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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사 발렌수엘라의 작품에 나타난 기억과 트라우마의 양상
이 보고서는 한국연구재단(NRF,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이 지원한 연구과제( 루이사 발렌수엘라의 작품에 나타난 기억과 트라우마의 양상 | 2005 년 신청요강 다운로드 PDF다운로드 | 조혜진(고려대학교) ) 연구결과물 로 제출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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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번호 A00073
선정년도 2005 년
과제진행현황 종료
제출상태 재단승인
등록완료일 2009년 12월 28일
연차구분 결과보고
결과보고년도 2009년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이 논문의 목적은 중남미의 대표적인 독재소설 작가이자 중남미의 대표적 여성작가 루이사 발렌수엘라의 소설에 나타난 트라우마의 사후적 증상을 살펴보고, 이것이 아르헨티나의 역사적 과제에 어떻게 응전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발렌수엘라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삶의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고, 의사소통이 제한되거나 단절됐으며, 진정성을 띤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외로운 섬 같은 존재들로 제시된다. 자아 정체성이 파괴된 그들은 이름이 없거나 복수(複數)의 이름을 지닌다. 이들은 모두 아르헨티나 인이며, 군부독재의 경험으로 인해 계속해서 과거의 시간에 묶인 채 현재의 삶을 살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 논문의 문제의식은 아르헨티나 민주화 이후에도 발렌수엘라가 앞서 거론한 인물유형을 제시하며 계속해서 ‘추악한 전쟁’ 시기에 대한 논의를 소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하였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추악한 전쟁’이라고 불리는 군사독재 시기(1976~1983)에 3만여 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군 당국에 의해 실종되었다. 이것은 비단 실종자와 그 가족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었다. “가톨릭 가치 수호와 질서회복”이라는 기만적인 기치 아래 국가적 차원에서 행해진 체계적인 테러리즘으로 인해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수년간 고통스러운 생활을 영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성과를 거둔 공식적인 과거청산 작업은 1983년 알폰신 정부 하에 조직된 ‘실종자 진상조사 국가위원회’가 실종자의 가족과 친척, 생존자들의 증언을 채록하고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수집하여 ‘추악한 전쟁’의 진상을 밝히는 5만여 쪽의 보고서를 작성하여 출판한 것뿐이다.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인 군부정권 최고 책임자들에게 중형이 선고되었지만 결국 모두 사면 처리되거나 가택연금에 그쳐 사법적 의미에서의 진척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정부가 수립된 지 이십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발렌수엘라가 계속해서 아르헨티나의 과거사를 거론하는 이유는 그녀의 작품이 앞서 언급한 미진한 과거청산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발렌수엘라는 “아르헨티나는 국가테러라는 희대의 공포라는 과거의 기억을 지워버리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여성이 문학을 통해 정치적인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한 장애물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본다. 여성작가의 수준급 작품들이 군부독재기를 간접적으로라도 언급하면 많은 비평가와 편집자들이 군사독재는 식상한 주제이며, 기회주의적인 주제라고 폄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발렌수엘라가 천착하고 있는 기억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억압된 기억이 무의식에 남아 병리적 증상으로 발현되는 트라우마를 중심으로 연구함으로써 발렌수엘라의 주인공들, 나아가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억압된 기억을 회복하여 이것을 아르헨티나 역사에까지 확대하도록 하겠다.

    먼저, 본론의 첫 장에서는 20세기 후반 아르헨티나 역사를 다루었다. 그럼으로써 군부독재정권이 나타나게 된 배경을 파악하고 발렌수엘라가 증언적 성격의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던 당위성을 연결 짓고자 했다. 또한 중남미 역사소설 및 증언소설에서 발렌수엘라가 차지하는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그 다음 장에서는 기억과 트라우마에 관한 일반 이론을 다루었다. 여기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폭발적으로 일어난 기억 담론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루었다. 그 중 무의식의 영역을 개척한 프로이트가 중요하게 사용하는 기억 및 트라우마와 멜랑콜리 개념을 기본적인 이론으로 선택하였다. 아울러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개념을 차용하며 자신의 독자적인 이론을 구축한 역사학자 라카프라의 트라우마 이론을 중요하게 다루었다.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이 의학적ㆍ임상적인 영역에서 다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문학작품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층위가 다를 뿐만 아니라 라카프라는 트라우마로 인해 상실한 기억을 복원하고 역사를 다시 쓰는 법에 대해 천착하고 있기 때문에 발렌수엘라의 문학작품을 통해 고찰한 아르헨티나의 트라우마와 역사 다시 쓰기라는 주제에 부합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밖에 프로이트가 폄하한 여성적 가치를 정신분석학의 계승자이자 여성적 관점에서 분석한 크리스테바의 멜랑콜리 및 아브젝트 이론을 부분적으로 적용하였다.

