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물검색
유형별/분류별 연구성과물 검색
HOME ICON HOME > 연구과제 검색 > 연구과제 상세정보

연구과제 상세정보

『왜어유해(倭語類解)』의 서지와 자료적 성격
Some Bibliographical Matters of Wae-eo Yuhae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 #40;B유형& #41;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연구과제번호 2020S1A5B5A17091040
선정년도 2020 년
연구기간 1 년 (2020년 09월 01일 ~ 2021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허인영
연구수행기관 & #40;사& #41;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모든 역사적 연구는 현재 남아 있는 자료에 대한 검토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검토 결과는 2차 연구의 기반이 되므로, 검토 과정은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대상으로 하여 최대한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어의 역사에 대한 연구도 예외는 아니다. 언어사 연구의 1차 대상은 문헌자료이고, 문헌자료는 형태서지적인 면과 내용서지적인 면에서 모두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왜어유해』에 대한 이제까지의 연구는 한국과 일본에 소장된 두 종류의 전본만을 대상으로 한 기초적인 형태서지 기술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왜어유해』의 전본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세 종류의 전본을 모두 시야에 넣은 면밀한 기술이 요구된다.
    본 연구의 일차적인 목표는 『왜어유해』의 모든 현전본을 대상으로 철저하고 면밀하게 형태서지·내용서지를 기술하여 그 자료적 성격을 밝히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으로까지 확장하여 『왜어유해』의 모든 전본의 형태서지를 다룬다는 점에서, 국내 또는 일본에 소장된 자료만을 다룬 선행연구보다 분명히 발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본 간의 형태서지적인 차이를 기술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서지사항과 관련된 오류를 바로잡고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낸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가치와 독창성을 찾을 수 있다.
    나아가 내용서지적인 검토를 통해서는 당시 한국어와 일본어의 음운·음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하여 ‘한국에서 만들어진 일본어 학습서’라는 자료의 특징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면 한국어사 연구와 일본에서의 한국어 교육사 연구에 기여한다는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 또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 기대효과
  • 본 연구의 기대효과는 학문적인 측면과 사회적·교육적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본 연구의 학문적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무엇보다도 한국어사 연구에 대한 기여도가 크다. 현전본에 대한 형태서지적 검토를 통하여 근대한국어 시기의 자료인 『왜어유해』의 자료적 특징을 좀 더 분명히 밝힐 수 있다. 또한 내용서지적으로 현전본은 모두 같은 판으로 찍어낸 듯하지만 인출 시기나 인출 이후의 사정으로 인하여 달라진 점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를 살펴보면 근대한국어의 변화 양상을 보다 정밀하게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의 중간결과물에 해당하는 각 전본 간 차이를 정리한 표를 학계에 제공하여 다른 연구자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둘째, 『왜어유해』는 한국어학뿐만 아니라 일본에서의 한국어 교육사 측면에서도 중요한 자료이다. 자료적으로 『왜어유해』의 여러 전본이 쇄국 시기 일본에서 외국과의 교류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던 쓰시마(對馬)·사쓰마(薩摩)·나가사키(長崎)에 전해진 과정을 검토하면 한국에서 일본어 학습서로 만들어진 자료가 일본에서 한국어 학습서로도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내용서지적인 측면에서도 국도관본의 교정 내용을 통하여 일본인들이 일본어의 한글 표기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와 함께 당시 일본어의 음성·음운적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도 본 연구의 중간결과물에 해당하는 국도관본의 교정 내용을 정리한 표를 학계에 제공하여 다른 연구자들이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다음으로, 본 연구의 사회적·교육적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의 대상 중 하나인 ‘맨체스터본’은 영국에 소장되어 있는 문헌 자료이다. 이 자료를 나가사키의 통사(通詞) 집단이 소장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맨체스터본이 『왜어유해』와 『조선천자문』의 영어 번역본인 『조선위국자휘』의 저본이 되었다는 점(허인영 2017)을 고려하면 ‘조선 – 일본(쓰시마·나가사키) - 인도네시아(자카르타) - 유럽(독일·영국)’으로 이어지는 문헌자료의 국제적 흐름을 추적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유럽에도 한국어학과 일본어학의 자료가 전래되어 소장되었다는 사실을 통하여, 일반인들에게도 해외에 소장되어 있는 역사적 문헌자료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다.
