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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닝의 「안드레아 델 사르토」: 빅토리아 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평
Browning’s “Andrea del Sarto”: A Critique of the Victorian Gender Ideology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 #40;B유형& #41;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연구과제번호 2020S1A5B5A17091691
선정년도 2020 년
연구기간 1 년 (2020년 09월 01일 ~ 2021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선희정
연구수행기관 연세대학교& #40;미래캠퍼스& #41;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만약 테니슨(Alfred, Lord Tennyson)이 셸리(P. B. Shelley)와 키츠(John Keats)를 뒤돌아보았다면, 브라우닝(Robert Browning)에게서 우리는 파운드(Ezra Pound), 예이츠(W. B. Yeats), 엘리엇(T. S. Eliot)으로의 연관을 추적할 수 있다.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과 아이러닉한 표현, 거칠고 생생한 구어체 사용은 20세기 시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의 진보적인 사상은 현대적이다. 그의 시인으로서의 성장을 보여준 1855년 시집, 『남성과 여성』(Men and Women)에 수록된 「안드레아 델 사르토」(“Andrea del Sarto”)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뛰어난 기교를 지닌 프레스코 화가인 안드레아(1486-1530)의 시각에서 말해지는 극적 독백으로, 섬세하고 지적인 예술가의 무의식적 자기분석을 통해 표현된 인생과 예술에서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시이다. 이 시는 극적 독백 형식이 거의 완벽하게 보이는 작품으로 시몬스(Arthur Symons)는 이 같은 독백 작품은 이전에도 없었고 아마 능가하는 독백 작품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 하였고, 디베인(William C. DeVane) 역시 “어쩌면 브라우닝이 쓴 가장 훌륭한 극적 독백”이라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RISS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 시를 포함한 연구가 학위 논문 5편과 학술 연구 논문 8편만이 있을 뿐이다. 그 내용은 주로 브라우닝의 시에 나타난 예술가 유형, 미학적 사상, 라캉의 관점에서 본 심리 분석, 사랑과 구원의 문제, 극적 독백에서의 주체성의 구성, 공감과 판단의 문제, 예이츠의 마스크 이론과의 관련이다. 이 작품에 대한 새로운 시선에서의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브라우닝이 사회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인습적인 역할, 권력, 지배 관계에 관심이 있었기에 이 시에서 빅토리아 성(gender) 이데올로기에 대한 브라우닝의 비판에 주목하여 그의 현대성과 전복성, 정치성을 찾아내고자 한다. 「포피리아의 연인」(“Porphyria’s Lover”)이나 「나의 전처 공작부인」(“My Last Duchess”)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의 권력과 지배, 통제 문제인 성에 기반한 힘의 역학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있지만 「안드레아 델 사르토」에서 그의 성 문제에 대한 진보적이고 급진적인 성향을 찾아낸 연구는 아직 없다.
    무대에 올려놓는 것과 같은 극적 독백이라는 객관적인 방식을 통해 빅토리아 시대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에 브라우닝의 시는 사회정치적인 담론일 수밖에 없다. 브라우닝이 정치적 시인이라면 급진적인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썼기 때문이 아니라 극적 독백 자체의 구조면에서 문화적 비평을 하는 가능성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루스(Margaret A. Loose)는 이 시가 1850년 대 이탈리아와 영국에서 브라우닝의 동시대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여성의 움직임과 목소리, 섹슈얼리티에 대한 사회적 통제라는 이슈를 브라우닝이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또한 여성에게서 힘을 빼앗는 것이 어떻게 루크레치아(Lucrezia)뿐만 아니라 안드레아가 지닌 불쾌한 특성을 만들어 내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한다(134).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 대한 성역할과 고정관념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브라우닝의 이 시는 빅토리아 삶에 대한 그의 사회적 비평이기도 하다.
