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 대학에서 발간한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의 뜻풀이에 오류가 있는 경우, 이를 바로잡아 사전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 뜻풀이 오류는 ‘감’과 ‘해장’ 관련 어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고 ...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 대학에서 발간한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의 뜻풀이에 오류가 있는 경우, 이를 바로잡아 사전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 뜻풀이 오류는 ‘감’과 ‘해장’ 관련 어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 ‘감또개, 감똑’을 ‘꽃과 함께 떨어진 어린 감’이라 하고 있다. 감꽃은 먹기도 하고, 목걸이를 만들어 놀이에 사용했다. 어린 감은 매우 작아 먹을 수 있는 살이 없어 먹지 않는다. 감 재배 지역에서 ‘감꽃과 함께 떨어진 어린 감’을 지칭하는 어휘가 없다. ‘감또개’는 ‘어린 감’이 아니라 ‘감꽃’이나 ‘감말랭이’를 이중적으로 가리킨다. ‘감똑’은 ‘감꽃’과 ‘감 건조장’을 이중적으로 가리킨다. 특별한 용도가 없는 어린 감을 지칭하는 명칭이 국어사전에 ‘감또개, 감똑’으로 잘못 등재되어 있다.
‘감꽃’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어휘를 쓰고 있다. 국어사전과 지역 방언에서 ‘감꽃’ 관련 어휘의 쓰임이 서로 상이함을 알 수 있다. 곶감 건조장을 전북 완주군 고산면에서는 황태덕장의 ‘덕’처럼 ‘감덕’이라 하고, 전북 남원 산내면과 경상도에서는 ‘감똑, 감독’이라 한다. 경상도에서는 ‘덕’을 ‘독’과 된소리 ‘똑’으로 발음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 중 의미를 추가해야 할 어휘가 ‘해장’이다. ‘해장’은 ‘전날의 술기운을 풀기 위해 해장국 따위와 함께 조금 마시는 술’이란 의미의 해정(解酲)에서, 해장국은 해정국(解酲-)에서, 해장술은 해정주(解酲酒)에서 유래한 것으로 풀이한다. 사전의 ‘해장’ 뜻풀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의미는 [+국 종류의 음식 또는 술]과 [+술 해독]이다.
‘해장’이 ‘식전 해뜨기 전’임을 알 수 있는 어휘가 ‘해장떡’이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두물머리)와 그 맞은편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 목계나루에서 먹는 ‘해장떡’이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는 황포돛단배에 짐을 싣고 강원도 영월에서 서울 마포, 행주까지 오가면서 뱃사공들이 허기진 배를 채우던 떡이 ‘해장떡’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에서는 이름이 ‘국말이떡’으로 변했다. ‘해장하다, 해장술, 해장주, 해장국’이 사전 표재어로 등재되어 있다. 반면에 ‘해장떡, 국말이떡’은 등재되어 있지 않다.
오늘날은 ‘해장’이 쓰이고 있지만 문헌에서는 ‘해정’이 먼저 보인다. 100여 년 전의 문헌에서는 ‘해정(解酲)’이 쓰였고, ‘해장’은 1957년에 나타난다. 1920-30년대는 ‘해정’과 ‘해장’이 혼용되던 시기이고, 1950년대 이후에는 주로 ‘해정’은 쓰이지 않고 ‘해장’이 많이 쓰인다. 1980-81년에 채록한 한국구비문학대계 경상북도 안동시와 영덕군의 자료에서 ‘해정’과 ‘해정술’을 볼 수 있다.
‘해장떡, 국말이떡, 해장국’은 아침 해뜨기 전, 해장에 먹던 국으로, ‘해장’이 ‘식전, 해뜨기 전’의 의미가 전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방언에서 ‘해장’이 [+음식]뿐만 아니라 [+식전(시간)]의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다. 전북의 전 지역과 충남 부여시, 논산시, 경남 밀양시 지역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전’의미의 ‘해장’은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쓰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문학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장’이 [+음식]인데 [+식전]에 먹는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격식을 차려서 먹기보다는 ‘간단하게’ 요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해장거리도 안 되는 녀석’에서 ‘해장’이 [+음식], [+식전], [+간단한] 중에서 [+간단한]에 의미의 중점을 두어 새로운 의미로 확장하는 예를 볼 수 있다. [+간단한]은 ‘시간이나 일의 범위가 짧은 시간에 처리할 만한 정도’의 의미이다. 시간상으로 ‘해장 무렵, 식전, 새벽 즈음’ 의미를 보이는 어휘들로 ‘해장결, 해장어름, 해장가락’은 충청도 방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