    둘째, 전근대 시기 한국에서의 외국어 교육은 사역원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상당부분 밝혀진 바 있으나, 일본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진하였다. 본 연구에서 이루어지는 각 이본의 내용서지적 검토를 통하여, 전근대 시기 한국에서의 일본어 교육 및 일본에서의 한국어 교육의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위와 같은 사항을 고려하면, 본 연구가 갖는 학문적, 사회적·교육적 의의가 클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 또한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연구요약
  • 이 연구의 목표는 조선시대의 유해류(類解類) 역학서(譯學書) 가운데 하나인 『왜어유해(倭語類解)』의 내용서지와 형태서지를 재검토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한국어사 연구와 일본에서의 한국어 교육사 연구에 기여하고자 한다.
    조선시대의 외국어 통역관인 역관(譯官)을 양성하는 역할을 맡은 기관인 사역원(司譯院)에서는 역관들이 한학(漢學, 중국어)·몽학(蒙學, 몽골어)·청학(淸學, 만주어)·왜학(倭學, 일본어)의 회화서와 어휘집을 간행하여 외국어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애썼다. 이 가운데 일본어 어휘집인 『왜어유해』는 2권 2책의 목판본인데, 간행 시기는 1783년에서 1789년 사이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제까지 한국과 일본의 학계에서는 『왜어유해』가 한국(‘국도관본’)과 일본(‘탁족본’)에 각각 한 질씩만 전해지는 희구본(稀覯本)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2010년 들어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도서관에서 또 다른 『왜어유해』가 발견되었다(‘맨체스터본’).
    이 자료는 전본(傳本) 자체가 적은 만큼, 모든 현전본의 형태서지를 정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소장본의 서지사항에 대한 선행연구의 기술 또한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다. 후쇄본인 ‘탁족본’의 보판(補板)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상대적으로 선본인 ‘국도관본’의 구장자(舊藏者)에 대한 추정 또한 무리가 있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또한 『왜어유해』의 내용서지에 대해서는 기존에 알려진 전본인 ‘국도관본’과 ‘탁족본’ 간의 내용 차이를 다룬 선행연구가 있었으나 거기에도 적지 않은 오류가 있으며, 새로 발견된 ‘맨체스터본’을 추가하여 기존 전본과의 차이점을 다룰 필요가 있다. 또한, ‘국도관본’의 상하권에 걸쳐 주기(朱記)로 기입되어 있는 교정 사항에 대해서는 본격적으로 다룬 선행연구가 전혀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필자가 검토한 결과, ‘국도관본’의 교정 사항은 당시 일본인의 한국어 학습 과정을 추정하고 당시 한국어와 일본어의 음성·음운을 파악하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상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왜어유해』의 현전본의 서지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수행한다. 형태서지적으로는 새로운 전본(傳本)을 소개하는 한편 각 전본의 서지사항을 검토하고, 내용서지적으로는 각 전본의 차이와 교정 부분을 유형을 나누어 면밀하게 검토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를 위해서는 각 자료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데, 검토의 편의상 먼저 웹상에서 제공하는 컬러 이미지 자료를 확보하여 검토를 진행한다. 자세한 서지사항과 관련하여 실물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들은 추후에 국내에 있는 전본을 중심으로 실제 조사를 진행한다.
    먼저 형태서지에 대한 검토는 선행연구에서 기술한 내용에 대한 확인을 중심으로 진행하되, 기존 연구에서는 실물을 직접 보지 않았거나 흑백 영인본에 의존하여 기술한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찾아내는 데 초점을 둔다. 나아가 형태서지와 관련되는 문제로 각 전본이 현재 소장처에 소장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하여 아시아와 유럽을 아우르는 서적 교류사의 일면을 파악하는 것까지도 염두에 두고 검토를 진행한다.