    가부장적 빅토리안 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이 담긴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으로 「안드레아 델 사르토」를 읽는 본 연구는 진보적인 사회 비평가로서의 브라우닝의 모습을 확인한다. 여성을 능동적인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 빅토리아 시대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반증 같은 존재인 루크레치아를 통해 여성을 억압하는 인습에 얽매인 빅토리아 시대 남성 지식인의 한계를 벗어난 브라우닝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아내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Elizabeth Barrett Browning)과 함께 여성 권리와 같은 급진적인 대의를 위한 캠페인에 참여하였던 브라우닝은 양성 평등을 열망하였다. 이 연구의 목적은 빅토리아 시대 ‘별개의 영역’(separate spheres)과 편협한 성 이데올로기 아래에서 엄격한 가부장적 규준/관례에 도전하고 저항하는 브라우닝의 모습을 「안드레아 델 사르토」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헤겔(Georg W. F. Hegel)의 “자기의식” 참조나 비슷한 시기에 쓰인 팻모어(Coventry Patmore)의 시, 『집안의 천사』(The Angel in the House, 1854)에서 나온 이상적인 여성상 ‘집안의 천사’와의 비교는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이 담보하는 전복적인 정치성과 현대성을 보다 견고하게 드러내 줄 수 있어, 새로운 분석을 통한 해석으로 브라우닝의 시가 가진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해 본다. 이와 더불어 문학과 철학이라는 학제간 연구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연구 범위를 확장하는 의의도 있다.
  • 기대효과
  • 이제까지 브라우닝의 “화가 시” 중 하나로 브라우닝의 예술관과 관련하여 주로 다뤄져온 「안드레아 델 사르토」를 페미니즘 시각에서 분석함으로써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이 지니는 전복성과 정치성, 시대를 뛰어 넘는 현대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1. 가장 위대한 빅토리아 시인 중 한 사람인 브라우닝의 시 중에서 가장 훌륭한 극적 독백인 「안드레아 델 사르토」는 국내 연구가 지극히 미비한 작품으로 새로운 시각에서의 연구가 필요한 작품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황량한 심리를 드러내는 인물들이 나오는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에서 어떤 종류의 전복성을 찾아내는 일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빅토리아 문학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킨다.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에 내포된 많은 아이러니와 역설, 전복성 등을 드러내 극적 독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다채롭게 해석할 수 있음을 보이고, 이전의 해석이 아닌 새로운 전복적이고 정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현대적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는데 유용할 것이다.
    2.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과 관계를 그리고 있는 이 시에서 여성에게 억압적인 빅토리아 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과 반란을 찾아냄으로써 시대적, 문화적, 역사적, 정치적 시각에서의 탐구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브라우닝은 국외자 시인(ex-patriot poet)으로서 문화 비평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로써 시인이자 진보적인 사회 비평가로서의 브라우닝을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드라마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형식임을 공고히 하기에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은 그 형식에 의하여 정치적인 예술이 되며 영국 빅토리아 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평을 보여준다는 분석은 이제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성 문제에 대한 브라우닝의 진보적인 성향이 어떻게 극적 독백, 「안드레아 델 사르토」에 나타나는지를 살펴 브라우닝의 정치적 전복성을 찾아내기에 브라우닝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보강해 줄 것이다.
    3. 극적 독백에 등장하는 남녀인물들은 모두 흥미로운 성격 연구의 대상이 된다. 이로써 심리적으로 복잡한 인물을 생생히 창조해내는 브라우닝의 인물 창조 능력에 대한 재발견과 재평가로 이끌 수 있다. 또한 극적 독백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 관계를 통해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와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보다 진지한 인식을 가져오는데 활용할 수 있다.
    4. 빅토리아 시대 ‘별개의 영역’이라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이에 관련된 진화 이론가들의 사상을 살펴보아 19세기의 과학적, 사회적 이론과 문학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사회 속의 문학이라는 19세기 빅토리아 문학의 특성에 대한 이해로 이끌고, 이와 더불어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개념을 다시 재정의하여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에 도달하는데 활용한다.
    5. 남편에게 복종하는 아내와 아이에게 헌신하는 어머니로 빅토리아 시대 여성의 이상을 구현하는 문구인 ‘집안의 천사’는 여성문제, 페미니즘과 연관하여 19세기 후반 영국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문구이다. 빅토리아 시대 이상적인 아내/여성의 이미지인 ‘집안의 천사’가 그려진 1854년 팻모어의 시, 『집안의 천사』는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점점 인기를 끌어 19세기는 물론 21세기에도 그 영향력이 계속되고 있다. 크루스딕(Christine E. Crouse-Dick)은 ‘집안의 천사’에 대한 동시대 내러티브가 현재 미국에서 발행되는 여성 라이프스타일 잡지 『진짜 심플』(Real Simple)에 존재하고 명백히 ‘집안의 천사’ 내러티브가 21세기에도 살아있다고 주장한다. 아직까지도 그 영향력이 살아있는 ‘집안의 천사’를 통해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남녀 성역할에 대한 변화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성(gender) 문제에 있어 인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6. 학제간 융합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남녀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참조한다. 철학을 19세기 문학 비평에 적용함으로써 문학과 다른 학문과의 의미 있는 연관성을 인식하고, 문학 작품 이해에 필요한 기타 관련 학문과의 연계성의 확인으로 영문학 교육의 지평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리라 예상된다. 또한 다양한 철학 이론을 문학에 접목시키는 후속 연구의 발판이 되리라 기대한다.
