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학교교육에서의 주지주의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존 듀이의 ‘질성적 사고’가 교육에 대해서 주는 시사점과 함의를 찾아보려는 것에 있다. 교육에서의 주지주의란, 총체로서의 인간 경험을 특정한 선택적 관심─소위 주지적 관심─에 의 ...
이 논문의 목적은, 학교교육에서의 주지주의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존 듀이의 ‘질성적 사고’가 교육에 대해서 주는 시사점과 함의를 찾아보려는 것에 있다. 교육에서의 주지주의란, 총체로서의 인간 경험을 특정한 선택적 관심─소위 주지적 관심─에 의해서 추상한 것만을 교육적 관심사로 간주하는 태도나 사고방식을 가리킨다. 추상적인 교과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교육이 지나치게 주지주의에 의존할 때, 교육의 목적인 총체로서의 경험은 산술적인 요소들의 합으로 왜곡되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학교교육은, 추상적인 교과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과 동시에 주지주의의 한계를 경계하고 극복해야만 한다는, 일종의 딜레마를 안고 있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듀이에 의하면 이러한 주지주의의 딜레마는, 반성적 사고에 의해서 명시적으로 구분된 것만을 실재로 간주하는 이원론적 형이상학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주지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험을, 추상된 것으로서만이 아니라 총체 그 자체로서 파악할 수 있는 사고가 요구된다.
듀이의 경험 이론에 의하면, ‘분석되지 않는 총체’로서의 경험은, 반성적 사고에 의해서 ‘구별되는 것’, ‘눈에 드러나는 것’, ‘분명한 것’으로 분석되고 추상될 수 있다. 하지만 경험에는 분석과 추상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모호한 것’, ‘감추어진 것’, ‘불분명한 것’으로 남아있기도 하는 경험의 특질, 즉 질성이 존재한다. 질성은 반성적 사고가 적용되기 이전에 전체로서의 경험이 갖고 있는 비매개적이고 직접적인 특질이기 때문에, 경험을 총체로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질성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질성을 자연과 존재의 일반적 특성으로 간주하는 듀이의 경험이론은, 인식론적 관심에 편향되었던 전통적 형이상학과는 달리, 삶과 인식이 분리되지 않는 전체로서의 경험이 소유하고 있는 일차적 특성들을 기술하고자 하는 경험의 형이상학이라고 할 수 있다.
듀이에 의하면, 예술은, 경험의 형이상학적 특성, 즉 총체성과 질적 특성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어주는 범례이다. 듀이의 예술 이론에 의하면, 예술은, 산만하고 불안정한 상태에서 출발한 일상적 경험이, 발달하고 성장하여, 하나의 경험이라는 완결된 상태에 도달하게 되는, 경험의 전체 과정이다. 일상적 경험이 하나의 경험으로 완성될 수 있는 것은, 경험의 전체에 지배적이며 편재적으로 존재하면서 경험을 독특한 통일체가 되도록 해 주는, 단일한 질성 덕분이다. 질성의 존재는, 언어나 상징, 기호 등에 의존하여 이루어지는 반성적 사고에 의해서 파악될 수 없고, 사물과 사태를 아무런 매체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질성적 사고에 의해서만 파악될 수 있다. 질성적 사고는, 일종의 정서적 반응 양식으로서, 상황의 전체를 어느 것 하나 배제하거나 빠뜨리지 않고 수용적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의 능력이다. 그러나 질성적 사고는 과학적 방법과 별도로 성립되는 하나의 방법은 아니다. 그것은, 비록 논증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명시적으로 표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모든 명시적인 과학적 탐구의 이면에서 과학적 탐구를 가능하게 하는 배경과 규제원리로 작용한다.