    다음으로 내용서지에 대한 검토는 먼저 각 전본을 전산 입력하여 엑셀 파일 형태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하여 전본 간의 차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선행연구에서 정리한 ‘국도관본’과 ‘탁족본’ 간의 차이점 가운데 잘못된 것은 지적하고 빠진 것은 보충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추가적으로 ‘국도관본’에서만 발견되는 상하권의 주기로 된 교정 내용을 정리하여, 당시 한국어를 학습하던 일본인이 일본어의 한글 표기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심층적으로 고찰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구축한 전본 간 차이 및 주기 내용 등의 입력 자료를 중간결과물로서 학계에 공개하고, 최종결과물을 논문 형태로 간행하여 학계와 사회에 기여하고자 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1780년대에 간행된 일본어 어휘집 『왜어유해(倭語類解)』의 서지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여 자료적 성격을 명확히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왜어유해』는 1780년대에 일본어 통역관인 왜학 역관들이 편찬하였는데, 현재까지 전해지는 책은 한국의 국립중앙도서관, 일본의 고마자와대학 도서관,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도서관 소장본의 총 3책이다. 이 책들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어느 정도 서지적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현재의 소장처에 오게 된 계기 등 자료의 유전(流傳)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많지 않다. 또한 『왜어유해』에서 파생된 저작들에 대해서도 외국어 학습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왜어유해』의 현전본 3종의 형태서지를 재검토하였다. 그 결과, 다쿠소쿠본에는 선행연구에서 언급하였듯이 없어진 부분을 다른 책에서 보충하여 베낀 보사(補寫)된 장이 있을 뿐 아니라, 멸실된 판목을 새로 새긴 보판(補板)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그리고 국도관본과 맨체스터본은 둘 다 인쇄가 선명하지만, 맨체스터본은 국도관본과 달리 다쿠소쿠본과 동일한 부분에 붓으로 써 넣은 글씨가 있다. 이는 국도관본이 초쇄본이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왜어유해』 가운데 국도관본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현재의 소장처에 들어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본고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국도관본은 본래 조선 후기의 왜학 역관인 이명화의 구장본이었다. 이 책은 왜관을 거쳐 쓰시마의 하시베 가문 소장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도관본에 남아 있는 교정 흔적은 이때 생긴 것이다. 이후 하시베 도요조가 부산을 거쳐 서울에 거주하게 되면서 이 책은 서울에 남게 되었고, 1946년에 서적중개상인 송신용을 통하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하게 되었다.
    『왜어유해』는 국내에서 간행된 뒤 왜관-쓰시마를 통하여 일본 국내에 유입된 뒤 해외로도 반출되었다. 맨체스터본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그 외에 새롭게 한국어 학습서로 개편되기도 하였다. 19세기에 필사된 『화어유해』와 20세기 초에 간행된 『일어유해』는 한국인의 일본어 학습서인 『왜어유해』를 일본인의 한국어 학습서로 개편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1835년에 간행된 『조선위국자휘』는 『왜어유해』와 『천자문』을 한국어(및 중국어, 일본어) 학습을 위해 영어로 번역한 책이다.
    이제까지 검토한 결과, 18~20세기 외국어 학습에서 『왜어유해』의 중요성은 본 연구를 통하여 더욱 자세히 밝혀졌다고 할 수 있다. 『왜어유해』의 서지에 대해 미진한 선행연구를 보충하였으며, 이 자료의 변용 과정을 통하여 외국어 학습상의 특성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었다.
  • 영문
  •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ompletely review the bibliography of the Japanese vocabulary "Wae-eo Ryuhae" published in the 1780s, and to clarify its material characteristics.
    In the 1780s, some Japanese interpreters compiled a collection of Japanese words and phrases, and to date there are only three copies in existence: one at the National Library of Korea, one at Komazawa University Library in Japan, and one at Manchester University Library in England. Although a certain amount of bibliographical research has been conducted on these books, there are still many unanswered questions about how they came to be. In addition, it is necessary to examine the works derived from "Wae-eo Ryuhae" from the perspective of foreign language learning.
    The first step in this study was to review the bibliography of the three books of "Wae-eo Ryuhae". As a result, it became clear that the Takusoku version not only had pages copied from other books to replace the missing parts as mentioned in the previous study but also had supplementary plates newly engraved from the lost woodblocks. In addition, both the Kukdogwan version and Manchester version are clearly printed, but unlike the Kukdogwan version, the Manchester version has inscriptions in the same areas as the Takusoku version, indicating that the Kukdogwan version may have been the first printing.