    7. 대표적인 빅토리아 시대 시이지만 이탈리아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안드레아 델 사르토」를 교육 현장에서 가르칠 때 실존했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화가 안드레아의 그림이라는 시각적 매체를 적극 활용하여 실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더욱 불러일으켜 요즘의 시각적 자료에 친근하고 예민한 학생들이 영시에 더욱 흥미를 느끼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할 것이다.
  • 연구요약
  •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 「안드레아 델 사르토」에서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엄격하고 편협한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반발을 읽어내 진보적인 사회 비평가로서의 브라우닝의 위치를 확인하고자 하는 본 연구는 남성과 여성을 별개의 영역으로 갈라놓는 빅토리아 시대 성 이데올로기와 팻모어의 ‘집안의 천사’와의 비교로 여성에게 억압적이고 동시에 남성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빅토리아 가부장적 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브라우닝의 저항과 비판을 읽어낸다. 이를 위해 빅토리아 시대, ‘별개의 영역’ 이론과 성 이데올로기 전반과 진정한 여성성, 남성성에 관한 자료를 연구하고, 지배와 종속의 관계에 대한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과 “자기의식”이 담긴『정신현상학』, 팻모어의 시 『집안의 천사』, 그리고 실제 안드레아가 그렸던 그림 『하피스의 성모』(Madonna of the Harpies)를 분석에 포함한다. 그리하여 연구 성과 확산 활동으로 수업에서 문학과, 철학과 미술이라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일깨워 학제간 연구를 위한 토대가 된다.
    1. 남성과 여성의 ‘별개의 영역’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별개의 영역’은 남자와 여자가 선천적으로 다른 영역에서 뛰어난 성향을 지녀 여자는 집안과 아이를 돌보고 남자는 바깥, 공적인 영역에 맞도록 만들어졌다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이다. 이러한 빅토리아 시대 분리된 ‘별개의 영역’ 이론을 뒤집는, 인습적인 성역할이 바뀐 것 같은 안드레아와 루크레치아로 인하여「안드레아 델 사르토」는 남자답지 못하고 여자답지 못한 행동에 대한 연구로 읽힐 수 있다. 안드레아는 보통의 경우와 달리 일터와 가정이 분리되지 않아 예술 생산이라는 공적 영역과 결혼 관계라는 가정의 영역의 교차점, 교집합인 가정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경계인 창가에 위치한 루크레치아는 밖으로 나가 안드레아보다는 공적 영역을 즐긴다. 전통적인 성역할은 전도되고 성차는 흐려진다.
    자의식, 불안, 의기소침, 자기 연민, 패배의식 등 총체적 난국에 처한 이 시의 화자인 안드레아는 보통 브라우닝의 남성 독백자들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가 없는 남성다움이 위기에 처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빅토리아 시대 남성들은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개념에 너무 의존함으로 역설적이게도 나약해 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에 나오는 주인과 노예의 관계와 일맥상통한다. 헤겔은 지배와 종속의 관계를 전도의 개념으로 지적한다. 여성을 종속시키고 지배하게 되면 남성도 전도되어 스스로 종속적인 존재가 되어 버린다. 잘못된 성역할을 고수하는 한 실패에서 벗어날 수 없다.
