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세대 페미니즘은 여성들에게 평등을 획득하기 위해서 남성을 따라 잡으라(Catch up feminism)고 주장했다. 승진하고, 경제력을 갖고, 정치적 힘을 갖추라고 주장했다. 많은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지금 여성의 비정규직화, 여성의 이 ...
제2세대 페미니즘은 여성들에게 평등을 획득하기 위해서 남성을 따라 잡으라(Catch up feminism)고 주장했다. 승진하고, 경제력을 갖고, 정치적 힘을 갖추라고 주장했다. 많은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지금 여성의 비정규직화, 여성의 이주화, 여성의 빈곤화 현상은 여전하다. 게다가 남성과 여성, 여성과 여성간의 경쟁구도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연구자는 폭력을 없애기 위해서, ‘따라 잡으라’라는 전략이 적절한가? 라는 질문에서 이 연구를 전개하고자 한다. 경쟁적 사회는 사회적 약자에게 위험한 곳이다. 사회약자에게는‘싸워 이겨라’라는 메시지가 오히려 공허한 소리가 될 수도 있다. 대립구도는 경쟁력을 갖춘, 강자가 이기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연구자는 정치적 소수자인 여성들을 위한 페미니즘은 다른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본다.
이 연구는 제3세대 페미니즘이라고 불리는 에코페미니즘을 통해 우리나라 풀뿌리 여성운동을 분석하고자 한다. 에코페미니즘은 환경을 돌보는 여성운동, 때론 정원을 가꾸는 중산층 여성의 이미지로 그려지기도 했다. 이것은 에코페미니즘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된다. 에코페미니즘은 생태론적 관점으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기계론적 세계관은 권력관계로 세상을 파악하고 그러한 지배를 자연화 했다면, 생태론적 세계관은 상호연결과 공존 그리고 다양성을 그 가치로 한다. 즉, 사다리를 따라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사다리를 내려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위계적 사회를 지탱해왔던 폭력과 지배의 언어가 아니라 돌봄, 나눔, 자급, 연결, 공감 등의 개념을 다시 사용한다. 이러한 에코페미니즘의 가치는 우리사회에 절대적이라고 여겨졌던 경제개념, 정치개념을 다르게 상상하게 한다. 예를 들어 GDP, 효율과 생산에 방점을 둔 기술력, 사유지, 노동 시간등의 가치에 문제제기를 하고 사회 전반의 전환을 촉구한다.
연구자는 에코페미니스트가 돌출한 개념으로 풀뿌리 여성운동을 분석하고자 한다. 연구자는 최근 지역 여성단체 전주 비혼 공동체 비비를 방문하였다. 결혼하지 않고 독신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공동체 비비의 관심은 어떻게 독립성과 자존감을 유지하며 살아가는가였다. 그들에게 돌봄은 중요한 이슈였고, 적절한 노동 강도과 자급의 삶은 중요한 화두였다. 다른 한편 전주의 도시재생운동을 펼치고 별의별 연구소 고은설 대표를 방문하면서, 기업중심의 발전담론으로 획일화되어가는 도시공간에 저항하며 역사를 기억하고 공동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움직임을 만날 수 있었다.
성폭력, 성매매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을 해결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사회를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폭력을 예방하는 운동이고, 피해자를 치유하는 행위다. 연구자는 뿌리 여성운동이 이미 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에코페미니즘적 해석작업을 시도하려고 한다.
연구자는 분석에 앞서 다양한 에코페미니스트들의 개념을 체계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예를 들어, 레이첼 카슨은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넘어, 인간중심의 위계에 도전했으며 인간을 치유하는 자연에 대한 경이감을 회복하였다. 반다나 시바는 서구 남성 엘리트들의 지식을 우월하게 보는 근대 환원주의의 위계를 문제제기 하여, 다양성을 촉구하였다. 그는 다양한 씨앗, 다양한 문화, 다양한 지식등을 촉구하며 서구문명의 독재를 비판한다. 마리아 미즈는 여성들의 경제영역인 자급이 어떻게 좋은 삶인가를 주장한다. 부유함이 잘사는 것이라는 생각의 방향에 도전하여 사회의 가난한 그룹도 자기 긍지, 소박함, 친자연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리멜러는 자본주의 사회가 이상적인 인간형으로 만든 경제적 인간이 사실상 일상을 부인한 허구적 정의라는 것을 간파하고 삶과 자연에 뿌리를 둔(embedded, embodied) 생태적 인간의 출연을 요청한다. 페기메킨토시는 다른 사람들의 억압경험을 자신의 삶에 미러링하여 자신의 특권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위계는 억압당하는 자 뿐 아니라 특권을 누리는 자들이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르베리 호지는 최근 큰그림운동( bid picture activism)을 주장하며 어떻게 국제적 움직임이 기후위기와 식민지적 착취를 지속해왔다고 주장하며, 지역문화와 지역경제의 부활이 미래의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풀뿌리 여성들의 운동을 에코페미니즘 관점으로 분석해 여성주의 언어와 상상력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