    Next, nothing was known about the process by which the Kukdogwan version came to be in the current collection. The research results of this paper are as follows. The Kukdogwan version was originally the former collection of Yi Myeong-hwa, a translator of Japanese in the late Joseon period. This book is believed to have been in the possession of the Hashibe family in Tsushima after passing through Waegwan. The remains of the corrections that remain in the Kukdogwan version were created at this time. Later, when Toyozo Hashibe came to live in Seoul via Busan, the book remained in Seoul and was acquired by the National Library of Korea in 1946.
    The book was first published in Korea, and then introduced to Japan through Wakan and Tsushima, and was also taken abroad. The Manchester version is a typical example, but there were also other versions that were converted into Korean language study books. The Wago Ruikai, which was transcribed in the 19th century, and the Nichigo Ruikai, published in the early 20th century, have one thing in common in that they were modified from the Wae-eo Ryuhae which was a book for Koreans to learn Japanese, into a book for Japanese to learn Korean. Translation of a Comparative Vocabulary of the Chinese, Corean, and Japanese Languages, published in 1835, is a book that translates the Wae-eo Ryuhae and Cheonjamun into English for Korean (and Chinese and Japanese) learning.
    The importance of this book to the study of foreign languages in the 18th~20th centuries has been clarified in detail through this study. In addition, it has been possible to supplement the previous research on the bibliography of the book, and to clarify the characteristics of foreign language learning through the process of transformation of this material.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1780년대에 간행된 일본어 어휘집 『왜어유해(倭語類解)』의 서지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여 자료적 성격을 명확히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왜어유해』는 1780년대에 일본어 통역관인 왜학 역관들이 편찬하였는데, 현재까지 전해지는 책은 한국의 국립중앙도서관, 일본의 고마자와대학 도서관,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도서관 소장본의 총 3책이다. 이 책들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어느 정도 서지적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현재의 소장처에 오게 된 계기 등 자료의 유전(流傳)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많지 않다. 또한 『왜어유해』에서 파생된 저작들에 대해서도 외국어 학습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왜어유해』의 현전본 3종의 형태서지를 재검토하였다. 그 결과, 다쿠소쿠본에는 선행연구에서 언급하였듯이 없어진 부분을 다른 책에서 보충하여 베낀 보사(補寫)된 장이 있을 뿐 아니라, 멸실된 판목을 새로 새긴 보판(補板)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그리고 국도관본과 맨체스터본은 둘 다 인쇄가 선명하지만, 맨체스터본은 국도관본과 달리 다쿠소쿠본과 동일한 부분에 붓으로 써 넣은 글씨가 있다. 이는 국도관본이 초쇄본이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왜어유해』 가운데 국도관본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현재의 소장처에 들어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본고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국도관본은 본래 조선 후기의 왜학 역관인 이명화의 구장본이었다. 이 책은 왜관을 거쳐 쓰시마의 하시베 가문 소장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도관본에 남아 있는 교정 흔적은 이때 생긴 것이다. 이후 하시베 도요조가 부산을 거쳐 서울에 거주하게 되면서 이 책은 서울에 남게 되었고, 1946년에 서적중개상인 송신용을 통하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하게 되었다.
    『왜어유해』는 국내에서 간행된 뒤 왜관-쓰시마를 통하여 일본 국내에 유입된 뒤 해외로도 반출되었다. 맨체스터본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그 외에 새롭게 한국어 학습서로 개편되기도 하였다. 19세기에 필사된 『화어유해』와 20세기 초에 간행된 『일어유해』는 한국인의 일본어 학습서인 『왜어유해』를 일본인의 한국어 학습서로 개편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1835년에 간행된 『조선위국자휘』는 『왜어유해』와 『천자문』을 한국어(및 중국어, 일본어) 학습을 위해 영어로 번역한 책이다.