    2. 루크레치아 - ‘집안의 천사’가 아닌 ‘집안의 팜므파탈’
    브라우닝이 그린 루크레치아는 자기희생과 가족에 대한 의무, 봉사를 통해서 자아를 실현하게 된다는 빅토리아조 남성의 생각과 사회의 일반적인 통념인 ‘집안의 천사’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이다. 빅토리아 시대가 여성에게 기대했던 도덕적으로 선하고, 섬세하고 자기희생적이고 순결한 것과 거리가 먼 그녀는 좋은 아내가 아니다. 1850년대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여성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논의가 가열되었고, 이 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당시 이탈리아와 영국에서 활발하게 공적으로 논의되던 여성의 성적 지위에 관한 문제이다. 그리하여 예술가의 딜레마를 주제로 하면서 동시에 여성에 대한 규제와 반항이라는 문제도 다루는 이 시는 섹스, 돈, 가정 생활로부터의 자유가 목적인 열망하는 여인과 그러한 목적을 이루려는 그녀를 통제하려고 애쓰는 나약한 남편을 함께 그린다.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루크레치아는 전형적인 팜므파탈로 그려져 애써서 만류하는 남편을 버리고 당당히 “사촌”(정부)을 만나러 간다. 실제 화가 안드레아는 그녀를 모델로 해서 성모 마리아를 그렸는데, 『하피스의 성모』그림에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자 머리와 새의 몸을 가진 부정(不淨)하고 탐욕스러운 괴물인 하르피아이(harpies)가 조각되어 있는 받침대 위에 성모 마리아가 서 있는 것은 루크레치아의 팜므파탈적인 면모를 드러내준다. 이 시에서 놀라운 점은 섹슈얼리티를 드러내는 전형적인 팜므파탈로서의 루크레치아를 그리면서도 비난은 안드레아에게 향하게 해놓았다는 점이다. 안드레아의 예술적인, 정서적인, 정신적인 실패는 결국 그 자신에게서 온 것이다. 이렇게 루크레치아는 독자의 비난을 비껴가고, 빅토리아 시대 문학에서 팜므파탈이 당당히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드러내도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이 신선한다. 이 시에서 브라우닝은 빅토리아 시대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억압적인 태도에 저항하고, 전형적인 남성상이 남성에게도 파괴적일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19세기 영국 낭만주의 시인 키츠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영미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미국의 페미니스트 영화연구가인 카자 실버만(Kaja Silverman)의 저서 『음향적 거울: 정신분석과 영화에서의 여성의 목소리』(The Acoustic Mirror: The Female Voice in Psychoanalysis and Cinema, 1988)는 흥미로운 분석 거리를 제공한다. 실버만은 시각적 영역에서 ‘남성의 응시’(male gaze)를 들고 나온 멀비(Laura Mulvey)에 이어 목소리의 재현에서도 성적 불평등이 있음을 지적하며 ‘여성의 목소리’를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헐리우드 영화가 지속적으로 남성 주체에게 권위 있는 시각, 언어 능력, 청력을 부여한다고 분석한 실버만은 영화 사운드트랙에서 어떻게 성적 차이가 구성되는지를 밝혀 여성의 목소리는 전통적으로 권위 있는 발화를 박탈당하고, 고전 영화는 여성의 목소리를 상징계(the Symbolic) 바깥에 두는 대부분의 정신분석학 이론과 동일한 패러다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 주체를 이론화하는 중요한 작업이며 성차라는 개념에 의해 시각만큼이나 엄격히 조직된 영화 사운드에 대한 실버만의 연구에 따르면 언명하는(enunciative) 힘은 여성으로부터 억제되고 있다. 실버만의 이론이 영화 이론이긴 하지만 문학과 영화는 모두 서사 예술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초기에 영화가 문학/소설적 기법과 양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에 문학에 적용해도 큰 무리는 없고, 문학과 영화 이론이 만나는 지점인 정신분석학에 기초한 페미니즘이 이 둘을 연결시켜 준다.
    본 연구는 실버만에게서 힌트를 얻어 두 시에서 신비롭고 수수께끼 같은 여성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단정짓는 남성의 목소리와 신뢰할 수 없는 여성의 목소리에 초점을 맞춘다. 여성이 ‘남성의 응시’를 통한 시각적 볼거리라면 청각적 측면에서는 권위 있는 ‘남성의 목소리’가 그 정체성을 결정하는 대상이다.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담론이 어떻게 여성의 목소리를 억압하는지 보여준다. 또한 실버만은 이제껏 어떤 비평가도 주목한 적 없는 “무자비한 미녀”의 첫 번째 화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최초 화자인 질문자를 영화에서의 “육체와 분리된 남성 보이스오버”로 분석하는 것은 이제까지 연구된 적 없는 시도이다. 본 연구는 실버만의 페미니즘 영화 이론을 키츠 시에 적용하여 그의 로맨틱한 시에 내재되어 있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청각적 측면에서 드러낸다. 페미니즘 영화 이론으로 키츠 시 읽기라는 신선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하여 키츠의 시가 가진 의미를 재조명해 여성성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키츠의 성 정치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페미니즘 영화 이론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키츠의 시를 재조명하는 작업은 장르 간 경계를 허무는 현대적 의미를 지니며, 영화와 문학이라는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의의도 있다.
