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당초 계획에 따라 자료 수집 및 유형별 서사 분석, 숭시의 특징 연구, 관련 참고문헌 검토 등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주4·3 관련 증언록과 제주4·3소설에 기입된 숭시담 20편을 수집하였다. 둘째, 숭시의 특 ...
본 연구에서는 당초 계획에 따라 자료 수집 및 유형별 서사 분석, 숭시의 특징 연구, 관련 참고문헌 검토 등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주4·3 관련 증언록과 제주4·3소설에 기입된 숭시담 20편을 수집하였다. 둘째, 숭시의 특성을 중심으로 이들 숭시담을 ‘천체나 기후상의 숭시’, ‘동물상의 숭시’, ‘식물상의 숭시’, ‘인간사의 숭시’등으로 유형화하였다. 셋째, 유형별 서사 구조를 이루는 숭시, 피해, 불안 등 각 서사적 요소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수집, 분류, 분석 과정을 통해 숭시담의 서사적 의미로서 제주4·3사건에 대한 도민들의 시각을 규명하였다. 이상의 연구 내용을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후상의 숭시]
여기에 속하는 숭시는 우선 천체의 수(두 개)와 기후 현상과 관련된 색(검은, 붉은: 둘다 세상을 불태운다는 의미)에 있어서의 이변이라는 점에서 두 편으로 갈리어 투쟁하는 제주4·3 당시의 이념적 대립과 재난적 상황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개의 천체는 싸리비 모양의 샛별, 검은 연기에서 생성된 붉은 노을, 마른 하늘에 날벼락 등과 같이 자연 현상의 이상 작동, 법칙의 어그러짐, 이로 인한 세상의 혼란과 붕괴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유형의 숭시는 인간 세상을 지배하는 자연 법칙상의 이변을 통해, 재난으로서 4·3의 심각성, 치명성을 가장 크게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검은 연기 등을 통해서는 토벌대의 만행을, 날벼락을 통해서는 그에 대한 강력한 비판 의식을 토로한다고 할 수 있다.
[동물상의 숭시]
여기에 속하는 숭시는 대부분 동물의 이상 증식과 관련된 것이다. 때아니게 개, 쥐, 올챙이, 물뱀 등이 불어나 있는 것이 이변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증식이 이변으로서 전란을 암시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그 자체의 떼죽음이나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는 전란의 피해 특히, 대규모 살상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소들의 울부짖음도 해당될 것이다. 또한 다수라는 점에서는 증식과 무관하지 않지만, 멸치잡이 그물에 걸렸다는 점에서 쥐떼의 경우 엉뚱한 곳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이변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멸치, 물뱀, 올챙이 등은 수산물이 흔하고 물이 귀해 연못물을 마셔야 하는, 제주 지역의 특징이 잘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의 특징들로 보건대, 이 유형의 숭시는 동물의 증식과 떼죽음이라는 이변을 통해, 재난으로서 4·3의 치명성 특히, 대규모 학살을 강조하면서 토벌대의 만행에 대한 비판 의식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식물상의 숭시]
여기에 속하는 숭시 역시 대부분 식물의 이상 증식과 관련된 것이다. 그중 대나무에 꽃이 핀다는 희귀한 현상과 감이나 동백 씨앗의 이상 위치 등은 자연 법칙의 어그러짐이라는 점에서, 이변으로서 제주4·3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동백, 낸시, 대나무 등은 제주 지역 산물이라는 점에서 제주 지역에 특유한 흉조담으로서의 특성을 잘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특징들로 보건대, 이 유형의 숭시는 식물의 증식과 이상 현상이라는 이변을 통해, 재난으로서 4·3의 특성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인간사의 숭시]
여기에 속하는 숭시는 편싸움처럼 갈등, 대립하는 제주4·3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린 아이나 청년들의 시위, 저항을 통해 좌익에 대한 비판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국법’에 저항하는 것 자체가 ‘큰 일’ 즉, 이변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위의 세 가지 유형의 숭시가 대체로 토벌대의 만행에 대한 비판을 함축한다면 여기에서는 좌익의 행태에 대한 우려를 토로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돌림병과 민란 자체가 재앙으로서 4·3에 대한 암시를, 이유 없는 허전함이라는 심리적 현상은 4·3이라는 재난 당시의 불안, 공포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상의 연구를 바탕으로 학술대회에서 1회 발표, 학술지에 1편의 논문을 게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