    다음 장부터 발렌수엘라의 소설작품, 즉 『도마뱀의 꼬리』, 『아르헨티나 인들의 흑색소설』, 『침대에서 본 국가현실』, 『횡단』의 등장인물이 경험하는 트라우마의 원인을 고찰하였다. 아울러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아르헨티나 사회상을 드러내며 역사를 어떻게 쓸 수 있는가에 대한 작가의 고민도 함께 다루고자 하였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루이사 발렌수엘라는 첫 소설을 1966년에 발표했지만 그녀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는 미국을 중심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이루어졌다. 발렌수엘라는 중남미의 대표적 독재소설 작가이자 여성작가로 평가받지만 우리나라에서 연구된 사례는 2007년 본 연구자가 발표한 소논문 1편뿐이었다. 훌륭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문체가 난해하고 주제가 무겁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최근 몇 년간 발렌수엘라에 관한 학위논문이 미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출간되었는데 대부분 다른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발렌수엘라의 작품 한 편씩을 병렬적으로 연계시켜 다루고 있다. 이러한 논문들은 발렌수엘라의 작품세계와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비교함으로써, 발렌수엘라가 다른 작가들과 어떻게 변별되는지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라 하겠다. 그러나 아직 발렌수엘라 작품 전반에 걸친 거시적인 연구는 여전히 미진한 상태로 특히 발렌수엘라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발렌수엘라의 소설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본 논문은 발렌수엘라의 전체 작품을 주제별로 전기, 중기, 후기로 구분하였고 그 중 군부독재가 종식된 후 발표된 후기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발렌수엘라 작품의 전체적인 경향을 개괄하였고 그 중에서도 후기작 4편을 심도 있게 연구함으로써 작가가 "군부독재에 대한 기억과 트라우마"라는 동일한 주제를 각각의 작품에서 어떻게 다르게 변주해 내는가를 고찰할 수 있었다.
    발렌수엘라는 각각의 시대상황에 걸맞는 문제의식과 평가를 드러낸다. 군부독재 시절의 통치와 민정으로의 이양을 모두 겪으며 집필한 『도마뱀의 꼬리』에서는 민중에게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독재자를 주인공으로 다루는데, 여기에서 권력자의 은폐된 통치 전략을 읽을 수 있다. 또한 교양 있고 이성적이고 지적이며 중남미에서 가장 유럽적인 국가 아르헨티나에서 군사독재가 가능한 이유는 순전히 마법과 미신 때문이지, 국민의 잘못이 아니라고 믿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신화에 날카롭게 메스를 대고 있다. 20세기 후반 동안 여러 번에 걸쳐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것은 마법이나 미신 때문이 아닌 사회경제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지적하며 동시에 비판의 예각을 세우지 않으면 이러한 비극적인 역사는 또 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
    국가 테러리즘 기간을 지나간 과거로 다루는 작품들에서도 고통스러운 기억이 몸과 마음에 상흔을 남긴 것은 마찬가지이다.『아르헨티나 인들의 노벨라 네그라』는 탐정소설 기법을 통해 주인공들의 망각된 기억을 추적하는 구조를 띤다. ‘노벨라 네그라’라는 장르의 성격에 걸맞게 이 소설은 죽음과 미스터리를 다룬다. 이 때 미스터리는 우발적인 것이 아니다. 탐정이자 범인 역할을 하는 두 남녀 주인공은 감춰진 단서를 따라가며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을 통해 그들이 느끼는 공포의 핵심에는 각각 아르헨티나에서 겪은 공포정치, 무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공포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주인공들은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거나 기억하는 것을 거부하고, 불쾌하고 끔찍한 것들에 대한 기억을 억압한다. 그들의 기억은 억압된 채 망각에 매몰되어 있었지만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자극에 의해 유령처럼 갑자기 문득문득 떠오른다. 여기에서 유령을 통하여 트라우마를 말하는 것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나타남과 사라짐을 반복하는 유령으로서의 과거를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한 국가의 불행한 역사에서 비롯된 과거의 트라우마는 국가를 떠난 국민들에게서도 나타난다.『횡단』에서 인류학자인 주인공에게 아르헨티나의 ‘추악한 전쟁’은 20년 남짓한 과거의 일이다. 그녀는 군부정권 시절 본국을 떠나와 외국에 거주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신의 문제를 논문 주제로 선택해서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미술작품을 감상하면서 무의식의 층위에 있는 기억을 해소하고자 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치유의 노력을 계속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트라우마에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방법은 아니며, 결국 주인공은 여전히 과거에 묶여 있다. 이는 일견 과거의 상처가 완전히 치유된 것으로 보일지라도, 직접적인 형태로 문제에 맞닥뜨려 그것을 충분히 애도하고 해소하지 않으면, 그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일 수 없음을 의미한다. 발렌수엘라는 큰소리를 내어 발화함으로써 상처를 외부로 배설하고 눈물을 흘리며 감정을 건강하고 충분하게 분출할 것을 권한다. 또한 역사의 다양한 개념을 거론하면서, 개인의 역사를 통해 아르헨티나라는 개별 국가의 역사를 논할 수 있고, 개별 국가의 역사를 통해 단순히 개별 역사들의 합이 아닌 집합 단수로서의 역사를 논할 수 있다며 기억과 역사에 대한 논의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 색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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