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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여성 주체의 탄생: 한국 개신교의 피해자 담론을 넘어서
Korean War and the Making of Female Subject: Beyond the Victimization Discourse in Korean Protestantism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 #40;B유형& #41;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연구과제번호 2020S1A5B5A17091320
선정년도 2020 년
연구기간 1 년 (2020년 09월 01일 ~ 2021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이숙진
연구수행기관 성공회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이 연구는 제주 4.3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피해자 의식에 포획되어 가해의 경험을 삭제 또는 비가시화해 온 한국 개신교의 역사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서 시작한다. 전쟁 피해자라는 자의식에 사로잡혀 순교담론을 생산ㆍ유통하면서 반공주의의 핵심 이데올로그 역할을 해온 한국 개신교의 전쟁 트라우마 극복에 하나의 작은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다. 이를 위해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여성 작가들의 자전적 소설에 나타난 다양한 여성 주체를 발굴하여 한국 개신교의 피해자담론과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모델을 모색하는 한편,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 개념을 통해 증오의 논리에 근거한 기억의 정치를 넘어서고자 한다.
  • 기대효과
  • 학문적 기여
    첫째, 기독교 순교문학과 남성중심 서사가 여성을 희생자 혹은 피해자로만 단선적으로 재현해 온 방식에 도전하며, 여성작가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여성주체를 발굴함으로써 여성연구의 지평을 확장할 수 있다. 둘째, 한국교회사 연구의 공백지대로 남아있는 한국 전쟁기를 탐구함으로써 초기 수용사나 현대사에 집중된 개신교사 연구의 지평을 확장시킬 수 있다. 셋째, 전쟁 이후 기억의 정치 혹은 기억 전쟁을 통해 한국사회의 반공이데올로그로 역할을 해온 한국교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나아가 가해자성을 삭제하고 피해자담론을 구축하는 과정에 작동한 미시권력을 규명함으로써 한국전쟁사 연구를 심화하고 그 지평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넷째, 기독교윤리학, 통일신학, 심리상담학, 젠더학(gender studies)을 아우르는 학제적 문제의식을 통해 통합의 인문적 방법론 구축의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다.
    사회적 기여
    첫째, 한국전쟁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기억 전쟁을 비판적으로 성찰함으로써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이들과 오랫동안 침묵의 카르텔에 의해 억압당해온 여성을 ‘말하는 주체’로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집단적 트라우마 치유에 관심을 갖고 회복적 정의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상대를 악마로 규정하고 절멸을 꾀한 분단시대의 증오의 정치학을 극복할 수 있다. 셋째, 한국기독교의 반공주의와 증오의 정치학의 주요 원인이 되는 피해자담론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에 기여할 수 있다. 넷째, 정치적 평화를 넘어 정의로운 평화를 이루기 위한 일련의 통일담론 구축 및 통일운동 추진에 일조할 수 있다. 특히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와 같은 사회운동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한반도 평화ㆍ통일운동, 사회적ㆍ영적 트라우마 극복, 타자의 평화체제와 같은 주제를 함께 탐구하고 모색하는 연구공동체 구성에 기여할 수 있다.
    교육과의 연계 활용방안
    본 연구의 결과물을 논문으로 집필하여 학술지에 게재함으로써 관련분야의 연구자들이 강의와 교육 현장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본 연구에 사용된 모든 자료는 데이터베이스화할 것이며,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물은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이는 역사학, 문화신학, 통일신학, 심리상담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유용한 자원이 될 것이며, 시민사회운동을 위한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 연구요약
  • ▸ 순교자담론과 기억전쟁
    한국전쟁의 전초전이라고 할 제주4.3에 대한 기독교의 기억은 좌익분자들을 소탕한 영웅적 사건이다. 그러나 또 다른 기억은 서북청년단에 의한 잔혹한 제노사이드다. 민간인학살을 둘러싼 정반대의 기억은 아직도 한국전쟁전후의 피해를 둘러싼 기억전쟁이 현재진행형임을 암시한다. 제주4.3의 진압군이었던 서북청년단은 1946년 말 서울YMCA에서 결성되었고, 단원들은 주로 평안도와 황해도 출신으로 공산정권의 핍박에 의해 남쪽으로 내려온 이들이다. 이들은 ‘불같은 신앙’과 강한 반공주의 사상을 가진 자들로 우파보수 패권주의의 든든한 지지세력이었다. 불과 300여 명의 남로당 제주당원을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제주도민 3만 명을 학살한 서북청년단의 만행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 신앙이다. 경도된 신앙은 공산주의에게 가한 폭력을 신성화하였으며, 제주도에 널리 퍼져있는 샤머니즘과 굿당은 척결해야 할 미신과 악으로 규정했다. 서북청년단의 눈에 빨갱이와 내통하는 자들이자 미신에 빠진 악마숭배자로 비친 제주도민들은 기독교 신앙의 이름으로 철저히 척결되어야 할 타자였다.