  • 영문
  • This essay argues that “Andrea del Sarto,” probably Robert Browning’s greatest short dramatic monologue, shows that the poet takes up the gender issue and deals with (un)manliness, gender roles, and female sexuality, and that the poem demonstrates Victorian men are weakened by their dependency on the power they have over women. The male character’s enervation derives from the Victorian concept of masculinity, which held that power and autonomy were a privilege reserved for men, not women. “Andrea del Sarto” might be read as a study in unmanly and unwomanly conduct. It is Lucrezia who plays the “dominant” role—reserved in Victorian gender dynamics for men, while Andrea is in the “passive” position—believed by Victorians to be the role of women. Lucrezia displays clear features which are atypical of the popular ideal woman image of Victorian society—“the angel in the house,” like submissiveness, self-sacrifice, passiveness, and gentleness. Browning’s poem is, in certain respects at least, an astonishingly strong anti-patriarchal polemic. This essay tries to show Browning’s resistance and criticism against the Victorian patriarchal gender politics, which is oppressive for women and undesirable for men at the same time. Reading “Andrea del Sarto” as Browning’s dramatic monologue with a critique of patriarchal Victorian gender ideology, this paper confirms Browning as a progressive social critic who questioned the Victorian traditional separate spheres ideology.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19세기 영국 낭만주의 시인 키츠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영미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미국의 페미니스트 영화연구가인 카자 실버만(Kaja Silverman)의 저서 『음향적 거울: 정신분석과 영화에서의 여성의 목소리』(The Acoustic Mirror: The Female Voice in Psychoanalysis and Cinema, 1988)는 흥미로운 분석 거리를 제공한다. 실버만은 시각적 영역에서 ‘남성의 응시’(male gaze)를 들고 나온 멀비(Laura Mulvey)에 이어 목소리의 재현에서도 성적 불평등이 있음을 지적하며 ‘여성의 목소리’를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헐리우드 영화가 지속적으로 남성 주체에게 권위 있는 시각, 언어 능력, 청력을 부여한다고 분석한 실버만은 영화 사운드트랙에서 어떻게 성적 차이가 구성되는지를 밝혀 여성의 목소리는 전통적으로 권위 있는 발화를 박탈당하고, 고전 영화는 여성의 목소리를 상징계(the Symbolic) 바깥에 두는 대부분의 정신분석학 이론과 동일한 패러다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 주체를 이론화하는 중요한 작업이며 성차라는 개념에 의해 시각만큼이나 엄격히 조직된 영화 사운드에 대한 실버만의 연구에 따르면 언명하는(enunciative) 힘은 여성으로부터 억제되고 있다. 실버만의 이론이 영화 이론이긴 하지만 문학과 영화는 모두 서사 예술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초기에 영화가 문학/소설적 기법과 양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에 문학에 적용해도 큰 무리는 없고, 문학과 영화 이론이 만나는 지점인 정신분석학에 기초한 페미니즘이 이 둘을 연결시켜 준다.
    본 연구는 실버만에게서 힌트를 얻어 두 시에서 신비롭고 수수께끼 같은 여성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단정짓는 남성의 목소리와 신뢰할 수 없는 여성의 목소리에 초점을 맞춘다. 여성이 ‘남성의 응시’를 통한 시각적 볼거리라면 청각적 측면에서는 권위 있는 ‘남성의 목소리’가 그 정체성을 결정하는 대상이다.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담론이 어떻게 여성의 목소리를 억압하는지 보여준다. 또한 실버만은 이제껏 어떤 비평가도 주목한 적 없는 “무자비한 미녀”의 첫 번째 화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최초 화자인 질문자를 영화에서의 “육체와 분리된 남성 보이스오버”로 분석하는 것은 이제까지 연구된 적 없는 시도이다. 본 연구는 실버만의 페미니즘 영화 이론을 키츠 시에 적용하여 그의 로맨틱한 시에 내재되어 있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청각적 측면에서 드러낸다. 페미니즘 영화 이론으로 키츠 시 읽기라는 신선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하여 키츠의 시가 가진 의미를 재조명해 여성성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키츠의 성 정치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페미니즘 영화 이론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키츠의 시를 재조명하는 작업은 장르 간 경계를 허무는 현대적 의미를 지니며, 영화와 문학이라는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의의도 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이제까지 브라우닝의 “화가 시” 중 하나로 브라우닝의 예술관과 관련하여 주로 다뤄져온 「안드레아 델 사르토」를 페미니즘 시각에서 분석함으로써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이 지니는 전복성과 정치성, 시대를 뛰어 넘는 현대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활용계획을 가지고 있다.
