary content. Starting with Cheongdam, the way of interacting with celebrities who disguised political remarks and social discourse with sharp ridicule, humor, satire and wi is also a cultural trend leading the era of Weijin.
    Amusement refers to various hobbies and games in which noble people use their leisure time. Throughout the text, figures of celebrities who pursue sensual pleasures and immerse themselves in hedonistic hobbies are found throughout life. It is interesting that there are types of play that can be recognized as dominoes and board games of today.
    In betting, there are scenes in which celebrities show off their somewhat absurd and cruel aspects to show off their power and wealth. Cases of using a maid's life or breaking expensive objects without hesitation to show off their power serve as a window into which Wijin's values ​​of the times in dealing with 'life' and 'material' can be read.

    2. 'Lu (Expression:露)' : the flow of culture that opens, expresses, and exposes
    This paragraph examines a culture that appreciates and values ​​appearance and style, or a culture that accepts and affirms individuality and unique clothing. In addition, it considers the fandom culture that admires and follows the ideal person they seek.
    Appearanceism explains the trend of Weijin era that emphasized appearance. 『ShishuoXinyu』 contains a number of anecdotes that put much value on the trend of judging people based on their appearance, speech, behavior, attitude, dress, and atmosphere among the noble people. The appearance of colorful clothes and accessories, evaluation of individual looks and appreciation of styles, and the daily use of men's make-up, appearance, and decoration of accessories attracts attention.
    The star-following culture is a kind of ‘fandom phenomenon’. A current of admiring and following a person was formed, praising the outstanding qualities or unusual habits of a specific person as if it were a special skill or talent, and adoring and following the person as an ‘object of admiration’ or a ‘mentor of imitation’.

    3. ‘Ai (Affection:愛)’: attachment, collection, and aesthetic enjoyment
    This part refers to the way that people of Weijin era attach to people and things and enjoy them aesthetically. That attachment disposition encompasses the emotional aspects of love, lust, sympathy, lust, and intimacy, as well as the material aspects of lust for water and greed.
    Through love-supremacy, we can see the attitude and sensibility of people of Weijin era towards the opposite sex. Cases that a woman commits murder out of jealousy, anecdotes about the loss of dealing with the death of family and a story of woman who seduces men indiscriminately let us define the Weijin era as a 'age of human' which tolerated intense emotions of intimacy, desire, or jealousy.
    The section of Aesthetic indulgence and possession is about the affection transferred to an object. There are many cases of recognizing things in the realm of signs and inclinations. At that time, among celebrities, there were many examples of using materials imported from foreign peoples, such as leather clothes, porridge (dairy products), lamb and folding chairs through various routes. It was also fashionable to enjoy unusual items, such as jeweled duster and crane feathers, and to collect luxuries such as coral. They also craved food, alcohol, or drugs, or showed symptoms close to addiction.

