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조선시대 한자로 표기된 문헌자료를 언해하거나 유물에 명칭을 부여할 때 시대에 적합한 우리말 명칭을 제시하고자 하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다. 연구 대상은 용어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를 담고 있는 조선시대 어휘집 중 한자명칭에 대응되는 한글명칭을 확인 ...
본 연구는 조선시대 한자로 표기된 문헌자료를 언해하거나 유물에 명칭을 부여할 때 시대에 적합한 우리말 명칭을 제시하고자 하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다. 연구 대상은 용어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를 담고 있는 조선시대 어휘집 중 한자명칭에 대응되는 한글명칭을 확인 할 수 있는 6종의 한자학습서《訓蒙字會》,《新增類合》,《兒學編》,《字類註釋》,《正蒙類語》, 《通學徑編》과 7종의 외국어학습서《譯語類解》,《譯語類解補編》,《同文類解》,《蒙語類解》,《蒙語類解補編》,《倭語類解》,《方言類釋》이다. 이들 어휘집에서 쓰개, 족의, 의복, 수식, 직물에 관련된 어휘들을 발췌하여 하나의 한자 표제어를 중심으로 보았을 때 다수의 언해명칭을 가지는 경우와 하나의 언해명칭이 다수의 한자표기를 가지는 경우를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이를 통해 시대에 따른 명칭의 변화상을 해석하고, 동의어, 다의어에 해당되는 명칭들을 분석하여 하나의 명칭이 갖는 의미를 구체화하고자 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자 표제어에 대한 우리말 풀이를 통시적으로 보면 冠, 冕, 巾, 靴, 襦, 襖子, 綃와 같이 시대에 따라 구체적인 명칭으로 변화되는 경우와 袍, 釵(子), 絹子, 紗, 羅, 綾(子), 錦, 穀과 같이 구체적인 명칭들이 포괄적인 명칭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한자표제어에 대한 우리말 풀이에 있어 시대에 따라 표기가 변화되는 명칭들에는 木屐, 袴, 珥, 紬, 綾, 羅, 穀, 氊이 있었고, 이들은 의미에는 변화 없이 단순히 표기만 변화되는 것으로서 古語에서 현대어로 바뀌는 것이었다.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사용되는 한글명칭 중 곳갈, 고의, 운혜, 동곳, 삼승이 개념 정의에 있어 차이가 있었는데, 이들은 조선시대에 보다 넓은 의미로 사용된 명칭이거나 지금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된 명칭이었다.
하나의 표제어를 중심으로 보면 조선시대 全般에 걸쳐 언해가 변화되지 않은 명칭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鞋, 鞵, 履, 舃, 靸, 屨는 ‘신’, 裳과 裙은 ‘치마’, 袈와 裟는 ‘가사’, 裘는 ‘갓옷’, 簪과 笄는 ‘비녀’, 帶는 ‘[띠]’, 布는 ‘뵈[베]’로만 언해되었다. 언해명칭을 중심으로 보면 조선시대 全般에 걸쳐 ‘갓, 감토, 보션, 신, 화, 치마, 바지, 적삼, 비녀, 띠, 베, 깁, 비단’이 지속적으로 사용된 한글명칭이었다.
하나의 표제어에 대한 다양한 언해명칭이 있는 복식에서 보면 동의 관계 명칭들을 확인 할 수 있었는데, 같은 복식을 두고 두개 이상의 명칭으로 표기되는 대등한 관계의 동의어에는 격지와 나모신, 저구리옷과 동돌, 등지게와 갓동옷, 달외와 낭자, 짓비단과 왜단, 주사와 즈우샤, 주사와 무뤼, 무자와 허자, 누역과 사의, 빈혀와 잠, 모시와 져포가 있었다. 또한 갓모로 언해되는 ‘油帽, 雨籠, 油窧, 帽窧’, 귀엿골로 언해되는 ‘珥, 耳墜, 耳墜子, 耳環’, 유삼으로 언해되는 ‘雨衣, 油衫’, 중의로 언해되는 ‘褌, 中衣, 單袴’, 태모시․테모시로 언해되는 ‘苧麻, 線麻’, 주사로 언해되는 ‘縐紬, 縐紗, 湖縐, 走紗’, 무로 언해되는 ‘毼子, 氁子, 褐子, 許子’, 모단으로 언해되는 ‘冒段, 肙段, 帽段’, 화포로 언해되는 ‘印花布, 花布’, 쳥삼승으로 언해되는 ‘毛靑布, 靑三升, 三梭布’들이었다. 이상을 통해 당시 한자명칭에 대한 한글 동의어 명칭을 확인할 수 있었고, 복식명칭에 한자어와 한글표기가 혼용되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나의 명칭이 표기가 다른 명칭의 의미를 완전히 포괄하는 포섭 관계의 동의어에는 곳갈과 수식, 단령과 관대, 보션과 쳥 등으로, 의미가 큰 명칭이 작은 의미의 명칭들을 포섭하고 있어 복식명칭의 의미의 범위를 확인할 수 있다. 용도, 형태에서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명칭이 같은 부분 관계 동의어에는 바지와 고의, 적삼과 한삼과 같이 용도의 차이로 부분 관계에 있거나 감토와 갓, 널쿠와 삿갓과 같이 용도는 같으나 형태의 차이로 부분 관계에 있었는데, 이를 통해 유사한 명칭들 간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한글명칭에 다양한 한자표기가 있는 명칭에서 보면 다의어 명칭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들은 형태, 용도, 재료 등에 있어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는 다수의 한자명칭을 하나의 한글명칭이 포괄하는 것으로, 감토, 갓, 휘항, 신, 젹삼[적삼], 치마, 바지, [띠], 빈혀[비녀], 깁, 비단, 삼승이었다. 또한 공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한자명칭 중 갓, 사모, 감토를 모두 포괄한 帽와 도포, 주의, 웃옷을 모두 포괄한 袍도 다의어임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