    1. 빅토리아 시인 중 그 위대함에 걸맞은 연구가 부족한 브라우닝에 대한 연구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다양한 주제와 시각의 연구가 부족한 브라우닝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켜 그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특히 「안드레아 델 사르토」는 그의 가장 뛰어난 극적 독백인데도 국내 연구가 지극히 미비한 작품으로 새로운 시각에서의 연구가 필요한 작품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황량한 심리를 드러내는 인물들이 나오는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에서 어떤 종류의 전복성을 찾아내는 일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빅토리아 문학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킨다.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에 내포된 많은 아이러니와 역설, 전복성 등을 드러내 극적 독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다채롭게 해석할 수 있음을 보이고, 이전의 해석이 아닌 새로운 전복적이고 정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현대적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는데 유용할 것이다.
    2. 기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과 관계를 그리고 있는 이 시에서 여성에게 억압적인 빅토리아 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과 저항을 찾아냄으로써 시대적, 문화적, 역사적, 정치적 시각에서의 탐구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브라우닝은 국외자 시인(ex-patriot poet)으로서 문화 비평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로써 빅토리아조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진보적인 사회 비평가로서의 브라우닝을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드라마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형식임을 공고히 하기에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은 그 형식에 의하여 정치적인 예술이 되며 영국 빅토리아 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평을 보여준다는 분석은 이제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성 문제에 대한 브라우닝의 진보적인 성향이 어떻게 극적 독백, 「안드레아 델 사르토」에 나타나는지를 살펴 브라우닝의 정치적 전복성을 찾아내기에 브라우닝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보강해 줄 것이다.
    3. 극적 독백에 등장하는 남녀인물들은 모두 흥미로운 성격 연구의 대상이 된다. 이로써 심리적으로 복잡한 인물을 생생히 창조해내는 브라우닝의 인물 창조 능력에 대한 재발견과 재평가로 이끌 수 있다. 또한 극적 독백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 관계를 통해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와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보다 진지한 인식을 가져오는데 활용할 수 있다.
    4. 빅토리아 시대 ‘별개의 영역’이라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이에 관련된 진화 이론가들의 사상을 살펴보아 19세기의 과학적, 사회적 이론과 문학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사회 속의 문학이라는 19세기 빅토리아 문학의 특성에 대한 이해로 이끌고, 이와 더불어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개념을 다시 재정의하여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에 도달하는데 활용한다.
    5. 남편에게 복종하는 아내와 아이에게 헌신하는 어머니로 빅토리아 시대 여성의 이상을 구현하는 문구인 ‘집안의 천사’는 여성문제, 페미니즘과 연관하여 19세기 후반 영국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문구이다. 빅토리아 시대 이상적인 아내/여성의 이미지인 ‘집안의 천사’가 그려진 1854년 팻모어의 시, 『집안의 천사』는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점점 인기를 끌어 19세기는 물론 21세기에도 그 영향력이 계속되고 있다. 크루스딕(Christine E. Crouse-Dick)은 ‘집안의 천사’에 대한 동시대 내러티브가 현재 미국에서 발행되는 여성 라이프스타일 잡지 『진짜 심플』(Real Simple)에 존재하고 명백히 ‘집안의 천사’ 내러티브가 21세기에도 살아있다고 주장한다. 아직까지도 그 영향력이 살아있는 ‘집안의 천사’를 통해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남녀 성역할에 대한 변화와 현재 인식을 추적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성(gender) 문제에 있어 인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6. 학제간 융합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남녀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일부지만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참조한다. 철학을 19세기 문학 비평에 적용함으로써 문학과 다른 학문과의 의미 있는 연관성을 인식하고, 문학 작품 이해에 필요한 기타 관련 학문과의 연계성의 확인으로 영문학 교육의 지평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리라 예상된다. 또한 다양한 철학 이론을 문학에 접목시키는 후속 연구의 발판이 되리라 기대한다.
    7.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화가 안드레아의 그림이라는 시각적 매체를 적극 활용하여 실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더욱 불러일으킬 것이다.
  • 색인어
  • 브라우닝, 「안드레아 델 사르토」, 빅토리안 성 이데올로기, 별개의 영역, 집안의 천사, 팜므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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