    4. Yue (Art: 樂 ) The prevalence of music, art and dance
    Through this part, the general arts such as music, art and dance are considered. During the Weijin era, foreign instruments, songs, dances, and styles of painting flowed in through contact with various foreign peoples, so there were different variations of existing instruments, unique melodies and strange dance motions. Through daily references and episodes about funeral songs(輓歌), architecture, calligraphy and painting, we can get a glimpse of how music and art have permeated their daily live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세설신어(世說新語)』에 투영된 놀이문화를 ‘호모 루덴스’ 즉 유희하는 인간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 출발은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호이징하(Johan Huizinga)의 저서 『호모 루덴스(Homo Ludens)』(1938년)에서 정의한 ‘호모 루덴스’의 특징에서부터 시작된다. 인류의 역사를 문화사(Kultur Geschichte)의 관점에서 조망한 요한 호이징하는 유희란 단순히 노는 것만이 아닌 정신적인 창조 활동 전반을 가리킨다고 명시하였다. 이 관점에서 보면 ‘호모 루덴스’는 이성적 인간 · 실용적 인간에 대치되는 감성적 인간의 지표이자 그 시대의 문화적 흐름을 이해하는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위진남북조 시대의 인물품평서인 『세설신어』는 ‘호모 루덴스’적 인간의 자취를 읽어낼 수 있는 의미 있는 텍스트라 할 수 있다. 후한(後漢)말에서 동진(東晉)말까지 200여 년간 5호16국(五胡十六國)이 공존하는 혼란한 정치 속에서 찬란한 문화가 부흥한 역설의 시대적 흐름과 인간군상의 다양한 삶의 면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까닭이다. 『세설신어』에는 실존했던 제왕 · 귀족 · 문인 · 예술가 · 현자 · 승려 · 부녀자 등의 인물들이 등장하여 위진의 문학 · 예술 · 정치 · 학술 · 사상 · 역사 ·경제 · 가치관 · 윤리의 영역을 선보인다. 그 과정에서 그들이 활약했던 청담(淸談), 승부, 수집, 집필, 연주, 창작 등의 활동 분야와 그들이 사용했던 의상, 음식, 악기, 교통수단, 장식품, 주거 등을 통해서 우리는 위진의 문화와 시대감성을 읽어낼 수 있다.
    본고는 『세설신어』 36편 1,130조의 사연들 속에 투영된 내기, 오락, 도박, 사기, 속임수, 음악, 사치, 쾌락 등을 즐기는 다양한 양상들을 통해 위진인들의 놀이문화와 이를 통해 생활과 삶 자체를 하나의 유희이자 예술로 인식했던 위진인들의 삶의 방식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아울러 사회 전반에 형성된 유희적 삶, 인생을 재미와 흥미로 인식하는 시각을 가능하게 한 시대의 흐름과 문화적 특징도 연계하여 연구하고자 한다. 이는 당시의 유희문화가 일종의 사회력(social force)-불안정하고 혼란한 정치 상황에서 시대의 불안과 삶의 모호함을 오락과 유희라는 창구를 통해 표현하고 해소한 것-이 형성된 결과물임을 시사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세설신어』에 투영된 놀이문화를 고찰하는 작업은 곧 위진의 시대 감성과 문화 심리를 읽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본고는 텍스트를 통시적으로 해석하여 시대성 및 사회적 심리와 연계해 읽는 독법을 제시할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첫째, 인문학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는 통시적 독법을 제시할 수 있다. 『세설신어』는 자체의 풍부한 인문학적 자료로도 훌륭한 텍스트이다. 위진이라는 시대가 담지하는 개방적이고 심미적인 특징이 다채롭게 구현된 흥미로운 문헌이며 각양각색의 인물 군상의 언행을 통해 당시의 문화현상과 트랜드를 읽을 수 있는 보고(寶庫)다. 이 텍스트가 더욱 흥미로운 점은 텍스트에 수록된 많은 사례들이 현대의 사회현상과 유사한 일면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텍스트에 기록된 위진인들의 면면은 개인주의의 만연, 급변하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삶과 초점을 맞춤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 있다. 따라서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놀이’와 ‘유희’의 프레임을 통해 고전인문 속 인물들의 삶과 가치관을 읽는 작업은 고대vs현대 혹은 동양vs서양이라는 이분법적 해석을 탈피해 텍스트를 통시적 · 공시적으로 읽고 해석함으로써 고전인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소통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둘째, 이를 기반으로 현대의 ‘팬덤’이나 ‘홀릭’ ‘매니아’ 현상들도 조망할 수 있다. 위진 시대를 관통하는 문화적 기풍이 현대 사회의 풍조와 닮아 있음은 상술한 바 있다. 『세설신어』를 특정하는 지인(知人)소설이라는 범주는 다양한 인간의 삶 자체를 다룬다. 일상 속에 녹아있는 위진인들의 태도, 언행, 습관, 취미, 옷차림, 가치관 등은 사회의 심리를 대변한다. 본고의 연구는 위진인들의 평소 모습들이 ‘유희하는 인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사회심리학적으로 접근함으로써 현대 사회에서 중시되는 개인의 취향과 취미활동, 특정 인물에 대한 선망의 심리, 게임이나 오락에 빠지는 현황 등 다양한 문화적 현상을 조망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다.
    셋째, 『세설신어』에 ‘놀이’와 ‘유희’의 프레임을 적용하여 학문의 영역을 초월한 문화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즉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책 및 어른용 웹툰이나 게임으로 재구성하여 학습과 오락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삼국지』 『초한지』 등의 일화들은 현대사회에서 영화나 드라마, 만화 등의 소재로 다양하게 소비되고 있다. 『세설신어』의 일화들, 특히 우리와 다름없이 여가를 즐기고 향유하는 위진인들의 사연 역시 재미와 감동, 교훈과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독특하면서도 친근감 있는 에피소드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가 될 수 있다.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고찰하는 이러한 시도들은 시대적 공감과 문화적 소통이 기반 된 인문 읽기를 통해 인문학에 대한 이해와 통합적 시각을 조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색인어
  • 세설신어, 호모 루덴스, 위진남북조, 놀이 문화, 문화 콘텐츠, 희로애락, 중독, 마니아, 사회력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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