    ▸ 남성의 증언, 여성의 침묵
    전쟁의 가장 혹독한 피해자이자 목격자이며 생존자는 여성이다. 트라우마로 추체험된 폭력의 공포는 한숨이나 흐느낌, 몸의 통증으로 표현될 뿐 논리성이나 객관성을 갖추기 어려운 연유도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여성을 깊은 침묵 속에 가두는 것은 여성피해의 특성이다. 한국전쟁 중 미군과 한국 남성들에 의해 자행된 전시강간이나 베트남전쟁 때 한국군에 의한 집단성폭력 사건 역시 깊은 침묵 속에 말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스피박(Gayatri Spivak)은 부바네스와리 바두리(Bhubaneswari Bhaduri)의 사례를 들어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한다. 바두리는 자신에게 쏟아진 스캔들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생리 중에 자살한 인도 여성이다. 자살로 인해 아무도 그의 메시지를 제대로 듣지 못하게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되었고, 동시에 자살한 여성은 순결하지 않다는 강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죽음으로 증언하려는 시도마저 실패하고 말았다. 서발턴이 말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완벽한 증거인 셈이다. 트라우마 연구자들에 의하면 사건의 희생자는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서 자신의 불행한 사건을 공감하는 청자를 만나야 한다. 그 동안 한국교회는 반공 이데올로기와 증오의 정치학에 근거하여 가해의 기억을 삭제하려고 하였을 뿐 피해자 특히 여성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았다. 한국 개신교가 현대사의 질곡에서 가담했던 폭력의 역사를 넘어서기 위한 첫걸음은 ‘듣는 공동체’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응보적 정의를 넘어 회복적 정의의 패러다임을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한국 개신교가 ‘듣는 공동체’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담론적 실천적 기반을 회복적 정의와 관련하여 적극 검토할 것이다.
    ▸ 협상하는 주체, 해방된 주체의 재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남성작가들의 작품에서 여성들은 훼손된 민족의 순결을 상징하는 ‘양공주’로 재현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기독교 전기문학에서 여성은 문준경 전도사의 사례가 말해주듯 숭고한 순교자로 재현되어 왔다. 이제는 그동안 전쟁의 트라우마가 재현한 단선적이고 일관된 피해자 여성상이 비가시화한 다양한 여성과 조우할 필요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을 파괴한 전쟁은 가부장적 덕목들에도 균열을 가져왔다. 그 결과 수동적이고 순응적 여성이 생활의 전장인 시장에서 협상의 주체로 탄생한다든가(박경리). 집안의 남자들에게 생존을 의탁할 수 없게 되자 집안의 가장이자 의지의 생활인이 된다든가(박완서), 전쟁의 북새통 속에서 어디든지 갈 수 있었기에 해방을 느꼈다는 여성(Rhee Maija)이 있다. 이 연구는 박경리의 <시장과 전장>(1964), 박완서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1995), Rhee Maija의 <The Voices of Heaven>(2013)를 매개로 전쟁 중의 협상적 주체, 말하는 주체, 해방적 주체 등 다양한 여성주체의 모델을 발굴하고자 한다. 이는 일관되고 고정된 피해자 정체성을 해체하고 새로운 여성주체의 재현을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이 연구는 전쟁의 피해자였던 여성들이 자신들의 피해와 관련하여 ‘말하는 주체’가 되지 못했던 배경에 주목한다. 국가적 차원의 과거사 진상규명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증언과는 대조적으로 여성은 아직도 깊은 심연에서 침묵하고 있다. 그만큼 트라우마가 깊기 때문이다. 이처럼 강력하고 치명적인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 근원을 들여다보고 트라우마의 자양분인 침묵을 깨는 과정이 요청된다. 한국전쟁기 여성이 겪은 피해와 여성주체의 연구가 이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한국전쟁을 두고 벌어지는 ‘기억전쟁’에서 한국 개신교가 과잉대표한 피해자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전장의 또 다른 피해자인 여성들의 증언을 막고 있는 침묵의 카르텔을 드러냄으로써 여성을 말하는 주체로 세우는데 관심한다
  • 영문
  • This article is focused on the background in which women who were victims of the war were unable to become a “speaking subject” in relation to their damage. In contrast to the testimony of men, women are still silent to their past affairs in the deep abyss despite the effort of Korean government to investigate them. Deep trauma may be a main cause. In order to heal such a powerful and deadly trauma, a process of looking into the roots and breaking the silence is required. Research on the damage suffered by women during the Korean War could be the first step towards this. Therefore, this article takes a critical approach to the Korean Protestants’ victim discourse on the Korean War, and reveals the silent cartel that blocks the testimony of women, a victim of the battlefield.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이 연구는 제주 4.3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피해자 의식에 포획되어 가해의 경험을 삭제 또는 비가시화해 온 한국 개신교의 역사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서 시작한다. 