    이제까지 검토한 결과, 18~20세기 외국어 학습에서 『왜어유해』의 중요성은 본 연구를 통하여 더욱 자세히 밝혀졌다고 할 수 있다. 『왜어유해』의 서지에 대해 미진한 선행연구를 보충하였으며, 이 자료의 변용 과정을 통하여 외국어 학습상의 특성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연구의 결과는 학문적인 측면과 사회적·교육적인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 먼저 학문적인 측면에서는 무엇보다도 한국어사 연구에 대한 기여가 크다. 『왜어유해』 현전본에 대한 형태서지적 검토를 통하여 18세기 말의 자료인 『왜어유해』의 자료적 특징을 좀 더 분명히 밝힐 수 있다. 현재 전해지는 책은 모두 동일한 판목으로 인출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기에 따라 판목 자체가 노후되거나 망실되면서 몇몇 장은 새로운 판목을 새겨서 대체하기도 한다. 특히 다쿠소쿠본에 대해, 선행연구에서는 소실된 장을 다른 책을 참고하여 베껴 썼다는 보사(補寫)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어 설명한 바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보사가 아닌 보판(補板)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내었다. 이렇게 달라진 부분을 살펴보면 처음 새긴 내용에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바뀐 내용 가운데 무엇이 오류이고 무엇이 교정된 내용인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국중도본, 맨체스터본, 다쿠소쿠본을 아울러 살펴보면 3종의 현전본이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까지는 다쿠소쿠본이나 국중도본 중 어느 하나에만 의지해서 『왜어유해』에 반영된 언어 사실을 검토해 왔으나, 앞으로는 세 가지를 아울러 보다 정확한 당시 표기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학문적인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 가운데 두 번째는 서지학에 대한 기여이다. 서지학에서는 어떤 서적의 형태나 내용은 물론이고 성립 과정이나 현재 상태에 이르기까지의 유통 과정에도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왜어유해』의 경우에도 이러한 서적의 성립과 유통에 대한 검토가 중요한 사항이 된다. 이제까지는 맨체스터본이 어떻게 나가사키에서 지볼트를 거쳐 영국으로 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만 연구가 있었다. 그러나 본고의 연구 결과로는 국중도본 또한 『왜어유해』 편찬 당시의 역관인 이명화의 소장본이었다가 왜관-쓰시마를 거쳐 일본인의 소장이 되고, 다시 그 일본인 집안의 후손이 서울에 와서 거주하게 되면서 결국에는 한국의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이 되었다. 이처럼 문헌의 유통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는 사실 대단히 드문데, 마침 국중도본은 실마리가 될 만한 내용이 남아 있어 유통 과정을 잘 그려낼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었다. 이를 통하여 『왜어유해』의 자료적 특성을 보다 분명히 할 수 있다.
    사회적·교육적인 측면에서는 먼저 전근대 시기의 문헌, 특히 조선의 통역관 양성 기관인 사역원 관련자들이 출판하여 사용한 외국어 학습서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까지 전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흥미로운 사례를 일반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국중도본은 조선 후기의 역관인 이명화가 소장하던 것이 왜관을 거쳐 쓰시마의 하시베 집안으로 전해졌다. 이후 하시베 집안의 후손인 하시베 도요조가 부산을 거쳐 서울에 거주하게 되었고, 1940년대 후반에 서적중개상 송신용을 통하여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면서 고향인 서울로 돌아왔다. 맨체스터본은 본래 나가사키의 통사 집단이 소장하고 있었다. 이후 독일의 일본학자인 지볼트의 손에 들어가면서 인도네시아를 거쳐 독일에 도착했다가 영국으로 팔려가는 운명이 되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한국어학 자료가 소장되어 있고, 역사적인 이유로 인하여 서적의 반출과 반입, 해외로의 이동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왜어유해』 현전본의 유통 과정에 대한 연구는 전근대 시기 문헌의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소재일 뿐만 아니라, 해외에 소장되어 있는 역사적 문헌자료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례이다.
    다음으로는 외국어 교육의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사례를 제공해 준다. 『왜어유해』라는 조선의 일본어 학습서는 외국으로 반출된 이후 『화어유해』, 『일어유해』와 같은 한국어 학습서로 개편되기도 하고, 영국인 선교사에 의해 『천자문』과 함께 『조선위국자휘』라는 제목으로 영어로 번역되기도 하였다. 이는 본래 문헌이 편찬된 목적과 달리 외국에서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개편하였다는 점에서 학생들을 비롯하여 한국어와 외국어 교육에 관심을 지닌 일반인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19~20세기 한국어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현재의 한국어 교육 열풍과도 재미있는 대조 사례가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본 연구는 학문적으로 의의가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교육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색인어
  • 왜어유해, 이본, 서지, 국어사
  • 연구성과물 목록
데이터를 로딩중 입니다.
데이터 이용 만족도
자료이용후 의견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