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 내용
첫째, 심훈 작품의 인물과 공간의 은유
이 연구는 심훈 소설의 노동과 질병의 은유를 다루기로 한다. 질병서사를 연구하는 것은 노동과 질병의 밀접한 관계, 즉 노동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심훈 작품을 질병과 관련지을 때, 주목할 인물 은유는 ...
1) 연구 내용
첫째, 심훈 작품의 인물과 공간의 은유
이 연구는 심훈 소설의 노동과 질병의 은유를 다루기로 한다. 질병서사를 연구하는 것은 노동과 질병의 밀접한 관계, 즉 노동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심훈 작품을 질병과 관련지을 때, 주목할 인물 은유는 둘이다. 하나는 폐결핵 환자, 다른 하나는 아편환자다. 심훈의 『상록수』는 식민지 조선의 반(反)봉건을 극복하고자 했던 노동자의 고투를 은유한 작품이라고 할 것이다. 『상록수』가 문제적인 작품으로 거듭 연구되어야 하는 이유는,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자들이 전개했던 식민지 반봉건성을 극복하고, 근대적인 사회 모델을 제시하려는 운동을 생생하게 은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소위 식민지 조선의 근대성의 심층적 의미라고 할 것이다.
심훈의 장편소설 『동방의 애인』(1930), 『불사조』(1931), 『영원의 미소』(1933)는 실존 인물인 사회주의자 박헌영을 모델로 하여 창작된 작품이었다. 심훈은 평등한 세상을 향한 창작의 필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했다. 심훈은 철저히 국내적인 시각에서 이상적인 국가의 모델을 상징하려 했던 것이다. 심훈의 『상록수』는 공간적 배경을 식민지 조선의 심장부인 경성과 가까운 경기도로 설정했다. 청백리를 상징하는 공간, 즉 한민족의 식민지 상태로부터의 해방,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한민족을 상징하는 한곡리의 한이 의미하는 하나됨과 청석골의 푸르름은 그런 의미에서 한민족의 맥을 이어나가려는 심훈의 간절한 바람을 간직한 공간적 상징이라고 하겠다. 심훈의 『직녀성』은 가족성장소설이라고 할 것이다. 『직녀성』에서 일본인 여성과 외도를 했던 조선인 기득권층의 몰락은 그런 의미에서 상징적이다.
둘째, 자유연애와 상록수의 사회민주주의적 상징
심훈이 생존하던 시기 유럽에서는 북유럽의 스웨덴을 중심으로 사회민주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고, 스웨덴 사회민주주의의 특징은 자유, 평등, 연대로 규정된다. 북유럽 스웨덴의 사회민주주의는 사회복지국가를 향한 노정으로의 진보를 멈추지 않는데, 사회복지의 핵심은 사랑과 연대, 그리고 자기결정권이다. 심훈의 대표작 『상록수』가 조혼과 결별하고, 자유연애를 표현한 것은 근대적인 사랑법이라고 하겠다. 심훈 소설에서 여주인공을 내세운 『직녀성』의 경우,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자기결정권의 강화에 초점을 둔다. 심훈은 관념적인 사상을 시적으로 은유하고 상징한다. 사회복지의 핵심적 가치인 자기결정권의 자유연애로 은유하기, 지구의 허파라고 할 식물의 중요성을 강조한 상록수라는 나무의 은유가 그러하다.
셋째, 심훈의 근대문학사적 위상 제고
지금까지 사회민주주의를 연구한 사람들은 사회민주주의가 해방 이후에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고 하였고, 그러한 계보의 중심 인물로 여운형과 조봉암을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했다. 그러나 근대문학사에서 사회민주주의적 가치를 선취한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심훈이었다.
2) 연구 방법
이 연구는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사회학과 프랑스 상징사회학을 활용하려 한다. 북유럽 스웨덴 이론가 옌뉘 안데르손, 요한 노르베리를 비롯해서, 노르웨이 이론가인 니크 브란달, 와이빈 브라트베르그, 다그 에이나르 등의 이론을 중점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또한 피에르 브르디외의 상징사회학을 활용할 것이다. 부르디외는 상징자본 연구를 통해 프랑스의 문화자본, 교육자본을 연구한 바 있다. 일제 강점기 교육자본과 문화자본을 독점한 권력은 식민지 기득권층이었다. 이 연구는 근대문학사에서 심훈의 위상을 재규정하려 할 때는 나병철의 연구를 활용할 것이다. 나병철은 질병서사를 연구하면서 ‘특이성과 제3의 시간’이라는 핵심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나병철은 1930년대 제3의 특이성을 드러낸 작가로 이상, 김유정, 박태원 등을 연구한 바 있는데, 이 연구는 심훈 또한 제3의 특이성을 보여준 작가로 규정할 것이다. 심훈은 결핵 환자를 소설의 인물로 등장시키고 있는데, 결핵은 일제 강점기의 일반적 질환이었다. 제3의 특이성에 주목할 경우, 심훈 역시 1930년대 근대문학사의 중심 작가라고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