전쟁 피해자라는 자의식에 사로잡혀 순교담론을 생산ㆍ유통하면서 반공주의의 핵심 이데올로그 역할을 해온 한국 개신교의 전쟁 트라우마 극복에 하나의 작은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다. 이를 위해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여성 작가들의 자전적 소설에 나타난 다양한 여성 주체를 발굴하여 한국 개신교의 피해자담론과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모델을 모색하는 한편,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 개념을 통해 증오의 논리에 근거한 기억의 정치를 넘어서고자 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제주 4.3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시기에 교회는 숭고한 신앙과 신념을 지키다가 박해당한 공동체라는 기억이 한국 개신교 안에는 뿌리 깊게 존재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집단기억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서 시작하였다. 한국교회는 일정한 서사구조 안에서 학살의 잔혹성을 부각시키고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한국전쟁에 관한 새로운 기억의 정치를 행해 왔다.이 연구는 한국교회의 순교지/순교자 만들기가 한국사회에 끼친 두가지 차원의 효과에 주목하였다. 첫째는 피해자로 호명된 기독교인이 순수한 신앙의 모델로 추앙되면서, 한국교회와 교인에 의한 가해의 경험이 삭제 혹은 비가시화되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특정 죽음을 순교로 명명함으로써 또 다른 죽음을 비가시화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할 여성의 전쟁경험과 서사가 증언되지 못한 채 아직도 침묵 속에 있다. 반공주의와 가부장주의에 근거한 침묵의 카르텔에 의해 억압되어 온 여성은 한국교회의 피해자담론이 삭제한 가해자로서의 기억을 복원하는 작업을 통해서만 ‘말하는 주체’로 설 수 있다고 보았다.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이 차지하는 중대한 위상 때문에 그동안 현대사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국전쟁과 관련한 연구는 상당한 규모로 축적되어 왔다. 그렇지만 한국전쟁과 개신교의 관계에 관한 연구는 교회의 피해 상황을 밝히는데 주력해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을 탈피하여, 한국전쟁 당시 한국교회가 휴전 반대와 북진통일을 적극 지지하는 등 극단적인 반공주의 노선에 서서 전쟁에 깊숙이 개입한 맥락과 지점을 밝히는 작업과 함께, 개신교인들이 신앙적 언어를 구사하면서 폭력을 정당화한 가해 사건에 대한 연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는 반공순교담론을 구축한 한국 개신교의 성격을 재조명하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연구들에서도 여성의 존재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쟁의 피해자였던 여성들이 자신들의 피해와 관련하여 ‘말하는 주체’가 되지 못했던 배경에 주목하였다. 국가적 차원의 과거사 진상규명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증언과는 대조적으로 여성은 아직도 깊은 심연에서 침묵하고 있다. 그만큼 트라우마가 깊기 때문이다. 이처럼 강력하고 치명적인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 근원을 들여다보고 트라우마의 자양분인 침묵을 깨는 과정이 요청된다. 한국전쟁기 여성이 겪은 피해와 여성주체의 연구가 이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이 연구는 한국전쟁을 두고 벌어지는 ‘기억전쟁’에서 한국 개신교가 과잉대표한 피해자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전장의 또 다른 피해자인 여성들의 증언을 막고 있는 침묵의 카르텔을 드러냄으로써 여성을 말하는 주체로 세우는데 집중하였다. 이에 대한 연구결과물을 논문으로 완성하였다.
    연구결과 활용방안으로는 먼저 학문적 차원에서는 한국교회사 연구의 공백지대로 남아있는 한국 전쟁기를 탐구함으로써 초기 수용사나 현대사에 집중된 개신교사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전쟁 이후 기억의 정치 혹은 기억 전쟁을 통해 한국사회의 반공이데올로그로 역할을 해온 한국교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나아가 가해자성을 삭제하고 피해자담론을 구축하는 과정에 작동한 미시권력을 규명함으로써 한국전쟁사 연구를 심화하고 그 지평을 확장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한국전쟁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기억 전쟁을 비판적으로 성찰함으로써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이들과 오랫동안 침묵의 카르텔에 의해 억압당해온 여성을 ‘말하는 주체’로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집단적 트라우마 치유에 관심을 갖고 회복적 정의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상대를 악마로 규정하고 절멸을 꾀한 분단시대의 증오의 정치학을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기독교의 반공주의와 증오의 정치학의 주요 원인이 되는 피해자담론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정치적 평화를 넘어 정의로운 평화를 이루기 위한 일련의 통일담론 구축 및 통일운동 추진에 일조할 수 있다. 특히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와 같은 사회운동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한반도 평화ㆍ통일운동, 사회적ㆍ영적 트라우마 극복, 타자의 평화체제와 같은 주제를 함께 탐구하고 모색하는 연구공동체 구성에 활용될 수 있다. 시민사회운동을 위한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 색인어
  • 한국전쟁, 한국 개신교, 여성주체, 기억의 정치학, 피해자 담론, 회복적 정의, 순교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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